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새마을금고 비리 수사… 박차훈 회장 측근 압색
정준휘 기자2023-05-01 오전 5:43:47
검찰의 새마을금고중앙회 수사가 사모펀드 업계로 번지고 있다. 수사 당국은 새마을금고가 사모펀드에 거액의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 비리가 있었던 것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27일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8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의 타깃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서는 물론 대체투자본부 기업금융부를 삼았다. 대체투자본부 기업금융부는 사모펀드에 출자를 담당하거나 인수금융에 참여할 여부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검찰 관계자는 "새마을 금고와 관련된 비위 사실들을 부동산PF 뿐 아니라 폭 넓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린다. 작년에는 20조 원 규모의 대체투자 운용자산을 3년 내 30조 원까지 늘리는 계획도 마련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의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선정 과정에 의문스러운 구석이 있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신생 운용사를 밀어줘 막대한 이익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센트로이드 인베스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센트로이드가 인수한 골프장인 사우스스프링스CC는 인수대금 1900억 원 중 1300억 원을 새마을금고가 지원했다. 새마을금고는 센트로이드가 골프용품 회사인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때도 2조 원대의 인수가격 중 4000억 원대의 투자금을 지원했다.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사우스스프링스 CC에서 새마을금고의 한 인사가 본인의 비용 부담없이 연예인과 여성프로골퍼를 불러 골프를 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센트로이드가 운용하는 펀드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접대 등 향응을 제공 받은 사람은 최우석 대체투자본부 기업금융부 팀장이다. 최 팀장은 내부적으로 견책 징계를 받았지만, 직책을 유지했다. 최 팀장은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최 팀장이 박차훈 회장의 '황태자'인 것은 자본시장에서 공공연한 얘기"라며 "새마을금고의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최 팀장의 눈치를 보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최 팀장이 박 회장과 친인척 사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라고 귀띔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최 팀장과 연관된 물품들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새마을금고 국정감사에서 박 회장과 류혁 새마을금고 신용공제대표, 최 팀장을 증인과 참고인 등으로 신청했으나 최 팀장은 최종 채택에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