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둘러 싼 양가 집안의 에피소드가 일일드라마의 주요 소재이다 . 온 가족이 모이는 저녁 시간 때임을 감안해 될 수 있으면 건전하고 밝은 내용으로 기획할 것이 강요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맞붙는 두 드라마는 확실한 ‘변종’이다. 일일드라마란 타이틀만 제 껴 놓고 보면 주말드라마나 미니시리즈라고 봐도 무방할 내용이기 때 문이다.
미시연예인 하희라를 4년 만에 컴백시킨 ‘당신 옆이 좋아’는 70∼8 0년대를 배경으로 결혼관과 인생관이 다른 네 자매의 일과 사랑, 성 공 이야기를 다룬다. 박정희 정권 시절의 새마을 운동은 물론이고, 장발족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희라는 자신의 첫사랑(이재룡)이 동생과 결혼하는 아픔을 겪은 뒤 한 평짜리 옷가게에서 출발, 자신의 브랜드를 키워 나가는 생활력 강하고 뚝심 있는 ‘문희’역을 맡았다 .
MBC의 ‘인어 아가씨’는 언뜻 보면 KBS에서 방영되었던 ‘젊은이의 양지’(1995)와 많은 부분 흡사하다. 주인공 장서희가 다른 여자에게 한눈이 팔려 부인과 자식을 버린 아버지를 향해 복수의 칼을 간다는 기본 설정이 ‘젊은이의 양지’에서 이지은의 상황과 비슷하다.
아버지가 대그룹의 임원으로 인생의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는 점도 비 슷하고, 한 시대를 풍미하는 여배우와 살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다 만 ‘젊은이의 양지’에서는 이지은이 복수다운 복수를 못한 반면, 여주인공 장서희는 치밀한 준비로 완벽하게 복수한다는 내용이 다르 다. 이복 자매간에 벌이는 경쟁도 숨막히는 갈등을 낳는다. 배 다른 동생, 우희진의 결혼상대를 장서희가 유혹하는 것. 결국 동생에게서 남자를 뺏는데 성공한다. 일일 드라마보다는 주말 드라마나 미니시리 즈에 더 어울릴 법한 내용인 셈이다.
각 방송사의 숨막히는 드라마 열전,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한 피 말리는 접전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