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 오전 1코스를 마치고 점심 식사 후 오후에 2코스를 6km 걸은 후 남은 후반부는 둘째날 오전에 마쳤습니다.
점심 식사 후, 2코스 출발지점인 송지면사무소 앞으로 돌아와 인증샷을 남깁니다. 현재는 2코스 안내판이 없어 송지산정교회를 배경으로 넣었습니다.
▲서해랑길 2코스 : 송지면사무소~미학마을~영터버스정류장 / 17.9km / 6시간 /쉬움
- 땅끝해안도로를 따라 쪽빛 바다를 바라보며 산길, 들길로 이어진 마을과 마을을 이어 걷는 길
- 마한시대 대규모 고분 유적지로 관련 유물이 다수 출토된 '해남안호리고분군'
- 작은 어선이 드나드는 소박한 남도 어촌마을 풍경의 '두모 선착장' 이 있습니다.
송지면을 빠져 나갑니다. 송지면은 이 지역에서는 꽤 큰 마을에 속합니다. 이곳에 식당을 비롯한 마트, 상가들이 제법 있습니다.
마을을 질러 너른 평야지대를 지나 해안쪽으로 길을 찾아 갑니다.
송지면 들녁의 젖줄기 같이 흘러내려오는 산정천에 놓인 미학2교를 건너 미학리, 우근리 들판길로 들어섭니다.
작은 야산을 에워싸듯 산 아래를 둘러 집들이 들어선 미학리 마을을 둘러 우근들을 거치며 다시 바다와 만납니다.
지난 해 들판의 산물은 말끔히 거두어내고 새로운 먹거리 생산을 위한 준비가 벌써 되어 있네요.
한쪽으로는 맑은 개천이 흐르고, 한쪽으로는 넓은 우근들이 바둑판처럼 단정하게 정리된 여유롭고 한가한 제방길을 무심히 걷고 있습니다.
다시 바다와 만났습니다. 지도에 방조제 이름은 찾을 수 없지만 우근리를 지나고 있으니 우근리방조제라 이름 붙입니다.^^
바다와 잠시 만났던 길은 다시 내륙의 학가리벌판을 가로지릅니다. 이 지역은 바다와 이어지는 너른 벌판이 계속되는군요.
역방향에서 걸어와 팀과 합류해 걷고 계시는 태도사님의 짐은 달랑(^^) 물병 하나 ~~^^
마치 비행기 활주로 마냥 일직선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벌판으로 서늘한 바람이 흘러갑니다. 그래도 차갑지는 않네요. 따스한 햇살 아래 흐르는 바람이 오히려 상쾌합니다.
보리가 자라는 연둣빛 들판과 노랗게 익어 사라져가는 갈대가 어울린 들녁의 느낌이 묘합니다.
새것과 사라지는 것들....
햇살이 잘 드는 양지녁 논두렁에는 봄에 피는 봄까치꽃이 꽤 큰 군락을 이루어 피어있습니다. 지금 피면 봄꽃? 겨울꽃??..
바람에 살랑이며 씨를 날려보내느라 바쁜 억새와 갈대에 안마추어지는 촛점을 마추느라 낑낑거려도 봅니다.^^
갈대 이삭이 마치 새 깃털 같아 보이네요~
벌판을 관통하는 개천은 갈대밭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오후 3시가 넘어가며 햇살이 길게 눕기 시작합니다. 도로 위 그림자가 작품을 만드는 시간입니다....
꽃이름도 알수 없을 정도로 꽃받침 마저 사라져가는 이름 모를 야생화에서 인생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마치 오늘 저의 기분같은 느낌~??~~ㅎㅎ......
일직선 도로 위에 참 많은 선들이 보입니다.
