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성탄
2022년 제22회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는 세계적인 축구선수 메시의 조국 아르헨티나가 36년 만에 우승컵을 높이 쳐들고 막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 대회는 메시의 활약이 눈부실 정도였다. 우승컵을 앞세우고 금의환향(錦衣還鄕)한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영웅이 되었고 차기에 대통령 출마하면 그를 찍겠다 혹은 1천 페소 지폐에 그의 화상을 넣겠다는 등의 이야기가 무성하다. 이번 월드컵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메시의 활약상은 자국의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도 무한 감동을 선물했으니 이제 메시를 축구의 황제라는 호칭을 넘어 축구의 신이라고 부르는데 누구도 주저하지 않는다. 더욱이 지난 10월 물가 상승률 88%를 기록했고, 12월까지 100%에 도달할 것이 전망될 정도로 고물가, 고실업으로 심각한 경제불황을 맞은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메시는 희망의 불꽃을 하늘 높이 쏘아 올린 셈이다. 새벽 3시에 귀국하는 축구대표팀을 열광하는 환영 인파가 400만 명이나 쏟아져 나와 예정된 카퍼레이드는 중단해야 했고 선수들은 헬기를 갈아타고 환영 행사를 마쳐야 했다. 월드컵 우승은 지금 아르헨티나의 고통을 치유하는 기적을 만들고 있으며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현실의 경제적 시름을 잊고 한마음이 되어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하여 힘을 모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를 취재하던 AP통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 속에 경기 침체를 수년째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월드컵 우승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라고 타전했다.
리오넬 메시(Lionel Messi)는 1987년 6월 4일 아르헨티나 산타페로사리오에서 태어났다. 신장 170㎝, 축구선수로는 단신이지만 전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선수다. 1995년 아르헨티나 1부 축구 클럽 유소년팀에 입단한 것으로 축구와 인연을 맺고 2000년에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주하여 FC 바르셀로나 소속 유소년팀에 입단하여 14경기 출전 21골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2003년 메시는 FC 바르셀로나에 입단하고 2004년 스페인 라리가에서 2004-2005년 시즌 득점왕이 되었다. 이듬해 FC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 후 FC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활약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메시 시절의 FC 바르셀로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 4회, 스페인 라리가 우승 10회, 코파 델 레이 우승 7회, FIFA 클럽 월드컵 우승 3회, 유러피안 슈퍼컵 우승 3회 등의 기록을 세웠다. 메시는 2020-2021년 시즌을 마치고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 이적하여 변함없는 실력을 발휘하여 그해 1부 리그에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그의 축구 실력은 그의 수상 경력이 증명해 준다. 메시는 클럽 축구 최고의 상으로 꼽히는 발롱도르 상 7회, FIFA 올해의 선수 2회, FIFA 월드컵 골든볼(2014년, 2022년), 스페인 라리가 최우수선수 9회, 라리가 득점왕 7회,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6회 등을 수상했다. 그러나 메시는 한 가지 이루지 못한 한 맺힌 꿈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월드컵에서의 우승이다. 마침내 그 꿈이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루어졌다.
메시를 이야기할 때 그의 영원한 맞수 포르투갈의 호날두를 떠올린다. 이번 월드컵 대회는 호날두의 추락을 전 세계에 중계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호날두는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실력을 믿고 그가 보인 행보는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호날두는 2019년 방한하여 일명 호날두 노쇼 사건을 일으키며 그의 교만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런 그가 급기야(及其也) 이번 월드컵에서 그의 추락을 여실히 증명해 주었다. 본선 리그전에서도 큰 활약이 없었으며 심지어는 16강전 토너먼트 경기 때는 아예 후발 선수로 교체 투입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끝내 8강전에서 모로코와 1대 0으로 패한 후에는 눈물을 흘리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는 안하무인 오만방자한 태도로 자주 사람들의 구설에 올랐고 아주 짧은 순간에 동료의 골을 자기가 넣은 것처럼 제스처를 씀으로써 정직하지 못하다는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다. 심판의 눈만 속이면 파울을 범하고도 득점이 가능한 경기의 특성 때문에 할리우드 액션이란 반칙이 등장했다. 이제는 비디오 판독으로 거짓이 통하지 않는 경기가 되었지만. 호날두는 그간 그에게 주어진 최우수선수라는 호칭에 맞는 품위와 정직을 갖추지 못했다. 아무리 탁월한 선수라도 패배할 수 있다. 호날두는 그 패배의 순간에도 그 명예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를 지켜보면서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최고의 선수로 축구 인생을 살고 있는 메시에게 축구의 신이라는 호칭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축구 실력으로 치면 호날두가 메시보다 앞섰지만 지금 비교도 안 되는 선수로 전락했으니 말이다.
성탄은 최고 능력의 전능자가 가장 낮은 자리에 오신 은혜의 사건이다. 하나님의 아들로 오신 예수님은 수시로 자신의 정체를 감추었으며 십자가 위에서 옆 강도의 조롱을 받으면서도 끝내 그 능력을 행사하지 않은 채 초라하고 나약하게 죽음을 맞이하셨다. 그러나 그 전능자의 한없는 겸손은 인류를 구하신 능력이 되셨다. 성탄은 누구나 겸손을 배우는 시간이다. 리오넬 메시, 그는 지금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이룰 목표가 있다고 겸손하게 축구 신발 끈을 굳게 묶는다. 현재 35세의 메시, 선수로서는 고령인데 은퇴가 아니라 다시 도전하려는 그의 겸손에서 성탄의 기쁨을 나누는 자의 삶을 생각해 본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한복음 1:14).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하고 유니폼을 입은 메시
제22회 카타르 월드컵 우승컵을 안고 귀구한 대표 선수들을 환영하는 인파
36년만에 월드컵 우승을 하고 우승컵을 높이 쳐든 메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