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건물에 등급과 쓰임새
필자가 어렸을 때 주위에 흔히 눈에 띄이는게 초가삼간에, 고작 마을에 몇 집 형편이 나은 집이 기와집에 산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고 보니 대략 10년전 쯤 일까 ? 우연히 궁궐이라는데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임금이 사는 곳 말이다.
커다란 집에. 너따란 뜨락, 위엄을 자랑하는 대문까지 ...
위압감을 주는 궐 ! 한편으로 만 백성과 임금이 어찌 소통은 할 수 있을까 의아했고 처음 접하는 거라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일을 해야 하니 건물에도 등급이 있다는 걸 알았다.
머리도 신통치 않은데 암기하려니 곤욕이 아닐 수 없었다.
건물 등급이 8등급이라, 왜 이리 많아. 그리고 어려운 한자까지, 집이면 다같은 집이지 이름은 왜 달라 ...
“전당합각 재 ???” 까지는 그래도 되는데
어려번 되풀이 해도 잘 암기가 안되었던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그나저나 건물등급과 쓰임새에 대해 암기는 물론 기능를 아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 일반이다.
오랜만에 전당합각 재헌루정(殿堂閤閣 齋軒樓亭)을 되새겨 본다.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
먼저 최고등급인 전(殿, 대궐전)을 보면,
궁궐내에서 격이 가장 높은 건물로 왕, 왕비, 상왕, 대비 등 처소에 00전이 붙는다. 각종 대내외 행사나 공적으로 쓰인다.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 왕과 왕비의 침전인 대조전, 왕의 편전인 선정전이 그 예라 하겠다.
* 보경당 터와 화계
둘째 당(堂, 집당)을 보건데, 전(殿)보다 한단계 낮은 건물로 공적인 공간이라기 보다는 사적인 용도로 쓰인다, 후궁들이 임금으로부터 승은을 입으면 집 한채가 주어지는데 그 이름이 00당이고 후궁의 처소를 일반적으로 00당, 또한 세자비 처소에 00당이 붙는다. 창덕궁을 보자면 영조(숙빈 최씨), 순조(수빈 박씨)가 태어나고 연산군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데렐라 장녹수의 처소가 보경당이다. 덕수궁을 보면 고종 환갑에, 덕혜 생모가 양춘기가 33살에 낳는 고명딸이 덕혜옹주다. 역시 처소 이름도 복녕당이다. 그 외에도 광화당(고종 후궁), 삼축당(고종 후궁) 등 다양하다. 그리고 경복궁에 세자와 세자비 처소가 자선당이다.
* 의두합과 운경거
셋째 합(閤, 쪽문합)을 보면 대개 전(殿)에 부속건물로 대문 옆에 달린문, 침실. 왕의 경연, 왕의 치료, 후궁의 처소 등으로 쓰인 곳으로 창덕궁의 양심합을 보면 대조전의 남동쪽 행각으로 왕의 치료, 경연, 원빈홍씨 사망, 수빈 박씨, 헌종과 철종 연간 수렴청정의 대명사 순원황후 안동 김씨가 철종 1857년 사망한 장소이다. 그 외 후원에 의두합, 경복궁이 곤령합 등이 있다.
동궁인 성정각
넷째 각(閣, 문설주각)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하자.
전(殿)과 당(堂)의 부속건물 혹은 독립건물로 크고 높다랗게 지은 집으로 공적공간보다는 사적용도로 쓰인다. “높은 집”를 의미하여 창덕궁에 경우 동궁인 성정각, 경훈각, 후원 부용지 권역에 규장각을 들 수 있다.
*낙선재
다섯째 재(齋, 재걔할 재)을 보면 왕실의 가족이나 궁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건물로 숙식 등 주거공간, 詩書畵, 유유자적 공간으로 쓰인다. 창덕궁의 경우 우연인지 필연인지 낙선재는 헌종의 가계(家系)와 경술국치 이후 최근까지 대한제국 황실 가족들의 생활공간이었이며 헌종 개인의 詩書畵 공간과 유유자적 등 사적공간으로 쓰였다. 경복궁에 “옥과 같은 보물을 모은다” 의미의 고종 서재인 집옥재를 예로 들 수 있겠다.
* 영월 동헌 관풍헌/단종의 처소
여섯째 헌(軒, 추녀헌)에 알아 볼까 한다.
특히 대청이 발달이 발당되어 있는 집으로 사적인 용도보다. 공적인 용도 쓰인다. 官衙의 너따란 東軒, 사적공간으로 쓰이지만 창덕궁의 석복헌은 대청이 큼직함을 확인 할 수있다.그리고 대조전 동쪽에 1910년 8월 22일 오후 1시경 경술치의 현장 흥복헌이 있다.
* 주합루와 규장각
일곱째 樓(다락루)을 보자면 주요 건물의 일부로 바닥이 성인의 키만큼 높은 누마루방 형태. 커다란 정자형으로 亭대비 규모가 크고 공적행사에 쓰이며 습기제거 및 통풍이 잘되는 여름용 건물이다.
창덕궁의 경우 후원 부용지 권역에 주합루, 경복궁에 경회루 등이 있다.
부용정과 사정기비각 그리고 부용지
마직막 등급인 정(亭)을 보면 산에 경관이 좋은 곳, 연못, 개울가 등에 위치하여 휴식이나 연회공간으로 주로 쓰인다. 창덕궁 후원에 1795년 윤 2월 혜경궁 홍씨 화갑연을 한 부용정, 숙종 이순과 장옥정의 러브스토리가 서려있는 애련정, 그 외 관림정, 존덕정, 임금의 연회공간인 소요정 등 참으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