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울고 그만 울어야지. 오늘만 생각하고 그만 생각해야지. 매일 그렇게 다짐을 하면서도 새벽에 눈을 뜨면...또 다시 울컥~ ********************************************** 작년 초여름 쯤 우리 중건이가 독립해 살고싶다며 안암동 고려대 부근 하숙집으로 짐을 옮겨 나갔습니다. 내가 따라가려니 극구 오지말라며 막더군요. 그래....이제 군대도 제대했으니 혼자 살아보고 싶기도 하겠지. 별 걱정없이 내보냈습니다. 가끔...전화하면 아르바이트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지연이" 도 만나고 얼마후부터는 둘이 같이 지내는 눈치였습니다. 그렇게 4개월정도 살았나? 11월 어느날 짐을 몽땅 싸갖고 집으로 왔더군요. 제 첫마디가 그랬습니다 [열심히 아르바이트나 하지 왜 들어왔니?] 그랬더니 [엄마~ 몸도 안좋고 해서 건강 좀 챙길려고 들어왔어] [그래~ 나가서 살아보니까 먹는게 형편없지? 뭐니 뭐니해도 엄마가 해주는 밥이 최고란다. 아르바이트는 안 할거니?] [다음주에 안성 회사 기숙사로 들어갈거야] [그래? 잘됐네] [근데 엄마~ 나 감기 걸린거 같애] [감기?...어디봐...열은 안 나는데...] [온몸이 쑤시고 아파] [그래 알았다...엄마 가서 약 지어오께] 동네 약국에 가서 이것저것 감기약을 사다가 먹였습니다 근데 집에 온 다음날부터 뻑!하면 자기방에 들어가 늘어져 자더라구요. 그러다 지연이가 오면 밤에는 오락하고 인터넷하고 낮이면 둘이 늦게까지 자고... 그러다가 하루는 [엄마~ 감기가 영~ 낫질 않네. 병원에 가게 돈 좀 줘~] 그러는걸 [병원에 가봐야 그렇지뭐. 약 먹으면서 며칠 쉬어봐~그럼 좋아지겠지] 젊은 애들이니 그러다 말겠지~ 했습니다 나는 나대로 등산이다 모임이다 해서 뭐에 미쳐갖고 중건이한테 거의 신경도 안쓰고 있었습니다. 뭐에 미쳐도 단단히 미쳤나 봅니다. 애가 아프다는데도 뭐에 홀렸는지.... 내가 그때...왜 그랬을까요. 내가 왜 그랬을까...왜? 왜? 왜? 평소에 나는 남들이 볼때 아이들한테 좀 지나치다 싶을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고 챙깁니다 아이들 학교 다닐때도 극성엄마 소릴 종종 듣곤 했지요 그런데 그때는 왜? 애가 아프다는데도 왜? 병원에 데려갈 생각을 안했을까요. 이게 두고 두고 내 가슴을 후벼팝니다 그러다 12월4일 [엄마~ 아파서 안되겠어. 병원가게 돈 좀 줘~] 그러는걸 [엄마가 무슨 돈이 있니!...그냥 약먹고 집에서 쉬고 있어] 그랬더니 지연이랑 둘이 나가더라구요. 저녁때. 거실청소를 하고있는데 중건이가 들어서면서 [엄마~ 병원갔는데 의사가 나보고 백혈병이래~] [쓸데없는 소리!....그런 농담 하는거 아냐~] [농담 아니야....내일 아침에 엄마랑 같이 오래~] [뭐?] [내일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확실한 진단을 받아야 된다고 엄마랑 같이 오래~] [뭐라고?] [엄마~ 내 다리 봐봐. 의사가 내 다리 보더니..백혈병이 거의 확실하대] [어디 봐봐~ 어디...어디....] 중건이가 다리를 걷어 올리는데 내 두눈이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다리에 붉은 반점이 주왁~ 퍼져 있더군요.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지만 그래도....설마! 하고 믿지 않았습니다 차마..... 믿고 싶지 않았겠지요 [중건아~ 언제부터 이랬니? 응?] [저번부터....] [근데 엄마한테 왜 말을 안했어!] [병원에 가 보자고 내가 그랬잖아] [...............] 그날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이튿날 신사중앙의원으로 가서 의사를 만났습니다. [간단한 피검사를 했는데.백혈병이 거의 확실합니다만 그래도 모르니 쎄브란스로 가 보세요~] 그제서야 눈물이 비오듯 쏟아졌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언젠가부터 아이가 이상했습니다 집에 들어온지 얼마 안돼서부터 밥을 잘 먹지않고...좋아하는 라면도 반그릇이나 남기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다놔도 잘 먹지도 않고... 돼지갈비를 사줘도 잘 먹지 않고... 원래 중건이는 갈비집에 가면...일단 갈비탕부터 한그릇 해 치우고. 갈비 2,3인분을 거뜬히 먹어치웠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걸...대수롭지않게 여겼던겁니다. 얼마나 바보 천치같은 엄마입니까! 아이를 태우고 쎄브란스로 가서 아침을 거른 중건이가 배가 고프다고 해서 해물죽을 사 주고는 중건이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헌건아빠~ 중건이가 많이 아파~] [어디가 아픈데?] [우리 중건이가 백혈병이래~] [뭐?...거기가 어딘데?] [여기 세브란스 병원이야] 좀 있으니 아빠가 헐떡거리며 달려왔습니다. 병원에선 정밀검사를 해야 하니까 당장 입원수속을 밟으라 하더군요 근데 아빠가 백혈병은 여의도성모병원이 잘 고치니까 그리로 가자고 했습니다. 중건이를 태우고 여의도 성모병원을 가는 도중에 63빌딩 앞을 지나는데.... 12월 초라...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놨더군요. 그날이 12월 5일이었어요. 