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알프스 대 종주 7일차 2부◀ (하리노키 산장 ~ 카시마야리가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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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행 기
▽ 10:20에 타네이케 산장에 도착하니 객꾼인 이미 삐루 한 모금
들이키고 있는 중입니다.
▽ 타네이케 산장 이정표
▽ 산장 내부 모습, 참 예쁜 사람 만나기 힘듭니다.
▽ 산장 벽면에 붙어 있는 개념도(하리노키에서 신코시산장)
▽ 신코시 산장에서 타네이케 산장과 쓰메타이케 산장까지
▽ 타네이케 산장에서 카시마야리가다케를 지나 키레트산장(절벽산장)까지
▽ 맥주를 사서 나오니 객꾼이 모이라고 합니다. 원래 계획은
이곳 타네이케 산장에서 텐트를 쳐야 하지만 시간이 너무 일러
카시마야리 전에 있는 쓰메타이케 산장에서 점심을 먹고
카시마야리까지 오른 후에 남봉과 북봉 사이 눈이 쌓여 있는
곳에 텐트를 치자고 합니다.
2013년도에도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며, 앞으로 4~5시간 정도
산행을 하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면서 서둘러 나아가잡니다.
그 말도 일리가 있어 맥주를 서둘러 마시고 10분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섭니다.
▽ 이렇게 보면 바로 눈 앞에 있는 저 곳이 4~5시간 걸린다니 안 믿어지지요?
남봉과 북봉 사이에 눈이 쌓여 있는 곳이 오늘 텐트 칠 장소입니다.
▽ 지이가다케로 나아갑니다.
▽ 지이가다케는 꾸준한 오름길입니다. 생각보다 땀좀 흘렸습니다.
▽ 이제 바다가 구름을 만들었나요?
▽ 빨간 지붕의 쓰메타이케 산장이 보이고 카시마야리가다케가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카시마야리가다케는 사슴 뿔을 닮은 남봉과 북봉이 있어서
이름 지어졌다고 합니다.
▽ 모진 풍파를 다 이겨내고 살아가는 강인한 모습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 이런 숲이 부럽기도 하고, 험난한 날씨와 세월을 이겨낸 모습을 보면서
마음속 저 깊은 곳으로 많은 감동이 와 닿는게 만져집니다.
▽ 오오시라빙 숲 사이로 지이가다케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열심히 무언가를 준비합니다. "행님에, 쩌기 산장에서 점심 묵을낍니껴?"
"누룽지 드실라 카마 물 말아가 가입시더." 솔아우의 순발력은 대단합니다.
사막 어디에다 떨궈 놔도 살아남지 싶습니다.
▽ 이제 멋진 조망을 보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 구름 덮치기 전에 그림같은 집을 쳐다 봅니다.
다테야마와 츠루기랑 어울린 모습이 정말로 환상적이고 이국적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쯔마따 산장(스고로꾸와 와시바다케
사이에 있는 산장) 보다도 타네이케 산장이 풍경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 카시마야리에도 구름 몰려듭니다.
▽ 지이가다케에서 카시마야리로 뻗어나간 능선도 참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 구름 몰려오는 와중에 렌게다케 뒤 저 멀리로 야리가다케가 보입니다.
▽ 우리가 걸어온 길 아래로도 구름이 덮혔습니다.
▽ 정말 아름답습니다. 왜? 북알프라고 이름 지었졌는지 짐작이 가는 풍경입니다.
▽ 카시마야리가다케로도 점점 더 많은 구름이 몰려옵니다.
▽ 왼쪽 방향까지 바라본 모습
▽ 나아갈 길
▽ 야리가다케 조망
▽ 탱구리를 넣어서..... 풍경만 있 는것 보단 사람이 들어간
풍경 사진이 훨씬 멋지게 보입니다.
▽ 대자연의 아름다움 속을 걷고 있는 탱구리가 멋져보입니다.
▽ 운무에 휘 감기는 모습이 멋집니다.
