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터지고 몇안되는 좋은 점이
창덕궁 후원을 가이드 해설 없이 자유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라
(제가 오해돋게 썼는데 지금도 "예약"은 하셔야 입장 가능하긔!!
시간당 온라인예약20명 현장예약10명받쟈나.
대신 예전에는 10시꺼 예매하면 가이드랑 만나야해서 10시 넘으면 입장이 안되는 식으로 엄청 엄격했다면
지금은 10시꺼 예약만 하시면 10시~11시 사이 아무때나 입장 가능한 식으로 유연하게 운영되긔!
그리고 요즘 추워서 사람들이 일찍 안움직이니까 주말 10시에 도착함 늘 표가 남아있기도 하구요!)
작년에 틈날때마다 부지런히 다녔는데요
눈 내린 창덕궁 후원은 번번히 놓쳐서 속상했다긔ㅠ
그러다
출근 안하는 주말아침 마침 눈이 오길래
허둥지둥 챙겨
수원에서 창덕궁으로 혼자 급하게 날아갔긔!
대역죄인이 될 짓인데요..
임금님만 걸을 수 있는 어도로 걸어들어가긔!
고즈넉한 고궁은 언제가도 좋쟈나.
성정각앞을 지나긔!
이제 후원 입구가 보이겠네요미.
입구만 들어서도 딴세상 온것 같이 좋긔!
서두른 보람이 있게 사람도 없고요?
저멀리 나무사이로 주합루와 어수문이 보이면
정조처돌이 가슴은 선덕선덕하긔.
부용정 지붕에 어여쁘게 눈이 쌓였긔.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어여쁜 부용정.
현판도 천장도 어여쁘기 그지없긔.
현판 글씨는 김가진(이분은 정말 흥미로운 인물이긔!! 일제로부터 귀족작위까지 받으셨지만 스스로 특권 모두 마다하시고 임정에 가셔서 독립운동하다 돌아가신 분이쟈나)이 썼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봐서 그런지 몰라도 편액 속 풀초 변도 유난히 꽃같쟈나.
https://namu.wiki/w/%EA%B9%80%EA%B0%80%EC%A7%84
김가진에 대해 참고하시긔!
亞자 모양을 한 걸로 제가 아는건
이 부용정, 수원화성의 방화수류정, 국박안에 있는 경천사지 10층석탑 정도긔!
이 고요한 풍경이 너무 보고 싶었고요?
언제봐도 뻐렁치는 어수문 너머의 주합루 풍경.
어수문의 화려한 투조와
미니어처 공포 부분은
너무너무 이쁘고 귀엽고 멋지쟈나!
오른쪽 붉은 용 발톱이 위쪽 나무 프레임 꽉 잡고 있는거 보이시냐긔ㅜ
의두합(기오헌)에 도착했긔.
의두합 곁 소나무가 어쩐지 얼마전 보고온 세한도의 소나무를 떠올리게 했긔..
이 단아한 건물에서 할아버지 정조를 닮고자 노력했던
효명세자가 장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ㅠ
속살이 붉은걸로 보아 주목인것 같은 나무는
조선의 망국을 다 지켜보았겠죠ㅠ
의두합 옆 운경거는 언제봐도 미니어처같이 귀엽긔ㅠ
애련지쪽 가는길.
담 아래 난 작은 구멍은 뭐게요?
느티나무로 추정되는 이 나무 뿌리 지나가라고 만든 구멍이쟈나요ㅠ
담 짓는데 거슬리는 나무를 잘라버리는게 아니라 그 뿌리 나갈 구멍을 만들어주신 우리 조상님들 너무 멋있지 않긔??
애련지에 발을 담근 애련정.
기둥 안쪽에 레이스같이 댄 낙양각이 너무나 아름답고요ㅠ
이제 관람지쪽을 향하는데
궁에 거주하시는 냥님을 뵈었긔ㅠ
한파를 잘 견디길ㅠㅠㅠ
관람지에도 그 앞 멋들어진 나무 가지에도 눈이 쌓였긔ㅠ
더더 많이 쌓인 풍경도 언젠가 꼭 보고 싶긔ㅠ
창덕궁 안 많은 정자들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이 관람정이긔.
관람정은
볼 관
뱃놀이 람 자를 써서
예전엔 여기에 배를 띄우고 그 풍경을 즐겼을거라고 하더라구요.
흑흑 배 복원해서 한번씩 재현해주라ㅠㅠㅠ
제가 관람정을 좋아하는 건
컨셉에 미치게 충실해서 그렇긔
저는 컨셉 성애자거든여
이 정자는 부채꼴 모양으로 짓기 위해 모든걸 그렇게 맞췄는데요
하다못해 댓돌까지도 부채꼴로 다듬었긔
관람정에서 바라보는 풍경
위에 나무판(가로부재) 휜 각도 보시긔.
심지어 파초잎 모양으로 만든 저 독특한 편액조차
약간 휜 모양으로 맞췄쟈나.
컨셉성애자는 이런 디테일에 죽긔...
그 바로 위쪽 존덕정으로 왔긔.
존덕정은 지붕도 기둥도 이중으로 되어있는,
그래서 정자안에 정자가 있는 것 같은 특이한 구조쟈나.
안쪽은 기둥도 더 굵고요?
