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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연속이다 / 김정한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있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곳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았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서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다. <중략>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노라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노라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가지 않은 길> 이란 시에도 나오는 말처럼 삶이란 숲 속에 난 두 갈래 길처럼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크고 작은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는 선택의 연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으며 선택 없는 인생은 없다. 선택에는 가벼운 선택과 무거운 선택이 있다. 예를 들어 '녹차를 마실까? 커피를 마실까?'하는 것은 지극히 쉽고도 가벼운 선택이고 '나는 어떤 직업을 택할까?' 는 대단히 어렵고도 무거운 선택이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은 아마도 직업을 선택하는 것과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한 순간의 선택에 따라 행복과 불행을 만난다. 아무리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배우자를 잘못 선택하면 불행해 질 수가 있고 직업을 잘못 선택하면 인생이 고단해질 수 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선택은 직업과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다.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택이 어렵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미룰 수는 없다. 나의 판단, 나의 계획, 나의 책임 하에 나의 의지로 선택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중대한 선택과 결정을 할 때에는 방황하고 주저하고 망설인다. 그만큼 선택은 어렵고 중요하다. 우리는 선택을 할 때 지혜롭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잘못된 선택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고, 경솔한 선택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무책임한 선택은 사람을 좌절하게 만든다. 그래서 직업은 현명하게 선택하고 배우자는 지혜롭게 선택해야 한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 보면 주인공 앨리스가 길을 가다가 갈림길을 만나는 문구가 있다. 길을 찾다가 나무에 올라앉아 웃고 있는 고양이를 보며 주인공은 고양이에게 ' 어디로 가야하니?' 라고 묻지만 고양이는 ' 어디로 가고 싶은데? 라고 대답한다. 주인공은 '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어.' 라고 대답하니까. 고양이는 '가고 싶은 대로 가' 라고 대답을 한다.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란 말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가끔 우리는 두 개의 갈림길에서 망설이곤 한다. '저쪽 길로 갈까 아니며 이쪽 길로 갈까?'. 우리는 곧 하나의 길을 선택해서 가게 된다. 그러나 한참을 가다 길이 막혀 있으면 '저쪽 길로 갔으면 벌써 도착 했을 텐데. 저쪽 길이 이 길 보다 훨씬 편했을 텐데.' 하면서 후회하게 된다. 삶을 살다 보면 우리는 자신이 선택한 것을 두고 많은 후회를 하며 스스로를 불행에 빠뜨리는 일이 자주 있다.
“그때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더라면….” “다른 직업을 선택했더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을 텐데….” 라고.
기적 같은 삶은 나에게 올 수 도 있고 남에게 갈 수도 있다. 또 나에게 오다가 다른 곳을 돌아갈 수도 있다. 열쇠와 자물쇠는 꼭 맞게 되어 있다. 둘이 일치되지 않으면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러나 때로는 일치되었는데도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우리는 열쇠 수리하는 사람을 불러 해결한다. 이처럼 어떤 일에는 나름대로의 원인이 존재한다. 사람의 행복, 불행도 마찬가지이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대로의 원인이 있고 불행한 사람은 불행을 만든 원인을 스스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원인을 찾아 새롭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다.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면 '수고했다' 다며 스스로를 격려해주고, 최선을 다했지만 안 좋은 결과를 만나더라도 필요한 경험이었노라고 스스로를 달래주는 것이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목적지까지 가는 인생이 맘 편하고 즐거울 것이다. 착하게 기다리며 느긋하게 여유 있는 마음으로 인생을 사는 것이 정답이다. 자신감을 갖는 것 그리고 주어진 삶을 정직하게 살아간다며 과정이 힘들더라도 최종 목적지에서는 내가 원하는 행복을 만날 것이다.
김정한 에세이 < 나를 찾아가는 여행 p 19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