▽ 계속오름니다.
▽ 지이가다케 오름길은 평범해 보여도 막상 걸어보면 힘이 많이 듭니다.
탱구리 눈은 많이 좋아졌지만 제 팔뚝은 점점 나빠집니다.
▽ 풍경
▽ 지이가다케 중봉과 북봉입니다. 조금 위안이 되는 것은
사면으로도 길이 나 있다는 겁니다. 음하하하~~~
▽ 정말로 황홀할 정도로 멋드러집니다.
▽ 11:15, 산장에서 남봉 갈림길까지 45분 걸렸습니다.
우리가 누굽니까? 북알프스 주능을 종주하는 넘들 아닙니까?
그래서 남봉에 갔다오라 서로가 앞다퉈 양보를 합니다.
▽ 지이가다케 남봉을 갔다올 넘들 이겠습니까? "니나 갔다 와라"
중봉, 북봉, 쓰메타이케 산장, 카시마야리가다케의 남봉과 북봉이
용틀임 하듯 생동감이 넘칩니다.
▽ 지이가다케 남봉을 빼묵어서 한 10분 단축하고 중봉과 북봉으로 나아갑니다.
▽ 지이가다케 북봉, 쓰메타이케 산장, 카시마야리의 남봉과 북봉의
모습이 지척인것 처럼 보이는데도 갈길은 아직도 멀었습니다.
▽ 다테야마와 츠루기도 바라봅니다.
▽ 이곳도 고마쿠사가 군데군데 피어있습니다.
▽ 지이가다케 남봉과 다테야마 3산
왼쪽 중간에 주저 앉아 있는 넘은 탱구립니다. 이제 야생화에 물들어가
아에 배를 깔거나 납작 엎드려서 야생화 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 중봉을 들를까요?
▽ 저는 뒤에 따라 오면서 저 두놈은 분명히 중봉을 들르지 않고
사면을 따라 갈 것으로 믿었는데 의외로 중봉으로 향하더군요.
저도 할 수 없이 투덜거리며 뒤를 따릅니다.
▽ 중봉에 다다릅니다.
▽ 이제 야리도 희미하게 보입니다. 화면상에 날파리 같은 검정 점은
제비입니다. 날파리(첨 보는 날벌레)들을 잡아 먹을려는 제비가 이렇게 많습니다.
(좌에서 우 1)
▽ 그림은 별로지만 조망이 좋은 곳이라 한 바퀴 둘러봅니다.
야리, 렌게, 하리노키 (좌에서 우 2)
▽ 지이가다케 남봉과 다테야마 (좌에서 우 3)
▽ 타네이케 산장, 다테야마, 츠루기 (좌에서 우 4)
▽ 츠루기, 선인산 (좌에서 우 5)
▽ 카시마야리가다케(사슴 뿔 닮은 산)이 웅장하게 우뚝 서 있고,
쓰메타이케 산장이 가까이에 다가왔습니다.
(좌에서 우 6)
▽ 11:30, 지이가다케 중봉 정상에서....
▽ 북봉은 들를까요?
▽ 아쉬움을 달래려고 한 번 더 쳐다봅니다.
▽ 너무나 멋집니다. 이런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감동과 감사의 마음이 물결치듯 밀려옵니다.
▽ 파노라마 (좌에서 우) - 지이가다케 남봉에서 다테야마까지
▽ 파노라마 1 (좌에서 우) - 타네이케 산장과 다테야마, 츠루기다케
▽ 파노라마 2 (좌에서 우) - 츠루기와 선인산, 쓰메타이케 산장
▽ 파노라마 3 (좌에서 우) - 쓰메타이케 산장과 카시마야리가다케
우리가 오는걸 반겨주려는지 운해는 열정적인 춤으로 맞아줍니다.
▽ 지이가다케의 남봉과 중봉에서 걸어온 운치있는 등로입니다.
▽ 쓰메타이케 산장과 카시마야리가다케를 당겨봅니다. 웅장하고 아름답군요.