참 많기도한 전봇대와 전선줄, 뒤엉킨 갈대줄기들, 가지런한 그림자,,,,,,,그리고 움직이는 아름다운 회원님들의 실루엣~~~~
이 모두가 묘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한동안 앵글을 통해 바라봅니다.^^
오후 3시15분이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 첫째날 걷기는 여기 학가리 들판에서 마칩니다. 나머지 2코스 후반은 내일 아침 이어집니다. 서울에서 밤을 달려 새벽 해남땅끝탑에 도착해 걷기를 시작해 피곤하지 않을까 염려했습니다만 예정한 21km를 어렵지 않게 걸어내시네요. 모두 참 잘 걸으십니다. 오랜만에 코로나에 눌렸던 가슴을 활짝 열고 신나게 걸었습니다. ~~^^
15:30분,
이번 여행 동안 계속해서 이틀 머물 숙소인 송지면의 바닷가모텔에 도착했습니다. 후기에 풍광이 좋다는 칭찬이 많던데 소문 그대로 문만 열면 바로 바닷가 작은 해변과 연결되는 멋진 위치입니다.
일정을 시작할 때부터 눈에 띄던 숙소인데 둘째날 동선과 멀어져 탈락시키고 좀 더 남단에 위치한 펜션으로 선택했었습니다만 출발 전날 일방적 취소 통보를 접수 후 결국 이 모텔을 선택했는데 동선의 불편함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네요~~^^
트윈룸은 이렇습니다.
더불룸은 찍지를 않았는데 여기서 침대 하나 뺀 모습입니다.
온돌방은 이렇구요. 약간의 윗풍이 있었지만 히터를 트니 훈훈했어요. 방바닥은 군데군데 탄 자욱이 남아 있습니다.
어느 방이나 모두 바다를 향해 열려 있어 발코니에 앉아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걷기를 마치고 해가 넘어가려면 아직 2어 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걷기를 더 진행했으면 하는 분도 있겠습니다만, 가능한 하루 20~22km 정도를 벗어나지 않게 걷고, 좀 일찍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해 피로감이 쌓이지 않도록 무리한 일정을 지양했습니다. 그래야 더 오랜 기간 동안 건강한 걷기를 즐길수 있을거 같습니다.^^
▼ 미황사 일몰
숙소에 도착해 샤워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조금 일찍 출발해 저녁식사 식당으로 가던 중 미황사에 들렸습니다. 마침 오늘 날씨도 맑아 노을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미황사 일몰을 보고 식당으로 가면 시간이 딱 맞을거 같습니다~~
두 달 전 남파랑길 최종회를 진행하며 89코스 종착점, 90코스 출발점으로 들렸던 미황사입니다.
그때는 가을이 무르익어 지금은 앙성한 나목들이 화려한 붉은 단풍으로 치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사람도 없고 낙엽도 말끔히 쓸어낸 경내가 한산합니다.
미황사는 절 자체도 아름답지만 절집을 둘러싼 달마산의 수려한 산세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애석하게도 대웅전 해체 공사를 위해 마당 한가운데 지은 가건물이 시야를 딱 가리고 있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달마산의 위엄과 아름다움을 볼수가 없어 다들 안타까워하셨네요~
가건물을 뒤에 두고 마당 한가운데 서면 대웅전 뒤로 달마산이 숨어버리네요. 아쉽~~~^^;;
그래서 오늘은 대웅전 만이 오롯이 시선을 받기도 하는 날입니다. 언제 보아도 뭉클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바다 바람에 퇴색해 버린 공포는 마치 채색하지 않은 듯 자연색을 띠고 있어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더 깊게 합니다.
지금은 스러지는 노을빛이 절집에 머무는 시간입니다.
대웅전의 장중한 공포에 잔잔하고 부드러운 빛이 깃들어 사랑스럽습니다.....
대웅전 옆으로 올라가 응진전에서 내려다보는 곳이 노을 포인트입니다.