가서 보시면 바닥문양도 좀 다르긔.
존덕정에서 내려다본 관람지와 관람정.
여기서 본 관람지 모습이 한반도 모습을 닮아 한때는 반도지라고도 했었다더라긔.
근데 미친방사숭이 놈들이 "반도"를 멸칭으로 썼던거라
지금은 이름을 바꿨대요.
가련한 섬나라 난쟁이들주제에 멸칭이요?? 죽을라구 진짜.
존덕정 뒤에는 정조임금님이 직접 심으셨다고 전해지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긔.
바로 그 옆에 딱붙은 작은 나무들이 마치 제 팬심같다고 늘 생각하긔.
정조임금님은 쩜 극혐하셨을듯;;;
폄우사 문 너머로 승재정을 바라보긔.
언덕위에 잠깐 얹어둔 꽃가마처럼 이쁜 정자쟈나!!!
그런데 저 돌계단에 있는게 뭘까여??
개졸귀탱 눈오리님들이시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명적인 뒤태들
맨앞에 오리는 어사화를 꽂았냐긔???
이제 연경당으로 가긔!
선향재가 보이는데요
여긴 책을 보관하던 곳이라 해가 깊숙히 들어 책이 상하는 걸 막으려고
따로 덧문을 내릴 수 있게 만든 구조가 있긔!
근데 그 구조물 지붕에 뭐가 달려있는거 찾으셨긔?(3시방향)
졸귀탱 오리모양 물받이긔!ㅋㅋㅋㅋ
연경당 보고 나오는데 산에서 마치 호랑이라도 내려오는 것마냥
엄청 큰 버석버석 소리가 나길래 봤더니
(호)냥이님이시더라긔!
냥님은 위풍당당하게 걸어 연경당 솟을대문 안으로 들어가셨긔.
사랑채 손님이셨나보긔.
후원 나오는 길에 본 영화당.
이 마당에서 정조임금님이 과거시험(1,2차에서 선발된 선비들 대상의 3차 시험. 그니까 임원면접?)을 주관하셨겠쥬ㅠ
시험에 응시한 선비의 구도로 최대한 찍어봤긔
후원 나오는 길에 본 삼삼와(三三窩)
6각 기와 지붕이라는 뜻일거 같긴한데
이름의 정확한 기원은 안알려졌다는 거 같긔.
왜 이름이 그런지 넘나 궁금하고요?
여기는 난간 자체도 화려한데
난간 아래 따로 투조장식을 내려달아 엄청 화려하쟈나!!
삼삼와 왼쪽 칠분서에서 삼삼와로 이어지는 계단 옆 난간의 투조장식 좀 보시긔!!!! 존트 화려!!!
이제 나가는 길에 낙선재를 들렀긔.
낙선재는 사실 자주는 안들리는 편이긔..
조선왕조와 대한제국의 한 서린 곳이 한두곳이 아니겠지만
덕혜옹주며 순정효황후가 마지막까지 기거한 곳이라 그런지
낙선재에 오면 더더더 마음이 비감해지더라구요ㅠ
망국 왕실의 여인들이
자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겪어야 하는 고통의 크기는 얼만큼이었을까요..
살짝 보이는 만월문 아래 굉장히 현대적인 모양이 있는거 보이시나여??
빙렬문(氷裂紋. 紋글자가 무늬 "문"이긔)이라고 해서 얼음이 깨지는 모습을 형상화한거고 화재를 방지하려는 마음도 담았다고 들었긔.
바로 그 빙렬문 옆에 소화기가 비치되어있는게 재밌었쟈나.
창문너머 핸드폰을 넣어 만월문을 찍었긔.
만월문(이건 당연히 문 門자긔!) 너무 좋쟈나ㅠㅠㅠㅠ
다른 곳에서는 본적없는 문살 문양이 너무 신기하긔
이건 이름이 뭘까요???
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문살은
소박한 띠살문이긔
넘나 서민취향인것.. ㅋ
이렇게 눈내린 창덕궁을 신나게 구경하고
인사동에 들러 도트무늬 액주름누비두루마기를 한벌 지르고
집으로 돌아왔긔!
이미 지른거니 이쁘다고 해주시긔...ㅋㅋㅋ
(주말엔 되도록 한복을 입는사람이라 이미 입은 옷이 한복이었쟈나..ㅎ )
가게는 "송화"라는 곳이었긔!
북마크했긔!! 너무너무 좋긔!! 보고만 있어도 좋긔💙 코로나 풀리면 숙부님 설명 들으면서 궁투어 하고 싶긔💙
영광이쟈나요 소쁘님💙
정말 아름답긔 눈 온 아름다운 궁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설명도 어쩜 이렇게 재미있게 조곤조곤 잘하시냐긔
덕후의 눈과 손가락으로 드린 설명을 잘 봐주셔서 넘넘 감사해요 헤헤!💙
흔한 정조처돌이의 네이버지도 좀 봐주세요...ㅋㅋ
참고로 정조임금님이 즉위하신 곳은 경희궁이내.......
후루룩 순식간에 너무 재밌게 읽었긔 1:1 해설 듣는거 같았냄 ㅜㅜ 감사하긔
글 너무 잘봤긔 사진인데도 고요함이 느껴져요 눈내린 풍경이 참 좋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