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 일은 10여년 전에 일어났었다. 중학교 시절, 절친하게 지냈던 한 친구에게 차를 20여대나 판매한 나는 평소에도 늘 그에게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3년 내내 줄곧 같은 반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앞, 뒤로 자리 배치가 되어있어서 많은 얘기들을 주고 받곧 하였다. 우리의 우정은 그렇게 싹이 터갔다. 2)그는 성적도 늘 전교 10등 내에서 맴돌았다 반면 나는 그에 미치지 못해 늘 경쟁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더군다나 전교 회장까지 맡았으니 급우들간엔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나보다 키도 컸었고,외모도 준수했다.이미 그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로 내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3)졸업 후 그는 대구 명문 K고에 들어갔고, 나는 다른 학교로 진학하는 바람에 소식이 끊어지게 되었다. 세월은 손살같이 흘러갔다. 다른 친구로부터 그의 소식을 가끔식은 들을 수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모 회사에 다닌다고 했다. 이름있는 대 그룹이었다. 역시 공부 잘 하더니만 촣은 희사에 취직했구나 했다. 결혼도 상당히 일찍했다고 했다. 그때까지 나는 여전히 미혼이었다 4)어떻게 내 연락처를 알았는지 어느날 회사 사무실로(그 땐 아직까지 휴대폰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았다)그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게되었다. "나 , 영균인데 알아보겠니? 아마 우리가 졸업한지 15년 쯤 되었지싶다 . 그 동안 잘 지냈고...회사 업무용 차가 필요해서 니 한테 부탁할려고 전화했다. 시간되면 얼굴한번 보면 좋겠다." 이렇게해서 지금까지 그와의 굵은 동아줄같은 튼튼한 인연이 맺어지게 되었다. 5)친구 사무실은 10평 남짓한 규모로 임대로 들어있었다. 서로 보자마자 부둥켜 안고 한참이나 있었고, 눈에서는 눈물도 흘러내렸다.그에게 있어서 세월도 비껴가지 못했는가 보다. 얼굴을 보니 무쳑 수척해 보였기 때문이다.잠시후 자조치종을 들을 수있었다.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매형과 같이 사업하다가 그만 부도가 나는 바람에 이렇게 조그맣게 일을 시작하게 되었노라고. 몹시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되니 가슴이 미어져왔다 차를 계약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이후 다행히 사업이 잘되어서 계속해서 회사 업무용 차를 수십대나 판매하게 되었으니 나로써도 큰 행운이었다. 호사다마라고 했든가.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나는 맨붕에 빠져들고 말았다. 6)"병연아. 할 얘기가 있는데 시간되면 오늘 사무실로 올 수 있겠니?"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음성이 왠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내가 뭐 그에게 뭐 잘못한 일이 있었나 하면서 급하게 차를 몰았다. 만나보니 얼굴엔 수심이 가득차 보였다. 커피 한잔 하면서 기막힌 사연을 듣게되었다. 7)얼마전 렌트사로 부터 청천벽력같은 통보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3년 전 렌트로 구입한 차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위약금 천만원을 내라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급히 그당시 계약 담당한 렌트사 직원한테 연락하였다. 사무실로 당장 올 것을 종용하자 10분안에 도착하였다. 담당직원은 분명 고객에게 약정 기간내에 주행거리를 초과시, 일정의 위약금을 물도록 되어있는 계약 조항 서류를 내밀면서 분명 고지 했음을 주장하였다. 8)3년 전의 일이라 친구는 들은 기억도 없고, 그런 조항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하였다. 아! 보여준 계약서에는 그런 조항이 명시 되어있었다. 친필 사인도 확인되었다. 직원은 전혀 잘못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친구는 별수 없이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계약체결 당시 좀 더 꼼꼼하게 그런 조항을 새겨 들었으야 했다면서 직원을 돌려보냈다 나는 이 어처구니 없는 기막힌 상황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내 잘못도 한몫하지 않았나 하는 죄책감에 사로 잡혔다. 친구도 넌지시 나에게 그런 중요한 조항을 너도 알고있었을터인데 수시로 체크해주지 못함에 다소의 서운한 감정을 내비치는 듯했다. 양심상 가책이 들어 위약금 중 일부라도 내놓겠다고하니 그런 소리하지 말라고 하면서 손사래를 쳤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 곳을 나왔다. 9)그일 이후로 한동안 서로 연락이 없었다.줄곧 냬 마음은 붋편했고 자괴감에 가득찬 니날을 보냈다. 분기마다 열리는 중학교 동창회에서도 얼굴을 볼수 없었다 . 일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가끔씩 그의 근황을 듣게 되었다. 사업상 해외 출장이 잦은 관계로 국내에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을 알았다. 10)올해 구정이 막 지난 어느날 그로부터 연락이 왔다. 실로 뜻밖이 아닐 수없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들떠기조차 했다. 차 계약때문에 지금 사무실로 올 수 있겠냐고 했다. 즉시 단걸음에 내달렸다. 도착한 곳은 혁신도시내에 위치한 신축 빌딩 10층이었다. 그간 사업이 번창하여 좀 더 넓은 곳으로 옮긴 듯했다. 들어서자 환한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그간의 동향을 들을 수 있었다. 자기 아들 차 구입 때문에 오라고 했다고 한다. 저 몇년 전에 일어났던 일은 까마득이 잊어버린 듯했다. 아니 이전에도 거론초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좌불안석 상태였다. 11)사계절 잎이 지지않는 늘 푸른 나무가 있다. 이름하여 에버그린이다. '수잔 잭슨'이 부르는 노래를 조용히 들으면서 친구를 떠올려 본다. 그는 사시사철 늘 푸르름을 잃지않고 있는 고봉에 고고히 우뚝 서있는 나무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제 몸의 변화를 달리하는 저 카멜레온이 아니라 한순간 만이라도 푸르름을 띈 그런 존재로 살고 싶다. 내가 무언가를 필요로 할때면 서슴없이 손을 내밀어 주었던 그였다. 연인 보다도 더 아니, 가족보다도 더 나를 생각해주고 아껴주었던 그였다.그에게 진 빚을 언제 갚게될른지... Sometimes love would bloom in the spring time Then my flowers in the summer it will grow Then fade away in the winter When the cold wind begins to blow But when it's evergreen, evergreen It will last through the summer and winter, to When love is evergreen, evergreen Like my love for you so hold my hand and tell me You'll be mine through laughter and through tears we 'll let the whole world see our love will be evergreen through all the years But when it's evergreen, evergreen It will last through the summer and winter, too When love is evergreen, evergreen Like my love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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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순수하신 만큼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네요. 선생님 또한 에버그린같은 분이 아닌가 싶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읽어보시고 늘상 댓글 달아 주심에 제 마음이 풍성해짐을 느낍니다.
매일 배우는 자세로 살아갈 것을 다짐해 보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
김병연 문우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창작에 대한 열정 부럽습니다. 글이 날로 좋아지네요~~
나이는 자꾸 들어가고~~
등단의 꿈은 요원하고~~
참으로 수필 한편 한편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꺼이 읽어 주심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