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 正史 5.18 ＜52＞제2부 장엄한 저항(22)[학내민주] 투쟁 상당수학생 의식 눈떠 재수생·중학생등 포함34명 희생당해

전시민적 [민중봉기] 로 승화 [학내민주] 투쟁 상당수학생 의식 눈떠 재수생·중학생등 포함34명 희생당해 휴교령속 유인물 제작·부상자치료·헌혈…거리시위 직간접으로 동참 대학생시위로 촉발된 광주민중항쟁은 수많은 고교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항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전 시민적 민중항쟁으로 승화시키는 동인이 된다. 학생회장 직선제 요구 고교생들은 항쟁기간동안 시민군에 참여하거나 유인물을 몰래 제작해 배포하기도 하고 여학생들 중에는 교련구급낭을 메고 부상자를 치료하는 학생도 등장한다. 이때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은 고교생들의 확인된 공식사망자수는 14명으로 재수생과 중학생 사망자등 다른 10대희생자수를 합하면 모두 34명. 이는 계엄사가 80년6월 발표한 시민측 총사망자수의 23.6%에 달하는 것으로 고교생을 중심으로 한 10대들의 희생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난다. 조직화되지 않고 순수하기만 한 고교생들이 시위에 가담한 것은 무엇때문일까. 박대통령 시해사건이후 대통령직선제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무르익기 시작한 80년 서울의 봄의 해빙무드는 대학가는 물론 고교생들에게까지 미쳐 많은 학교에서 학내민주화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당시 일부 사립고등학교에서 일기 시작한 교내민주화운동의 주요이슈는 학생회장 직선, 보충수업폐지 등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상상수의 학생들이 이른바 의식화에 위를 주도하게 된다.   항쟁 이틀째인 이날 도교육위원회는 비상계엄하의 시내상황이 학생들이 등하교를 못할정도로 악화되자 시내모든 초·중·고교에 무기한 휴교령을 내려 대다수 학교가 오전수업만 마친채 학생들을 귀가시킨다. 당시 전남대사대부고와 사레지오고 등 상당수 고등학교들은 중간고사시험기간이었고, 조선대부고 등 일부학교는 수학여행을 떠나는 등 학사일정이 빠듯한 시점이었지만 휴교령을 내리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시내상황은 갑자기 험악해진다. 수업거부 교내시위 항쟁초기인 18, 19일 이틀동안 계엄군이 가가호호 가택수색을 하며 대학생처럼 보이는 젊은이들은 무조건 연행해가자 휴교령과 함께 집이 시골인 학생들은 시외버스와 열차편으로 광주를 벗어나 피난행렬을 이루기도 한다. 또 집이 광주인 고교생들은 대개 부모의 만류로 집안에 붙들려 있었고 심한경우 대학생이 아니면서도 벽장등 으슥한 곳에 숨어 지내는등, 당시의 험악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이런 와중에서 19일 대동고와 광주일고 중앙여고 광산여고 정광고 등에서 학생들이 휴교령에 따른 오전수업마저 거부하고 운동장에 집결, 계엄해제와 김대중석방등을 외치며 가두진출을 시도하는등 고교생들의 집단움직임이 처음으로 가시화된다. (계엄사상황일지) 그러나 전남고에서는 이미 16일 교내방송을 통해 일부학생들이 공개적으로 대학생들이 만든 유인물을 낭독하고 고교생들의 시위동참을 호소해 파문이 일기도 한다. (이봉형·당시18·대동고3) 19일 오전 고교생들의 교내 시위소식을 접한 계엄군은 즉각 이들 학교에 출동, 교문을 봉쇄하고 교사들도 시내진출만은 안된다면서 학생들을 설득함으로써 시위는 일단락된다. 이날 오후부터 시내에는 고등학생들도 투쟁에 나섰다는 소식이 파다하게 퍼져 금남로에서 화염병이 등장하는 등 당하기만 하던 시위대가 용기백배해져 공세적 태도로 돌변하는등 고교생시위는 시민들의 항쟁태도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대동고는 80년봄부터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한 대학생들의 학내민주화투쟁의 영향으로 독서회 죽순 끌텅 (뿌리의 사투리) 비둘기회등 1∼2년생들을 중심으로 한 이념서클이 탄생한다.  이들회원들을 중심으로 학생들은 당시 무능교사를 내쫓자며 교실문을 걸어잠그고 수업을 거부하거나 보충수업폐지등 잡다한 학내문제로 진통을 경험한다. 거리진출 적극 시도 이 학교에는 박석무 (현 민주당의원) 박행삼 (현 중등교사) 윤광장씨 (현 중등교사)등 진보적 성향의 교사들이 몸을 담는다. 