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캐나다에 입국하고 초반에 [유랑하는 청춘로그]라는 타이틀로 글을 쫌 올렸었는데. 한동안 쉬다가 다시 글을 올립니다. 저는 지난 2월 캐나다 알버타(Alberta)주에 있는 캘거리로 들어와서 두달 반정도를 생활하고, 5월 초에 캐나다 중부의 사스카츄완(Saskatchewan)주의 킨더슬리라는 시골 마을로 이사를 왔습니다.
준비하는 과정부터 이 빨간깻잎 카페를 들락날락 거린지 1년이 넘어가고 있네요. 제가 캐나에 온 이유는 몇 해전 부터 꿈꾸던 세계일주를 위해서 입니다. 1년동안 합법적인 비자를 가지고 영어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고, 돈도 마련할 수 있는 최적의 전진기지. 그렇게 저도 캐나다 워홀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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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달 동안 캘거리라는 큰 도시에서 정말 많은걸 누렸습니다. 직장을 2월 초에 그만두고 중순에 오다보니 한번 해보고 싶은거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말이죠.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착하자마자 자전거 사서 참 많이도 돌아다녔고, 발품팔아 집 렌트도 구하고, 학원도 다니고, 펍도 정말 많이 갔고, 축구도 하러 다니고, 한국 워홀러 분들도 많이 만났고, 없는 돈 쪼개가며 40시간이 넘는 버스를 타고 벤쿠버-시애틀 여행도 다녀왔고. 그렇게 가져 온 돈 50만원 남기고 다 써버렸습니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가져 온 것도 아닌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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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같이 살던 캐네디언은 자기가 컬렉션으로 모으는 아끼는 카드라며 유희왕 드래곤 카드를 건네줬고, 아마 이 친구한테는 이게 나름의 정(情), 교회식구들이 떠난다고 써준 응원의 글, 그리고 형님께서 자기한테는 잘 안맞는다며 선뜻 건네주신 축구화도, 학원에서 만난 동생이 써준 편지 등등 그 외에 도움을 주셨던 모든 사람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난 자꾸 내 욕심만 채우려고 하는데,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자꾸만 나를 위해주는 모습에 반성도 많이했습니다.
그렇게 좋은 환경, 멋진 사람들 덕분에 참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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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쿠버 여행중] 딥코브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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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여행]비오는 회색도시 시애틀.
그런데 그렇게 좋았던 도시에도 불구하고 다시 세계일주라는 본 목적으로 돌아오니 도시 생활로는 도저히 제가 예상하는 목표 금액을 모을 수 없을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돈을 모을 수 있는 시골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는 돈을 모으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저는 시골이라면 가능 할 꺼란 생각을 어느정도 하고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지역이동이 이루어 졌습니다.
그렇게 제가 이사를 한 곳은 캘거리에서 버스로 7시간 떨어진 사스카츄완주 킨더슬리라는 인구 5000명의 작은 시골입니다. 사실 시골이라고 하지만 이 곳은 오일이 나오는 곳이라 오일 워커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고, 거주자가 꾸준히 늘어나서 꽤 큰 타운이 형성 되어 있는 곳 입니다. (월마트, COOP, EXTRA FOOD 세개의 대형 마트, 팀홀튼, 맥도날스, A&W, DQ 등등 패스트푸드 점도 거의 다 있고, TD, Scotia bank, CIBC 등 다섯개의 큰 은행이 있고, 병원, 도서관, ESL학원, 아이스하키 경기장, 야구장도 있구요. 캐나다에 사시는 분들은 이렇게만 말해도 시골치고는 정말 많은게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실겁니다. 정말 시골엔 마트도 1시간씩 나가야 하니까요^^;;)
저 위에 소개한 편의시설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사진이니, 동네사진 위주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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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히 자전거 타고 출, 퇴근하면서 찍은 사진들이에요. 한국에서 광고를 전공해서 그런지 이 것도 직업병이라고 어딜가도 사진찍는 버릇, 메모하는 버릇이 생긴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와서 참 호주도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캐나다는 또 캐나다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구요. 특히 지금 사는 동네는 너무 동화같은 느낌이에요.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지만요ㅋㅋ