▽ 이곳도 화산활동과 침식작용이 활발히 일어나는지
돌들이 금새 굴러 떨어질 것 같습니다.
▽ 쓰메타이케 산장과 카시마야리가다케인데 남봉과 북봉 중간에
눈이 쌓여 있는 곳이 오늘 우리가 야영할 장소로 찜한 곳이고
봉우리가 남봉과 북봉만 있는줄 알았는데 전위봉이 하나가 더 있습니다.
앞에 있는 봉우리 이름이 '누노비끼야마' (布引山)라는데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세개의 봉우리가 있는지 모르고 저곳을 올랐습니다.
▽ 삼거리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하산이 가능한가 봅니다.
▽ 이정표
▽ 네 귀퉁이에 글을 세겨 넣었는데 '自然守護'란 글을 한 자씩 넣었습니다.
보통 구경하기 힘든 반들반들한 돌들을 쌓아서 조형물을 만들었습니다.
▽ 12:10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빨리가서 한 잔의 삐루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히 나는 곳이었습니다.
▽ 다테야마와 츠루기도 점점 흐릿해져 갑니다.
▽ 쓰메타이케 산장은 깎아지를 듯한 절개지 위에 서 있는데
막상 산장에 도착하고 나면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 12:20, 쓰메타이케 산장(冷池山莊)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름에서 나오듯이 차가운 연못이 있는 산장인데 연못을
넣지 않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 그래서 PK산장 형님 블러그에서 사진 한 장 빌려왔습니다.
▽ 객꾼이 꼬셔서 산장에 들러 제 팔뚝을 보여줍니다. 좀 참하게 생긴 아가씨가 나오니
기분이 좋았는지(첨엔 안들어 갈려 했지요) 제 팔뚝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합니다.
아가씨가 약을 찾으러 한참을 들어갔다 나오더니 거기에 맞는 약이 없다며 무슨 약을
발라야 한다고 합니다. 그 약이 여기에는 없답니다.
실망해서 나오는데 객꾼이 "음하하하~~ 걱정 말아라. 내가 누꼬!" 분명 저넘아가 벌레에
물릴걸 걱정해서 준비한 건 아닐테고 어디 굴러 다닌걸 함께 넣고 왔을 객꾼이지만 약을
바르고 나니 시원하고 안심이 됩니다.
다 바르고 나서 나한테 넣으란걸 돌려주며(생각보다 연고가 큼 - 무슨 뜻인지 알지요?)
"아니다. 니꺼니까 니가 넣어라." 했다가 나중에 약좀 주라니 꺼내기 싫다며 구사리 많이
묵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 잔의 시원한 삐루가 있고 느긋한 휴식이 있으메야 무에 걱정이 있겠습니까?
한 잔 시원하게 들이키고 나서 이제는 완연히 자신이 붙은 어투로 "쓰미마생, 나마삐루 구다사히"를
두어 번 더 외친 것 같습니다.
▽ 솔아우는 물에 불은 누룽지부터 챙깁니다. 그 마음이 참 고마웠습니다.
이제 라면과 누룽지가 각각 한 끼 분씩 남았고 밑 반찬 조금과 김치도
바닥을 나타냅니다. 이때가 참으로 맛나지요. 김치 한 조각이요.
▽ 객꾼이랑 말을 했던 아가씨가 앉아 있는 곳은 생맥주를 팔지 않고
나마삐루와 식수 판매대는 산장 끝 주방에 같이 딸려 있었습니다.
산 정상에서 야영을 하여야 하므로 물을 구매하는데 눈금 하나
틀리지 않게 양을 측정해서 따라 주는 모습에서 일인의 철저함을
또 한번 느끼며, 누룽지로 식사를 마치고 술을 충분히 사서
1시간 동안 쉬었다 일어섭니다.
