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떠지면 바로 일어나는 여자입니다.
새벽 5섯시 쯤...
녹두 불려놓은거 문질러 씻어서 껍질 걸러내고
통깨 볶아서 설탕 잔뜩 부어놓고...
채반에 올려 물빠지라고 놔둔 쌀만 빻아오면 되는데
허리 고장이 난 관계로 무거운걸 들면 안되는지라
남편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두 남자 7시가 넘어도 꼼짝 하지를 않네요.
그라기 전에 엊저녁에 아들넘이 하는말
엄마 아침에 조조 할인 보러 가야하니까
7시에 깨워주세요 ...기가막혀서...
엄마가 허리 고장나서 맘대로 추석 준비를 몬하는줄 빤히 알믄서
아빠랑 둘이 추석 준비하는날 극장엘 간다네.
자는척 하는 남편 깨웠다.
안자면 일어나요 쌀 빠러 가야지
골이 나가꼬 부른것도 아닌데
화가 나서 불렀다며 입이 다섯발이나 나오신 남편
물에 불린쌀에서 물이 줄줄 흘르니
신경질을 부린다.
앞서가는 마누라 따라옴서 ...물이 나오잖아~~~~
갠찮아 ^^
비니루라도 깔어놓지 그랬어
그럼 물이 안빠지잖아 히히^^ 고소하다.
방앗간에 사람이 밸로 없다.
모두다 사먹는데 허리도 아픔서 송편만든다고
궁시렁~~ 궁시렁~~
쌀이 많은데 햅쌀 나오면 맛없잖아
떡이나 해먹어야지
글고 새사돈댁 송편 만들어 보내야지
정성이 담긴거라야지 머 사는거 별루잖어
남편 쌀가루 들어다 주고 방으로 쏙~들어가 분다.
반죽 대충 물 맞추어 주면 치대야 하는데
요위에 않아서 눕지도 못하고 졸고 있는 남편
나와서 이것좀 치대줘요.
부시럭 거리며 심술이 잔뜩 나가꼬 나온다.
ㅉㅉ 저래 부르기 전에 알아서 도와주면 오죽이나 좋아
심술이 나도 할수 없는지 다라이를 가랑이 사이에 내려놓고
반죽을 치댄다. ㅎㅎㅎ 고롬 그래야지 찰칵~~
으쩔끗이여 백수 주제에...
도망을 갈수도 없고...
아들넘은 다 들으면서도 자는척 일어나지도 않는다.
제법 잘도 만들었네. ㅎㅎㅎ그래서 딸아이가 이쁜가봐^_^
늙은 쑥을 뜯었더니 송편이 좀 독하네 흣^^ 그래도 쫀득 쫀득~~
송편을 찜통에 넣고 찔때 달라붙지 않게 하려면요.
물에다 참기름을 한방울 떨어트려요.
손가락으로 콕 물한방울 찍어서 손바닥에 바르고 송편을 만들면요
저렇게 무더기로 송편을 쪄도 절대로 달라붙지 않습니다요^^
조금만 더 만들면 되는데 송편 만드는 동안 두번이나 쉬러가는 남편
허리 아프다며 손씻고 티비보다가
이번에는 아예 안방에가 누워 잠을 자네 ㅉㅈ
아들넘은 아직도 안일어 나고 ~~한참후~~
송편 다 맹그러 놓으니 부시럭 부시럭 일어나서
장보러 간다나 ~~음식을 만든다나 ~기가 막혀서~~
마루 바닥이나 닦아라 이놈아~~~
송편 집어 먹으며
굼시렁 굼시렁 마루바닥 닦는 아들넘
내년에는 새아기랑 추석을 맞이하겠네.
미리 미리 준비 다 해놓고
새아기는 아침에 차례상만 차리러 오라고 해야지^^
그긋도 힘이 들라나^___^
우리 시어머니 무서우셔도 명절날 절대로 힘들게 하지 말라셨네요.
송편 만들다 졸려우면 몽땅 냉장고에 넣어두고
잠을 잤어요 쿨~~~~~~~~
오늘도 마찬가지...
아들이랑 아부지 대동하고 장봐다 놓고
모르것다 일단은 졸음부터 해결을 했습니다.
우리집 참 편하게 살지요.
오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없는 외아들이니 이래 편합니다.
추석 한가위 보름달도 휘영청 밝겠네요.
온가족 모여않아 도란 도란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
첫댓글 서민적인 은은한 풍류가 여기에 있는것 같습니다 ~ 튀지않고 그저 물결 흐르듯이 그리사는게 행복이 아닌가 싶어요 ~광주집에 올라 왔는데~ 제 담당은 고기썰어주는것 ~참 ,,,떡방아 찌으러 가는것 남자들 무진장 싫어라 합니다 ~힘든일도 아닌데 왜 그일이 싫은지 모르것어요 ㅋㅋ 우리형제들 자랄때도 어머님이 쌀 빻아 오라 하면 막동이가 담당 이였습니다 ~ㅎㅎ
ㅋㅋㅋ 요자들이나 이고 댕기는 바구니를 옆구리에 끼고 가는게 그리 싫은가 봐요 ㅎㅎㅎ 광주집은 시끌벅적 사람사는것 같아 보여서 은근히 부럽네요. 고기도 많이 썰으시고 부침게도 많이 하시고 푸짐한 추석 명절 내내 행복하세요
명절 잘 지내셨죠 송편 하두 이뻐 보여 한조각 먹고 잡다
감사드려요. 나사모님 ^^ 덕분에 잘지냈어요. 항상 관심 갖어 주심에 용기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