중건이가 중얼거렸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물 건너갔군] [아냐~ 중건아~ 얼른 치료받고 나와서 크리스마스 파티하자 응?] 12월 5일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이튿날 하루는 링겔 꽂고 그냥 저냥 지나가고.... 12월 7일 골수검사를 한다고 하더군요. 골수검사. 그날 오후에 골수검사팀 의사 두명이 응급실로 들어왔습니다 먼저...중건이 건너편에 있는 40대 아저씨부터 하는데. 엉덩이 윗부분을 마취를 하고 살짝 메스로 짼 다음 척추뼈에다 드릴같이 생긴 주사기로 있는 힘껏 구멍을 내는데 끔찍해서 볼수가 없었습니다. 마취는 피부조직에만 효력이 있는 것이지 척추까지 마취가 되는건 아니지요. 뼈에다 드릴로 구멍을 내니 얼마나 아프겠어요. 그 40대 아저씨...어른인데도 엎드려서 엉엉 울더라구요. 눈이 커서 가뜩이나 겁이 많은 우리 중건이. 바로 건너편이니 안볼수도 없고... 겁먹은 표정으로 보고 있는데,좀 있다 중건이 차례랍니다 좀 있으니 그 의사 두명이 와서 보호자들은 모두 나가라고 하대요. 하지만 나는 중건이만 두고 나갈수가 없었습니다 입구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고 서 있으니 옆자리 아저씨가 그럽니다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거 별로 안 아파요. 그냥..... 주사 맞는 정도밖에 안돼요] [저게 왜 안 아파요? 저쪽 아저씨 우는거 보셨잖아요] [아,그거는..그냥 무서워서 그러는거고 하나도 안 아파요....나도 두번이나 했는데 그냥 견딜만 하니까 걱정마세요~] 하면서 나를 다독거렸습니다 중건이를 보니까....이미 의사가 구멍을 내고 있었습니다. 나는 울음소리가 더 커지고.... 중건이는 울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견디고 있더군요. 소리는 안 나지만 커다란 두 눈에선 굵은 눈물이 방울 방울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동행한 젊은의사가 중건이한테 가제 손수건을 건네주더군요. 주사기 8개에 골수를 뽑아서 의사들이 가고.... 간호사가 오더니 골수를 뺀 자리에 모래팩을 대고. 8시간 그 자세로 꼼짝말고 누워 있으랍니다. 왜냐면 중건이가 혈소판이 모자라서 지혈이 안되니까 피가 멈출때까지 그러고 있어야 된답니다 [중건아~ 많이 아팠지? 우리애기 욕봤네...이제 낼모레쯤 결과가 나올거야] [엄마~ 아빠가 그러는데..나 백혈병 아닐지도 모른대 이런 비슷한 면역성 질병도 많대] [그러엄~ 아닐거야. 백혈병이 금방 이렇게 걸리는게 어딨어] 정말! 백혈병이 아니기를....제발 아니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렇게 모래팩을 대고 누워있던 중건이가 아파 죽겠다고 옆으로 좀 누웠으면 좋겠다고 하대요. 그래서 간호사한테 가서 물었더니 절대 안된답니다. 고대로 가만히 누워 있으라네요. 왜냐면 중건이가 혈소판이 모자라서 지혈이 안된답니다. "혈소판" 의 중요성을 그때 알았습니다 화장실도 못가고....그렇게 누워있는데 [엄마~ 아파죽겠어...아까 골수 뺄때보다 이게 더 아파. 척추를 뒤로 꺾는 느낌이야] [아가~ 좀만 더 참아보자 응? 8시간이라는데 이제 3시간밖에 안 지났잖아] 좀 있다가 중건이가 몇시간 지났냐고 물어보고 나는 거의 다 됐다고 거짓말 하고.... 중건이는 허리가 꺾이는 고통에 진땀을 흘리고 시간은 왜그리 더디 가는지. 그러다 7시간쯤 됐을때... 간호사보고 허리를 떼도 괜찮을지 한번 보라고 했더니 피가 멎었다고 움직여도 된다고 하더군요. 이튿날 저녁때 담당주치의가 불러서 갔더니 의사가 하는 말이 [중건이의 정확한 병명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입니다] [네?] 안됩니다...하느님~ 안됩니다 우리 중건이가 왜요. 백혈병이 아니기를 그렇게 빌었건만... [각오를 단단히 하셔야 됩니다 이 병은 급성이라 진행속도가 아주 빠르고 공격적입니다 언제 어디서 돌발사태가 발생할지 모릅니다 항암치료를 이겨내면 80%까지 보지만 그 전까지는 50%대로 보면 됩니다] 저는 이때까지도 의사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린지 확실히 알지를 못했습니다. 그저 항암치료만 잘 받으면 예전처럼 돌아가겠지~ 그러겠지... 정말 예전으로 돌아가겠지.... 앞으로 얼마나 엄청난 고통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 12월 9일 응급실에서 첫번 항암제를 맞았습니다. 링겔병 반정도 되는 분량의 항암제 주사를 맞고 30분이나 지났나? 아이가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진토제 주사도 맞았는데,아무 효과가 없더군요. 온 몸을 전율하며 토하고...토하고...또 토하고... 나중에는 위산까지 올리며 5시간이 넘게 구토를 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과식을 했거나 음식을 잘못 먹어 토악질을 하면 속이 다 뒤집히고 얼마나 괴롭습니까! 그 짓을 5시간 동안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이가 기운이 다 빠져서 까무러칠것 같더라구요. 나는 울면서 간호사만 쫓아 다니고... 밤에 지연이한테서 전화가 왔더군요. 지연이는 매일..매시간..매분...