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숲해설가 공부를 같이 하는 동기생이신 분에게서 <우리 가족이 떴다>
라는 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 혼자 보기에는 너무나 특별한 책이고 또한 아이디어도 좋고 실려 있는 글들도 재미 있는 것이 많아 우리
사랑하는 님들과 함께 보고 또 응용도 해 보시라고 소개해 봅니다.
이 책은 책을 주신 송태명 님 가족이 아버지의 회갑을 맞이하여 특별히 제작한 책으로
다섯딸들과 사위 그리고 본인과 그 부인이 참여한 책으로 회갑날에 주위에 고마우신 분들을 초청하여
식사 대접을 하고 이 책을 선물로 나누어 드렸다고 합니다.
두 분 주인공은 물론 다섯딸이 연예인 뺨치는 미모와 재치와 재능을 겸비하고 있어서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수긍이 가고 글에 빠져 들만한 아름다운 글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딸들의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육아일기 그리고 가족들간의 편지들 여행이야기와 송선생님의 자서전 같은
살아온 이야기들이 있었지요.
송선생님은 현재 강원경찰청에 근무 하시면서 또 공부를 하고 계시는데,
이 책에 실려 있는 글 중에 재미 있는 부분을 몇 쪽 발췌해 봅니다.
- 뿔난 엄마가 웃어버린 이야기-
막내 민정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다 학기 초였던 당시,
민정이는 작은 손으로 연필을 쥐고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그리고는 계속 엄마에게 질문을 하였다.
<엄마 엄마 ! 우리 본적이 뭐야> <엄마!엄마! 아빠 주민등록번호가 뭐야?> <엄마 엄마~!>
끝나지 않는 민정이의 질문에 엄마의 대답은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엄마! 엄마! 아빠 학력이 뭐야?>
드디어 폭발한 엄마는 화를 내며 대답하셨다.
<어젯밤에 뭐하고 지금 그런 걸 물어봐!! 대졸이라고 써 !!!!!>
엄마가 갑자기 화를 내시자 민정이는 주눅이 들어 더이상 물어 보지도 못하고
눈에 눈물을 글썽인 채 혼자적고 있었다.
주죽이 든 민정이가 딱해 보여 나는 도와 주고자 종이를 봤다가 그만 하하하 웃어 버리고 말았다.
왜냐하면 아빠의 학력란에 이렇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대조리"
대졸이라는 말을 모르는 민정이는 <대졸이라고 써 !> 라는 엄마의 말에 그만 <대조리>라고 써버린 것이다
민정이의 귀여운 실수에 잠시 공포가 엄습했던 엄마의 차에서는 웃음꽃이 피었었다.
-엄마의 직업사건-
이 역시 엄마의 직업을 적는 칸에 당당히 <모임>이라고 써서 낸 것.
어지간히도 모임을 다니셨던 엄마인지라 어린 민정이의 눈엔
모임이 엄마의 직업이라고 생각 했던 것이
어쩌면 당연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송선생님의 둘째딸 연정씨는 지난 10월 4일 결혼식을 하였는데
남편 되는 사람이 시노부 라는 일본사람이다.
국적이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는데 쉬웠을리가 없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그런데 결혼승낙을 받으러 와서의 에피소드가 재밌어서 그도 발췌해 본다.
---2008년 꽃피는 5월, 둘째 언니와 형부도 그들의 인생의 꽃을 피우고자
한국에 들렀을 때의 이야기이다.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외웠던 이 말 한 마디. <결혼을 승낙해 주십시오>
한국말을 조금은 할 수 있지만 외국인인 그에게 '승낙'이라는 말이 어려울 수밖에.
오로지 결혼을 승낙 받겠다는 일념 하에 한국에 온 그는 춘천 집에 도착하여 짐을 들여놓고
엄마아빠와 마주하자마자 <결혼을....>
이라며 말을 꺼내려고 하였다.
<시노부, 아직 아니야~>
언니가 눈치를 주자 더욱 당황한 그는 어쩔 줄 몰라 하였다.
드디어 가족 모두 자리에 앉게 되고 멋지게
<결혼을 승낙해 주십시오> 라고 말해야 되는 순간이 왔다.
여섯명의 시선이 형부로 향하였고 형부는 드디어 준비해 간 말을 멋지게 하였다.
<결혼을 낙을 승 해주시세세세>
응? 뭐라고요 ???? 결국 형부만 빼고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었던 아마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결혼 승낙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아래의 글은 송선생님이 쓴 것으로 제 혼자 읽다가 깔깔 거리고 웃어 버린 일입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송선생님은 농사를 지으시던 형님이 갑자기 서울로 공부를 하러 떠나시고
학교에 다녀와서 농사를 지어야 했습니다.
바쁘기는 한데 잘 할 줄은 모르고 좌충우돌한 이야기 입니다
----어느 일요일 나는 못자리(묘판)를 만들기 위해 난생처음으로 소를 몰고 논갈이를 하러 갔다.
그래도 남들이 하는 것을 눈여겨봐둔 터라 쟁기질 흉내는 낼 수 있었다.
쟁기를 소 등에 매달고 오른손으로 고삐를 잡고 왼손으로는 쟁기 끝을 잡고 소를 향해
"이럇 !" 하고 크게 소리쳤으나 꼼짝도 하지 않고 제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아닌가?
소가 못들은 것인가 아니면 내 목소리가 개미소리 보다 약했는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쟁기는 쟁기대로 풀어져서 나뒹굴고 소는 소대로 앞으로 질주했다.
엉겹결에 "스톱! 스톱!" 외치다가 "정지! 정지!"를 외쳤다. 그래도 소는 계속 달렸고
"와~ 와~" 하자 제자리에 멈추어 섰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수회 거듭한 끝에 두 시간 동안 겨우 20여평의 못자리판을 갈아엎을 수 있었다.
그런데 소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거품을 내 뿜었고 혀끝은 땅바닥에 닿을 지경이었다.
소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땀범벅이 되었다------
많은 재밌는 이야기를 다 소개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멋진 삶을 살고 계시는 송선생님 가족의
아름다운 삶을 담은 책 행복을 담은 책을 소개하면서 덩달아 행복을 배우고 전합니다.
송선생님 늦었지만 생신을 축하드리구요
늦게 하는 공부이지만 또 다른 삶을 준비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송태명 선생님 파이팅~
첫댓글 인생을 참 재미있게 사는 가정이로군요. 딸이 있으면 저렇게 재미가 있다는데 아무렴 그렇지님 댁이나 이보네 집이나...딸이 없으니..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