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달라진 이익 개선 구도, 2) AI 소외, 3) 도요타發 악재
일본 주식시장의 휴식기가 예상외로 길어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일본 주식시장의 강세 보증수표였던 엔화 약세, 나스닥 강세가 동반되고 있음에도 3월 이후 주가 흐름이 밋밋하다. 그동안 잘 작동하던 신호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면, 시장의 구조가 뭔가 달라졌을 가능성을 살펴봐야한다.
주요국 내에서도 수위권에 위치한 기업이익 모멘텀은 여전하다. 일본 기업이익은 철저하게 엔화 약세에 연동되고, 달러-엔 환율은 37년만에 160엔을 돌파한 이후 에도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12MF EPS는 연초이후 8.4% 증가해 세계의 주도 주인 미국(7.5%)조차 앞서는 이익 개선 속도를 보여준다. 다만 기업이익의 구조가 달라졌다. 연초까지만 해도 일본 증시 이익 증가의 대부 분은 엔화 약세의 직접적 영향권인 수출주(자동차, 반도체, 산업재)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금년 들어서는 은행, 보험, 부동산 등 내수주의 실적 개선이 이익 증가의 4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즉, 엔화가 주도하는 이익 개선이 아니다. 수출주들은 정체되고 있다. 연초이후 엔화는 10% 이상 절하됐으나 수출주 이익 증가율이 10%에 미치지 못한다. 반도체의 경우 엔비디아/메모리로 집중된 AI 이 익 개선에서 일본 대형주들이 소외되고 있다. 자동차의 상황은 우려스려운데, 과 거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에 비견될 도요타의 정부인증 부정행위로 일부 차종의 생산, 출시가 지연되고 코롤라 등 주력 제품의 대규모 리콜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론적으로, 개별 업종 악재가 엔화 약세 효과를 가리고 있다. 폭스바겐 디젤게 이트 사례를 고려하면 도요타의 주가 부침은 길어질 수 있고, 최근 실적 고공행 진 중인 금융/부동산은 시총 비중이 크지 않다.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중장기적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나, 단기적으론 지수 베팅이 용이해보이지 않는다.
엔화 약세의 그림자: 소비자 후생 악화와 엔화표시자산 매력 저하
가파른 랠리가 중단되면 그동안 묵인해왔던 다른 문제점들이 뭍위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제는 일방적인 엔화 약세가 투자자와 정책 당국자에게 고민으로 다 가오기 시작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표시자산의 수익성 급감이 고민거리다. 달러 환산 Nikkei 225의 상승률은 금년 3.5%에 그친다. 5월말 이후 외국인 투자 자의 이탈은 도요타發 악재와 환 차손이 같이 맞물렸을 개연성이 크다. 정책 당국자들은 1분기까지만 해도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분위기였지만, 2분기 이후에는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영구적인 상승 가능성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자본유출 가능성까지 얹어진다면 BOJ의 스탠스는 충분히 매파적으로 변 할 수 있고, 이는 향후 일본 증시에 또다른 변동성의 파도를 만들 수 있다
출처: 신한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