전화로 중건이 상태를 물어보고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좋은 방법이 있음 알려주고 그럽니다 지연이 말이 구토가 날때는 얼음을 물고 있으면 가라앉는다고 하더래요. 간호사한테 쫓아가서 부탁을 했더니 병원에 식용얼음은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용산에 있는 아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20분쯤 지나자 헐레벌떡 병원으로 달려왔더군요 손에는 락앤락 통에 보리차 얼음덩어리와 못과 망치를 들고요 둘이서 화장실로 달려가 못과 망치로 얼음을 잘게 깨서 중건이 입에 물렸더니 구토가 한결 가라앉는다고 하더군요. 12월 11일 일반병실이 나서, 1218호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8인실이지만 응급실보다는 한결 낫더군요. 1218호에 올라온지 이틀째 되는 날인가? 중건이가 갑자기 코피가 터졌습니다 그런데. 피가 멎질 않는것입니다 머리를 뒤로 젖히고...코를 틀어막고 해도 지혈이 안됩니다 중건이가 혈소판이 너무 낮아서 지혈이 안된답니다 *혈소판이란 ㅡ 백혈구 적혈구와 함께 피의 주요 성분중 하나인데 우리 몸에 상처가 났을때 피를 멈추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근데 우리중건이는 혈소판이 너무 부족해서 지혈이 안되는겁니다 그럼,혈소판을 놔주면 안되냐고 그랬더니 혈액원에 혈소판을 요청했는데 아직 도착을 안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혈소판 공여자를 찾아보라 하더군요. 저는 그제서야 수혈의 다급함을 깨닫고 여러 사람한테 연락을 했습니다. 동생이 적십자혈액원 게시판에 중건이 상태를 알리고 B형rh+ 혈소판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고 제 홈피..주주월드와 **싸이트에 글을 올리고 중건이아빠는 군부대에 알아보고... 나는 중건이 친구들한테 연락하고... 제일 먼저 중건이친구 돈우가 달려왔습니다 수혈을 하기 위해..돈우를 데리고 1층 성분헌혈실에 갔더니 아 글쎄...수혈을 할 자격이 안된다고 하네요. 아기때,천식을 앓은 병력때문에 안된답니다. 귀를 뚫어도 안되고,몸에 문신이 있어도 안되고.. 김포나 강화도 연천 포천 동두천에 살아도 안되고(말라리아 재해구역) 여튼....혈소판 헌혈은 일반 헌혈과 달리 아주 까다로웠습니다 돈우가 나한테 미안해 어쩔줄 모르며 돌아가고 좀 있으니 여보세요님이 수혈하겠다고 달려왔는데 중건이는 몇시간이 지나도 피가 멎질 않아 결국 이비인후과에 가서 땜질을 하고 그날 밤을 보냈습니다. 이튿날 아침에 혈소판이 도착해서 혈소판을 맞고 겨우 지혈은 됐지만... 나는... 앞으로 혈소판을 어디서 어떻게 구하나 막막해 하고 있는데.... 그때 마침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어머니~ 저는 긴급헌혈봉사단 김**입니다. 리원님이 올린 B형 혈소판이 급하다는 글을 보고 전화를 드리는데,신중건 환우분 상태가 어떠신지요?] 아주 예의 바르고 조심스러웠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전화로 중건이 병명과 현재 상태를 상세히 알려 주었습니다 이때부터. 중건이에게 필요한 혈소판은 80%를 긴급헌혈봉사단에서 대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봉사단체라고 하면 그저...한번쯤 도와주고 마는 그런걸로 생각하기 쉬운데 긴급헌혈봉사단은 아주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었습니다 매일 두세번씩 환자상태를 전화로 물어보고 체크를 하는가 하면 어느날부터는 병실에 직접 방문을 해서 환자상태를 보고 듣고...가곤 했습니다. 나이는 20~ 30대 젊은이들이 주를 이루었고 혈소판수혈이나 백혈구 수혈에 대해선 완전 전문가들이었습니다. 다들 본업은 따로 있고..일하는 짬짬이 시간을 내서 죽어가는 백혈병 환우들을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헌혈봉사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무슨 보상을 바라고 하는 일도 결코 아니구요. 너무 고마워서,식사라도 한끼 대접할려 했는데 한번도 받아들여지질 않았습니다 저같이 처음 당해보는 사람들은 아는것도 없고 그저 막막하고 망연자실할수밖에 없는데 "백혈병 환우회".."긴급헌혈봉사단"..."수호천사봉사단" 같은 천사들이 있어서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1218호에서 다시 두번의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또 다시 몇시간씩 고통스런 토악질을 하고 음식은 입에도 못대고 사흘째 날은 열이 39도 40도까지 오르며 밤새 나를 불안에 떨게 했습니다. 얼음베개와 얼음주머니를 양쪽 겨드랑이에 끼우고 해열제 주사를 맞아도 열이 내리질 않았습니다 옆에 보호자들이...아이 앞에서 약한 모습 보이지 말라 해서 화장실에 가서 오열하며 신께 빌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밤새 고열에 시달리던 중건이가 힘없이 눈을 뜨더니 [엄마~ 땀을 흘리고 나니까 몸이 개운해진거 같애~] 그 얘길 들으니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아가~ 그래 잘했어.