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0:8-11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9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10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11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웨스트민스터 대요리 문답 118-121문, 제4계명②
제118문. 왜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이 가장과 윗사람들에게 특별한 책임으로 주어졌습니까?
답/ 가장과 윗사람들에게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이 더 특별한 책임으로 주어진 것은 그들 스스로 안식일을 지킬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통솔 아래 있는 모든 사람까지 안식일을 지키게 해야 하기 때문이며, 또한 그들 자신의 일로써 아래 사람들이 안식일을 지키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일이 흔히 있고 그런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설
1.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은 모든 사람에게 구속력이 있는 도덕법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사람보다 가정의 가장과 윗사람에게 이 명령이 더 특별한 책임으로 주어진 이유는 이들에게 자식과 종과 가축과 손님이 안식일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힘과 권위가 주어져 있기 때문입니다(출 20:10). 그러므로 가장과 윗사람은 자신이 기쁨으로 안식일을 잘 지키면서 본을 보일 뿐 아니라 자녀나 아랫사람이 안식일을 잘 지키지 않을 때는 하나님이 주신 권위로 엄히 책망하고 바르게 가르쳐야 합니다.
2. 예를 들어 한 가정의 가장은 가족들이 주일에 상업적인 일을 하거나 학원을 가거나 오락을 하거나 자신의 취미를 위해 시간을 사용하지 않도록 잘 지도해야 하며, 성도가 기업을 운영한다든지 장사를 할 때, 혹은 직장생활을 할 때 자신의 직원들과 아래 사람이 주일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느 13:15). 공직자들은 주일을 지키는 데 방해가 되거나 해가 되는 법을 만들지 말아야 하며 주일에 시험을 치거나 국가적인 행사를 해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에 지장을 받게 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3. 그러나 오늘날 우리 시대에 이러한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주의한 관용과 안식일의 거룩함을 무시하는 현상이 대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욱 어린 자녀들에게 주일과 평일의 중대한 차이를 일러주어야 하며 다른 날에는 적당한 일들이 주일에는 옳지 않은 일임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4. 그렇다고 다른 날이 주일보다 덜 중요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신약 시대가 구약 시대와 다른 점은 이제 모든 날이 다 거룩해졌다는 점입니다. 첫째 날인 주일부터 마지막 날인 토요일까지 덜 중요한 날이 없습니다. 모든 날이 다 중요합니다. 이렇게 모든 날이 중요함에도 하나님께서 우리의 안식을 위해 허락해주신 이 복된 날을 스스로 지키지 않는 이유는 불신앙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 노동시간과 노동력이 단축된 여건이 마련된 선진 국가로 갈수록 오히려 이전보다 더 주일에 일하는 직업이 늘어나고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에 휩쓸려 노동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봅니다. 이러한 때에 굳이 쉬지 않으셔도 되는 하나님께서 의도적으로 쉬셨고, 그 쉬신 날을 안식일로 제정해주셔서 우리가 안식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배려와 사랑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제119문. 제4계명에서 금지하는 죄들은 무엇입니까?
답/ 제4계명이 금지하는 죄는 요구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모든 것과 이 의무들에 부주의하고 태만하고 무익하게 이행하면서 그것들에 대해 싫증을 내며 귀찮아하는 것입니다. 또한, 주일 온종일 게으름을 피우거나, 그 자체로서 죄 된 일을 하거나, 세상의 일과 오락에 대하여 불필요한 행동, 말, 생각 등을 하는 것으로 그날을 더럽히는 것입니다.
해설
1. 겔 22:26을 보면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안식일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일로 인해 더럽힘을 받았다고 탄식하셨습니다. 이를 보면 제4계명이 요구하는 안식일 의무를 성실히 지키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매우 슬프게 하는 일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제4계명이 요구하는 의무들을 이행하지 않고 이 의무들을 부주의하고 태만하고 무익하게 이행하면서 그것들에 대해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2. 부주의는 안식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고, 태만은 안식일을 열매없이 보내는 것이며, 무익함은 형식적으로 주일을 지키는 것이며 싫증은 지키기 싫어하면서 억지로 지키는데 어서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제4계명에서 금지하는 내용들입니다. 하나님은 게으르고 형식적이고 위선적인 주일 성수가 아니라 감사와 진심과 사랑이 담긴 주일 성수를 원하십니다(겔 33:31, 암 8:5, 말 1:13).
