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의 시청률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앞질렀다고 한다. 우영우 드라마는 고래 신드롬까지 만들며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였지만 마지막회에서도 시청률은 20%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막내아들 드라마는 11회에 20%를 넘기고 이후에도 고공 행진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해가 된다. 우영우 드라마는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성장기를 다룬다. 그것도 중증 장애가 아니고 극히 일부 장애인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드라마이지만 어디까지나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이다.
막내아들 드라마는 약자가 강자에 의해 어떻게 삶이 파괴되고 희생되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단순히 부자가 더 부유해지기 위해 가족끼리 피터지게 싸우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탐욕과 욕망을 위한 싸움 때문에 무고한 서민들의 삶이 피폐해짐을 적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 인 것이다.
막내아들 드라마는 시대를 잘못 만나서, 혹은 세상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어서 개인들이 가난해졌다고 받아들여도 되는지 우리에게 묻고 있다. 힘을 가진 사람이 무조건 악인은 아니다. 자신이 가진 힘을 사회 정의를 위해 사용하는 좋은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사람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현실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동의한다. 그렇다고 해서 드라마가 단순히 오락이고 허구인 것만은 아니다. 드라마를 통해 현실을 다시 한번 비판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을 아름답고 순진하게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힘의 역학 관계가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얽혀있음을 깨닫는 시민들이 많아질수록 사회가 한층 투명하고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막내아들 드라마의 시청률 상승이 나는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