잘 이겨냈어. 우리 똥개 정말 잘했어..많이 괴로웠지?] [엄마~ 나...뭐 먹어도 돼?] [그러엄~ 되고말고...뭐 먹고 싶어?] [고추참치하고 밥 먹고 싶어] [알았어 아가...간호사한테 물어보고 올께] 아빠한테 연락해 고추참치를 사오게 해서 밥을 먹였습니다. 이튿날은 안성에서 여자친구 지연이가 올라와 사흘동안 중건이와 같이 있다가 내려갔습니다. 뭐가 그리 좋은지...둘이 그냥...같이 붙어서 조잘조잘 재잘재잘 소곤소곤 하하호호 키득키득. 제가 종종 [지연이,뚱뚱하고 별로 이쁜데도 없는데 뭐가 그리 좋니?] 그러면 [걔가 왜 안 이뻐?..나 만나고 나서 살이 좀 쪄서 그렇지 걔 원래 디게 이뻤어] [그래 그래 이쁘다고 해줄께. 건 그렇고 뭐가 또 그렇게 좋아?] [다른 여자들처럼 내숭도 안떨고..나랑 말이 잘 통하잖아] 그랬습니다. 둘은 성격이나 취미 같은게 잘 맞았습니다. 아마도...중건이에겐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그러다가 12월 16일에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무균실" 1308호로 올라갔습니다. 일반병실인 1218호에서 무균실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나나 중건이 둘 다 바짝 긴장을 하고 올라갔습니다. 거기도 역시 8인실이었는데 중건이 또래가 많았습니다 맨날 엄마와 티격태격하는 덕기는 21살 그 옆에 동성이도 21살. 화장실 옆에 있던 희훈이는 중건이보다 한살 많은 25살. 대구에서 올라온 잘생긴 새신랑 29살 금삼씨. 중건이와 말이 잘 통하고 유쾌한 성격을 가진 오현택씨. 그리고 중년아저씨 두분과 kbs방송 "눈의여왕"연출자 부친 되시는 점잖으신 이종영 할아버지. 희훈이와 덕기 이종영 할아버지는 퇴원하는거 보고 왔고. 오형택씨는 항암치료 도중 폐렴과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있는거 보고왔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그분도 2주일만에 하늘나라로 가셨고 잘생긴 금삼씨는 중건이보다 하루 전에 하늘나라로 갔고.. 지금 생각하니 모두가 꿈만 같습니다. "무균실" 이란데가 한번 들어 가면.. 환자는 바깥 출입이 절대 안되고 가족 면회도 유리문 밖으로 보기만 해야 되고 보호자는 환자 옆에 24시간 붙어 있어야 하고 식사도 환자와 보호자는 같이 밥을 먹어서도 안되고. 환자는 병실에서 식사하고 보호자는 14층에 가면 넓지않은 공간에 나무 평상이 두개 있습니다. 환자가 식사를 하고 나면 식판을 들고 거기로 가서 자기환자가 남긴 밥과 반찬으로 식사를 때우는데 한편으론.그게 편하고 시간절약도 많이 됩니다 물론 집에서 가족들이 밥과 반찬을 해 와서 나눠먹기도 하는데 간병인 아줌마들 외에는 거의가 자기 환자가 남긴 음식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무균실에 있는 환자들은 밥과 반찬을 거의 다 남기거든요 그리고...언제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니 빨래나 샤워도 후딱후딱 해야되고 빨리 움직여야 됩니다. 보호자나 환자는 이틀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샤워를 하고 보호자들은 이틀에 한번씩 락스로 대청소를 하는데 이게 말이죠...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대야에 락스물을 타서...종이걸레에 적셔서 병실 천정.벽.사물함에 있는 모든 물품. 침대바닥 침대도 쇠붙이 구석구석까지 뒤집어 분해를 해가며 닦아야 하고 병실바닥까지 깨끗이 닦아내면 청소가 끝납니다 환자 옷은 락스로 소독해 빨아서 옥상에다 말려서 홈팩 비닐에 담아 사물함에 보관하고 환자용 칫솔은 4개를 사용하는데..한번 사용할때마다 소독약에 담갔다가 헹구어 말리고 보리차물도 환자만 사용. 보호자는 그냥 정수기 물 먹으면 되고 냉장고도 환자용 음료만 저장할수 있고 모든게 엄격합니다. 환자들을 생각해서 그런거겠지요. 12월 18일부터 중건이는 1차 항암치료에 들어갔습니다. 무균실에 올라가기 전 주치의로부터 앞으로의 치료과정을 대충 들었는데 4일동안 1차 항암 치료하고..6일동안 휴식기를 갖고 또 4일동안 2차 항암 치료를 하고..6일동안 휴식기를 갖고 그런식으로 치료를 할거라면서 항암제가 약이 무척 독해서,견디기가 힘들거라더군요. 왜냐면...피 속에 암세포만 죽이는게 아니라 암세포 백혈구와 정상 백혈구를 모두 사그리 죽여야 하기 때문에 환자 몸에다 원자폭탄을 투하 하는걸로 생각하라더군요. 겉으로 내색은 못하고... 매일매일 조마조마~하며 하루 하루를 넘겼습니다 우리 중건이. 항암치료를 위해 긴 머리를 빠박이로 밀던 날. 복도에서 머리를 밀고 1308호로 들어서니까 사람들이 모두 한마디씩 합니다. [어머나~ 중건이는 어쩜 머리를 밀어도 그렇게 이쁘니?] [남자같지가 않고...무슨 비구니 같다~] [눈썹은 그려놓은거 같고..속눈썹은 왜그리 긴거야?] 주치의가 가끔 중건이 자는걸 보며 빙그레 웃음을 짓곤 했습니다 길다란 속눈썹을 깜박이며 눈을 반쯤 뜨고 자는 중건이를 보면 제가 봐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무균실에 올라가서 1차 항암치료 받는 동안엔 식사도 잘하고 염려했던 구토도 안 하고 모든게 순조로워 보였습니다. 중건이는 멸균식만 먹어야 하니까 반찬들이 맛이 없어서 일반병실에서는 잘 먹지를 못했는데 무균실에 올라와서는 반찬을 안 먹는 대신 황도복숭아.