5월22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산불지역을 돌아봤다. 화재 뒤 관광객이 줄었다고 아우성치는데 그곳에서 조금이라도 소비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아내와 둘만 가게 되니 신혼 기분도 낼 수 있다. 대구에서 출발했으니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3일 동안 낙산사, 통일전망대, 설악산, 산불 피해지역을 돌아봤다.
먼저 속초시 소재 설악산국립공원 소공원 내에 있는 설악산 케이블카를 탔다. 권금성 정상에서는 멀리 동해바다와 울산바위, 토왕성 폭포 등 웅장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었다. 우리 부부가 내려올 무렵 강풍으로 곧 운행이 중단된다는 방송을 연거푸 하고 있었다. 신흥사도 들렀고 물치항과 대포항도 둘러봤다. 물치항은 설악산 들어가는 입구여서 눈에 잘 띄었다. 이름만 보면 가물치처럼 고기를 연상시켰다. 물치 바로 위가 횟집으로 유명한 대포항이다. 대포항과 부산 다대포가 무시무시하다. 이곳에 잠입한 간첩들이 혼비백산해 모두 도망갔다는 옛 전설도 있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이미 수차례 갔지만 볼 때마다 감회가 다르다. 아시안 하이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4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렸다. 부산에서 시작해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7호선 도로의 맨 끝 지점이다. 남북 간의 대화 덕분인가. 예전의 딱딱한 검문 보다는 확인 절차가 많이 느슨해 졌다. 금강산으로 가는 도로와 철길이 잘 놓여 있지만 맘 놓고 달려볼 날이 언제 올까 모르겠다.
이번 강원도 여행 기간 1,000㎞에서 10이 모자란 거리를 달렸다. 대구~양양(2박)~통일전망대와 설악산~동해~울진~불영계곡, 불영사와 소광리 금강송~현동~청량산~안동~대구까지의 총 주행 거리다.
어쨌든 3일간의 강원도 여행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 빼놓기 어려운 것은 바로 강릉을 비롯한 강원도 산불에 대한 위로의 맘이다. 수년 전 양양 낙산사가 전소되는 대형 산불이 있었는데 최근 또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으니 얼마나 상심이 클까. 갈 때의 중앙고속도, 서울~양양 고속도로 대신 돌아올 때는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7번 국도를 택했다. 강릉 조금 아래 정동진과 옥계를 지나면 바로 동해휴게소가 나온다. 주변 산이 온통 검게 변했다. 휴게소의 일부도 불탔다. 광활한 동해를 바라보며 잠시나마 그들과 아픔을 함께 나눴다. 이재민들이 조속히 원상 회복되기를 바란다. |
첫댓글 2019. 6. 7일자 강원일보에 게재된 저의 글입니다.
의미 있는 여행을 하시고,
강원일보에 산불 이재민을 격려하는 글도 실으셨군요.^^
고맙습니다.
강원일보는 춘천 소재의 일간신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