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선교의 다섯 번째 지표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며, 지구생명의 회복과 유지에 헌신합니다 To strive to safeguard the integrity of creation and sustain and renew the life of the earth.
1. 인류의 하느님, 모든 피조물의 하느님
이번 단원에서 다루는 창조질서의 보존은 앞 단원에서 다룬 사람들 사이의 올바른 관계인 ‚정의’가 ‚피조세계’로까지 확장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창조질서의 보존을 위한 선교는 하느님 나라의 정의로운 관계를 이웃과 세상을 넘어 자연과 피조세계 전체로 확장시키는 선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이 증언하는 하느님은 인류의 구원만이 아니라 그 분이 창조하신 피조세계 전체를 구원하시길 원하시는 우주의 하느님이십니다 (참조: 로마 8:19-22). 하느님께서 지으신 세계는 참 좋은 세계였습니다. 아담과 하와에서부터, 바벨탑 사건까지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지구별에 대한 청지기로서의 정체성을 잊고 하느님 없는 세상에서 자신들이 주인이 되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세상에 죄를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죄는 하느님께서 온 우주와 세상과 사람을 지으시며 주신 창조질서를 파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인류와 세계를 향한 구원계획을 포기하신 적이 없습니다. 하느님은 새로운 아담,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셔서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인류와 온 우주가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길 원하십니다.
2. 신음하고 있는 피조세계
환경생태계는 세계 성공회 교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중요한 관심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성공회 신자들이 믿는 구원은 개인적인 동시에 공동체적이며, 인간의 몸과 마음, 영혼 및 모든 창조세계까지를 아우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성공회는 환경생태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습니다. 생태계의 문제는 우리가 잘 아는 표현으로 ‚청지기직의 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과거 성공회는 청지기직을 재정적인 차원에 한정하여 이해하였으나 지금은 그 적용범위를 훨씬 넓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유엔 기후변화위원회의 보고에 의하면 203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2000년에 비해 최대 90%나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2~2.4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20억 이상이 물부족에 시달리고, 생물종의 20~30%가 멸종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하였습니다. 2015년을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서 2050년에는 2000년 수준의 50~85%이하가 되도록 해야 온도 상승을 2도에서 2.4도 사이로 묶을 수 있습니다. 이뿐 만이 아니라 원시림의 4분의 3이 지난 세기동안 잘려나갔고 하루에도 8,600만 톤의 비옥한 땅을 침식시키고 있으며 20,000헥타르(약 6천 오십만평)의 사막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현재도 열대우림이 매년 4만 평방마일이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1초에 1.3에이커를 베어내는 것과 같은 수치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1982년에 카터 대통령에게 제출된 ‚2000년의 지구’(Global 2000) 보고서에서도 예견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광범위하고 확고한 보전조치 및 오염 방지책들과 더불어 철저하게 지구를 돌볼 어떤 단호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 수년 내에 지구의 자원이 점점 더 급격하게 고갈되고 질이 저하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지구 생태계의 위기는 인간이 창조의 주인이 아니라 하느님께 부여받는 것을 잘 관리해야 하는 청지기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생태학과 성경은 세계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고 있습니다. 세계는 짧은 기간 내에 측정할 수 없고 또 접근할 수 없는 시간의 구조 속에서 보아야 합니다. 지구라는 행성에 있는 생명은 수 천, 수 백만년 동안 진화되어 온 것입니다. 인류는 창조의 한 부분이며, 다른 피조물들과 한데 묶여져 있는 존재이지만 인류는 그것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환경은 하느님께서 인류의 공동선익을 위하여 주신 선물이기에, 인류의 공동유산인 환경에 대한 책임은 현재의 요구만이 아니라 미래의 요구로까지 확대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소중한 ‚환경’을 살리고 보호하는 것이라는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이를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성찰질문) 생태계에서 하느님의 창조질서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한 적이 있습니까?
3. 창조질서의 회복을 위한 실천
국토 면적 대비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인 한국, 핵발전소 보유 개수가 세계 5위인 한국, 끊임없이 핵발전소 고장과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지금도 정부는 핵발전소를 계속 짓겠다는 계획을 고수하며 계속해서 송전탑을 세우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의 비극을 아직도 몸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우리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오늘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온갖 생태계의 위기들은 정보의 부족 때문에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놀라는 마음’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모든 생태계의 위기는 원인과 문제와 해결방안을 몰라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를 알지만 사람들이 더 이상 위기를 보면서도 놀라지 않고, 정책과 제도 그리고 자신들의 생활패턴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행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조질서의 보존과 회복을 위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실천하여야 할 첫 번째 과제는 회개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죄에 대하여 놀랄 때 참된 회가가 시작되듯 우리으 무관심과 무감각함으로 계속되고, 심화되는 생태계의 위기에 대하여 놀라지 않는다면, 머리로는 동의할 지 모르나 몸은 움직일 수 없을 것입니다. 창조질서의 보존과 회복을 위하여 그리스도인들이 하여야 할 두 번째 실천은 자연과의 교감, 생명체에 대한 존엄과 경외심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들과 교감하는 사람들이 가족처럼 반려동물을 대하듯이, 우리가 자연을 레저와 소비의 수단이 아니라 자연과 교감하고,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기도할 수 있다면 피조세계 역시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이 우리의 이웃이 될 때, 고통 받고 있는 이웃의 몸만이 아니라 우주적 몸을 치유하시는 예수님의 사역에 우리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찰질문) 평소 교우님께서는 환경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갖고 계셨나요? 아래에 있는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봅시다. 교우님과 교우님의 교회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함께 묵상하며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4.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영성과 기도
„우리는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지구가 사람들엑 속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지구에 속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것을 알고 있다.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지구에서 일어나는 것은 모두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그 생명의 그물망에다 무슨 짓을 하건 그것은 곧바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모든 존재가 하나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모든 존재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미국 시애틀의 인디안 추장
사막의 교부 안토니오에게 어떤 사람이 „어떻게 성경을 접하기 어려운 사막에 살면서 하느님을 향한 헌신된 삶을 살 수 있겠느냐고 물었을 때, 이렇게 대답하였다고 합니다. „나의 책은 피조세계인 자연이다. 내가 언제든 하느님의 말씀을 읽으려고 하면, 책은 내 앞에 있다.“
유다교 랍비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은 ‚한없는 경이로움’이야말로 생명을 대하는 종교적 태도의 주된 특성이자 우리가 하느님을 체험할 때 나오는 적절한 응답’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와 하느님을 연결시키는 통찰은 현학적 사유가 아니라 한없는 경이로움과 깊은 경외감으로 신비를 만나는 자리에서 옵니다. 우리는 한없는 경이로움을 통해 ‚영혼에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는’ 변형으로 이끌리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들이 회복하여야 할 것은 피조세계를 향한 ‚경이로움의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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