파인애플통조림.깐포도.포카리스웨트 등 통조림을 잘 먹었습니다. 새끼가 잘 먹으니 제 마음도 흐뭇하고 좋았습니다 체력이 안 따라주면 항암을 이겨내지 못한다 해서 점심은 주로 특식을 시켜 먹였습니다 하루는 특식메뉴에 "아구찜"이 있더군요 [엄마~ 나 아구찜 먹고 싶어] [그럼 먹어야지~] 점심에 아구찜이 나왔습니다 식당차가 와서 중건이 식판을 주고 가자 중건이가 콧노래를 부르며 [앗싸아~ 아구찜!] 하자...사람들도 같이 즐거워하며 웃었습니다 아구찜을 맛있게 먹더니 [엄마~ 엄마꺼 두개 남겼어~] [엄마꺼 안 남겨도 되니까 다 먹어~] [엄마~ 배불러...진짜 맛있다아~] 1차 항암치료 마지막날까지 토하지도 않고 모든게 순조롭기만 했습니다 **************************************************************** 그렇게 무균실에서 1차 항암치료를 끝내고 잘 견디는가 싶더니 휴식기에 들어간 이틀째가 되자 갑자기 토하기 시작하면서 40도를 웃도는 고열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진토제와 진정제 해열제 주사를 맞았더니 이번에는 소변이 나오질 않는겁니다 그래서 이뇨제를 맞았는데 애가 이틀동안 아무것도 먹질 못해 기운은 없는데,이뇨제 때문에 소변은 자꾸 마렵지 그래서 침대에서 소변을 보게 하려고 소변기를 갖다대면 소변이 나오질 않는다는겁니다. 비틀거리면서도 꼭 화장실에 가야만 오줌이 나온다고 밤새 몇번을 화장실에 가는데 중건이가 화장실에 갈려고 일어나면 옆에 현택씨 보호자,이종영 할아버지 보호자 두사람이 중건이를 옆에서 안고 나는 뒤에서 안고....화장실을 몇번을 들락거리다 이튿날 오전에 결국엔 애가 쓰러졌습니다. 급히 간호사가 달려와 혈압을 재 보더니 정신없이 의사를 부르러 가더군요. 혈압이 80/30 으로 떨어지고 아이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의사가 뭔가를 지시하고 간호사들이 이동침대를 가져와 중건이를 옮겨서 중환자실로 데려가더군요. 나는 그때.. 반은 넋이 나간 상태였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그날 1308호 사람들 모두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습니다 환자 보호자 할것없이 중건이 땜에 밤새 한잠도 못잤거든요 [선생님~ 우리 중건이 왜 저래요? 네? 우리 중건이를 왜? 중환자실로 데려가는 거에요?] 그러자 의사 말이 [중건이가 패혈증으로 인한 쇼크가 온거 같애요] [갑자기 패혈증이라뇨?] [환자 몸 속에는 자체적으로 신체 곳곳에 여러가지 균이 살고 있습니다. 항암치료로 모든 수치가 바닥으로 떨어지니까 신체 어느곳에 있던 균이 피속에 자라기 시작한겁니다] [그럼 우리 중건이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하면서 아무래도 혈액투석기를 돌려야 될거 같습니다] 그래서 중환자실에서 9일동안 혈액투석기를 돌렸습니다 중환자실로 옮겨간 이후 우리 식구들은 일분 일초도 마음을 놓을수 없었습니다. 중환자실에 간 이후에도 구토가 계속되어 약물치료도 입으로 들어가는 약은 끊었고 그러니...물 한모금도 입에 넣을수가 없었지요. 애가 목이 말라 하면...물로 입만 헹구어내고 3일째부터는.... 입에 들어가는게 없어 그런지 말도 잘 못하더군요...말을 하면 웅얼 웅얼... 뭐라고 하는지 잘 알아들을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중환자대기실에 있으면서 하루 두번 오전 12시와 오후 6시 면회시간에만 중건이를 볼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간호사한테 내가 먼저 중건이 상태를 물어보곤 했는데 나중엔 간호사가 날 찾는 전화가 오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곤 했습니다. 하루는 갔더니 중건이가 뭐라고 그럽니다 [어와~ 호아리흐에트 이어?(엄마~ 포카리스웨트 있어?)] [그래 아가~ 그거 먹고 싶어?] [히어하어 어오이어(시원한거 먹고싶어)] [포카리스웨트 뿐만 아니라,너 좋아하는 황도랑 깐포도랑 냉장고에 잔뜩 넣어놨으니까 얼른 나아서 먹자꾸나 응?] [어아~ 에일 자오아더니 히아이 어우아이 가거 아해(엄마 며칠 자고났더니 시간이 너무 간거 같애)] [그랬어?.....아가~ 혹시 누가 가자고 그러거든 절대 따라가면 안된다 알았지? 우리 조금만 더 견뎌보자..그럼 일어나서 일본여행도 하고 그러자꾸나] 중건이 꿈이 일본여행이었거든요. 그러다 이튿날 갔더니 폐에 출혈이 왔다고 피를 퍼 올리고 독한 약물 때문에 간과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해서 소변이 안 나오니까 소변줄을 끼워놓고 배는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있고 황달이 와서 중건이 얼굴은 시커멓게 변해있고 눈알은 노랗게 되었더군요. 바로 그날. 나랑 여자친구 지연이랑 갔는데 중건이는 눈도 안 마주치고 누군가...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에게 마구 소리를 질렀습니다. [야 이 새끼들아~ 나 좀 놔줘~ 지금 우리엄마 울고있는거 안 보여? 아까 그건 농담이라니까!...제발 나좀 놔줘 새끼들아!] 그때...나랑 지연이가 울고 있었거든요. 잠시후 정신을 차리더니 [지연이 왔냐? 엄마! 지연아!...