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식습관·생활습관 바꾸면 숙면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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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밤이 되어도 시원한 바람은 불지 않고 후끈한 찜질방 느낌이 가득하다. 에어컨을 지속적으로 틀어놓자니 전기세 폭탄이 걱정되고, 선풍기를 틀자니 뜨거운 바람만 나온다. 이런 더운 여름밤, 몸이 끈적거리고 열이 후끈 올라 충분한 수면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원래 수면의 질이 좋지 않던 사람들은 열대야를 기점으로 불면증이 더욱 심해지고, 그럭저럭 잠을 잘 자던 사람들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해 많은 피곤을 느끼게 된다.
창원 성산구의 A씨는 여름이 두렵기만 하다. 작년 여름휴가 기간에 에어컨이 고장난 숙소에 머무르다가 불면증이 생긴 이후로 아무리 시원하게 잠자리를 만들어도 얼굴이 달아오르고 잠이 들지 못한 것이 1년 넘게 지속됐다. 요즘 더운 밤이 지속되면서 증상이 더 심해졌는데 잠들기 전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에어컨을 틀어 방 안을 시원하게 만들어도 잠들기까지 서너 시간 이상 뒤척이곤 한다.
그리고 살짝 잠이 들어도 1시간 간격으로 잠이 깨어 지속적인 수면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아침이 되면 멍한 상태로 정신이 들지 않아 눈만 감은 채 일어나기조차 힘든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불면증이란 잠을 잘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충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수면활동에 이상을 보이는 증상이다. 사람들은 잠이 오지 않는 경우만 불면증이라 생각하는데, 그 외에도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입면장애와, 잠들어도 5회 이상 깨는 수면유지장애, 전체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인 조기각성 증상 등이 있다. A씨의 경우에는 더운 여름에 잠자리가 바뀌면서 생긴 불면증이 시간이 지나며 여러 가지 경우가 복합적으로 드러난 상태이다. A씨처럼 잠을 못 자는 증상이 계속되면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질 뿐더러 증상이 심해지면 불안 장애, 공황 장애, 우울증처럼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불면증이 심해지기 전에 아래의 불면증 자가진단 항목들을 보면서 스스로 불면증의 가능성을 체크해 보자.(★ 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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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증상들이 2주 이상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면 불면증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불면증이 어떤 기전으로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
불면증은 근본적으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뇌 신경계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한다. 아울러 심리적 요인,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가 불면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뇌의 시상하부와 뇌간망상체는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데 시상하부에서는 오렉신과 가바라는 물질을 분비시켜 뇌를 깨어나게 하고 잠들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어떤 원인에 의해 이러한 물질을 분비하는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수면과 각성 조절이 흐트러지게 되고 불면증이나 기면증 등과 같은 수면장애와 함께 우울증, 만성피로, 기억력 저하 등이 함께 발생하게 된다.
또한 수면 중에는 깊이 잠이 들었을 때 나오는 델타파가 잘 나와야 숙면을 취하는데, 수면 중에 깨는 불면증의 경우에는 델타파가 나오지 않는 대신 각성이 됐을 때 나오는 베타파가 너무 많이 나와 잠을 깨게 된다. 이렇게 뇌가 수면과 각성에 관여하는 과정에 따라 불면증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와 뇌간 망상체의 기능이 손상돼 나타나는 증상임을 알 수 있다.
불면증의 식이요법으로는 수면주기를 조절하는 멜라토닌의 분비량을 늘리기 위한 음식을 자주 섭취해주면 좋은데 따뜻한 우유 한 잔, 상추나 양파, 바나나 등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이나 화병 치료에 꼭 들어가는 중요한 약재로 치자가 있는데, 치자는 몸의 열을 내리고 가슴속의 울화를 풀어줘 뇌를 안정시켜 잠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이를 차로 우려서 마시면 좋은 효과가 있다. 그리고 운동요법으로는 요가, 체조, 수영 등이 좋으며, 잠들기 1시간 전 가벼운 스트레칭도 도움을 준다.
불면증의 약물치료는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복용할 수 있지만 단순히 약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스스로 자신의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포인트가 돼야 한다. 단순히 약물로 억지로 뇌의 각성을 조절하게 된다면 약을 끊고 나면 다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이전에 겪었던 불면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치료를 통해 뇌가 스스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치료가 끝난 후에도 푹 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적 치료 또한 침, 뜸, 체질에 맞는 한약치료 등으로 재발 없는 근본치료가 가능하므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여름밤 숙면을 취하는 방법도 알아두면 좋겠다. 더운 열대야에는 취침 1시간 전 샤워를 하는 것이 좋은데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몸을 씻으면 체온유지에 도움을 준다. 여름철 잠들기 좋은 온도는 24~26도 정도인데 취침 전후에 에어컨으로 온도를 낮추고, 수면시에는 선풍기 등의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하면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 습도를 5%만 낮춰도 체감온도가 1도 내려가는 효과가 있으니 제습기 등으로 습도도 50~55도로 맞추면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에 보는 스마트폰은 일반 TV의 약 5배에 달하는 청색광을 뿜어내는데 이 빛 때문에 우리 몸이 밤이 아닌 낮으로 인식하고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수치도 줄어들게 해 숙면이 방해가 되니 침대에서는 스마트폰을 멀리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