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꼴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야놉스끼 -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Вечера на хуторе близ Диканьки) 외 3편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Вечера на хуторе близ Диканьки) / 이반 이바노비치와 이반 니키포로비치가 싸운 이야기 (Повесть о том, как поссорился Иван Иванович с Иваном Никифоровичем) / 마차 (Коляска) / 로마 (Ри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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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러시아의 여름은 얼마나 기쁨에 가득 차고 얼마나 화려한가!
고요함과 찌는 듯한 더위에 잠긴 대낮이 빛을 내고, 끝없는 하늘빛 바다가 욕망으로 가득한 둥근 지붕처럼 땅 위로 몸을 수그리고 완전히 환희에 차서 대기의 품에 잠긴 아름다운 대지를 꼭 껴안고 잠이 든 듯한 시간이면, 우리는 무더위에 얼마나 녹초가 되고 마는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들판에는 인기척 하나 없다.
모든 것이 죽은 듯하다.
위로는 푸른 창공에 종달새가 몸을 떨고, 사랑에 빠진 대지로 뻗은 공중의 계단을 따라 은빛 노래 가 날아간다.
이따금 갈매기 소리나 메추라기의 낭랑한 소리가 스텝으로 널리 퍼진다.
구름 밑의 참나무들이 아무 생각 없이 게으르게, 아무 목적 없이 산책하는 듯 서있다.
눈이 멀 정도로 눈부신 강한 햇빛이 그림 같은 잎사귀들을 불태우고, 다른 잎사귀들에는 밤처럼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면 그 그림자를 따라 금가루가 뿌려진다.
튼실한 해바라기들로 인해 그늘진 다채로운 채소밭 위로 영묘한 곤충들이 진주, 토파즈, 루비처럼 쏟아진다.
회색빛 건초 더미와 금빛 곡물단이 들판에 널려 있다.
묵직한 열매들로 몸을 수그린 벚나무, 자두나무, 사과나무, 배나무의 넓게 퍼진 가지들, 하늘과 그것을 비추는 깨끗한 거울, 즉 우쭐대며 솟아난 초록 액자 속의 강물….
소러시아의 여름은 얼마나 욕망과 환희로 가득차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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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헤! 너 이제 보니, 내가 말도 못 꺼내게 할 속셈이군!
이게 무슨 의미더라? 언제 네가 이렇게 되곤 했더라?
아마 아무것도 못 팔았는데, 벌써 술을 처먹은 거로군.......”
여기에서 우리의 체레빅도 자기가 지나치게 말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고 한순간 자기 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의심할 나위 없이 분노한 동거인이 즉시 자기 머리를 아내의 손톱으로 잡아챌 거라 예상하고 말이다.
"악마에게나 가라! 네게 결혼이 다 뭐냐!"
강하게 돌격해 오는 아내를 피하기 위해 몸을 웅크리면서 그는 혼자 생각했다.
선량한 사람이면 무슨 일이 있어도 거절해야 해.
하느님, 우리 죄인에게 왜 이런 불행을 안기시는 건가요!
세상에 그렇게 쓰레기가 많은데 거기에 아내까지 만드시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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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란 손님은 아름답긴 하지만 항상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런 기쁨이 그런 식으로 우리에게서 떠나가지 않는가.
외로운 소리로 유쾌함을 표현하려고 해 봤자 아무 소용 없다.
그는 이미 자기 귀에서 우울함과 광야의 공허를 듣고, 그것에 귀 기울인다.
폭풍처럼 자유로운 젊은 날의 유쾌한 친구들이 한 명 씩, 한 명 한 명 세상에서 사라지고, 마침내 그들의 오랜 형제 한 명만 남지 않는가?
그리고 남은 자에게 삶은 지루하다!
그리고 마음은 무겁고 우울해지고, 그것을 도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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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들과의 대소동에 대해 할아버지는 떠올리는 것마저 잊고, 누구든 그것을 상기시키기만 하면, 그는 마치 그 일은 자기 에게 일어난 일이 아닌 것처럼 침묵했지요.
