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들여다 보기 - 후진국에서의 비즈니스 ; 박태환의 글에 붙임

[박흥식(1)]

南자카르타의 증권거래소 옆에 신축된 Equity Tower 17층엔 한국문화원이 있다.

원래 돈버는 일과 거리가 좀 먼 Artist의 눈에 보이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적어본다.

원래 독립화가인 나는 내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도 좀 살펴야 살아가는데 좀 도움이 되므로 그쪽의 일에도 관심이 참 많다.

나의 컬렉터들이 괴로움을 받는 것이 내게도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후진국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사람들의 비즈니스 형태는 크게 자영업과 주재원인데...

주재원은 거의 현지 로컬시장과 제3국(외국)을 고객으로 하고 있고..

자영업은 일의 규모에 따라 로컬과 교민사회를 상대로 한다.

인도네시아, 베트남에는 우리나라의 봉제공장과 신발공장 등이 미국 등을 상대로 임가공해주고 인건비를 벌어 들이는 일에 직접 공장을 운영하거나 그 회사의 간부, 또는 독립 에이젼트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발 쪽은 가공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자들이 많은데 신발 한개에 수십~수백가지의 부속들이 필요한 모양으로 예를 들어 스티커 하는 사람은 스티커 한가지만 계속 납품하는데 밥먹고 살고 가죽 염색물감 파는 사람은 염색물감, 본드(접착제) 파는 사람은 뽄드....... 그 외 니트, 자수(embroidery)..기타등등 수많은 부속상들이 어우러져 있고.

대표적 노동집약 산업인 봉제회사들이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외화를 벌어 들인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 해외 봉제, 신발의 전진기지였으나, 인도네시아 정부 특히, 노동부에서 공장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을 높게 책정하는 소위 최저 임금제의 압박때문에 일부 공장과 에이젼트들이 더 싼 인건비를 찾아 중국, 베트남 등으로 업체를 옮겨갔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주 1세대인 수많은 신발과 봉제 업체에 종사하는 인구들이 교민사회의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현지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우리 경고출신들이 봉제와 신발에 종사하고 있다.

인니(인도네시아)의 한국교민사회는 이런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로 이루어진다.

이주1세대인 봉제와 신발업계종사자 들이 아직까지 절대적인 숫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블록엠을 중심으로 남부자카르타에 약 75%의 인구가 거주하며 동부자타르타인 끌라빠가딩지역, 위성도시인 땅그랑, 버카시, 찌까랑, 보고르 등에 대사관 집계35,000명 실제 거주약5만~7만 정도의 한국인이 자카르타와 인근에 거주하며 이는 인도네시아 한인 인구의 90%이상이다.  

최근 10년 내에 교민사회의 교체멤버로 삼성과 LG전자 쪽에 근무하는 40대 이하 젊은 세대들이 대거 유입되었는데 삼성현지 법인장은 인니현지 고위급인사의 딸과 결혼하여 인니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기업이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걸로 듣고 있다.

교민사회의 구성원이 자꾸 젊은세대들로 채워지고 있으며 현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대들이 한국이나 기타 외국에서 교육을 마치고 부모가 거주하는 자카르타로 돌아오는 등 이민을 허락하지 않아서 장기간체류자들로 이루어진 한인사회는 드물게 해외에서 자체 순환적 기능을 갖춘 새로운 지역사회로 탈바꿈을 하고 있다.

인니정부의 불리한 노동정책, 이슬람교를 믿는 현지인들과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불협화음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현지의 비즈니스가 건재하는 이유는 수적으로 제1의 외국인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교민사회의 환원성에 있다고 본다.

인니와 가까운 필리핀의 한국인 교민 수가 10만을 넘어선 것이 오래전이다.

그런데 거기서 살다온 한국인들이 한결같이 내뱉는 첫마디는 "여기는 한국이네요...."라는 것인데...

상공인들의 활동이 지역사회의 경제적 기반을 만들었다면 교민들의 활동으로 문화적 동질성(identity)을 이룬 것이다.

교회, 절, 성당 등 종교단체들의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기독교 선교사로 이주해 와서 연합교회라는 제일 큰 교회를 일구고 현지에서 돌아간 서만수목사는 그 중에서 돋보이는 사람이다.   

지금 자카르타에는 수십개의 한국인 교회, 하나의 성당, 두개 이상의 절이 있는데 서로 존중하면서 교세를 키워가고 있다.

인니 교민사회의 특징은 경제적으로 평준화 되어 있다는 것이 타지역에서 잘 볼 수 없는 점이다.