▽ 카시마야리가다케 남봉 2:30분, 텐트장은 8분 걸린다 하고
키렛트산장(절벽) 4시간, 고류산장 8시간, 텡구산장 11:30분을
나타내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저희는 13:24분에 산장을 떠나 15:08분에 정상에 도착했으니
이정표보다 조금 빠른 1:44분 걸렸네요.
▽ 또 다른 안내판
▽ 산장 주변으로 꽃밭이 펼쳐집니다. (칭구르마)
▽ '미야마킹보우게' - 우리의 미나리아재비를 닮았나요?
▽ 또 슬슬 열 받습니다.
▽ 우리의 산하도 잘 가꾸어서 야생화 지천이고 숲이 원시림으로
뒤덮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3천미터 가까이에 이런 연못이 많이도 있습니다.
산속에 습지가 있다는 것은 생태계가 살아 있다고 봐야 겠지요?
▽ 이제 욕은 안할려고 합니다.
▽ 오름길
▽ 일본산 마과목 꽃
▽ 우리가 걸어온 능선을 넘지 못하고 운해가 춤을 춥니다.
▽ 점점 가스도 차오릅니다.
▽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 놓았습니다.
▽ 츠루기에도 구름이 다가옵니다.
▽ 저는 저 꼭대기가 남봉 정상인줄 알고 열심히 걸었습니다.
▽ 해발이 높다보니 구름이 넘지를 못하고 갇혀 있는
전형적인 북알의 한 장면입니다. (걸어온 길)
▽ 이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정상이 바로 앞에 있으니까요.
▽ 길은 참으로 좋습니다.
▽ 본격적으로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 이런 그림을 하도 많이 봐서 감흥도 덜해집니다.
▽ 등로 옆으로 야생하 아름답게 피어있습니다. (이와쓰메쿠사)
▽ '미야마다이콘소우'
▽ '다카네쓰메쿠사'
▽ 설정 샷~~
▽ 구름이 덮여 조망이 없을줄 알았는데 지이가다케부터
우리가 걸어온 길에 운해가 능선을 넘지 못하고 요동을 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 해당화와 닮았습니다.
▽ 등로 옆에서 우리를 보고 방긋 웃어줍니다.
▽ '치시마기쿄우' - 꽃술에 털이 있습니다.
▽ 또 하나의 봉우리가 나타나는 것은 누구의 마음입니까?
▽ 저 멀리 보이는게 진짜 카시마야리가다케 남봉입니다.
좋았던 기분이 갑자기 사라지고 맙니다.
산정에서 안 당해본 사람은 이 마음을 이해 못하겠지요.
▽ 14:23, 누노비끼야마(2,683m) 정상에 섰습니다.
▽ 이제 카시마야리가다케의 남봉과 북봉이 뚜렷이 보입니다.
▽ '도우야쿠린도우' - 가을의 전령사
▽ 다테야마, 츠루기다케, 선인산 등에도 가스가 들어차 조망이 점점 나빠집니다..
▽ 선인산에서 동해바다(일본의 서쪽) 방향
▽ 걸어온 길
▽ 가까이 다가갈수록 산이 크게 다가옵니다.
▽ 등로에는 야생화가 참으로 많이 피어있습니다.
▽ 이제부터는 부러워도 안 하려고 합니다.
▽ 누노비끼야마(布引山)를 뒤돌아 봅니다.
▽ '다카네시오가마' - ?
▽ 야생화를 보면서 오르다 보니 힘든줄도 모르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 눈이 녹고 푸른색이 덮인 사면은 전부 꽃밭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음......
▽ 예쁘군요^^
▽ 조금 덜 예쁘다고 말할 수 없겠지요. 다들 자기만의 개성이 있으므로.....
▽ 저 푸른 사면이 야생화 천국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 그저 웃음만 나오더군요.
▽ 아이시~~~이~~
▽ 정말로.......
▽ 걸어온 길에 막혀 구름이 능선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츠루기다케와 선인산도 구름과 함께 또 다른 모습을 자랑합니다.
▽ '이와쓰메쿠사'
▽ 조금 오르니 풍경이 바뀝니다.