이제 노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대웅전에서 뒤를 돌아보니 전각 사이로 내려앉는 모습도 멋집니다~
응진당으로 좀 더 높이 올라왔습니다. 노을에 물든 대웅전의 날렵함에 또 한번 감동의 물결~~~^^
오늘은 세심당 위로 해가 지고 있습니다. 마침 해가 전각에 걸친 모습을 보았습니다. 멋짐~~~^^
응진당 앞에서 전각 위로 떨어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풍광이 제일 멋지다고 합니다. 이 분들도 노을빛에 물드셨네요~~^^
미황사에 와서 일몰을 볼까, 숙소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노을도 멋지다는데 움직이지 말고 숙소에서 봅시다 등 의견이 오고갔지만,,,,,오길 잘한 거 같습니다. ^^
오늘 날씨가 좋아 걷기도 좋았는데, 그 날씨가 그대로 노을로 이어져 아름다운 빛을 감상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경내에는 우리 팀 밖에 없어 아주 고즈넉하니 노을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뭔가 숙연해지는 느낌....
새해에 멋지게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면서는 어떤 생각이 들까요........^^
미황사의 가장 멋진 노을은 전각 너머 어란진항으로 떨어지는 풍광이라합니다. 오늘은 계절 상 산자락 위로 넘어가고 있지만 못지 않은 아름다운 노을입니다. 감사할 따름이지요~~~^^
마치 산 위에 불이 붙은 것처럼 강렬하던 노을빛이 스러지며 부드러움 빛으로 변합니다. 한동안 빛에 홀렸다가 정신이 돌아오는 기분입니다. 참 멋지고 감동적인 순간이였습니다. ....
점점 옅어지는 빛이 스러질 때까지 감상하고 싶은데 일행은 벌써 떠날 채비를 하라 채근하시네요~~^^;;
이 빛을 두고 자리를 뜨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사 대웅전 안으로 잠시 둘러봅니다. 앞으로 최소한 3년 동안은 대웅전 해체복원공사에 들어가 볼수 없으니 꼭 보고 가라고 스님이 지나가시며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불자는 아니지만 아름다움을 만나는 기쁨으로 사찰을 찾습니다.
모두가 떠나간 조용한 경내....
공포에 깃들던 노을빛도 사라지고 전등 불빛 하나가 빛을 발합니다.
가건물 설치로 병풍처럼 둘러선 달마산의 암봉을 제대로 볼수 없지만 이 모습만으로도 아름답네요~
전각 사이로 아직 남은 빛을 마지막으로 미황사를 떠나 식당으로 향합니다.
하늘은 아직 파란빛이 제대로 보이는 가운데 초승달이 밝게 나왔습니다. 전깃줄이 워낙 많아 피하기 어려우니 오브제로 적극 등장시켜 봅니다.^^
해남 송지면의 노을지는 초저녁 거리...
산만한 전선줄이 늘어선 시골 저녁 거리도 운치가 있습니다.
오늘 저녁은 송지면의 우래정입니다. (원래는 다른 곳인데 임박해 취소 통지를 받고 변경한 집입니다.)
메뉴는 생삼겹살구입니다. 이렇게 밑반찬이 한 상 준비됩니다. 밑반찬은 특별하진 않았지만 깔끔하니 괜찮습니다.
달래무침이 상큼하더군요.
고기가 맛있었습니다. 잡내도 없고 신선합니다.
반찬 중에 묵은지가 인기짱이였습니다. 짜지 않게 푹은 김지를 고기와 함께 구워먹으니 일품입니다. 우리 테이블은 두 번이나 김치를 리필해서 구워 먹었습니다.^^
참 맛깔나 보이지요??~~
옆 테이블에서 태도사님이 고기 굽는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셨어요. 김치를 넣은 볶은밥도 예술이였답니다.ㅎ~
맛난 밥상이였습니다.^^
둘째날 아침, 토요일입니다. 숙소인 바닷가모텔 모습입니다.
아직 해 뜨기 전, 왼쪽에서 여명이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아침은 송지면 장터국밥 식당에서 국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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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 가지수는 적지만 맛있습니다.
저는 선지국밥. 잡내없이 국물이 아주 진하고 맛있네요~
다른 분들이 드신 소머리국밥도 괜찮다고 하십니다.
아침 든든히 먹고, 어제 걷기를 마친 2코스 6km 시점으로 이동해 걷기를 이어갑니다.