이것은 인니정부의 토지와 주택에 대한 정책때문이기도 한데, 지금은 약간 바뀌었겠지만, 원칙적으로 외국인 거주자는 토지를 소유할 수 없고 아파트와 리얼에스테이트는 서류공증을 한 후 현지인의 명의를 빌려서 차명으로 살 수 있지만 소유권(Hak milik : the right to possess)가 아닌 25년간 연속 사용권(Hak Pakai ; the right to use)으로 2회 갱신하여 75년간 사용하도록 하는 일종의 제한적 소유권을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모든 교민들이 자신의 소유가 아닌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세입자의 신분으로 얼마나 큰 집을 소유하느냐 하는 비교의 척도 중 큰 하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이야 자카르타시내엔 커다란 현대식 아파트들이 아주 많지만 그런 현대식 대규모 아파트와 오피스빌딩, 호텔들이 들어선 것은 불과 최근 20년 내의 일이다.

그러니까 1세대 이주민들은 거의 100평 정도는 되는 넓은 고급주택에서 살았으며 개인 수영장이 있는 집도 많았다.

회사원의 경우 회사에서 100% 주거비용을 부담하므로 통상 2년치의 집세(월세)를 한번에 지불하는데 대개 월 U$2000 정도이니 곱하기 24개월, 우리돈으로 5천만원 정도의 주거비를 한번에 주므로 그냥 즐기는 사람은 남자카르타의 상류사회인 뽄독인다 지역 등의 고급주택가에서 대략 200여평의 넓은 수영장 있는 집에서 왕처럼 살았고...

게중에 좀 아껴서 재태크의 솜씨를 발휘하는 한국 아줌마들도 있었다. 어쨌거나 선택은 자유...

지금도 U$1200/month 짜리 40坪 아파트에 사는 법인장과 U$4000/month 의 포시즌아파트에 사는 부하직원이 같은 직장을 다니는 일도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는 가사를 도우는 '뻠반뚜(pembantu; 가사도우미 란 뜻이나 흔히 '식모'로 부른다)'가 1~2명 있고 그 역할이 취사와 일반가사노동으로 나눠져 있다. 경우에 따라 머슴인 '자가(Penjaga: pen-은 '사람'을 뜻함)'도 있을 수 있고, 차량 대수 만큼의 운전수(Supir, sopir)가 있다.

대개 회사원은 회사업무용 차량 1대, 가족용1대.  2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가정에서 한국부인의 지위는 확고하다. 대부분 여주인을 '뇨냐(Nonya;마님)',  바깥주인을 '미스따르(MR. ; Master ; 나리)'로 부른다. 어떤 집에서는 일하는 가사도우미 중 안방에 들어 올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해 놓고 있기도 하다.

이것은 한국 교민들 각자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삶의 형태이므로 자카르타의 한국사람들은 갑자기 자신의 신분이 상승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고는 하는데 이런 착각이 사회생활의 전반에 걸쳐 여러 재미 있는 형태로 나타난다.

한국부인들이 "처음엔 오기 싫어서 울고 나중엔 가기싫어서 운다."는 말이 있다.  자카르타에 흔하디 흔한 말 중에 하나.

한 번 귀족의 맛을 보면 그 맛을 결코 잊지 못한다. 이것은 인생을 삶의 가치관을 바꾸는 일이 되기도 한다.

자카르타에는 약1500명의 재학생이 있는 한국국제학교 JIKS가 있다.

초등학교6년, 중학교과정 3년과 고등학교과정3년, 총 12학년으로 되어있고 한국어를 주된 언어로 수업하는 인도네시아 교육부로부터 6개부처의 장관과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설립을 허가한(모든 국제학교가 그렇다) 인도네시아학교다.

미국계인 JIS와 NJIS에 600명 정도, 영국계 학교인 British School, 인도계인 간디스쿨, 그리고 수많은 국제학교에 대략 총 3000명 정도의 한국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으며, 한국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는 영어를 제1언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오전 7시경에 시작하고 오후 4시 이전에 끝나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가용으로 등교한다.(카풀을 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자동차는 필수적인 이동수단이다.

자동차가 없는 집에서는 장기렌트카를 이용하기도 하고 잘 아는 집안끼리 서로 카풀을 하기도  한다.

한국국제학교JIKS 강당에서 열린 탁구대회

오래된 전문점인 길거리 가게들이 있어서 인니생활에 내공이 깊은 경력자들은 구석구석 흩어져 있는 오래된 전문 가게들을 귀신같이 찾아 다니지만.... 일반적으로 외국인( Orang asing ; Expatriot :외국인 거주자)들은 1990년대 들어 발달하기 시작한 빵빵하게 에어컨디셔닝 된백화점이나 쇼핑몰을 선호하고 일상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낸다.

가정에 가사도우미가 있어서 주부들은 가정일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만 외식은 일상화 되어 있어서 보통 일주일에 2~3회의 가족단위 저녁회식을 한다.

자카르타에는 도합 200개정도의 크고 작은 한국식당이 있다.

