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마시며, 나이트 분위기를 파악해본다. 캄보디아 날라리들과 두세명의 서양인이 보인다.
음악도 프놈펜에서 들었던... 그런 뷰~티풀한 노래가 아닌 제법 유행을 맞추는 노래들이다.
무엇보다 여기는 프놈펜처럼 어줍잖은 밴드의 연주가 아니라, 시대에 걸맞는 디스크음악이다.
맥주를 마시는데 아주 재밌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인도영화에서 듣던 노래같기도하고...
그런데 이 음악이 나오자 무대에서 춤츨 추던 모든 사람이 크게 원을 돌면서 군무를 추기 시작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강강수월래를 하는 것처럼 빠르지 않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원을 그려 돌고있다.
'린'에게 물어보니, 캄보디아 음악이란다.
이녀석 나에게 캄보디아 댄스를 가르쳐주겠다고 나를 무대로 끌고나가더니 자기가 먼저 시범을 보인다.
빠르지 않은 음악에 맞춰 단순한 스텝과 함께 압살라댄스에서 나오는 듯한 손동작을 보여준다.
나 같은 몸치도 아주 쉽게 배워서 리듬을 탈 수 있었다는...^^;;
화장실에서 나와 자리로 돌아오다, 나이가 아주 어린 캄보디아 여자아이를 봤다.
대충봐도 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쯤 되었을까??
나는 '린'에게 저 여자아이는 너무 어린것 같은데 이런데 들어와도 문제가 없는거냐고 물었다.
이곳 캄보디아에서는 14세가 넘으면, 아무 문제 없다고 한다.
심지어 성적 문제가 발생했을때도 여자나이가 14세를 넘었을때는 책임을 진다면, 아무 문제없단다.
그러나 14세 미만의 여자일때는 정말 큰 문제가 생긴단다.
심지어 도시가 아닌 농촌에서는 14세에 결혼을 하는 여자들도 꽤 있단다.
캄보디아의 미성년자 기준나이는 14세 인가 보다...ㅡㅡ;;
씨엠립 나이트 클럽은 프놈펜과 달리 부르스곡이 나오지 않는대신
막간을 이용해 이런 쇼를 보여준다.
난 기가막히기도 하고, 호기심도 생겨서 그 어린여자아이를 관찰해봤다.
춤을 추고있는 친구인듯 보이는 녀석들과 깔깔대고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이 우리나라 또래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 그 아이의 친구같아 보이는 녀석들이 조금 이상했다. 옷을 입은 폼새나, 하는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그애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차림새의 여인네들도 섞여있다.
아무리 뜯어봐도... 얘네들은 태국에서 보던 그 애들이랑 너무 닮아있다. 트랜스젠더...
'린'에게 확인을 해보니 맞단다. 아무 문제 없냐고 물었더니...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아무 문제 없단다.
단지, 집에서 저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조금 문제가 있을 거란다. 홧병이 조금 있을거라는...ㅡㅡ;;
이 나라도 태국과 마찬가지로 저런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것 같다.
아니 관대하다기 보다는... 무관심한건 아닐까...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지역이 인도 문화권이라는 걸 생각하면, 한편으로 이해가 가기도 한다.
흰두교신화를 읽다보면, 성변신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물론 신들의 이야기이지만...
이런 신화속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들의 문화속에 자연스럽게 성전환에 대한 관용이 스며들게 된건 아닐까...?
성전환자의 천국이라는 태국, 역시 불교국가라고는 하지만, 태국의 불교는 소승불교이고, 그 근원은 스리랑카이다.
스리랑카라면, 당연히 인도 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았겠는가? 결국 흰두문화가 스며들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9번의 환생을 한다는 비슈누.... 부처가 7번째 화신이며, 예수가 8번째 화신이라는 흰두교의 개방성에 경의를 표한다.
정말이지 중국이나 인도... 문화적으로 영원히 망하지 않을 나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인도의 문화적 흡수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흰두교라는 종교가 나에게는 종교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다.
언젠가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라는 책을 읽었을 때, 그 등장인물들과 방대한 양이 나에게는 엄청난 놀라움이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흰두교는 나에게 흥미진진한 탐구영역이였다.
클럽에서는 마담정도로 보이는 여인네가 '린'을 통하여 나에게 여자를 권하고 있다.
'린'이 몇번 나에게 묻는다. 여자가 필요한지를... 난 '린'에게 돈으로 거래되는 관계를 정말 싫어한다고 했다.
