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는 관법(위빠싸나) * 염불 * 주력 등 여러가지 수행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간화선(화두선)의 전통을 이어왔으며 또한 수많은 선지식께서 <불법을 깨치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화두선을 제창하셨던바, 많은 수행법 가운데 화두선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화두 공부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초심자를 위한 간략한 안내용 글일 뿐이니, 다른 수행법을 공부하고 있거나 이미 화두선에 대해 깊이 아는 분은 굳이 이 글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겁니다.
<조사(=불법을 깨친 자)의 본뜻이 공안(=화두)으로써 분명히 밝아지고, 부처님의 마음이 공안으로써 드러난다. 번뇌를 말끔히 털어버리고 불조의 혜명을 드러내는 데는 이 공안(=화두)보다 더 좋은 길잡이가 없다.- 중봉 스님(중국 원나라 시대의 도인으로 *옛부처*라고 불리운 분)>
<화두를 참구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니, 지관정혜가 저절로 그가운데에 있다.- 혜심 스님(고려 보조국사의 수제자)>
<불교에서는 성불하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관법을 한다, 주력을 한다, 경을 읽는다, 다라니를 외우는 등등 온갖 것이 다 있습니다. 그런 여러가지 방법 가운데서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 참선입니다. 견성성불하는 데에는 참선이 가장 수승한 방법입니다.- 성철 스님)>
화두 참선을 할려면 무엇보다 화두가 있어야겠죠. 화두는 반드시 공부가 깊으신 큰스님께 받아야 하는법, 절대 아무 스님한테나 받는 것이 아닙니다. 화두를 내려주실 큰스님을 소개하자면(스님 모두가 다 큰스님이죠, 다만 여기서는 선방스님과 여러 재가 신도를 지도해본 경험이 많으신 가장 유명한 몇 분만 소개하고자 합니다. 혹시라도 오해하지마세요^^.), 해인사 방장 법전 스님, 해인사 원당암 혜암 스님, 부산 해운정사 진제 스님, 백양사 방장 서옹 스님, 인천 용화사 송담 스님, 수덕사 방장 원담 스님, 대충 이런 분들에게 화두를 직접 받는 것이 가장 좋을 듯 싶네요.
물론 이분들 외에도 자기가 믿고 의지하는 공부가 깊으신 스님이 계시다면 당연히 그분한테 받으시구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큰스님들마다 내려주는 화두가 틀리고 공부 방법과 사상이 약간씩 틀리기 때문에 공부하는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거든요. 이 스님은 이렇게 말하고 저 스님은 저렇게 말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한테는 아주 고역이죠. 도대체 누구 말씀을 따라야 할지... 초심자는 일단 자기한테 화두를 내려준 스님의 방법을 꾹 믿고 가르쳐 준데로만 하세요. 대신 항상 날카롭고 비판적인 자세를 갖추고 부처님께 좋은 스승과 바른 수행의 길을 발원한다면 분명 자기만의 길이 열릴겁니다. (단, 전생의 선근에 따라 쉽게 가냐 어렵게 가냐의 차이는 있겠지요.) 아 참, 그리고 화두를 받기 전에 3000배 부터 먼저 하세요. 성철 스님은 화두를 내려줄 때마다 항상 3000배를 시켰는데 법전 스님의 말씀으로는 화두 받기 전에 3000배를 하면 더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21일 동안 하루 3000배 기도하고 화두를 받는 분도 많습니다. 3000배가 맣다고요? 참고로 해인사 백련암에는 하루 10000배 하는 보살님들이 부지기수입니다.
