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몸살기운에 종일 불량스런 컨디션으로 모임참석을 고민했었다. 퇴근을 하려고 사무실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근데 어느 틈에 지하철을 기다리고 서있는 나....
퇴근녘 지하철은 언제나처럼 만원이다................................................................................
‘天江에 비친달’ 정말 예쁜 이름의 간판이 보였다. 어쩌면 무협소설이나 로맨스 소설 제목 같은 참으로 감성적인 가게이름에 만족하며 주점에 들어섰다. 방문너머로 5~6명의 반가운 얼굴도 보였다. 민속주점의 방들이 그렇듯 다소 좁은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인사를 할 새도 없이 ‘콜록콜록...’ 아뿔사 너구리굴로 잘못 들어갔다. 친구의 탈을 쓴 너구리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여기서 탈출해야한다 생각하는 그때 너구리 두어마리가 선수를 치고 얼른 탈출을 감행했다.. 이놈들~~
환풍기를 돌리고 한참을 지나고 나니 너구리들이 사람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애가 영아로구나. 반갑게 인사하고 찬찬히 탐색했다. 근데 이 여자, 이 미쿡여자.... 뭥미?? ......방안에서 짙은 색의 선글라스라니?? 궁금해 하는걸 눈치 챘는지 얼른 고해성사를 하더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쌍꺼풀수술을 했다고. 눈이 부어 안경을 벗지 못하겠다고 ㅋㅋㅋ 예쁜것들이 꼭 더 예뻐지려고 하니 원~~ 바짝 붙어 보는 옆얼굴이 참 낯설다 생각했는데, 조금 거리를 두고 보는 얼굴은 사진이랑 똑 같다. 날씬하고 세련된 외모에 에고~~방안의 누구보다 강한 사투리.ㅋㅋㅋ 멋지다 영아!! 의류회사에 다니는데, 이번에 출장겸해서 휴가를 온 것이란다. 그러고 보니 참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있다. 한 명도 같은 일을 하는 친구는 없는 것 같다. 멀리 살아도 언제나 이웃에 사는 것 같은 친구. 널 만나는 이 순간이 참 귀한 시간이다.
기정이가 가야겠다고 일어선다. 전 날 과음을 한 터라 상태가 엉망이란다. 내가 오자마자 가는게 조금 아쉽긴했지만 얼른 보내줘야지. 건강해라 기정아!!
우리의 보스 광렬인 언제 봐도 듬직한 맏형 같다. 지난 모임 때보다 좀 더 자연스러워진 승태, 여전히 자상한 동완, 총무라서가 아니라 일상이 현모양처인 선희. 이제 겨우 3번째 만남인데, 오랫동안 쭈욱~~, 아니 초등때부터 헤어진 적 없이 쭈욱~~ 만나왔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정말 초딩스럽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약이 있어 못 온다던 안순이랑 갑자기 생긴 일 때문이 약국에 지켜야한다던 만진이가 도착하고, 아동심리치료사 임숙선생께서 책을 냈나봐. 책에 대한 동영상 촬영이 있었다며 확 달라진 모습으로 들어섰다. 머리털나고 속눈썹은 처음 붙여봤단다. 난 아직 붙여본적 없는데...
만남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평상시는 자상하지만 탱고를 가르치는 시간만큼은 무서운 카리스마를 분사한다는 동완의 진술에 의하면 나날이 발전하는 만진은 춤실력도 대단하지만 서로 파트너하려고 남자들이 줄을 선단다. 밀롱가 인기녀라네. 대박. 못 본사이 안순이는 사진학과 학점 은행제를 신청해 공부중이란다. 비슷한 연배의 학생들을 기대했지만 자식또래의 젊은 애들이 대부분이라 따라가기 힘들다고 엄살이다. 늦은 그때가 빠른때이다라는 말처럼 뒤늦게 좋아하는 사진공부를 시작한 용기가 참으로 가상하다. 안순아!! 화이팅!!
솔잎가루를 같이 섞어 마시는 민속주가 참 특이했다. 다들 맛이 특이하다, 맛있다는 말을 했어도 오래전 토주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가진 나는 한 모금도 마시질 못하고 안주만 축냈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주방장 음식솜씨는 참 없는 것 같았어. 일단 내 입맛에는... 광렬아 미안!!
어느틈에 동완이가 타래과를 사가지고 나타났다. 인사동이잖아. 멀리서 온 미쿡여자 영아를 위한 자상한 배려. 덕분에 우리입까지 호강.^^
한소큼 분위기가 끓어오르고, 우리들은 포장마차로 자리를 옮겼지. 이때 짜잔~~ 위문방문을 해준 친구는 만곤이. 애들하고 같이 있어줘야 하는 사정상 같이 자리하지는 못하고 다들 보고 싶으니 얼굴이라도 잠깐 보고 가겠다고 들린거란다. 훤칠하고 서글서글한 인상에 아빠를 꼭 빼닮은 아들과 딸... 잠깐의 인사에도 참 기분 좋았다. 다음 모임엔 꼭 같이 자리하길....