3. 이 외에도 그 자체로도 죄가 되는 일을 안식일에 행해서는 더욱 안 됩니다. 우상을 숭배 하는 자리에 가는 것은 그 자체로도 죄가 되는 일인데 주일에 간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악인들과 교제하며 쾌락을 탐하는 자리도 그 자체가 죄인데 주일에 그런 자리에 가서 즐거움을 누린다면 말이 되겠습니까? (겔 23:38-42). 주일에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보다 다른 것에 더 기쁨을 추구하면서 그 일에 마음을 쏟고 예배는 잠깐 드리는 것으로 때우고 있다면 그 역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입니다. 몸은 교회당에 있는데 마음은 장사와 오락과 다른 것을 생각하면서 그에 관한 사사로운 말들을 하고 있다면, 그 또한 제4계명을 주신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가 됨을 유념해야 합니다.
4. 대요리 문답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21장이 주일 성수를 거의 율법주의 수준으로 매우 강조하는 배경에는 1617년 제임스 1세가 강요한 주일과 명절에 스포츠와 레크레이션을 허용하며 이를 거부하는 목회자는 파면을 선포한 ‘스포츠 선언’에 대한 거부와 저항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청교도들의 주일 성수에 대한 이해를 율법주의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주일을 지킬 때 늘 율법주의와 무 율법주의의 극단을 조심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5. 실제로 약 100여 년 전에 스코틀랜드 자유교회에서 주일에 예배드리러 가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이 옳은가? 로 논쟁한 일과 미국의 어느 개혁파 교회가 폭설이 내린 주일에 교인이 스키를 타고 예배에 출석했을 때 논쟁한 일은 주일에 대한 율법주의적 사고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주일에 스키를 타고 교회당에 온 그 교우가 스포츠를 했으니 권징해야 한다는 주장과 폭설을 핑계로 주일예배에 결석하지 않고 스키를 타면서까지 왔으니 칭찬해야 한다고 논쟁했습니다. 논쟁 끝에 “당신은 스키를 탈 때 즐겼습니까? 즐기지 않았습니까?”로 물어보고 판정하기로 결론지었으니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율법주의적인 주일 이해였습니까?
제120문. 제4계명을 더 잘 지키게 하려고 더해진 내용은 무엇입니까?
답/ 제4계명을 더 잘 지키게 하려고 더해진 내용은 첫째,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이 더해진 이유는 하나님께서 7일 중 6일을 우리 자신의 일을 위해 허락하시고 하나님 자신을 위해서는 하루만을 남겨두신 이 계명의 공평성 때문입니다. 둘째,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이라고 하신 것인데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날에 대해 특별한 예의를 갖추도록 요구하시기 위함입니다. 셋째는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신”이라고 하신 하나님의 모범입니다. 그리고 넷째,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고 말씀하심으로 하나님은 이날을 자기를 섬기고 예배하는 거룩한 날로 성별하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날을 거룩히 지킬 때 그것이 우리에게 복의 방편이 되도록 정하셨습니다.
해설
1. 하나님은 제4계명을 주시면서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라고 말씀하심으로 7일 중 6일을 우리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습니다. 대요리 문답은 이를 모든 날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하루만 남겨두신 공평성이라고 말합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런 공평성으로 대하지 않으시고 7일 모두를 예배하는 날로 사용하라고 하셨다면 우리는 생계를 위해 일할 시간이 없을 것이며 우리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필요한 휴식과 사회적 교제의 시간도 가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2. 하나님은 주일을 지킴으로 우리가 이날에 대한 특별한 예의를 갖추시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창조주시며 구원자요 주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이기적인 유익을 위해 주일을 어기는 자는 특별히 하나님께 속한 날, 하나님의 소유물인 안식일과 주일을 착복하고 도적질하는 것이 됩니다.
