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옹진군은 인천 서쪽 바다 위에 떠 있는 7개의 면(面)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죄다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 멀리 백령면에서 부터 영흥면까지 길게 펼쳐저 있어 우리나라 행정구역 상으로는 제일 길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할 덕적군도는 곧 덕적면(德積面; 덕을 쌓아야 살 수 있다는?)의 42개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곳인데요.
덕적도의 원래 이름은 수심도(水深島)였다고 하는데, 깊고 큰 바다의 큰 섬이란 뜻이랍니다.
덕적군도를 카약을 타고 여행하려면 일단 제일 큰 섬인 덕적도로 들어가서 시작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한데, 덕적도에서도 서포리 해변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덕적도까지는 인천항과 대부도의 방아머리항에서 들어가는 평일에는 하루 1회, 주말에는 2회 운항하는 카페리를 타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소요시간은 인천에서 1시간 50분, 방아머리에서 1시간 30분인데, 대부도 방아머리항쪽 요금이 더 쌉니다.
카페리 승선권은 인터넷(가보고싶은섬)에서 예매할 수 있지만, 차량은 예매가 되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출항 1시간 전에 도착해서 줄을 서야 합니다. (승용차 기준 최대 40대 정도까지 실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주말에는 더 일찍 도착해서 줄을 서야 합니다.)
방아머리항은 낙조와 함께 해수욕까지 즐길 수 있는 방아머리 해수욕장과 먹거리촌, 카풀하기 좋은 무료 공영주차장(대부도 관광안내소 건너편)도 있습니다.
카페리 도착지인 덕적도 진리항부터 서포리 해변까지는 잘 포장된 도로로 1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진리항에는 웬만한 식품을 다 구입할 수 있는 하나로 마트와 주유소, 서포리 해변 인근에는 CU편의점과 펜션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서포리 해변은 30만평에 달하는 넓고 눈이 부실 정도로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서포리 해변 백사장에는 멋진 그늘막과 샤워장, 화장실, 무엇보다 수령 200년이 넘는 노송(老松) 수백그루로 이루어진 야영장과 덕적도 일대를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있어 정말 좋습니다.
흠이 있다면 주차장이 조금(그래봐야 백걸음) 떨어져 있는데 현재 열심히 공사를 하고 있으니 곧 더 좋아지리라 봅니다.
덕적도 중에서 제일 유명한 섬으로는 단연코 '굴업도'일텐데 사실 바다 위에서 떠다니며 경치 구경하는 카약커들에게는 그렇게까지 멋진 섬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굴업도가 방문객들이 싸지르고 간 똥들이 그렇게 많아 똥섬이 된지가 오래라는....우웩~!
CJ의 실수? ^^
오늘 소개할 투어 가이드는 덕적군도 전체 42개 섬에서도 정중앙에 떠 있는 선단여, 小가도, 가도, 西각흘도, 각흘도, 낭각흘도, 小낭각흘도, 中통각흘도, 통각흘도, 小통각흘도로 길게 남쪽으로 이어져 떠 있는 작은 열도입니다.
그저 편의상 제 맘대로 '각흘열도'라고 지어 본 것이니 검색해보지 마세요. ^^
이 작은 열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각흘도와 그 새끼섬들은 위 지도에 보이는 것처럼 덕적도, 선미도, 굴업도, 백아도, 울도, 지도 , 선갑도, 문갑도가 마치 호위하듯 바깥을 에워쌓고 있는 형상인데, 실제로 이 작은 열도는 덕적군도 카약 여행코스 중에서 여행 시간 대비 가성비로 친다면 첫손을 꼽을 정도로 아름답고 기가 막힌 경치를 자랑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Sea Kayaking 코스가 수도권에, 그것도 서해바다에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는 걸 이제사 가서 보게 된 건 그냥 생으로 노를 저어가기엔 좀 버겁고, 덕적도까지 카페리로 들어간다해도 욕심때문에 이 코스로 갈까 저 코스로 갈까 고민하거나 한번에 다 돌아보고 싶다보니 일정 잡기가 쉽지 않은 탓에 자꾸 미뤄진 것도 있죠.
하지만 실제 가서 올망졸망 떠 있는 섬들 사이로 돌아나가다 보이는 풍광마다 '멋지다'가 터져 나올 정도로 좋아서 날씨 좋고 물때만 잘 맞춰가면 체력적인 부담 없이도 남녀노소 누구나 씨카약 여행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을 법 합니다.
다만 이 일대 수역의 조류가 제법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초보 카약커들은 섬들을 건너는 것이 버거울 수 있으니 초보 카약커는 러더가 있는 투어링 카약을 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앞서 덕적도 이름 자체가 수심이 깊은 큰 바다라고 소개했던 것처럼 덕적군도의 중심에 있는 각흘열도 일대의 평균 수심이 20m를 훌쩍 넘고, 섬 사이로 조수가 흐르는 물골들의 수심은 40m를 넘습니다.
얕은 서해바다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저의 첫 투어는 카약커인 잠꾸러기(임석민)님의 도움으로 서포리에서 선단여까지 11인승 낚시배에 2인승 씨카약 포함 총 6척을 싣고 가서 바다 위에서 런칭을 한 다음 약 10여km를 느긋하게 돌아보고 다시 낭각흘도 해상에서 싣고 돌아오는 '보트서포트 카약킹'이었는데, 덕적도에서 각흘도 사이의 아무 것도 없는 바다 11km를 오고 가는데 몸으로 때울 것이냐 돈으로 때울 것이냐의 문제 앞에서 저도 이제 60대가 훌쩍 넘고 허리도 시원찮은데다 지루한 패들링으로 건너 가고 오는 시간과 체력 소모 없이 각흘열도 곳곳을 여유로이 돌아보면서 경치 감상에 푹 빠질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이 방법만큼 좋은 건 없다고 봅니다.
머지않아 카약 투어도 서비스하는 유람선이 서포리에서 다니게 된다 하니 정말 좋은 소식이고, 그 전에라도 카약 셔틀이 필요하면 서포리의 씨원생활낚시배를 이용하면 됩니다.
위 사진처럼 좌우에 각각 5대씩 총 10대 정도는 너끈히 실을 수 있습니다.
낚시배가 굉장히 빨라 서포리에서 선단여까지 가는데 30분만에 갈 수 있는데, 이 수역에서 우럭 낚시도 잘 된다고 하니 카약을 타지 않는 가족은 낚시배를 타고 함께 투어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 때 가족이나 친구들이 잡은 우럭으로 회떠서 먹는 맛이 일품이지 않을까 싶네요. ^^
카약커들끼리만 간다면 아침에 '선단여' 앞에 내려주고 오후 늦게 '가도' 동쪽 해안에서 픽업하는 편이 더 좋을 듯 합니다.
씨원생활낚시배에는 철제사다리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해상에서 카약에 타고 내릴 수가 있는데 카약을 내리고 올리는 것은 3m 길이의 굵은 로프 2개만 있으면 카약운반용 손잡이에 걸어서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가는 것이라 구경하기 정신이 팔려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를 지나치는 바람에 다 담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더 천천히 시간을 즐기면서 DSLR카메라로 찍고 싶습니다.
맛보기로 이번 여행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몇 컷과 함께 주요 섬들의 포인트를 소개하겠습니다.
첫댓글 와 너무 좋으셨겠습니다.~~
전 이번주 덕적도 스케줄이 무산되어서 실망했는데 언젠가 투어가 활성화되면 꼭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