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이 만나서 잘 익어가는 '책방 익힘'
어디 있는냐구요? 장목면 시방 동네에서 절골 올라가는 중간에 있어유...주차가 가능하고 전망이 좋아유ㅠㅠㅠ
책도 읽고, 차도 마시고, 겨울바다가 그려내는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있는 동네 책방. 생각만으로도 작은 위로를 받게 됩니다.
동네 책방이 요즘 뜨겁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핫 합니다.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동네서점들이 저마다의 특색으로 무장해 다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으며 사람과 함께 잘 익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중하게 담은 ‘책방 익힘’은 추운 겨울 데이트하기에도 좋고, 혼자 조용히 사색에 빠지기엔 너무 좋은 곳입니다.
책이 좋아서, 커피가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그리고 거제가 너무 아름다워서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책방을 차렸습니다.
강원도에 살았던 책방지기 김수현 씨가 가족의 요양을 위해 거제도를 찾았다가 거제도의 아름다움에 빠져 장목 시방마을에 ‘책방 익힘’을 올 여름 문을 열었습니다.
“강원도 바다가 거친 아버지의 파도라면 거제도 바다는 포근하고 잔잔한 어머니의 바다 같았습니다. 이곳이다 싶었죠. 그리곤 바로 책방을 차렸습니다”
그녀의 책방은 바다와 산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파는 곳보다는 어느 여행지에 휴양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책방 익힘은 아담합니다. 1층엔 서점과 카페가 있고, 2층엔 책을 읽을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있습니다. 책방에 들어서면 커피 향이 코끝에 전해집니다. 바다와 책, 그리고 커피까지 이곳에 발길을 들이는 순간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진열된 책들 사이로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공간도 있습니다. 바깥 테라스에서도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진득하게 앉아서 책을 읽고 싶으면 2층이 좋습니다. 겨울바다를 보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들과 테이블이 있습니다. 책 한 번보고 바다 한 번보고 그러다보면 시간은 훌쩍 흘러가버립니다.
‘책방 익힘’에는 책방지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책방에 진열된 1600여 권의 책 모두 김수현 씨가 직접 고른 책들입니다. 철학, 인문학, 페미니즘 등 그녀의 취향이 듬뿍 담긴 책들부터 소설 같은 대중서적까지 다양한 책들이 있습니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흔히 만날 수 없는 독립출판물도 있습니다.
진열된 책 속에서 책방지기가 직접 쓴 짧은 책 소개를 읽는 것도 또 다른 재미입니다.
책방 한쪽 서재에는 문학동네 시인선 등 다양한 시집들이 꽂혀 있습니다. “시집을 잘 읽지 않았는데 거제도에 온 뒤 바다를 보며 책을 읽는 게 아름답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어요. 그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해서 시집을 뒀지요” 바다와 시, 너무 낭만적입니다.
책방에서 판매되는 커피 등 음료와 베이커리는 직접 만든 것입니다. 하루 네 잔만 파는 ‘뱅쇼’는 겨울 한정 메뉴로 김수현 씨가 여러 와인을 마시면서 직접 개발한 메뉴입니다.
‘익힘’이라는 책방 이름에도 책방지기의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익히다’는 열매나 곡식이 불을 가해 익어갈 때 성질이 변한다는 것에서 따 왔어요. 책방에 온 사람들이 책과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좋은 쪽으로 잘 익어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익힘으로 지었습니다”
이곳에서 책을 사면 엽서나 연필을 함께 줍니다. 익힘에 와서 책을 구매하는 분들에 대한 책방지기의 고마움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이날 책방에 안내된 베스트셀러 등 3권을 사고 예쁜 엽서 3장을 받았습니다. ‘책방 익힘’ 스탬프가 찍힌 종이 가방에 책과 마음이 담긴 엽서를 받았습니다. 책을 사고 선물 받은 기분이 들어 너무 좋았습니다.
책방을 나서면서 올 겨울 읽으면 좋은 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익힘의 픽은 강이슬의 ‘안 느끼한 산문집’과 인디언 추장의 ‘나는 왜 니가 아니고 나인가’입니다.
코끝이 시려오는 겨울입니다. 올 겨울 책방에 들러 책방지기가 추천한 책을 읽으며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보세요.
‘책방 익힘’은 추위에 몸을 녹여도 주지만 우리에게 작지만 따뜻한 위로를 줄 것입니다.
신선화/거제시 소셜미디어 시민홍보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