한편으로, 이곳의 문화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내가 이상할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이 나라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신부의 부모에게 돈을 지불해야하는 나라이다.
'린'과 나는 클럽을 나왔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린'은 나에게 진지하게 씨엠립에서 사업을 해보지 않겠냐고 한다.
헐~!! 야... 난 여행자야... 가난한 배낭여행자...ㅡㅡ;;
그러자 이녀석 한국에 돌아가면, 넌 돈이 있지 않냐는 것이다.
참나... 한국인들은 다 부자라고 생각하는 녀석의 의식구조가 신기하기 까지 하다.
'린'은 나를 어느 건물 앞으로 데리고 가더니 설명을 시작한다.
이 건물은 호텔인데, 지금은 문을 닫고, 영업을 중지한 상태라고 한다.
18개의 객실을 가지고 있고, 각 객실에는 모든 가구가 비치되어 있으며,
8개의 객실에는 에어컨디셔너도 설치되어 있어서 당장 영업을 시작할 수도 있단다.
그런데 왜, 문을 닫았냐고 물었더니, 장사가 안되서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린'은 나에게 그 호텔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한다.
난 실소를 참지 못했다. 배낭메고 여행온 나에게 이 무슨 황당한 제안이란 말인가... 내가 좀 있어 보이나...ㅡㅡ;;
'린'에게 난 지금 한국을 떠나서 2개월째 여행중이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 결정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란다. 여행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가면, 진지하게 생각해보란 이야기란다.
어쨌든 궁금한 마음에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이 건물은 매매가 아닌 임대로 나와있는 건물이다.
월 임대료가 US $ 로 800$ 이란다. 우리나라 돈으로 월 80만원이 안되는 돈이다.
헉~ 무쟈게 싸다. 거의 공짜수준 아닌가...!!!
난 갑자기 관심도가 올라가기 시작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직원들 급여는 영어가 가능한 여직원은 월 50$, 경력이 쌓이면, 100$까지란다.
영어를 못하면, 영어가 가능할때까지 급여를 안줘도 된단다. ㅡㅡ;; 그럴수는 없잖아...나쁜놈아~!!!
그러나 '린'의 말을 빌자면, 씨엠립의 모든 업주가 거의 그렇게 한단다. 정줄것 같으면, 20$...
그대신 숙식은 제공해주는 조건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인건비다.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캄보디아인에게 직접 듣고보니, 실감이 난다.
그러나 이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결정적 제약은... 나 혼자서는 못한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저 건물을 임대하려고 하면, 임대가격은 800$이 아닌 2000$ 이상을 지불해야한단다.
결국 자기와 동업하자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자기 이름으로 계약하고, 자기가 전면에서 운영을 하겠단다.
그러는 동안에 나는 캄보디아 여자와 결혼하고, 그다음 그 여인 앞으로 계약을 하면 된단다.
'너 미쳤니...ㅡㅡ;;'
캄보디아인들이 전부 이녀석같다면... 캄보디아의 매력이 사라질까...???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이렇게 약사빠르게 사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린'은 나를 호텔에 내려주고, 내일은 어디를 갈거냐고 묻는다.
내일....??? 갈데 정해놓은데 없는데... 니가 어디든 데리고 가봐...ㅡㅡ;;
오늘과 마찬가지로 아침 9시30분에 만나기로 하고, 방으로 올라왔다.
샤워를 하는데... 머리에서 황톳물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아까 갈아 입었던 옷들도 시뻘건 황톳물로 염색되어있다...ㅡㅡ;;
(여행기간 : 2006년10월17일 ~ 12월09일)
'반테이 스레이'앞의 노천식당에서 본 아이...
위의 사진을 찍어서 보여줬더니, 맘에 안든다고 해서 다시 찍어준 사진...
이 사진이 위에 사진보다 더 마음에 든다고, 좋아했다.
넌... 참 진지한 녀석이구나...ㅡㅡ;;
비내리는 캄보디아 길 풍경...
비를 피했던 캄보디아 팜트리가게...
캄보디아 팜트리로 엮은 주택...
나와 함께 비를 피했던 소녀들...
copyright(c) 2007 All rights reserved by kjysguy
첫댓글 "그러는 동안에 나는 캄보디아 여자와 결혼하고" 푸하하~
ㅡㅡ;;
캄보디아 여자랑 결혼하면 사업을 할 수 있겠더군요. 그렇지 않고선 좀 힘들것 같아요.
비내리는 캄보디아길 풍경....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