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정 훈련을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허밍’을 하면서 음정을 연습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허밍’을 하게 되면 소리를 크게 내려고 하지 않고 음정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음정이 정확하다. 그러나 입만 벌리게 되면 갑자기 소리가 커지면서 음정과는 동떨어진 소리들을 내게 된다. 노래를 하기 위해 입을 벌리더라도 항상 ‘허밍’할 때에 음정을 생각하는 것처럼 음정을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래는 정확한 음정이 있는 목소리에 가사를 붙여야 하기 때문에 이것 또한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우리말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 독일어, 불어, 영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등 각국 나라 말들을 생각해서 노래를 해야 하니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누가 성악이 쉽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만나서 그 이유를 듣고 싶다. 음악 중에서 성악처럼 어려운 학문은 없을 것이다.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성악가들을 바라보면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라는 서정주의 시가 생각난다. 음정에 대한 훈련은 집중적으로 음을 생각하는 훈련이다. 청각에 문제가 없다면 얼마든지 정확한 음을 낼 수가 있다. 음정을 생각하고 소리를 낸 후에도 그 소리가 끝날 때까지 음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에 ‘솔(sol)’이라는 음을 8박을 끌어야 한다면 8박을 계속해서 음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간혹 1박 정도는 음을 생각하다가도 그 다음에는 저절로 음이 유지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소리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절대로 소리를 듣거나 소리를 생각하지 말고 그 음을 생각하면서 8박을 끌어야 한다. 음정을 생각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생기면 그 다음에 다른 훈련으로 넘어 갈 수가 있다. 인간의 뇌는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개발하면 할수록 발달한다. 컴퓨터에 비교한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입력하는 것과 같다. 한번 입력이 되면 그 다음에는 자동화가 된다. 우리의 뇌도 마찬가지이다. 뇌에 음정 훈련이 입력되면 그 다음에는 자동화가 된다. 자동화가 되기 전까지는 입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음악 교육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시창·청음이다. 어려서부터 시창·청음을 포함한 리듬감을 키워주기 위해서 솔페지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사람은 절대음감을 가졌다라는 말을 한다. 정확한 음감을 가졌다는 것인데 이것은 노력에 의해서 얻어질 수가 있다. 참고로 음정이 생기는 원리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라(la)’라는 음을 듣고 그 음을 생각하면 우리 목안의 성대는‘라’를 생각하는 순간에 자동 조율이 되면서 소리를 낼 준비가 되고 소리를 내는 순간에 ‘라’음에 맞게 소리가 나온다. ‘라’에서 ‘시(si)’로 음정 생각을 바꾸면 성대는 곧바로 ‘시’로 준비가 되어진다. 피아노 건반을 눈으로 보고 손가락이 가서 음을 누르듯이 노래를 할 때에는 손가락 대신에 ‘생각’으로 음을 누르고 있어야 한다. 손가락이 떨어지면 음이 멈추듯이 ‘생각’이 멈추면 음이 멈추게 되어 있다. 정확한 음정에 대한 훈련은 좋은 발성법을 터득하는 지름길이다. 음치는 치료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음치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음감이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인데 이런 얘길 들으면 창피하고 자격지심이 생기게 된다. 과연 음치는 치료될 수 있는가? 선천적으로 청각장애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치료가 가능하다. 후천적인 음치의 경우 음에 대한 감각이 무디거나 소리를 내는 방법이 나쁜 경우가 대부분인데 훈련을 통해서 치료가 가능하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인처럼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민족은 없을 것이다. 길거리에 늘어선 수많은 노래방은 그것을 단적으로 대변해 준다. 크고 작은 모임에 가면 의례히 노래를 부르는 것은 기정 사실이고 노래를 못하면 춤이라고 추게 하는 것이 우리 문화이다. 집에 노래방 기계를 설치해 두거나 컴퓨터에 노래방을 입력해 놓고 연습하는 사람의 수도 적지 않다. 이런 문화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당연하고 얼마나 정확한 음정을 가지고 노래를 부르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되어버렸다. 음치는 치료될 수 있는가? 앞서 얘기했다시피 청각장애가 아니라면 음치교정은 가능하다. 치료하려는 의지와 인내심만 있다면 음치교정은 시간 문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