▽ 정말 다행입니다. 제 똑딱이로는 저 사면에 지천으로
널린 꽃밭을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숨은 턱까지 차지만 마음만은 점점 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 고도를 높이니 우리가 걸어 왔던 능선들이 멋드러지게 드러납니다.
▽ 정말로 안 찍을라 해도 저절로 찍혀지니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 15:08, 정상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목부터 축이는 것이었습니다.
(객꾼 휴대폰 자동 작)
▽ 참 좋네요. 탱구리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여기서도 빛을 발합니다.
▽ 서너명의 학생들이 하산하고 나니 산정에는 우리밖에 없습니다.
이제 쉴만큼 쉬고 난 후라 오늘 텐트를 치기로 한 안부로 출발할려고 하니
탱구리 급히 우리를 부릅니다.
"행님요, 여그가 안 조은교?" "지는 꼭 한번 산 꼭대기에서 대그빡을 눕히고 싶었니더"
"언제 우리가 여까정 와서 꼭대기서 자보겠는교? 여다 칩시더."
이리 되어서 장소를 저쪽 이정표에 있는 곳은 솔아우가 맘에 들고
지금 작업하는 곳은 객꾼과 내가 맘에 드니 당연히 이곳으로 결정이 납니다.
그리고 잠자리를 바로 만듭니다. 깨고, 뽑고, 넣고, 밟아서 평평히 다지니
멋드러진 잠자리가 완성됩니다.
잠자리를 만들면서 객꾼이 욕을 많이하고 있으니 저짝서 말로만 하던 놈이
미안했던지 다가와 열심히 거들어 주더군요. ㅎㅎ
(객꾼 작)
▽ 요런 잠자리가 완성됩니다. 누가 올라와 이 자리를 보면 시비를 걸까봐
우리의 짐을 어지럽게 쌓아 놓아 두고 한 잔 하면서 조망도 구경하고
그러면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립니다.
▽ 집 떠난지 7일째 되었는데 저는 팔뚝이 부었고 입술이 두번이나 벗겨졌습니다.
입술이 벗겨져 쓰라려도 술은 잘도 넘어가더만요. 허허허~~~
▽ 파노라마를 의도적으로 찍지 않아서 색감과 구도 등이 조금 다릅니다만
카시마야리가다케 남봉 정상에서 북알프스를 조망한다고 생각하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파노라마 (좌에서 우로) - 오늘 걸었던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 파노라마 1 (좌에서 우로) - 우리가 걸었던 하리노끼와
반대편 야쿠시다케와 다테야마 방향
▽ 파노라마 2 (좌에서 우로) - 야쿠시, 다테야마, 츠루기
▽ 파노라마 3 (좌에서 우로) - 츠루기와 선인봉 방향
운해 몰려오는 장면이 장관입니다.
▽ 파노라마 4 (좌에서 우로) - 동해바다 방면
▽ 파노라마 5 (좌에서 우로) - 동해바다, 아사히다케방면, 시로우마, 탱구, 고류다케
▽ 파노라마 6 (좌에서 우로) - 시로우마, 탱구, 고류다케의 장쾌한 능선
▽ 파노라마 7 (좌에서 우로) - 위 사진의 우측방향
▽ 파노라마 8 (좌에서 우로) - 고류다케 능선과 카시마야리가다케 북봉
▽ 파노라마 9 (좌에서 우로) - 카시마야리가다케 북봉
원래 계획대로라면 북봉 아래 눈 쌓인 곳이 저희들의 텐트장이 되었겠지요.
▽ 파노라마 10 (좌에서 우로) - 지이가다케 능선
▽ 파노라마 11 (좌에서 우로) 끝- 오늘 우리가 걸었던 능선
▽ 사진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아주 무서운 분께서 15:40경에
홀로 올라오십니다. 정말로 무서웠습니다. 이분에게 우리의 잠자리가 들켜서
시비가 일어나는걸 걱정하는게 아닙니다.