이들은 수업도중 틈틈이 학생들에게 급변하는 국내정세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애국애족의 태도를 끊임없이 주문하는등 학생들의 의식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교사 박석무씨는 학생과장을 하면서 이념서적 탐독 및 토론이 주활동 내용인 독서회가 정식서클로 등록될 수 있도록 후원해주기도 한다. 이때문에 4월에 조직된 독서회는 1, 2년생을 합쳐 1백5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가장 영향력 있는 서클로 단기간에 자리매김하는데 이들이 5월19일의 교내시위도 주도한다. 이날의 교내시위는 2교시를 마치고 독서회 3학년회원이었던 김향현 김지호 김용필등이 주동이 돼 전교생을 모아놓고 계엄군의 무자비한 시위진압에 대한 규탄대회를 갖고 시내로 나가 싸우자는 것이 주내용. 다음은 김지호씨의 증언. [독서회회원이 주동이 돼 오전11시께 전교생 1천5백여명이 순식간에 운동장에 모였다. 2학년회원 정덕현이 18일상황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낭독했고 곧이어 전두환처단, 게엄군철수, 김대중석방등의 구호와 함께 투사의 노래 정의가등을 부르며 교문진출을 시도했으나 어느틈엔가 몰려온 전경 1천여명에 의해 제지당하고 공수들이 오고 있다는 소리에 놀라 하나 둘 교문을 빠져 나갔다.] 공수부대, 교문 봉쇄 이때 시내중심가와 인접 시내상황을 더욱 자세히 알고있던 중앙여고와 일고생들도 교내시위를 벌이다 자진해산한다. 또 당시 행정구역상 송정읍 소재 광산여고 학생회장 김영란은 정광고 학생회장과 점심시간에 회합, 5교시가 끝난뒤 시내로 진출하자고 합의하고 3학년실장 5명과 만나 행동통일을 결의했으나 교사들에 의해 곧 제지돼 무산되고 만다. (계엄사상황일지) 이밖에 전남대와 한 울타리에 있던 전대사대부고는 19일 등교하던 어린학생들에게 대학안에 진주해 있던 7공수병력이 갖은 행패를 부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때인 고교생들을 자극한다. 중간고사기간이엇던 사대부고생들은 정문을 통해 등교하던 학생 상당수가 모자를 안썼느니 건방지게 구두를 신었다 혹은 머리가 긴것을 보니 데모한 놈 같다는 등의 억지트집으로 뺨을 얻어맞거나 폭행을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봉변을 당한다. (김옥환·당시17·사대부고2) 휴교령이 내려진 20일부터 고교생들은 개인적인 시위참여외에 유인물제작, 부상자 치료, 헌혈등에 참여를 시작한다. 학교공부 이외의 다른 학문에도 관심이 많았던 이홍재 (당시18·일고3)는 친구3명과 함께 21일부터 항쟁이 끝나는 날까지 대시민홍보물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뿌린 사실이 발각돼 수감생활을 한경우. 고교생14명 공식사망 이군등이 교회에서 등사기를 빌려와 자취방에서 날밤을 새며 만들어낸 유인물은 [전두환등 군부세력이 정권을 잡기위해 광주시민을 죽이러 왔다. 이에 맞서 시민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등의 간단한 내용을 쉽게 써놓은 것이 주류. 그는 자신들을 [월산동특공대]로 부르던 친구 서강일(당시 진흥고3), 임호상 (당시 숭일고3), 박규상 (당시 광주공고3)등과 월산·양동 등지를 돌며 살포하다 28일 연행돼 상무대에 수감된다. 서강일은 이때의 고문휴유증으로 86년 사망하는 비운을 겪는다. 헌혈을 하고 나오다 병원앞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박금희양 (당시17·춘태여상3)은 참상을 목격하고 여학생으로서 현실적으로 해낼수 있는 일을 찾다 무참히 살해된 경우. 19일 하교길에 도청앞 계엄군의 살기등등한 태도를 목격한 박양은 어머니의 만류도 뿌리치고 집인근의 기독병원에서 헌혈을 하고 나오다 1시간후 자신이 주검이 돼 다시 기독병원에 옮겨진다. 다음은 항쟁기간중 숨진 고교생들의 명단 (계엄사 발표 자료) ▲박현숙 (16·숭의여고3) =23일 주남마을 총격사망 ▲황호걸 (19·방통고3) =위와같음 ▲이성귀 (16·광주상고2) =24일 장소미상 총격사망 ▲박성룡 (17·조대부고3) =27일 도청 총격사망 ▲안종필 (16·광주상고1) =위와 같음 ▲박재학 (16·광주상고1) =위와같음 ▲김평용 (17·사레지오고2) =24일 송암동 총상 통합병원후송후 25일 사망 ▲김부열 (17·조대부고3) =23∼24일 주남마을 총격사망 ▲박금희 (17·춘태여상3) =21일 양림동총격사망 ▲전영진 (18·대동고3) =21일 노동청앞 총격사망 ▲양찬근 (15·숭의실고1) =21일 도청앞 총격사망 ▲이요승 (18·수피아여고2) =21일 전신타박상 사망 ▲서강일 (18·진흥고3) =고문휴유증 86년10월사망 ▲정창만 (18·인성고3) =20일 백운동 구타후유증 81년10월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