그에게 그때 일을 전부 다시 말해 달라고 설득할 때는 여간 힘이 많이 드는 게 아니었어요.
그 이후 농가를 바로 정결하게 할 생각을 못 한 것에 대한 벌로 아낙네는 매년 똑같이, 바로 똑같은 시간에 춤을 추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어요.
아무리 애를 써도 그녀의 다리가 저절로 움직이고, 무릎을 굽혔다 폈다하며 춤을 추는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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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해! 훌륭한 작품이야!"
아주 성스러운 주교가 문과 창문 을 살펴보고 말했다.
창문들이 모두 붉은 물감으로 둘러지고, 문의 사방에 말을 타고 잇새에 파이프를 문 카자크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가장 성스러운 주교는 바쿨라가 교회에서의 참회 약속을 지키고 무료로 왼쪽 성가대석을 녹색 물감과 붉은 꽃들로 장식한 것을 보고서, 그를 더욱 칭찬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벽의 측면에는, 교회에서 보통 그러듯이, 바쿨라가 지옥의 악마를 너무도 추악하게 그려서 모두들 주위를 지나 갈 때면 침을 뱉었다.
아낙네들은 자기 아이가 크게 울기만 하면 아이를 그림 앞으로 데리고 가서 말했다.
"저것 봐, 얼마나 생생하게 그렸는가!"
그러면 아이는 눈물을 참고 그림을 곁눈질 한 뒤에 어머니 가슴에 바짝 달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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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등 뒤에도 같은 말에 어린아이가 시동처럼 앉아 있다.
그도 잠이 든 채 무사를 잡고 있다.
그는 누구이고, 어디로, 왜 가고 있는가? 그를 아는 자가 누구인가?
그가 산들을 넘어가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날이 밝고, 태양이 떠오르면 그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산사람들은 가끔 하늘이 청명하고 산에 먹구름이 흘러가지 않는데도 산에 긴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밤에 어둠이 몰려오면, 그가 다시 보이고 호수에 비치고, 그의 뒤로 그의 그림자가 전율하며 달려간다.
그는 이미 많은 산을 지났고 크리반산의 봉우리로 올라갔다.
카르파티아산맥에서 이보다 높은 산은 없고, 그것은 차르처럼 다른 산들 위로 솟아 있다.
여기에서 산과 기수가 멈추었고, 기수는 더 깊은 잠에 빠지고 먹구름이 내려와 그를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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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가 끔찍한 손으로 마법사를 붙잡고 그를 공중에 들어 올렸다.
그 순간 마법사는 죽고, 죽은 후 눈을 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시체였고, 정말 시체로 보였다.
산 자도 부활한 자도 그처럼 끔찍하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사방으로 죽은 눈을 굴리고, 키예프에서, 갈리츠 땅에서도, 카르파티아에서도 들고 일어난 시체들을 알아보았다.
이들은 얼굴이 붕어빵처럼 그와 닮아 있었다.
그들은 창백하디 창백하고,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크고,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뼈가 앙상한 상태로, 손에 끔찍한 , 먹잇감을 쥐고 있는 기사 주위로 몰려들었다.
기사가 다시 한번 웃고는 먹잇감을 낭떠러지에 내던졌다.
모든 시체가 낭떠러지로 뛰어들어 시체를 낚아채더니 그것을 자기 이로 파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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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생각해 낸 형벌이 끔찍하구나, 인간이여!’
신이 말했어요.
모두 네가 말한 대로 되게 하겠다.
하지만 너도 영원히 네 말에 앉아 있고, 말에 앉아 있는 동안에는 네게 하늘의 왕국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말한 대로 되었어요.