화두를 큰스님께 받을 때에는 받고나서 그냥 일어나지 말고 화두를 내려준 스님께 구체적으로 화두 공부를 어떻게 해야될지 자세히 물어봐야 합니다. 특히 다음 세가지는 꼭 물어보세요. 첫째, 화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참구해야 하는가. 즉, <무>자 화두를 받았다면 <무>자 화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하라는 것인지 그걸 확실히 짚고 이해해야만 합니다. 둘째, 화두를 어디에다 집중해야 되는가. 많은 분들이 화두를 참구할 때마다 '도대체 화두를 어디에 집중해서 공부하라는 것인가?'라는 이상한 의문에 많이 아니 대부분이 궁금해하더라고요. 셋째, 화두 공부할 때의 조심해야할 점, 주의해야 할 점이 무엇인가. 이세가지는 화두 받는 자리에서 확실히 묻고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제가 비록 큰스님은 아니지만 이 3가지 문제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첫째, 화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하느냐. 화두선의 핵심은 의심입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자기가 받은 화두를 그냥 의심하세요. 구체적인 의심법은 예를 들어 <무>자 화두를 받았다. <무>자 화두의 유래가 이렇습니다. < 어느 제자가 조주스님에게 물었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조주왈 "무(없다)" > 이와같은 <무>자 화두를 받았으면 이렇게 의심하는 겁니다. < 모든 중생이 불성이 있는데, 어째서 무라 했는고? > 부처님께서는 분명 모든 중생이 불성이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최고의 도인이었던 조주 스님은 왜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한걸까요? 조주가 <무*없다>라고 말한 그 뜻, 그 의미를 찾는 것, 이것이 핵심입니다. < 왜 어째서 무엇때문에 > 라는 의심 이것이 핵심이죠. <무>자 화두 외에도 <뜰앞의 잣나무> <앞이빨에 털이 났다> 와 같은 화두 모두가 다 이런 방식이죠. < 왜*어째서*무엇때문에* (~~~)라고 했을까?> < (~~~)라고 말한 뜻이 무엇인가? > , 그리고 < 이뭣고 > 나 < 만법귀일 일귀하처 > 와 같은 화두는 약간 방식이 다른데요... <이뭣고>의 경우에는 < 모든 진리의 핵심인 이것이 과연 뭘까? > 라는, 모든 진리의 근원인 <이것>이 무엇인지 간절히 의심하는 것이 핵심이고, < 만법귀일 일귀하처 >의 경우에는 < 모든 법이 하나로 돌아가는데, 이 하나는 어디로 가는가? >, 모든 진리의 핵심인 <하나>가 어디로 돌아가는지 의심하는 것,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좀 아시겠었요? 자세한건 큰스님께 직접 물어보세요. 어쨌든 화두의 핵심은 의심입니다.
둘째, 화두는 어디에다 집중하는가.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진제 스님이 가르친 눈 앞의 1미터 밖에다 화두를 떠올리며 공부하라는 방법, 송담 스님의 방법은 단전에다 화두를 집중하고 호흡에 맞춰서 화두를 의심하라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성철 스님은 화두를 어디에다가 둔다는 생각조차 버리고 그냥 화두만 의심하라고 말씀하셨죠. 더 구체적인 방법은 역시 큰스님께 직접 여쭤보는게 낫겠죠.
셋째 화두 공부할때의 주의점은 무엇인가. 공부 할 때의 조심해야 할 점이야 어디 한두가지 이겠습니까. 무지무지 많죠. 하지만 화두 공부 할때의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 제발 화두를 머리로 풀지 마세요. 화두란 의심하고 의심해서 뭉치고 뭉친 의심이 팍하고 터지며 자기 본성을 단박 깨치는 법인데 화두를 무슨 수학 공식 풀듯 공부한다면 설사 화두의 답을 맞춘다한들 그게 과연 진정한 깨침이겠습니까? 옛 조사 스님들은 화두를 머리로 이해하는 자는 불법의 맥을 끊는 마구니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화두를 풀어서 책으로 내고 말장난으로 이용하고 있으니... 에~휴 그 업을 어찌 할꼬... 화두란, 무조건 의심하세요. 의심하고 의심해 잠이 푹 잠든 무의식의 상태에서도 의심이 끊기지 않을 때 비로소 큰 깨달음이 눈 앞에 펼쳐진다고 했습니다. 화두, 무조건 의심만이 살 길입니다.
공부할 때 혹시 막히는 점이 있다면 큰스님께 달려가서 반드시 의문을 풀고요, 자꾸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비로소 올바른 길이 보일겁니다. 이렇게 말하니 제가 상당히 거만해 보이는군요 하하^^.
