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 십여건 상담을 한 것 중에 다수를 차지 하는 것이 퇴직 이후 황혼 이혼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퇴직 이후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해서 남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최근 3월 16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3000건으로 1년 전보다 8.3%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30년 이상 혼인을 지속한 후 헤어지는 황혼 이혼은 지난해 한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황혼 이혼은 1만5651건으로 10년전(8647건)과 비교해 81% 급증했습니다. 혼인기간 별로 보면 0-4년인 부부의 이혼이 전체 이혼 건수의 18.6%로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그 다음은 5-9년(18%), 30년 이상(16.8%), 10-14년(14.8%) 등 순이었습니다.
황혼 이혼이 10년 미만 이혼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황혼 이혼이 증가하는 이유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퇴직 이후 남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전환없다면 황혼 이혼할 확률이 매우 높아질 것 입니다.
퇴직 이후 부부사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행복한 부부로 노년을 보내시겠습니까? 아니면 황혼 이혼을 하고 혼자서 쓸쓸하게 노년을 보내시겠습니까?
물론 부부가 함께 할 수 없는 사유가 있다면 이혼을 해야하겠지요. 그러나 20-30년을 함께 보낸 부부가 남편의 퇴직 이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함으로 인해서 이혼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남편이 조금만 바뀌면 행복한 부부로 노년을 보낼 수 있는데 말이지요.
그럼 행복한 부부사이를 위해 남편이 지켜야 할 원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절대 아내의 생활에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퇴직 이후에도 남편이 할 일이 있어 출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재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남편들은 특별히 할 일이 없다면 집에 있게 됩니다. 남편이 혼자 있게 되면 시간 보내기도 무료하고 해서 자꾸 아내의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되고 간섭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부터 아내와의 사이는 더 멀어지게 됩니다.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는 아내 나름대로의 수십년간 생활한 자신만의 생활 루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집안 일을 하고 난 다음에 친구를 만나서 커피를 한잔 하고, 운동을 하고, 문화센터에 가서 무엇을 배우는 등 아내만의 취미 생활과 루틴이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출근할 때는 안하던 간섭을 퇴직 이후에 아내의 수십년간의 생활 루틴에 대해 간섭을 하기 시작 합니다. 부인의 생활에 자꾸 간섭하면 할수록 부부 사이의 갈등은 깊어 집니다. 퇴직 이후 행복한 부부사이를 원하신다면 남편은 절대로 부인의 생활에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내가 외출한다면 간섭보다 잘 다녀 오라고, 재미있게 놀다가 천천히 오라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라고 격려의 말, 칭찬의 말을 해 봅시다. 사실은 남편 혼자 두고 나가는 아내의 마음도 편치는 않을 것 입니다. 그런데 남편의 이런 격려의 말은 아내가 자신의 생활과 시간을 보내는데 힘이 되는 말 입니다.
자연스럽게 아내도 남편에게 조금은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이 생깁니다.
둘째, 작은 집안 일 부터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남편들은 결혼 이후 20-30년간 집안 살림은 모두 아내에게만 맡겼습니다. 퇴직 이후에도 집안 일을 모두 아내에게만 맡겨 둔다면 소박(?) 맞기 딱 좋습니다.
집에서 빈둥빈둥 놀면서 손가락 하나 까닥 하지 않는 남편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자녀들도 그런 아빠는 싫어 합니다.
집에 있으면 설거지나 집안 청소 등을 시작해 봅시다. 시간도 잘 가고 운동도 되고 재미도 있습니다. 씽크대에 수북히 쌓여 있는 그릇들을 깨끗하게 설거지 하거나 청소기로 거실과 안방, 자녀들의 방을 깨끗이 청소해 봅시다. 그럼 보람도 있고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퇴직 이후 나는 무능한 사람이다. 나는 왜 이렇게 퇴직 이후 준비를 못했지? 나는 도대체 뭐야 하는 자괴감과 자책감 등으로 퇴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남편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설거지나 집안 청소를 하면 나도 가족들에게 작은 것이나마 무엇인가를 해 줄수 있구나라는 삶의 의미를 찾게 되고 조금씩 자존감도 회복하게 됩니다.
손가락 하나 까닥 하지 않는 남편은 out 입니다. 작은 것이지만 집안 일을 행동으로 도와 봅시다. 아내와 자녀들도 남편을, 아빠를 무척 좋아 할 것 입니다. 집안 분위기도 훨씬 좋아지고 밝아 질 것 입니다.
셋째, 나만의 취미 생활을 해 봅시다.
퇴직 이후에 집안에만 있게 되면 아무래도 부부가 얼굴 맞되고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고 그러다보면 다툼도 많아지게 됩니다. 집안에만 있지 말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해 봅시다.
그동안에 하지 못한 영어나 일본어, 스페인어 회화 같은 외국어 공부나 그림 그리기, 시 쓰기, 목공예, 커피 바리스타, 탁구 동호회 가입하기 등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으면서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해 봅시다.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게 됩니다.
또한 취미 생활을 통해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 경우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집안에만 있지 말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취미 생활, 지금 바로 해 봅시다.
이상과 같이 퇴직 이후 황혼 이혼을 하지 않고 행복한 부부생활을 할 수 있는 원칙 세가지를 말씀 드렸습니다. 퇴직 하신 남편분들은 반드시 명심하셔서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