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 끊고, 간염백신 맞고, 국가에서 실시하는 암 검진만 받아도 70% 이상 예방
⊙ 암의 3분의 1은 생활습관을 바꿔 예방하고, 3분의 1은 조기 검진으로 완치
⊙ 의학기술의 발달로 4기 암도 치료 가능. 암의 85%는 극복 가능
⊙ 암의 3분의 1은 생활습관을 바꿔 예방하고, 3분의 1은 조기 검진으로 완치
⊙ 의학기술의 발달로 4기 암도 치료 가능. 암의 85%는 극복 가능
암 환자 수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국립암센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매년 약 13만명의 암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수명(남자 75세, 여자 82세)까지 살 경우, 남자는 3명 중 1명, 여자는 4명 중 1명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암 발생건수는 위암에 이어 폐암, 대장암, 간암, 갑상샘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순으로 집계됐다.
암은 통상 외과적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요법 등 세 가지 방법으로 치료한다. 최근에는 표적항암제 임상시험과 함께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암 치료술은 암 환자 52.2%가 5년 이상 생존하는 등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암은 더 이상 절망의 선고가 아니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주역들이 바로 의료진들이다. 암 정복에 나선 국내 암 전문의들을 찾아 암과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폐암의 세계적 권위자, 李振洙 국립암센터 원장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 |
경기가 좋지 않아 웬만한 증세가 나타나도 병원을 잘 찾지 않다가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돼서 병원에 와 암 진단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암 치료에 대한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암은 박멸하거나 정복할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야 합니다. 기생충은 외부 요인이어서 박멸이 가능하지만 암은 몸에 지니고 사는 만성병입니다. 초기 암은 완치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암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어요. ”
필자는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부터 질문했다.
―담배를 피우더라도 폐암에 걸리지 않는 방법은 없습니까.
“폐암은 운동을 하거나 좋은 음식 섭취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고, 스트레스와도 상관이 없습니다.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제가 암센터에서 ‘금연 지킴이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금연지역을 확산하고 벌금을 강화해서 흡연을 불편하게 만들어야 폐암을 줄일 수 있어요. 저는 ‘담파라치’(담배 파파라치)도 나와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국가에서 담배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가 되면 폐암연구자들이 밥을 굶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세계 최고 권위라고 알려진 MD앤더슨 병원과 국립암센터의 암 치료 성적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한국의 치료 수준은 미국과 별 차이가 없어요. 위암, 간암, 자궁암은 미국보다 우리가 성적이 더 좋고, 전립선암은 좀 뒤지는 편입니다. 문제는 한국의 의료 시스템상 환자의 높은 기대수준을 충족시킬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세 시간 대기했다가 3분 진료’를 하는 것이 현실인데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훌륭한 치료성적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폐암 환자는 어떻게 치료합니까.
“1∼2기 환자는 수술이 가장 좋고, 3기는 수술·방사선·항암제 중 어떤 것이 더 좋은지 연구를 계속하고 있어요. 저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 재발한 암 환자를 주로 치료합니다. 폐암 4기는 말기암이 아니어서 항암제든 방사선이든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진수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78년 渡美(도미), 미국에서 내과 전문의와 혈액종양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1992년부터 2001년까지 MD앤더슨 암센터에서 흉부 및 두경부 종양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암 환자의 진료와 임상 연구에 전념했다. 이때 ‘미국 名醫(명의) (The Best Doctors in America)’ ‘최고 암 전문가 (Top Cancer Specialists)’ ‘미국 최우수 의사 (America’s Top Doctors)’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1년에 귀국해 국립암센터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06년부터는 새로운 폐암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 책임자로 전 세계 연구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5000여 건의 대장암 수술한 朴在甲 서울의대 교수
박재갑 서울의대 교수. |
박 교수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올해 충청향우회중앙회 정기총회를 겸한 신년교례회에서 ‘자랑스런 충청인 賞(상)’을 수상했다. 수상 안내장에는 ‘세계적 대장암 권위자로 암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 금연 전도사 박재갑 교수, 암 퇴치와 담배 추방은 나의 인생 목표’라고 적혀 있었다.
박 교수는 “의사로서 한 명의 환자를 수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금연운동을 통해 수만 명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금연운동을 적극 펼치시니 담배회사에서 아주 싫어하겠는데요.
“암은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 중 부동의 1위입니다. 매년 암 사망자 6만7000명 가운데 30%가 흡연으로 사망합니다. 최근 軍(군)에서 면세 담배가 없어진 것도 제가 음모(?)를 꾸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