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T. 라이트. [바울과 그 해석자들: 현대 바울 연구의 주요 논의]. 서울: IVP, 2023.
또 라이트냐?고 투덜댈 사람도 있겠지만, 톰 아저씨보다 더 글을 잘 쓰고 객관적이고 만족도가 높은 책을 쓴 사람이 있다면 당근 그 사람의 책을 소개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 “역시 톰 라이트야.”라고 감탄하게 되는 책.
이 책은 현대 바울연구와 바울 신학에 기여한 바울 신학자들과 그들의 업적을 분석 평가한 책이다. 지난 100년간 활동한 학자들을 중심으로 몇 시대를 나누어 학자들의 공과를 평가한다.
저자는 바울 연구에 최초로 학문적 논의에 불을 지핀 독일 튀빙겐대학교의 F. C. 바우르 이후 바울 연구의 세 경향을 제시한다. 첫 단계는 샌더스 이전 시대에 속한 것으로 우리가 흔히 바울에 대한 옛 관점 입장에서 논의를 제기한 사람들이다. 당연히 개혁파 신학자들도 거론되겠지만, 그밖에 많은 사람들이 다각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에 관여했다. 의인화 문제에 관여한 불트만, 케제만. 그리고 이에 맞선 묵시적/신비적 이해를 주창한 슈바이처가 이 시대의 대표자로 논의된다.
샌더스는 바울 연구의 분기점이다. 당연히 샌더스의 업적과 결점이 분석되었고, 그에 대한 각계의 반응이 뒤따른다. 개핀, 웨스트홈, 던, 바클레이 등이 다뤄진다.
샌더스 이후에는 두 가지 경향으로 나타났는데, 바울에 대한 묵시적 이해의 경향과 사회학적 이해가 그것이다. 바울의 글을 묵시문학에 비춰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 근대의 인물은 프린스턴신학교의 크리스티안 베커다. 그리고 지금 가장 큰 영향을 발휘하고 설득력 있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뉴욕유니온신학교의 루이스 마틴이다. 그를 전후해서 드 보어와 더글러스 캠벨이 소개되었다.
최근에 부상하기 시작한 바울에 대한 새로운 연구는 사회사적 연구다. 이미 미국의 벤 위더링턴의 막대한 저서를 통해 이 관점이 대중화되기 시작했지만, 이 연구에 효시인 사람은 예일대학교의 웨인 믹스이다. 그리고 데이비드 호렐이 이 책에서 다뤄진다.
책은 무척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로 내용도 풍성하고 진지하다. 하지만 바울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친 선두주자들의 책들을 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할 수 있다면, 어쩌면 이런 귀중한 책이 나온 것을 반갑게 여겨야 할 것이다.
이번 학기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영양가 풍부한 정신적 정찬으로 식사한 책.
뭔가 학문적인 책 한 권으로 과거의 신학적 경향들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