그동안 속 썩여서 미안해] 그게 우리가 알아들은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다음날엔가 갔더니 아이 상태가 확 나빠져 있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밤에 잠시 혈액투석기를 뺐다는군요. 그것땜에 의사한테 항의를 했더니 의사 말이 혈액투석기를 마냥 돌릴수만은 없어서 뺐다네요. 혈액투석기를 계속 돌리면 신장이 영영 제 기능을 잃는대나 뭐래나 하면서... 아이는 이제 엄마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눈은 뜬건지 감은 건지... 의식이 없어 보였습니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길 없어 울고만 서 있는데 수녀님이 [중건아~ 기도하는거 잊으면 안돼~ 계속해서 기도하고 있으면 하느님께서 꼭! 낫게 해주실거야...알았지?] 그러니까.....의식이 없어보이던 아이가 [에~] 하고 대답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어머~ 우리 애기 안자고 있었구나? 엄마랑 수녀님이 얘기하는거 다 듣고 있었어?] 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군요. 우리 중건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는거 보면 몸에는 링겔줄 콧줄 소변줄 혈액투석기에 연결된 줄 등 20여개나 되는 줄을 온 몸에 칭칭 감고 어떤때 보면...의사들이 우리 중건이를 가지고 무슨 실험을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들때가 있었습니다 저...티없이 착하고 귀여운 개구쟁이가 어쩌다가... 머리칼은 거의 다 빠진 상태인데도 동그스름~한 머리통은 너무 예뻤습니다. 중건이가 중환자실로 옮겨간 이후부터 나는 매일 병원 성당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어느날은 감정이 너무 복바쳐서 성당바닥에 엎드려 중건이를 살려달라고 울면서 기도를 하고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들어보니 바람 한점 없는 성당 안 제대에 놓인 대형성경책에 끼워진 책갈피가 파르르 떨고 있더군요...그것도 한참이나... ...아! 그래...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시고 답을 주시는 거로구나.... 그걸 보고 나는 새로운 희망을 가졌습니다. 우리 중건이를 살려주시려나 보다~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다음날부터는 더욱 열심히 기도를 하고 신부님과 수녀님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묵주기도도 열심히 하고... 자나 깨나...중건이에 대한 기도를 하며 살았습니다. 중건이 면회를 가면 면회시간이 30분인데 저는 항상 거의 한시간을 다 채우고 나왔습니다. 간호사가 나가라고 소리 지르던 말던 나는 묵주를 들고 부지런히 기도를 하며 중건이 온 몸을 구석구석 주물렀습니다 [하느님~ 우주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의 손 끝에 조금만 아주 조금만 치유능력을 주시어 우리중건이 몸 구석구석...제 손길이 닿는곳마다 썩은 피를 정화시켜 주시고..새 피와 새살이 돋아나게 해주소서~ 그리하여 밝은 햇빛 가운데를 뛰어가게 해주소서 제발 간절히 비나이다 우리 중건이 이제 스물네살밖에 안됐습니다 아직 자기 꿈도 펼쳐보지 못했습니다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한번만 더요 하느님~ 이 어미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소서 우리 중건이 여기서 나가게 되면 정말 열심히 살것입니다 지연이랑 둘이 꽃집하면서 정말 성실하게 살겁니다. 엄마랑 약속했습니다 부디...우리 중건이 몸에 새 피와 새 기운을 불어 넣으시어 하루빨리 이 지옥에서 나가게 해 주십시오~ 정말 간절히 청하오니 우리 중건이를 불쌍히 여기시어 한번만 더 새길을 열어주소서~ 한번만! 한번만 더 중건이에게 기회를 주소서~ 하느님~ 이 어미의 간절한 기도를 저버리지 말아주소서~ 한번만 기적을 내려 주소서~ 한번만요. 제게 한번만 기적을 내려주시면 저도 착하게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게 안된다면 저를 데려가시고 우리 중건이는 제발 살려주세요] 정말 정말 할수만 있다면 중건이와 내 목숨을 바꿀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그리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고 애원하고 매달렸는데. 우리 중건이 한번만 살려달라고!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그렇게 간절하게 울면서 애원을 했는데 하늘은 저의 기도를 외면했습니다 1월 6일 의사가 온식구 모두 대기하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주치의가 그럽니다 [어제부터 의식도 없고 심한 발작을 하는거 보니 뇌출혈이 온거 같습니다.동공도 이미 풀렸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계세요] 그래도........그! 래! 도! 