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땀을 식힌 후 출발하려 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립니다.
옛말에도 소나기는 잠시 피하라고 했었다지요..일단 피하고 봅니다.
그냥 맞으며 일단 가보자고 출발하고 나니, 갑자기 엄청나게 쏟아집니다.
소나기는 잠시 피하라고 했다지만
언제 이런 비를 맞아보겠나며 오히려 더 신이 나서 빗속을 걷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쏟아지던 소나기가 정말 거짓말처럼 갑자기 그칩니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밝은 햇살 보이시나요???
누가 참새더러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라 했던가요???ㅎㅎㅎㅎ
우리는 술이 고파서가 아니라 함께 걷는 사람이 좋아서라구요..
막걸리 한 잔에, 비를 맞아 너무 행복한 오줌싸개 어린이와 괴나리봇짐을 진 방자,
다 큰 어른들의 제기차기, 떡메치기까지..
오늘 여기 이 길을 함께 하지 못하신 분들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바탕 놀이 후 또 다시 길은 시작됩니다.
마지막 여정을 마쳐야겠지요??
위에 마리아 자매님이 가리키는 곳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데이..ㅋㅋㅋㅋ
저 컨셉을 이해하시는 분들은 최소 제주도로 신혼여행 다녀오신 분들이십니다.ㅎㅎㅎ
이제 순례길도 종착역에 닿을 것 같습니다. (사실은 아직 3km 이상 남았..)
드디어 14km의 여정을 마치고 출발지인 진안리 성지에 도착했습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준비하고 순례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시는 고마우신 신부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길을 마무리 했습니다.
오늘 순례길에는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기쁘게 행복하게 길을 걸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기도가 하늘에 닿아
땀의 순교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께서 부디 시복 시성되시기를 마음 모아 기도 드립니다.
첫댓글 은총가득한 순례길
좋은 사람들과 함께여서 더욱 행복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