올라오자마자 DSLR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습니다. 한 장 찍고 확인하고
랜즈 바꿔 찍고 확인하고 그러길 반복합니다. 한 30여분 지났나요. 이제는
끝났겠지 하고 즐거운 음주가무를 떠올릴 때, 짜자잔~~~, 똑딱이를 가방에서
꺼내듭니다. 또 아까하고 같은 동작을 수없이 합니다. 이제는 정말로 끝났을
거라 생각하는데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듭니다. 또 그렇게 찍어댑니다.
하~~ 정말로 환장한다는 단어가 절로 떠오릅니다. 한대 떼릴 수도 없고
또 환장만 하고 있습니다. 한 시간여를 그렇게 찍어대다가 내려가더군요.
정말로 그 한 시간이 무서웠습니다.ㅎㅎ
▽ 무서운 분 때문에 저도 좋은 경치는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모여 앉아 술만 묵었겠지요.
처음 산정에 올라섰을 때는 앞에 보이는 고류다케가 구름에 가려져 있었는데
한 시간여를 고문당한 끝에 살아 움직는 것 같은 꿈틀거리며 굽이치는 산줄기를
구경할 수 있었으니까요. 정말로 장쾌하고 웅장하게 다가왔습니다.
(키렛트산장(절벽), 고류다케, 텡구머리, 시로우마 등등이 선명히 보입니다.)
▽ 16:40경, 한 시간여를 정상에서 마구 누지른 후에 하산을 하십니다.
존경스런 맘까지 들뻔했습니다.
탱구리랑 저는 저너마가 우리가 마련한 잠자리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
그쪽을 알게 모르게 몸으로 사수를 하다보니 쉬지도 못했는데
객꾸이는 세상모르고 퍼질러 자고 일어납니다. "먼일 있었노?"
"씨**"
▽ 내일 나아가야 할 산줄기를 감상하는 맛도 참으로 좋습니다만
산이 웅장하고 험하게 보여서 걱정도 들더군요.
▽ 무서운분 잘 내려가고 있나 보다가 우리가 걸어 왔던 산줄기가
석양 빛 받아 너무나도 멋드러지게 드리워져 있어 한 장 담았습니다.
▽ 이제부터는 이 산정 전부가 다 우리 차지입니다.
먼저 술 안주겸 저녁 식사로 라면을 끓여 즐거운 시간을 준비합니다.
▽ 솔아우는 마지막으로 숨겨 놓았던 소주를 한병 꺼냅니다.
참으로 저 소주는 대우를 톡톡히 받았습니다. 그렇게 아껴서 조금씩
나눠 먹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맥쏘로 말입니다.
▽ 참으로 한적하고 조망이 뛰어나 너무나 즐겁고 황홀한 시간을 보냅니다.
▽ 바다쪽에서 넘실대는 운해가 밀려드는 모습이 참으로 대단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많은 운해가 파도치듯 밀려들어 옵니다.
▽ 18:20, 해 지기를 기다려 텐트를 설치합니다.
이 시간에 누가 2,889m나 되는 카시마야리가다케 남봉 정상에 오르겠습니까?
그런데도 탱구리는 절벽산장쪽에서 보이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 다들 한방씩 박습니다. (객꾼 작)
▽ 탱구리는 우리가 나아갈 곳을 배경으로.......
▽ 객꾸이는 심뽀를 잘 못썼는지 코피가 터져부렀습니다.
▽ 파노라마(좌에서 우로)
▽ 파노라마 1 (좌에서 우로)
▽ 파노라마 2 (좌에서 우로)
▽ 파노라마 3 (좌에서 우로)
▽ 파노라마 4 (좌에서 우로)
▽ 파노라마 5 (좌에서 우로) - 끝
▽ 가장 멀리 야리가다케까지 조망이 됩니다.
이번 여정은 너무나도 날씨가 도와주었습니다.