우리 식구 모두 한가닥 기적을 바라며 희망을 갖고 기다렸습니다. 1월7일 오후 1시가 좀 지나서 이해언니랑 점심을 먹고있는데 중환자실에서 빨리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급히 올라갔더니 중건이 몸에 의사 4명이 붙어서서 전기 충격기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습니다 [중건아~ 중건아~ 아가~ 왜 이러니?정신차려라 아가!] [어젯밤에도 심장이 한번 멈췄습니다. 어머니~ 힘들거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계속하면 몸에 장기만 손상될거 같은데요] 의사들이 아무리 아무리 해도 우리 중건이 심장은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중건아~ 아가~ 정신차려봐 응? 아가~ 숨 좀 쉬어봐라 제바알~] 내가 통곡을 하면서.. 입술에 눈에 코에 뺨에 수없이 입을 맞추어도 중건이는 깨어나질 않았습니다. [중건아~ 엄마를 혼자두고 가지마라~ 나하고 약속했잖니...엄마 두고 어디 안가기로 약속했잖니 아가~ 제발 눈 뜨고 이 엄마 좀 보렴~ 아가~ 뭐라고 말 좀 해봐라 제바알~ 중건아아~~~ 중건아아~~~ 이렇게 쉽게 가면 안된다 중건아 눈을 떠 어서] 아무리 목을 놓아 울어도 우리 중건이는 반쯤 눈을 뜬채 가만히 있기만 하더군요 숨이 멎고 한 10분이 지났을까 중건이 얼굴을 끌어안고 엎드려 있는데 중건이의 양 볼을 타고 눈물이 흐르더군요. 심장이 멎은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중건이가 눈물을 흘리더란 말입니다. 엄마의 한탄을 다 듣고 있었나 봅니다. 우리 중건이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요! 의사샘 말도 잘 듣고...그렇게 열심히 치료받았는데.. 우리 중건이는 이 세상에 온지 24년도 채 안되어... 한많은 이 세상을 뒤로 하고 한줌 재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중건아~ 못난 엄마 아들로 태어나 먹고 싶은것도 맘껏 못 먹어보고 갖고 싶은것도 맘껏 못 가져보고 해보고 싶은것도 맘껏 못 해보고 온갖 이뿐짓으로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어 너무너무 고맙다 중건아~ 엄마 절대 용서하지 마라~ 중건이를 보내고 꼴에 엄마라고 기도를 합니다 십자가 앞에서 묵주를 들고 기도를 합니다. 처음엔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어쩌고 저쩌고...] 잘 나가다가... [우리 중건이 천국으로 인도해 주시고 어쩌고.. 하다가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우리 중건이는 왜? 그리 일찍 데려가시는데요! 왜요? 왜? 우리 중건이. 살아보려고 그렇게 발버둥치는 아이를 왜? 데려가시는데요? 예? 그리고!...조상님네들 나한테 그동안 무슨 복을 그리 줬다고 죄없는 우리 중건이를 끌고갑니까? 예? 어려서부터 고생만 했는데...뭔놈의 복을 그리도 줬다고. 조상님네들 듣고있으면 한번 말이라도 해 보시지요 무슨 염치로 우리 중건이를 데려가십니까! 나는 소원 같은거 아무것도 필요없습니다 우리 중건이만 돌려 주십시오 우리 중건이만 내품에 돌려 주십시오 중건이를 돌려달란 말입니다]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기적? 세상에 기적같은건 없습니다. 내가 얼마나 성심껏 빌고 또 빌었는데요. 한번만! 한번만 기적을 보여달라고! 피눈물을 흘리며 내가 얼마나 간절하게 빌었는데요 세상에 기적은 없었습니다. 내 눈물이 강을 이루고 내 슬픔이 바다가 된다 한들 잃어버린 내새끼는 어디가서 찾으리 엊그제. 아빠가 절에 가서 중건이 49재를 지내주자고 하더군요. 처음엔 펄쩍 뛰었습니다 중건이는 어려서 유아세례도 받고 장례도 가톨릭미사로 해서 보냈는데 무슨 절이냐고 펄펄 뛰었지요. 성당에서도 49제 미사를 합니다 성당에서는 49일째가 아닌, 다음날 첫미사로 해주는데 나는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중건이 아빠가 막무가내로 그리하자고 해서 그냥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사람도 나만큼 여한이 많겠지요 중건이 살아 생전에 우리 부부는 뜻이 맞지않아 늘~ 티격태격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하자~ 하면 아이들 아빠는 꼭! 반대로 나갑니다 중건이 유골도 나는 성당 납골당에 안치하려 했는데. 중건이 친구들한테 들려주면서 아무도 모르는데다 뿌리고 오라고 시키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그게 참 가슴 아픕니다 신촌에 있는 성룡사에다 중건이 영정을 올려놓고 왔습니다 중건이가 편안해 할지 모르겠어요 그제도 어제도 매일같이 성룡사에 가서 광명진언과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다 옵니다 [아가~ 사랑스런 내 아가~ 너의 온기가 아직도 내 뺨에 남아 있는데 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아가~ 내 아가~] 또 다시 통한의 눈물이 쏟아지는군요. 혹자는 그러겠지요. 힘들텐데...왜? 이런 글을 쓰느냐고. 네~ 많이 힘듭니다. 너무 너무 힘들어요. 너무 힘들어 죽겠습니다. 