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현장학습을 갈 때마다 버스에서 틀어주곤 하던 '이웃집 토토로'
집중하여 볼 수 없었기에 그 진한 감동도 덜 느꼈었던 것 같아요.
그저 막연히 '참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이렇게만 생각했었죠.
그런데 이 영화....
정말 쏙 빠져서, 입가에는 미소 가득 머금고, 머릿속은 어린 시절 떠올리며....
눈과 가슴, 머리, 온 몸과 마음이 행복했던 그런 영화....
![](https://t1.daumcdn.net/cfile/cafe/1641B5304CAC5A887F)
오랫동안 비어있던 집으로 이사온 날,
사쯔키와 메이를 맞이한 것은 온 집안을 동글동글 날아다니던 검댕이 귀신(스스와타리)이었어요.
마중물을 부어야 깊은 속내를 드러내 보이는 녹슨 펌프
집 가까이에 있는 커다란 녹나무...
마당의 빨랫줄
닭장, 모기장....
의송화(다른 사람들은 이 꽃을 접시꽃이라고 하더군요.)
손으로 일일이 모내기를 하는 마을 사람들....
지금은 낯선 이런 장면들이 너무나 친숙하여 마치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
환상 속에서 헤맸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541B5304CAC5A8880)
엄마가 아파 병원에 입원해 있어 아빠랑 셋이 살고 있는 사쯔키와 메이....
침착하고 아빠를 잘 도와주고, 동생을 잘 돌보는 사쯔키...
맹랑한 꼬맹이 메이의 표정은 정말이지 귀여워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41B5304CAC5A8981)
언니는 학교에 가고, 아빠는 원고를 쓰고...
마당에서 혼자 놀던 메이는 어찌어찌하여 토토로를 만나게 되지요.
우리 식으로 따지면 도깨비인데, 이 녀석 토토로는 정말 귀여워요.
깜찍한 메이는 토토로를 만났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도리어 토토로를 깜짝 놀라게 하지요.
한적한 시골 마을, 넓은 뜰이 있는 집....
나무는 우거지고, 바람은 솔솔 불고....
마치 그 안에서 사쯔키와 메이와 함께 뛰놀고 있는 착각에 빠져 허우적.....
토토로에게서 받은 도토리(동구리)를 정성껏 심는 두 아이...
그 모습만 보아도 그냥 행복했던 영화....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1B5304CAC5A8982)
엄마에게 줄 옥수수를 들고 집을 나선 메이를 찾아 헤매던 사쯔키와 마을 사람들....
그때 나타난 고양이 버스...
그 버스는 얼마나 포근하고 푹신푹신할까? 그 버스 좀 나도 타 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문득 일본어를 조금 알았다면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을 텐데...
이제라도 한번 배워볼까?(히라카나, 가다까나는 아니까 좀 쉽지 않을까?)
첫댓글 어제 딸애랑 기쿠지로의 여름이라는 일본 영화를 봤어요.(좀 오래된 영화같아요) 얼마나 재미있고 감동적인지...일본 영화도 좋은 거 많네요. 특히 기쿠지로의 여름에서 히사이시 조의 주제 음악이 정말 좋아요.
이 영화 저도 보긴 봤는데...다시 보면 또 감흥이 다를 것 같아요. 언제 시간 되면 다시 보려고요.
기쿠지로의 여름.. 정말 좋죠?
맞아요. 일본인의 감정곡선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일본을 좀더 알고 싶다는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