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수험생활을 위하여!
1. 동기부여
“합격” ― 이 두 글자를 얻기까지의 모든 수험생들의 노력은 가히 눈물겹다. “합격”이라는 두 글자가 단지 ‘시험에 통과했다’라는 것이 아니라, 평생 내 이름 뒤에 “○○○ 세무사”라는 호칭이 따라 다닐 것이고, 나는 그에 걸맞는 지식과 행동을 갖춰가야 하는 것이며,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모두 세무사의 일로서 가득 찰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시험에서의 당락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수험생들은 눈물겨운 노력을 쏟아 붓는 것이고, 또한 그러한 만큼 불합격의 슬픔은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나 역시 대학 졸업 후 1999년부터 회계사 수험생으로서 이 수험생활에 뛰어들어 2002년 2차에서 유예생으로 불합격했을 때의 슬픔은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 후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핑계하에 1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2003년 8월부터 다시 세무사 시험에 도전하여 2004년에 동차로 자격을 취득할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고 또한 그 사이에 많은 고민도 있었고, 힘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결과가 해피엔딩으로 나와서 지금은 당당히 개업세무사로서 납세자들을 만나는 위치에 서 있게 되었다.
세무사 시험의 특성상 합격생들의 평균연령은 회계사 시험 합격생들보다 상당히 많은 편이다. 나 역시 적지 않은 나이(33살)에 합격했지만, 이글을 읽는 분들 중에 소위 ‘장수생’ 들이 있다면, “수험생활은 언젠가는 끝나게 되어 있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내가 나의 합격 여부를 의심하면 시험결과는 절대 장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2. ‘1차시험’을 준비할 때
세무사 1차 시험은 모두 알다시피 절대평가이다. 그런 만큼 전략이 중요하고, 전략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시험이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한 후에 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① 영어의 중요성
먼저, 영어가 안 되는 수험생들은 처음 회계학이나 세법 공부하면서부터 영어를 같이 시작해야 한다. 영어도 100점이라는 비중을 가진 엄연한 1차 과목 중 하나이고, 절대 단기간 내에 되는 것이 아니다. 영어가 전체적으로 머리에 안 들어온다는 수험생들은 ‘맨투맨 종합영어 (총5권)’ 나 그럴 시간이 없으면 ‘맨투맨 기본영어(총2권)’라도 최소 3회독만 하고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 쉽게 문법부분을 정리할 수 있고 문장구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문장이 눈에 전체적으로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독해하고 단어를 외워봤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맨투맨 시리즈는 영어보다 한국어 설명이 많아서 다섯 권도 빠른 시간 내에 1회독할 수 있고, 회독수가 늘어날수록 읽어 내려가는 시간이 훨씬 단축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영자신문(Korea Times or Korea Herald) 사설이나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독해 책을 꾸준히 하루에 30분정도만 투자한다면 무난히 60점 이상은 득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욕심을 낸다면 시험에 가까워져서 편입영어시험에 나오는 단어들을 정리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영어를 처음부터 강조하는 이유는 아무리 회계학 실력이 뛰어나고 세법 실력이 뛰어나도 영어에서 과락을 맞거나 너무 낮은 점수를 받게 되면 1차 시험 통과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2004년 1차 시험에서는 상당히 많은 수험생이 영어에서 과락으로 떨어졌었다. 또다시 1차 시험 합격생 인원수를 영어로 조정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필자는 그 시험에서 95점을 맞았다.)
② 회계학과 세법은 면과락 전략으로!
회계학이나 세법은 평소에 많이 하는 과목이므로 따로 언급하기는 힘들다. 그냥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는 과목이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전략을 소개해 본다. 나는 평소에 공부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과 풀이 방식을 물어보는 문제들을 각 파트별로 표시해 두었다. 그래서 시험보기 한 두 달 전부터는 내가 표시해 둔 문제들을 거의 암기할 때까지 반복해서 풀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을 기본으로 해서 모의고사 문제들도 풀어보고 다른 좀더 복잡한 문제들도 풀어보면서 문제풀이에 대한 감각을 익혀나갔다. 그리고 특히 세법에서는 한달 전부터는 법인세 공부는 아예 안 보고 들어갔다. 세무사시험은 한 문제에 1분밖에 배정이 안 되기 때문에 복잡한 법인세 계산문제는 과감히 풀지 않기로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단, 부가세 문제는 계산이 다소 간단하기 때문에 거의 다 푼다는 심정으로 공부를 했었는데 이게 많이 주효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세무사 1차 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리고 100점을 맞거나 수석하자고 공부하는 게 아니다. 자신없는 문제는 깨끗이 포기할 줄 알아야, 아는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또한 그래야만 과락을 면할 수 있다. 어차피 회계학과 세법은 과락을 면하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③ 재정학과 상법은 생생히 기억할 수 있는 전략으로!
