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천지 늙은몸이~~호남가♡
함평천지(咸平天地) 늙은 몸이 광주고향(光州故鄕)을 보려하고
제주어선(濟州漁船)을 빌려 타고 해남(海南)으로 건너 갈 제
흥양(興陽)에 돋은 해는 보성(寶城)에 비쳐있고,
고산(高山)의 아침 안개 영암(靈岩)에 둘러있네.
태인(泰仁)하신 우리 성군 예악(聖君 禮樂)을 장흥(長興)하니
삼태육경(三台六卿)은 순천심(順天心)이요.방백수령(方伯守令)은 진안(鎭安)군이라.
고창성(高敞城)에 높이 앉아 나주풍경(羅州風景) 바라보니
만장운봉(萬丈雲峰)은 높이 솟아 층층(層層)한 익산(益山)이요.
백리 담양(白里潭陽) 흐르는 물은 구부구부 만경(萬頃)인데,
용담(龍潭)의 맑은 물은 이 아니 진안처(鎭安處)며,
능주(綾州)의 붉은 꽃은 곳곳마다 금산(錦山)인가.
남원(南原)에 봄이 들어 각색화초(各色花草) 무장(茂長)하니
나무 나무 임실(任實)이요. 가지 가지 옥과(玉果)로다.
풍속(風俗)은 화순(和順)이요. 인심(人心)은 함열(咸悅)인데
이초(異草)는 무주(茂朱)하고, 서기(瑞氣)는 영광(靈光)이라.
창평(昌平)한 좋은 시절 무안(務安)을 일 삼으니
사농공상(士農工商)은 낙안(樂安)이요.
부자형제(父子兄弟) 동복(同福)이로구나
강진(康津)의 상가선(商賈船)은 진도(珍島)로 건너갈제
금구(金溝)의 금(金)을 일어 쌓인 게 김제(金堤)로다.
농사(農事)하는 옥구백성(沃溝百姓) 임피사의(臨陂蓑依) 둘러입고
정읍(井邑)의 정전법(井田法)은 납세인심(納稅人心) 순창(淳昌)이라.
고부(古阜) 청청(靑靑) 양유읍(楊柳邑)은 광양(光陽) 춘색(春色)이 팔도에 왔네.
곡성(谷城)의 묻힌 선비 구례(求禮)도 하려니와
흥덕(興德)을 일삼으니 부안(扶安) 제가(齊家) 이 아닌가?
호남(湖南)의 굳은 법성(法聖) 전주(全州) 백성(百姓)거느리고
장성(長城)을 멀리 쌓고 장수(長水)를 돌고 돌아
여산 석(礪山 石)에 칼을 갈아 남평루(南平樓)에 꽂았으니
삼천리(三千里) 좋은 경(景)은 호남(湖南)이 으뜸이라.
거어드렁 거리고 살아보세.
★ 호남가 개요 및 지은이 소개
호남가는 단가의 일종이며 남도소리 곡조이고 장단은 중머리이며 4,3각이 있다.
호남출신이면 누구나 직접 부르지는 못할 망정 한번 들으면 곧바로 흥을 느끼게 되고
특히 첫머리인 "함평천지 늙은 몸이 광주 고향을 보랴하고"까지는 거의가 부를줄 아는
노래다.
그래서 "호남가"의 이름은 몰라도 "함평천지"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이 노래 제목이"함평천지"인줄 아는 사람이 많을 정도다.
이 노래의 가사를 지은 사람에 대해 국악보(國樂譜)에는 이 서구(李書九1754∼1825)가
전라도 관찰사로 있을 때 다른 고을처럼 제 고장에 대한 노래가 없는 것을 아쉬워 하여
지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신재효(申在孝) 계통에서는 신(申)의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있기도하다.
이 노래는 전라도 주군현(州郡縣, 조선조 때) 57고을중 40개 고을의 이름을 산수와 순후한
풍속, 그리고 충효와 선행에 따라 말 풀이를 하였다.
함평에서 시작하여 임피(臨陂)에서 끝나는호남가는 1백년만에 볼까말까한 목소리라는
임방울(林芳蔚)에 의해 불려 지면서 진가를 나타냈다. 1821∼1823년까지 함평현감을 지낸
권복(權馥)이 함평을 노래한 함산가(咸産歌)의 첫 구절에 "호남의 여러 고을을 노래한
호남가도, 첫머리에 함평을 부르지 않았던가"라고 한 것을 보면 170년전에도 호남가가
널리 불리어 오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호남가가 함평에서 머리를 잡은 것은 무슨 까닭일까?
여기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있으나 다음과 같이 귀결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함평(咸平)이라는 이름이 호남에서 제일 좋기 때문인 것이다.
"咸"은 모든 것이 가득차고 원숙함을 뜻하며 "平"은 평탄할 평, 바를평,
다스릴 평, 화할 평,고를 평, 쉬울 평, 거듭 풍년들 평 등의 뜻을 가지고 있고
제왕(帝王)의 가장 보람된 꿈인 태평성세를 내포하고 있다.