3. 다시 말씀드리지만, 하나님께서 6일의 창조를 다 완성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신 것은 피곤해서가 아닙니다. 인류 전체가 추구하고 따라야 할 쉼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이고 창조와 구속에 담긴 신앙적인 원리들을 제시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대로 장차 천국에서 우리가 누릴 영원한 안식을 소망하면서 창조주 하나님과 구속주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주일을 거룩하게 지킨다면 큰 복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안식일을 주시면서 거룩하게 지키라고 하셨을 때는 복의 방편으로 주셨지 무거운 계율로 주신 것이 아닙니다.
제121문. 제4계명은 왜 ‘기억하라’는 말로 시작합니까?
답/ 제4계명이 기억하라는 말로 시작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안식일을 기억함으로 오는 큰 혜택 때문입니다. 즉 우리가 ‘기억함’으로 이날을 잘 지키려고 준비하는 일에 도움을 받으며, 이날을 지킴으로 다른 모든 계명을 더 잘 지키게 되고 또한 신앙의 요약을 담고 있는 창조와 구속의 두 가지 큰 은혜에 대해서 계속하여 감사히 기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이날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즉 안식일에 대한 우리 본성의 빛은 부족한 반면, 다른 날에 할 수 있는 합당한 일에 대한 자유를 제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안식일은 칠 일 중에 단 한 번만 오고, 그 사이에 여러 세상의 일들이 일어나서 우리의 마음이 이날을 준비하거나 거룩하게 지키려는 생각에서 멀어지게 하기 때문이며, 사탄도 그의 수단들을 동원해서 필사적으로 안식일의 영광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기억조차 지워버려 온갖 불신과 불경건에 빠트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해설
1. 십계명 가운데 ‘기억하라’고 시작하는 계명은 제4계명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4계명이 ‘기억하라’로 시작되는 이유는 기억하지 않고는 안식일을 제대로 지킬 수 없는 우리의 태만함과 죄악 된 본성 때문입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이날을 잊어버리고 이날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하나님의 완전한 창조와 구원의 은혜를 망각하고 삽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억하라’고 하십니다.
2. 우리는 이날을 지키라고 명령하시는 하나님의 의도와 요구를 기억함으로 이날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주일을 잘 지킴으로 이날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과 구원자 하나님과의 사랑의 교제가 이루어지고 그 생명의 교제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다른 모든 계명의 의미도 함께 생각하면서 더 잘 지킬 수 있게 됩니다.
3. 안식일 계명은 다른 날에는 합법적인 일도 제한하기 때문에 만약 안식일의 의미와 이 계명을 주신 하나님의 의도를 생각하고 기억하지 않으면 우리는 쉽게 주일 성수를 우리의 자유와 쉼을 제한하는 무거운 짐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또한 6일 동안 온갖 일과 업무와 활동으로 인해 주일을 잊어버릴 수 있으며 주일 준비에 아예 손을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주일을 소홀히 여기면서 이 복된 주일까지 우리의 욕망을 위해 사용하는 죄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4계명에 ‘기억하라’를 사용한 것은 하나님의 지혜입니다.
4. 사탄은 주일예배를 통해 선포되는 신실한 하나님의 말씀과 예배의 모든 시간과 공적 모임을 통해 우리가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고 충성스러운 종이 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은혜는 주중에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은혜입니다. 그래서 사탄은 주일 자체를 무너뜨려서 아예 성도들이 이런 은혜를 누리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방해하고 유혹하고 공격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일에 대한 제4계명이 사단의 왕국과 악의 홍수를 대항하는 성채를 쌓는 계명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특별히 성도 개개인이 사적으로 혼자 지키는 주일이 아니라 모두 공적으로 함께 지키는 주일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박홍섭목사 / 한우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