지금까지도 카르파티아에는 말을 탄 신비로운 기사가 서 있고, 바닥 없는 벼랑에서 시체들이 시체를 갉아 먹는 것을 바라보고, 땅 밑에 누운 시체가 자라나서 끔찍한 고통 속에 자기 뼈를 갉아 먹고 끔찍하게 온 땅을 뒤흔드는 것을 느끼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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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다른 곳이 마법에 걸려 소동이 일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면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자, 얘들아, 성호를 긋자!" 그는 우리에게 외쳤어요. “바로 그렇게! 바로 그렇게! 잘했어!"
그러고 는 십자가를 놓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몸이 말을 안 들어서 춤을 추지 못했던 저주받은 곳을 울타리로 에워싸고, 쓸데없는 것은 모두 거기에 버리라고 지시했어요.
원두밭에서 긁어모은 온갖 잡초와 쓰레기도요.
악마는 그렇게 사람을 속인다고요!
난 이 땅을 잘 알지요.
그 후로 이웃 카자크들이 원두밭을 만들기 위해 아버지에게 그 땅을 빌렸어요.
땅은 훌륭했어요! 수확도 항상 놀라웠고요.
하지만 저주받은 곳에서는 어떤 좋은 것도 나오지 않았어요.
정성 들여 심고 가꾸었는데도 나오는 건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것이 었어요.
수박도 수박이 아니고, 호박도 호박이 아니고, 오이도 오이가 아니고. 아무도 알 수 없는 것들이 나왔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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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반 니키포로비치? 아주 많이 늙으셨군요!"
“네, 늙었지요. 난 오늘 폴타바에서 왔어요." 이반 니키포로비 치가 대답했다.
"무슨 말씀을! 당신이 이런 나쁜 날씨에 폴타바에 다녀오시다니요. "
"어쩌겠어요! 소송이.”
그 말을 듣고 나는 무의식중에 한숨을 쉬었다. 이반 니키포로 비치가 내 한숨의 의미를 알아차리
고 말했다.
“염려하지 마세요. 다음 주일에 판결이 나고, 그것도 내게 이로운 쪽으로 날 거라는 믿을 만한 소식을 들었어요."
나는 어깨를 으쓱한 뒤 이반 이바노비치에 대해 뭐든 알아보려고 나왔다.
"이반 이바노비치는 여기 있습니다."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그는 성가대석에 있어요.”
나는 그때 깡마른 형체를 알아보았다. 이 사람이 이반 이바노비치였단 말인가?
얼굴이 주름살로 뒤덮이고, 머리카락은 완전히 하얘졌다. 하지만 베케샤는 똑같았다.
첫인사를 나눈 후에 이반 이바노비치가 언제나 그의 깔때기 모양의 얼굴에 그토록 잘 어울리는 명랑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향해 말했다.
"당신에게 유쾌한 소식을 전해 드릴까요?”
“어떤 소식인데요?” 내가 물었다.
"내일 틀림없이 제 사건의 판결이 날 겁니다. 의회가 믿을 만 한 소식을 알려 줬어요."
나는 더 깊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 중요한 용무로 왔기 때문에 서둘러 작별 인사를 하고 포장마차에 앉았다.
미르고로드에서 배달부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깡마른 말들이, 회색 진창 더미에 푹푹 빠지는 말발굽으로 듣기에도 불쾌한 소리를 내면서 느릿느릿 나아갔다.
비가 마부석에 앉아 굵은 무명으로 몸을 한껏 덮은 유대인에게 엄청나게 쏟아졌다.
습기가 내 몸을 파고들었다.
초소가 있는 슬픈 관문이 옆을 천천히 지나갔다.
초소에서는 상이군인이 자기의 회색 투구를 수리하고 있었다.
다시 군데군데 파이고 검고 군데군데 푸릇푸릇한 똑같은 들판, 몸이 젖은 갈까마귀와 까마귀들, 똑같은 모양의 비, 끝없이 눈물에 젖은 하늘이다.
여러분, 이 세상은 얼마나 지루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