일렬걷기 사진은 늘 멋지지요~~^^
바람도 없어 두꺼운 패딩은 아예 차에 두고 가벼이 시작해도 적당한 아침으로 시작합니다.
학가리 들판의 곧은 농로길을 걷습니다.
바닷가에 자리잡은 땅끝염전입니다.
아침 기온이 그리 차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서린꽃은 짙게 피었습니다.
함께 걷는 길, 후미를 맡아주신 흰머리아찌님이 거북이 걸음을 걷는 토로의 길동무가 되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군곡리 너른 벌판을 가로지르며 흘러온 송지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
군곡리 너른 들판을 오른쪽에 두고 방조제 아래 농로를 걷습니다.
보리를 심은거 같습니다.
뭘까요??~~~광대나무꽃에 서리가 짙게 내렸습니다.
비현실적인 하늘색??~~
오늘은 어제 보다 온도가 1도 더 올라 최고 영상8도까지 오르는 푹한 날씨에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이랍니다.
방조제 범면 억새밭 사이에도 여러 생명들의 종족 보존을 위한 노력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하늘을 또 찍지 않을수가 없네요.
빛을 받아 빛나는 은빛 억새와의 대비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습니다.
가지 사이를 사뿐사뿐 뛰는 듯 날아다니는 통통한 새들까지 이 빛 가운데 함께 하니 아름다운 작은 세상이 따로 만들어진 듯합니다.
수묵화 같은 산그리메를 배경으로 삐죽삐죽 군락을 이뤄 개천을 가득 메운 갈대밭 반영이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방조제로 올라섰습니다. 끝에 보이는 야산 이름이 무덤골이라는군요.
뒤돌아본 풍광에 와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옆에 끼고 걷던 보리밭을 뒤돌아보니 정갈한 한 폭의 풍경화가 그려져있습니다.
..............^^
두모리 어항.
현산천에 수문 공사 중인듯~
건너편 김공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가 유난히 붉은색이던데 제대로 정수된게 맞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방조제와 현산천.
두모리마을을 지납니다.
나주임씨정려비.
다시 해안길로~
뒤돌아보며 만나는 풍광은 보너스~~^^
오른쪽 낮은 수채산 해안길을 돌아 77번 국도 쪽으로 나올 겁니다.
77번 국도를 건너 선두와 합류. 정자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후미 도착하니 선두 1진 다시 출발~~~
이 부근이 안호리.석호리유적지라는데 어디를 말하는지 주변을 살펴보아도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유지적지 찾다가 2진도 출발~
뒤따라 후미도 출발~~~~~^^
비록 시멘트로 야무지게 굳은 삭막한 노면이지만 유선은 흐르듯 아름답습니다.
너른 벌판을 가운데 두고 구성리마을, 평발리마을, 대지리마을, 사모마을이 빙둘러 원을 그리듯 자리잡고 있습니다. 낮은 야산이 에워싸며 만들어진 분지같은 이 들판을 중심으로 많은 마을들이 옹기종기 들어섰네요.
짧은 대나무 터널은 마치 마을 경계선 같습니다. 좌일리 마을이 시작됩니다.
남도의 풍요를 약속하는 붉은 황토밭입니다.
도로를 휘돌아 오른쪽 방조제에 이르면 2코스 종점입니다.
관동들입니다.
관동방조제를 걷습니다. 코스가 끝나 갑니다.
방조제에 올라서 봅니다. 철새떼도 어선도 한가로운 모습입니다.
방조제가 끝난 영터버스정류장에서 2코스 완보걷기를 마칩니다. 저는 비록 걷는 자세가 그리 아름답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참 기분좋게 걸었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2코스 종점 부분에는 식당이 없습니다. 전용버스를 타고 5.5km 떨어진 방죽리 양푼이식당으로 이동합니다.
점심 메뉴는 해물아귀찜입니다. 순한맛에 콩나물로 많이 들어가 있고, 고기 육질로 쫀득하니 맛나더군요,
남은 국물에 밥 비벼서 맛나게 싹싹 비웠습니다. ^^
다시 영터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해 3코스를 걸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