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잎
강인석
연못에 떠 있는 거 아냐.
엎드려 있는 거야.
가지에 매달려 있다가 물속이 궁금해서 내려온 거야.
살짝 보였거든
햇살을 되돌려 보내는 은빛 비늘이, 그리고 춤이.
궁금하고 궁금해서 참다 참다 용기를 냈지.
바람에게 부탁해 내려온 거야.
떨어진 게 아니라
물 위에 엎드린 거야.
아직도 물속 구경 중.
새잎
―빨리 낫게 해 주세요.
할아버지 손잡고
기도한 뒤
엄마랑 나온 병원 앞
쥐똥나무 새잎
봄 햇살 받으며
두 손 꼭 모으고 핀다.
힘없이 걷는 엄마
팔짱을 꼈다.
“걱정 마 엄마, 새잎도 기도하고 있잖아.”
강인석_중앙대 불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2011년 《아동문학평론》 봄호 동시 「동해바다 갈매기」 외 2편으로 등단. 201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유망작가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