꿈틀거리는 산낙지와 더불어 추억을 얘기하는 친구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날 가끔 멍해지지게 만드는 니들 기억력. 그것 하나는 끝내준다. 즐겁거나 또는 아쉽거나 모두에게 기억은 추억이다. 추억을 회상하는 만큼 우리의 거리도 가까워지고....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흐르고 헤어짐이 아쉬운 우린 노래방을 가기로 했다. 아쉽지만 시간이 너무 늦은 탓에 난 먼저 퇴장하기로 했다. 며칠동안 쌍꺼풀수술에 쇼핑에 .....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을 한 영아, 영아를 에스코트하며 함께 동행한 덕분에 눈까풀에 피곤을 주렁주렁 달고 있던 선희, 담날 수업이 있어 맘이 바쁜 안순이, 같은 동민인 승택일 믿고 여유부리는 만진이, 마눌님?? 기다리는 집으로를 외치는 동완이. 회사에서 이미 전주가 있어 숟가락을 보며 내가 취했나 안취했나를 확인하는 윤식이, 그리고 늦은시간임에도 친구들을 위해 여유를 부려주는 임숙이. 모두에게 안녕을 고했다. 슬펐다. 그리고 미안했다. 그래도 난 가야했다. 사실 12시는 나에게 두려운 시간이다. 호박마차가 호박으로 변하는게 두렵다. 변하지 않는 마차를 불러준 광렬 덕분에 편하게 집으로 고고싱~하긴 했지만.
그 다음은 나도 몰라.^^ 알려고도 하지마.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정말 중요한 얘긴데, 상미야!! 동완이 장가 좀 보내줘. 그 간호사분들....
우선순위로 소개팅 안되겠니?? ^^
첫댓글 디테일하게 묘사 된것이 너무 보고싶단 생각밖에 안든다~~~숙경이 수고~~~
어제 올렸어야되는데, 퇴근하고 어영부영 시간이 휙~~ 아침에 눈치보며 글 적으려니 어떻게 적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역시...바쁘다더니만 많이 모였군...그러니 재미있을 수 밖에...갱아 아픈 몸에 수고 많았다~
사실 친구들 얼굴보면서 아프다는걸 잊어버렸었다가 집에 도착하고 다시 아이고~~^^
수고쓰~~!!
너야말고 수고쓰~~!
글고 고마워^^
실감나게 묘사한 숙경아 고생했다,,,
사진으로 보는거같이 글로 읽었지만 난 동영상을 봤다,,,애썼다...ㅎㅎㅎ
부산모임은 상미기자가 전하겠지,,,사진과 ,동영상.그리고 입담좋은글로써,,,
기자분들땜에 삼칠의활력소인거같아 기쁘다...
근데 쌍꺼풀 안해도 이쁜데,,,우리나이에 더~이쁘게할려고...흑...ㅎㅎㅎ
사실은 그냥 예뻐지고 싶어 한건 아니고 눈꺼풀이 처져서 어쩔수 없이 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한국에 들어온김에 한거라네. 아무튼 이쁜것들은.....^^
요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참석치 못해 죄송^^ 향후에는 필참하겠슴.......
창식아! 잘 지내지?
새로 시작한일에도 큰 만족 얻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담 모임엔 꼭 보자^^
울나이에 적응하느라 고생이 많수~ 운동회땐 볼수 있으려나?
운동회때는 참석토록 노력하겠슴~~~^^
숙경아. 잘들어갔지 ? 광열아 큰(?) 수고 많았다. 부산친구들 보고싶네. 10월 1일. 윤식이. 기정이. 승택이. 만곤이. 광열이. 그리고 여자친구들 몽땅. 토요일. 신사역에서 오후밀롱가. 그거 하면서. 또 한번 벌건 대낮에 회포 풀자... 영아 내려가면 확자지껄 축제분위기 될거고 (ㅋ 영아는 술 몬묵는데이.ㅎㅎ)...해피데이...,^^
그게 뭘까??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것??
ㅎㅎㅎ 난 무서운 선생님은 싫은데... 동완아!! 나한텐 친절하게 해주면 안될까? 응~~ ^^
아이고 숙경아.. 내 하나도 안무썹다... 내가 몬산다 몬살어...ㅎㅎ
아픈몸으로 글 남긴다고 수고했다야~ 무지 궁금했는데 생생한 현장을 보는듯...
내일 번개는 더 즐겁게 보내고 더 생생한 현장중계 부탁할게.^^
수고햇다...위에 좋은 말을 많이 해서 할말이 별로 없네...ㅎ
야근이라 함께하지 못하니 서운한맘이 배가 될텐데 어쩌누....
몸도 아픈데 수고가 많았네~~
언제 서울에 숙경이도 보고 친구들 보러 함 가야는데 ㅠㅠ
꼭!! 와라. 다들 지금부터 아니 이미 기다리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