나름대로의 레시피로 솜씨를 자랑하는 한국식당들은 자카르타시와 위성도시 곳곳에 산재하고 있는데 주로 남부 자카르타인 블록엠, 세노빠띠, 잘란스나얀, 수디르만, 끄바요란 바루 지역과 동부자카르타의 끌라빠가딩과 위성도시  땅그랑의 리뽀 까라와치, 버카시, 등에 있는데... 과거 한일관이나 코리아나바루, 고향집 등의 식당들은 국내의 식당과 비교하여도 조금의 손색이 업는 훌륭한 식당들이었다.

"자카르타에서는 밥먹다가 3년 지나간다." 수 많은 말들중에 하나가 있다.

외식문화가 발달한 탓도 있겠지만 오래된 왕국의 역사를 지닌 3억이라는 대식구를 먹여 살리는 인구 대국답게 그 수도인 자카르타에는 내가 근 15년을 부지런히 찾아다녀도 아직 가보지 못한 식당들이 대부분이니 그 먹거리 사업의 실제규모는 엄청나다 하겠다.

한국사람이 자카르타에서 먹는 사업을 하려면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된다.

무슬림들은 돼지고기, 개고기를 먹지도 않을 뿐 아니라 신체적인 접촉도 기피해서 자신은 물론 남이 먹는 것도 별로 좋게 생각 않한다. 이런 현상은 시골에 갈수록 더 심해져서 술라웨시의 어느 곳에 한국식당에서는 돼지삼겹살을 팔 수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운 지방에 사는 삶들은 찬 음식을 좋아할 것이다."라는 우리의 생각과 달리 찬 음식을 싫어하는데 대표적으로 냉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은 좋아하는데 얼음과자인 '쭈쭈바'는 싫어한다.

어느 한국인 부부가 한국에서 쭈쭈바 기계를 가지고 와서 공장을 차렸으나 결국 망해서 문 닫았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은 또 엄~청 좋아 하는게 좀 이상하다...

인구의 80%가 무슬림이라는 불리한 여건의 틈새를 뚫고 삼겹살집을 성공시킨 사례가 있는데......

과거 백화점들이 생겨나기 전에 이름난 쇼핑센타였던 Gran Wijaya Center가 있는 끄바요란 바루(Kebayoran baru)의 잘란위자야에 자리한 한국식당 '청기와'가 그 주인공.

청기와는 '이영철'이란 할배와 '이은정' 할매 두 부부가 운영하는 한국식당인데 이영철씨는 어선을 소유하고 말루꾸 등지에서 상업 어업을 했다. 과거에 한국에 액세서리 등 장사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이은정아지매는 위자야센터 옆 경찰청 뒤에서 호텔 1층의 한 부분을 빌려 청기와라는 큰식당을 차렸는데 현지인 직원이 한 50명 쯤 되었다.

처음에는 이영철씨는 외딴 섬에 거주하면서 횟감생선을 조달하고 부인인 이은정씨는 김병국이라는 한국 주방장을 채용하여 생선회를 주메뉴로 하는 식당을 운영했다. 

김병국은 과거 Surabaya 미원공장의 식당 책임자이며 그 부인은 현지여성으로 직업이 의사이며 거의 프로급의 골퍼이기도 하다.

한동안 교민들의 의식 속에 횟집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던 청기와는 어느날 식당의 동편 wing을 따로 패빌리언으로 만들더니 '草堂'이라는 간판을 걸고 횟집을 끄집고 들어 가더니 120석규모의 나머지 메인홀을 뚝딱뚝딱 수리하여 발리산 돼지고기를 삼겹살과 오겹살로 구워서 파는 고기집으로 전환했다.

남편인 이영철은 이번에는 수까부미(Suka Bumi; '사랑하는 지구'라는 뜻의 동네) 라는 순다지방의 산골로 들어가 숯가마를 만들었는데. 자와섬에 천지빠까리로 있는 왕대(竹)나무를 구워서 숯으로 만들어 청기와에서 고기굽는데 썼다.

물론 수까부미에 목장을 조성하여 소를 기르고 도축하여 이번엔 쇠고기를 공급했다.

대나무숯은 한국의 방송사에도 알려져 'VJ특공대'가 청기와식당과 수까부미의 숯가마까지 촬영 단독 취재를 해갔고....

이슬람교도가 아닌 현지인(인도네시아인, 중국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대대박을 터뜨렸다.....

지금도 청기와에는 식당손님의 60% 이상이 현지인이다.

참고로 현지인들은 식당에서 너무 예의가 바르고 이렇다 저렇다 불평 없이 그저 제공되는 서비스에 fully 만족하고 간다는 것이다.

이은정아지매는 냥면 한그릇을 팔아도 신경을 써야하는 한국 아자씨들에 비해 오히려 너무 훌륭한 고객이라는 것이다.

KORINDO GROUP이 주최한 한식세계화 행사

청기와랑 한 100m 떨어진 거리, 그랜위자야 센터 내에 한국 짜장면 집인 '가야성'이 있는데......

다음에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