죽지 못해 산다는 말 들어보셨지요! 또 하나의 귀중한 자식이 있으니...중건이를 따라갈수도 없고. 중건이의 영혼은 아직 엄마를 떠나지 못하고,곁에 맴돌고 있는데... 나도 차마....중건이를 보내지 못하겠습니다 "단장(斷腸)의 아픔" 이 무언지 아시는지요!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 이 어떤건지 아시는지요! 단장의 아픔을 감내하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첫째...너무나 원통하기도 하고 혹여라도 제가 중건이가 겪은 그 고통을 잠시라도 잊게될까봐... 제가 잠시라도 중건이의 그 고통스런 순간들을 잊고 나만 편하게 살게 될까봐... 오자마자 우울한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새끼를 잃은 엄마의 절통함을 이해해 주시고 어떡하면 우리중건이 좋은곳으로 보낼수 있을지 가르쳐 주세요~
엄마로서 이 세상에서 견뎌야할 가장 큰 아픔을 겪으셨네요. 무슨말이 필요하겠어요. 글만 읽어도 이렇게 눈물이 나는데... _()_
내내 눈물을 쏟으면서 읽었습니다. 저의 창자도 아플 정도로 슬픔을 느끼면서, 중생으로서의 삶이 이토록 고해바다일수 밖에 없다는 것이 또한 아팠습니다.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떠나신 부처님의 길이 또한 사무치게 와 닿았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이,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도 있다. 저 세상에서의 인연이 이 세상에 이어진 것이라는 말씀이 유일한 이해가 될 수 있고, 유일한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의 인연으로 저 세상에서 중건이와 어머님의 인연은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것. 다시 만나게 된다는 말을 믿습니다. 언젠가는 어디선가는.... 그러니 기다리는 마음으로.... 인생은 늘 그렇듯이..... 기다리면서 살 수 밖에 없는 ㄱ
것이 인생 아니던가요? 그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럴 수 밖에 없다면, 지혜롭게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는 부처님의 말씀이 있지 않던가요? 저도 내내 눈물을 쏟으면서, 한편으로는 전에, 전생에, 언젠가 이러한 슬픔을 겪은 적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 많은 윤회의 세월,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이런 슬픔과 아픔을 겪어본 것 같습니다. 그대로 저의 마음에 되살아났습니다. 어머님이 절절히 묘사하셔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러면서, 저 나름대로 마음을 정리합니다... 빨리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몰두하고 집중해야겠다고... 저 세상 일은 저 세상에서 해결하자고....
아~어머님의 그 간절한 마음 ...무슨 위로가 필요할까요..그마음 ...부디 극락왕생하실 간절히 두손모을 모을 뿐입니다.._()_
어떠한 말로서 위로가 되겠습니까...부모의 애달파하는 그 고통또한 가슴에 못이 밖힐일이지요 하지만 모든것은 흘러간듯하네요 하루속히 마음다지시고 새로운 인생길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싶어요 24년동안이지만 훌륭한 아들이 되어주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해야겠어요 우리는 또다른 인연을 만나 어떠한 고해의 바다를 건너게 될지 모릅니다. 어머니 마음을 활짝여세요 힘드시겠지만 또 다른 인연을 만나러 새삶을 시작해야지요 소중한 삶입니다. 남은가족을 위해서라도 아니 자신을 위해서라도 꼭 일어서야만 하는거예요 힘내세요 ...._()_
아들을 가진 엄마로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슬픔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소서.. 중건이는 틀림없이 좋은 곳으로 갔을겁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꼭 중건이는 좋은 세상에 갔을겁니다. 어머니가 슬퍼하는 모습 원치 않을거에요.. 힘내세요.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 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 타야 훔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 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 타야 훔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 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 타야 훔.............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왕생 극락 발원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