재정학과 상법은 무조건 고득점을 해야 한다. 그래서 많이 외워야 하지만, 사람의 뇌구조상 공부한 지 오래된 것은 쉽게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재정학은 ‘포스트 잇’으로 중요한 이론이나 그래프, 기출문제 등을 표시해 두고 시험보기 한달전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표시해 둔 것들만 반복했다. 처음에는 시간이 좀 걸리지만 시간이 하루하루 지나다보면 30분 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을 머릿속에 생생히 담아갈 수가 있다. 재정학은 몰라서 못 푸는 문제보다 아리송해서 틀리는 문제만 건져내도 고득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숫자로 나오는 계산 문제는 시험장에서는 풀지 않았다. 20분만에 40문제를 푼다는 전략이었고, 이는 회계학과 세법에서 최소한 과락을 면하기 위해서였다. 상법은 상법전 조문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한다. 어차피 시험문구는 상법전의 문구를 바꿔내기 때문이다.
④ 1차 시험을 합격하기 위해서는 전략과목을 세워야!
필자는 영어를 전공했고 영어 강의와 과외를 10년 넘게 했기 때문에 영어가 전략과목이었다. 모의고사에서도 항상 90점 정도를 맞았기 때문에 다른 과목은 과락만 면하면 된다는 전략이었다. 특히 회계학과 세법에서의 과락을 면하기 위해서 같은 시간에 시험을 보는 재정학을 15분 내지 20분 내에 풀 수 있도록 평소에 연습을 했었다. 그리고 그 전략이 잘 맞아서 평균 80점에 가까운 점수로 합격을 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다. 영어가 아니면 재정학이나 상법 등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한 전략과목을 발굴해서 무조건 90점 이상 맞도록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야 언제 어렵게 나올지 모르는 회계학이나 세법에서 과락을 면할 수 있고, 이 두 과목에서 과락만 면하면 시험에 통과할 수 있다.
3. ‘2차 시험’을 준비할 때
① 회계학 1, 2 부는 고득점 전략으로!
세무사 2차 시험은 회계학 1, 2부에서 고득점을 해야 한다. 특히 회계학 1부에서 고득점을 하지 못하면 시험에 합격할 수 없다. 그리고 문제도 ‘절대’ 쉽게 나온다. 쉽게 나오는 만큼 공부도 쉽게 하는 것이 옳고, 폭넓게 공부해서 어느 파트에서 나와도 기본문제 수준의 문제는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포기하는 부분도 없이 고루고루 봐야 할 것 같다. 회계학1부에서 고득점하지 못하면 합격의 길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회계학 2부는 만만치 않게 나오고 채점도 후하게 주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런 만큼 많이 준비를 해야 하고 종합문제와 각론 문제들을 적절히 배합해서 푸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② 세법학 1, 2부는 면과락 전략으로!
세법학 1,2부는 정말 전략도 없고 방법도 없는 것 같다. 물론 이해 위주로 공부하고 외울 것은 외우면 된다지만, 이는 너무 식상한 답일 뿐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모의고사 식으로 자주 답안 작성 연습을 하는 것이 최선이 길이고, 평소 답안 작성시 “아는 문제는 조금만 쓰고, 모르는 문제는 많이 쓰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남들도 다 아는 문제 (내가 알면 남들도 다 안다!)에서 과욕을 부려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면 다른 문제에서의 시간 배정이 줄어들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의 시험지는 공백이 너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모르는 문제나 생각이 잘 안 나는 문제는 주변의 조금이라도 관련된 부분을 찾아내서 공백을 메워가야 하는데 그 만큼 시간이 많이 들게 된다. 공백이 보이는 답안지는 채점하는 교수들이 쉽게 과락으로 그어버리는 화(禍)를 면할 수 없게 된다.
4. 맺으면서
평소 공부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주저리주저리 두서없이 적어 나갔다. 하지만 이 중에는 조금이라도 건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리라 감히 자신해 본다.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2차 시험이 끝나고 합격하게 되면 연수 시작할 때까지 양도소득세 위주의 공부를 많이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수험생 때는 양도소득세부분을 너무 모른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민법부분을 첨가해서 공부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짧지 않은 수험 기간동안,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과외를 해야 하는 힘든 생활이었지만 항상 옆에서 지켜봐준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생계를 이어가느라 고생한 지금의 집사람에게 특히 고마움을 보낸다. 수험생활을 좋은 결과로 있게 한 분들이고 평생 고마움을 안고 살아가야할 분들이다.
첫댓글 합격수기를 제 블로그에 퍼가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
감동이네여....이 글을 보니 공부에 자신감이 생기네여...ㅎㅎ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남겨주세요.
나름의 고생을 많이 하셨네요...이왕이면 실명을 올리셨으면 합니다...향후 영어 강의 라도 하면 자신의 광고가 될듯 합니다...*^^*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네요...지금은 낮엔 알바를하고 있지요.. 나같은 사람이 또 있다니... 암튼 합격하신것 축하드려요...
추카추카 드립니다... 요즘 공부하는게 넘 힘들고지쳐서 포기할까 생각많이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글이네요...앞으로도 훌륭한 세무사님 되시길...
감동입니다..훌륭하십니다
감동적인 글이네요. 축하드립니다. 훌륭한 세무사 되세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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