모든 것이 두루 화평스럽고 모든 것이 부족함이 없는 천지(天地),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이 없고 이러한 속에서 늙은 노인네가 빛고을(光州)
고향의 길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함평이 맨 먼저 노래되었을 것이다.
★ 호남가 가사 해설 : 다은 한영호(茶隱 韓榮浩)의 글을 인용함.
모두가 함께 어울려서 평화(咸平/함평)롭게 살아가는 좋은 세상(天地/천지)에 최고
어른이(늙은 몸) 광명한 고향(光州/광주)을 보려하고 온 백성을 구제(濟州/제주)하는
큰 배(어선/漁船)을 빌려 타고 남쪽지방(海南/해남)으로 건너 갈제,
아침에 돋는 해(興陽/흥양)는 보배의 땅(寶城/보성)에 비쳐 있고,
높은 산(高山/고산)의 아침 안개는 신령한 바위(靈岩/영암)에 둘러 있네.
인자(泰仁/태인)하신 우리 성군(聖君) 예의 바르고 즐겁게 살아가는
예악(禮樂) 세상을 크게 일으키니 장흥(長興) 삼정승 육판서(三台 六卿)/삼태육경)는
하늘의 뜻(順天心/순천심)을 따르고 지방의 모든 수령(方伯守令/방백수령)들은
백성을 편안(鎭安/진안)하게 다스리는 구나.
탁 트인 언덕(高敞/고창)에 높이 앉아 삼라만상(森羅萬象) 펼쳐진(羅州/나주),
좋은 풍경을 바라보니 산들은 높이 솟아 구름 위에 떠있고(萬丈 雲峰/만장 운봉),
병풍같이 두른 층층(層層) 산은 겹겹(益山/익산)이 쌓여 있네.
백리(白里) 담양(潭陽), 흐르는 물은 굽이굽이 큰강(萬頃/만경)되니,
용담(龍潭/현재 댐이 건설되었음)의 맑은 물은 용(龍)이 살던 곳이 아니련가.
비단같이 고은 마을(綾州/능주)에 붉은 꽃이 만발하니 금수강산(錦山/금산)이라.
남원(南原)에 봄이 깃들어 각색(各色) 화초(花草/현재 춘향제가 성대하게 개최되고 있음),
무성(茂長/무장)하니, 나무나무 열매맺고(任實/임실), 가지가지 구슬같은 과실(玉果/옥과)로다.
미풍양속(美風良俗)은 평화롭고 순직(和順/화순)하며, 인심(人心)은 모두가 기쁨이 넘치(咸悅)는데,
선경(仙境)에 피는 꽃(異草/이초)은 울긋불긋 피어(茂朱/무주)있고, 상서로운 기운(瑞氣/서기)은
신령스런 빛(靈光/영광)이 피어나는 구나.
태평(昌平/창평)한 좋은 세상에 편안하기 힘을 쓰니(務安/무안),
사농공상(士農工商) 온 백성이 즐거웁게 사는 (樂安/낙안)구나.
부자(父子)는 자효(慈孝)하고, 형제(兄弟)는 우애(友愛)하니, 한핏줄 한 뱃속(同福:腹/복)이로다.
활기넘친 나룻터(康津/강진)에 떠나가는 장삿배(商賈船/상가선)는 보배섬(珍島/진도)을 찾아가니
골짜기마다 금밭(金溝/금구)이요. 캐어내니 금무더기(金堤/김제)로다.
농사하는 우리 농부 비옷(臨陂蓑依/임피사의)을 둘러 입고,
우물 좋은 마을(井邑/정읍)에서 사이좋게 농사지어(井田法;아홉구역으로 나누어 지음),
좋은 곡식만 골라내어 나라에 바치니(納稅), 순박하고 고운 인심 서로서로
어울려서 번창하게(淳昌/순창) 사는 구나.
옛동산(古阜/고부)에 홀로 앉아 버들피리 불어대니 연푸른 버들가지(楊柳色/양유색)
아름답게 빛을 내니(光陽/광양), 푸르른 봄기운(春色/춘색)이 팔도(八道)에 퍼져가네.
심산유곡(深山幽谷) 산골(谷城/곡성)에서 공부하는 선비들은 예의를 구(求禮/구례)하고,
큰 덕을 일으키니(興德/흥덕) 서로돕고 의지하는 편안하고 즐거운 가정(扶安齊家/부안제가)이 아니련가.
우리 호남(湖南)의 굳고 바른 거룩한 정신(法聖/법성)으로
온 백성(全州) 거느리고 만리같은 성(長城)을 쌓고, 긴강(長水/장수)으로 둘러치고,
숫돌(礪山石/여산 석)에 큰 칼을 갈아들고 남녘땅 지키려고 남평루(南平樓)에 올라보니,
팔도(八道)의 좋은 경(景)은 호남(湖南)이 으뜸이라 거어드렁 거리고 지내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