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의 4강팀이 모두 정해졌다. 전반기 주말리그와 황금사자기 4강까지의 기록을 보면 기록상의 우승 후보팀의 윤곽은 어느정도 드러난 듯하다. 하지만 야구란, 특히 고교야구는 분위기를 타는 만큼 경기결과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올해 전적을 보면 북일고가 우승문턱에 한 발짝 나아가 있는 듯하다. 4강전 첫 경기인 북일고와 덕수고의 경기는 기록상으로는 결승전에 진배없다. 특히 북일의 타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래 표에서 보듯 4강까지의 성적을 보면 북일의 팀타율은 0.325에 달한다. 유일한 3할대 팀타율을 보이고 있으며 홈런도 2개나 기록하고 있다. 4강팀중 홈런이 있는 유일한 팀이다. 출루율, 장타율도 4할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왕중왕전 3경기중 2경기를, 그것도 2,3회전을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개별 선수들도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3경기에서 신승원(0.700), 김인태(0.500), 강승호, 심재윤(0.375), 고성우, 김민준(0.300) 등 3할대 타자가 6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수비력도 대단하다. 북일은 3경기 동안 단 6개의 안타만 허용했다. 북일의 에이스 윤형배(사진)는 올 최고의 고교투수라는 명성에 걸맞게 3경기 모두 등판 총 10이닝의 투구에서 탈삼진 17개와 안타 2개만 허용했다. 10이닝중 거의 6이닝을 혼자서 처리한 셈이다. 그외 송주영, 정혁진 등 탄탄한 계투진들이 버티고 있다. 2경기를 콜드게임으로 치루는 바람에 타팀에 비해 투수들의 힘도 많이 비축되어 있는 편이다. 전문가들은 고교야구에 있어 승리의 요건은 공격력보다 수비력이 더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런면에서 덕수의 방어율(0.50)은 단연 돋보인다. 덕수는 4강까지 4경기를 치루면서 단 3실점만 허용했다. 에이스 안규현을 비롯하여 김용인, 한주성이 난공불락의 마운드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전기 주말리그 우수투수상을 수상한 한주성은 이번 대회 17인닝동안 단 6개의 안타를 허용했으며 탈삼진 25개를 솎아냈다. 반면 덕수고는 타팀에 비해 공격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주말리그 타점왕 유영준(0.294)과 김경형(0.284) 등이 버티고 있으나 아쉽게도 3할대의 선수가 없다. 전기 주말리그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한승택(0.214)이 다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언제라도 되살아날 수 있어 4강전 이후의 활약이 기대된다. 서울의 강호가 맞붙는 장충고와 충암고의 4강 대결도 불꽃 튀는 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장충의 화력만큼은 ‘한화 3군’이라 불리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북일고에 비견할 만하다. 북일고보다 1경기를 더 많이 치르기는 하였지만, 4강까지 올라오는 동안 총 35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참가팀들 중 가장 많은 안타수를 기록하였다. 또한 득점권에서 높은 집중력을 자랑하며 북일(28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인 27점을 뽑아내면서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주말리그 타점상을 수상한 김찬희(.375)는 4경기 동안 5타점을 뽑아내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고, 박찬호(.400), 송준석(.400), 이재록(.385)도 고감도 타격감을 뽐내며 막강 타선을 이끌었다. 조지훈과 유재협 원투펀치가 버티는 마운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에이스 조지훈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위력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특히 24이닝 동안 33개의 삼진으로 탈삼진 1위를 달리면서 새로운 ‘닥터K’의 등장을 알렸다. 전반기 주말리그 서울B 권역에서 감투상을 차지한 유재협(3.12) 역시 건재하다. 충암고는 전반기 주말리그 서울권B에서 장충고와 한차례 맞붙어 9대3으로 패한 기억이 있지만, 4강전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전년도 우승교 자격으로 황금사자기에 출전한 충암고는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6패를 기록하며 졸업생들의 공백이 너무 큰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선린인고, 부산고 등 손꼽히는 강호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전년도 우승팀답게 단기전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2011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표 출신인 김병재(.333)가 중심타선을 이끌고, 최현성(.333), 김한솔(.300), 이진석(.300) 2학년 트리오가 선배들에게 뒤지지 않는 패기로 제 몫을 다해줬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이충호(2.52)가 충암고의 3경기를 모두 혼자서 책임지며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3경기 동안 탈삼진을 무려 21개를 잡아내면서 경기당 평균 삼진 7개를 기록했다. 다만, 3경기 동안 375개의 공을 던진 어깨가 다소 걱정되지만, 지난해 모교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변진수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