여하튼 진정 불법에 뜻을 둔 수행자가 있다면 하루빨리 큰스님께 화두를 받고 열심히 참구해 보세요. 화두를 깨치는 비결은 <간절함...그리고 화두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는 데에 있다고 합니다.> 좌선할 때는 물론 밥먹고 똥싸고 잠자는 순간에도 화두가 또렷또렷해야 하는데 당연히 처음에는 잘 안되죠. 그러나 자꾸자꾸 공부하다보면, 정신없이 움직일 때에도 화두 공부가 되는 <동정일여>, 나아가 꿈 속에서도 공부가 되는 <몽중일여>, 더 나아가 잠이 푹 잠든 무의식의 상태에서도 공부가 되는 <숙면일여>의 경지에 오르게 됩니다. 숙면일여의 경지만 되도 생사를 해탈한 아라한, 대승의 8지 보살 이상의 위치라고 합니다. 숙면일여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면 내외명철의 경지, 완전한 부처의 경지에 이르르는 것이죠. 어찌보면 꿈같은 이야기이지만 분명 역대 조사스님들이 증명한 우리도 이룰 수 있는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이렇게 질문하는 분도 계시죠. "화두 공부를 해서 이번 생에 깨치지 못하면 어떻게 합니까." 거기에 대해 서산대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일에 배우는 사람이 이 법을 믿으면 비록 금생에 철저한 깨침을 얻지 못하여도 목숨을 마칠 때에 악업에 빠지지 않고 곧바로 깨달음의 바른길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참 명언이죠. 아무튼 제가 위에서 말한 <공부 3분단= 동정 몽중 숙면일여>는 아주 중요한 개념이니까 꼭 알아두세요. 성철 스님의 <영원한 자유*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책에 아주 쉽게 나오니까 초심자라도 부담없이 읽고 이해할 수 있을겁니다. 특히 화두선에 뜻을 둔 분은 <선문정로 평석>을 꼭 읽으셔야합니다. 아니 아주 달달 외워두세요. 그만큼 중요한 내용이 꽉차 있으니.
화두 공부할 때 큰 도움을 주는 책이 몇 권 있는데요, 선관책진*참선경어*몽산법어*서장*선요, 화두 공부에 대한 구체적인 수행방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 5권만 되도 화두선에 대한 가닥은 충분히 잡을 수 있죠. 특히 선관책진의 경우 성철스님이 "선관책진 한 권이면 선방 수좌가 볼 책이 더 있겠는가." 라고 말씀하신, 수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작이죠. 동화사 기초선원에서 나온 강의 테이프가 있는데 지금 소개한 책들을 모두 스님들이(아주 유명한 스님들이) 직접 강의한 것이거든요, 교재도 함께 팔고 가격도 저렴하니 초심자들은 이걸 구해보세요. 참고로 선관책진은 불광출판사, 참선경어는 백련암 장경각, 서장은 무비스님이 감수한 은해사 승가대학에서 나온 것이 번역이 뛰어나더라고요. 주해도 잘되어있고요.
이제 그만 글을 정리해야겠네요. 또다시 저의 부끄러운 글을 여러분에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부디 용서를...
고려 시대말, < 태고보우 나옹혜근 백운경한 > 이 세분의 스님이래 확철대오한 도인이 나오지 못하고 최상승의 불법 조사선의 정맥이 끊긴지 근 500년이 넘었습니다. 세상의 정법은 희미해지고 사람의 도심은 희박해지네... 어느 스님이 그러더군요 이대로 가면 몇 십년도 안되서간화선(화두선)의 전통은 완전히 사라질거라고, 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정통 조사선의 사상과 화두선법이 살아있는 나라, 그러나 화두를 참구하는 수좌들은 갈수록 사라지고 화두선에 대한 비판은 더욱 커지고, 화두선만이 길은 아니지만 화두선에 대한 비판은 곧 조사선종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때 저같은 <조사선 골수분자> 에게는 참으로 난담한 일이죠. 또 이 글을 보고 다른 수행을 하는 분이 비판의 글을 올리겠죠...하하^^. 그래도 비판은 참 좋은거에요, 비판 가운데 새로운 사상이 열리는 법이니까.
역대 많은 스님들이 말씀하시길, < 공부인은 모름지기 조석으로 큰 원력을 세워 발원하라 >고 가르치셨고, 또한 성철 스님은 화두 공부하는 와중에도 방편으로 아침 저녁마다 능엄주와 108참회문을 행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도 가정에서 하루에 한 번만이라도, 단 3배의 참회라도, 삼귀의를 외우며 대비원력을 세워 하루하루 새겨가시기를....그리고 반드시 그 모든 발원이 이루지기를...
끝으로, <간화선의 대성자> 라고 불리우는 대혜스님의 글로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여러분 성불하세요.
'원하노니, 이 마음이 견고하여 영영 퇴실치 않고 모든 부처님의 가피하심을 입어 선지식을 만나뵙고 한 말씀 끝에 생사를 단박 잊어서, 무상정등정각을 깨달아 증득하여 부처님의 혜명을 이어받아 모든 부처님의 막대한 은혜에 보답하여지이다.' ...이와 같이 발원하며 오래도록 공부해 나간다면 깨치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으랴. < 서장 > 에서.
펀글입니다(선의 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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