북알의 특징 중 하나가 오후에는 비가 자주 내리는데 우리가 진행할 때는
비를 만난게 4일째 호다카다케에서 다이키레트로 향하면서 아침나절에 한번
맞고는 비를 만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운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객꾼이가 말하길 일본에는 7,8월경에 비가 안 오는 시기가 있는데
이 때가 아닌가 싶답니다.(객꾼아 날짜 잘 잡아줘서 고마웠다.)
▽ 운해가 꼭 솜 이불을 깔아 놓은 것 처럼 포근하고
츠루기다케의 칼날처럼 뾰족뾰족한 능선과 비교가 되니
우리의 잠자리가 정말로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더욱더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 해 넘어갑니다.
환상적인 장소에서 멋진 석양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곳까지의 힘들었던
여정이 눈 녹듯 사라집니다.
▽ 황홀합니다.
▽ 정말 좋더군요. 내 가까이 있는 모든 분들과 함께 이런 장면을 같이 보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일던지 가슴이 뭉클해져 옵니다.
▽ 운해도 더 이상 밀려오지 않고 잔잔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 객꾼이도 이 장면을 보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전화 많이 했드랬습니다.
▽ 해 떨어지니 달님 나타납니다.
세상의 이치도 이와 다르지 않을텐데 우리네들은.......
▽ 노을 짙게 물들며 긴 여운을 남기고 사라지니 어딘지 모르게 허전함이 차오릅니다.
더욱 차가운 바람과 함께 말입니다. 얼마를 버티지 못하고 추워서 텐트안으로 모여들어
2차 무대를 준비합니다.
▽ 아래 산장에서 술을 충분히 사왔고 객꾼이 양주도 조금 남아 있기 때문에 즐거운
시간은 오래도록 이어집니다. 사온 술 다 떨어질 때쯤에 저에게 시선이 꽂힙니다.
빨리 뭘 내놓으라는 협박성 눈을 뜨고서 말입니다.
저넘들이 내놓으라는 것은 공항에서 사가지고 온 양주 한 병이 제 배낭에 들어
있는걸 다 알고 있으니 좋은 말 할 때 내놓으라는 협박이지요. 저도 여기까지 가지고
오는데 쉬웠겠습니까? 먹고 싶어도 참고, 무거워도 여기까지 짊어지고 오면서 꼭꼭
숨겨둔 그 아까운 넘을 내 놓으라는데 쉽게 내줄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아픈 마음 달래가며 지금껏 내놓지 않았던 양주 한 병을 내 놓으니 기뻐서
죽을줄 알았던 두놈이 저를 모지리로 생각하는 눈초리로 웃음짖더군요.ㅎㅎ
그러거나 말거나 이 산정은 우리가 전세를 냈으니 오늘 밤만은 우리의 것입니다.
그동안 국익선양에 앞장서야 하는 몸들이었기에 일인들 눈치보며 점잖게 지냈던 그
응어리를 쏟아 내야 한다는 본능에 이끌려 텐트안에 취기가 차오르자 산이 떠나가라
광란의 밤이 이어지며 누구의 밥 그릇은 찐따가 되도록 두둘겨 맞으면서도 즐거운
비명을 무한정 토해냅니다.
시간은 정처없이 흘러흘러 그 많던 술들이 쓰러져 사라지며 바닥을 알릴 때 저넘들은
아직도 부족한지 저에게 음흉한 눈초리를 계속 보냅니다.
"꼬부ㄹ으쳐 노오ㄴ거 이짜너~~" (혀가 꼬여가)
제가 들고 있는 조그마한 양주(공항에서 뽀너스로 받음)는 짐이 무거워도 병째로
여기까지 가지고 온 이유가 있었습니다. 내일 만날 누군가를 위해서 였지요.
저 술을 다 마셨을까요?
어떻게 되었는지는 누군가를 만나보면 알겠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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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사진 모음
첫댓글 쪽바리 땅이라 가긴 싨다만 좋긴 좋구나
여기까지 읽는데만 4시간째다
읽기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