저는 이 곳에서 하우스 키핑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달 되었는데 2000불정도 세이브했네요! 호주에서도 시골에 몇 달 있었는데, 시골은 정말 돈 나갈일이 없다는걸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네요. 아마도 꾸준하게 한달 1500~2000불 정도는 세이브 할 수 있을꺼 같습니다. 또 이 동네에 한국분들이 10분 정도 계신데, 제가 일하는 곳에 사장님, 매니져님은 한국분이시고 같이 일하는 한국분들도 몇 명 계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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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마자 이렇게 바베큐 파티도 해주시고, 매니져님 사모님께서 가끔씩 밑반찬도 해주시고, 김치도 만들어 주셔서 정말 너무 행복합니다. 한국에서 혼자 살 때 보다 훨씬 더 잘 챙겨먹고 다니는거 같아요. 저도 한국에서 일하면서 또 다른곳에 여행 다니면서 사람들 정말 많이 만나고 다녔는데, 이렇게 좋은분들 만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슈퍼바이져가 아마도 이 글을 곧 보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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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침 9시에 출근해서 늦어도 3~4시에는 일이 끝나기 때문에 여가시간이 굉~장히 많습니다. 자칫 잘 못하면 지루해질 만큼 말이죠. 저는 그래서 기타를 샀습니다. 여행 다니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도 하니까요. 시간 아주 잘 갑니다. 그리고 일 끝나고 같이 일하는 분하고 간단하게 축구도 좀 하고, 매일 집 식구들하고 농구합니다ㅋㅋ 같이 사는 필리피노들이 어찌나 농구를 좋아하는지. 틈틈히 공부도 하고, 영화도 보구요~
암튼 저는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유랑하는 청춘로그]라는 타이틀 처럼 말이죠.
한국에서 워홀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시는 분들, 아니면 캐나다에 와서 여려가지 일들로 고민하시는 분들 시간되시면 제가 지난번에 올린 글 한번 읽어보세요. 제가 워홀을 온 이유는 물론이고, 나름 감성을 듬뿍담아 쓴 글도 있고, 가볍게 집구하는 법, 자전거 사는 법도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캘거리-벤쿠버-시애틀 버스여행기도 올리고 싶은데 이 놈의 귀차니즘이 아주 문제네요ㅋㅋ
사람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요즘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저 역시 많은 고민끝에 캐나다로 두번째 워홀을 왔습니다. 20살부터 돈 열심히 벌어가며 대학교를 스스로 졸업했지만 아직도 해결 해야 할 학자금이 남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에서 직장을 내려놓고 나오는 것도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결국 몇 년 전부터 그토록 하고싶었던 '세계일주' 라는 꿈을 위해 이 곳까지 오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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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제가 자주 하는 말인데요.
워홀에는 '성공과 실패'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삶이 다르고, 얻고자 하는것이 다른데 단순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루어놨다는 기준들로 왜 자기 인생을 평가하고 계십니까? 워홀이 또는 우리 인생이 성공과 실패를 가려야 하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냥 너는 너 답게, 나는 나 답게 살면 되는 것 입니다. 영어가 목적이면 영어에 맞는 환경에서 즐겁게, 경험이 목적이면 고민하지 말고 많은 경험을!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한다면 캐나다에 워홀로 와 있는 아는 지인들만 봐도 시골에 있는 한인업주들에 대해 안 좋은 시선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그랬구요. 그 만큼 안 좋은 분들이 실제로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몇일전에도 어떤 분께서 올려주셨지만 시골로 지역이동을 할 때는 숙소, 급여, 여러가지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따져 보시고, 조건이 불 확실하다거나 (예를 들면 숙소는 오면 어떻게든 구해주겠다. 급여는 추후협의, 일단 얼마를 받고 일을 시작해라. 이런식의 마인드를 가진 오너분들을 만난다면 꼭 다시한번 고려를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카페 보면서 많은 분들이 좋은 이야기들을 써주셔서 가끔은 읽는 제가 다 흐뭇해질때가 있는데, 저도 캐나다에서 지내면서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제 이야기를 더 보시려면 유랑하는 청춘로그를 치시면 됩니다. 그럼 워홀러분들 다같이 화이팅 해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8.02 07:17
처음들어보는 작은 도시인데도 정말 아릅답네요. 토론토에 있으니 집값이랑 교통비만해도 장난아니여서 소도시를 생각하고있는데, 킨더슬리는 집구하기나 잡구하는건 어떤가요?
지역이동에 대한 고민 때문에 글을 찾다가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멋지시네요 ! ㅎㅎ
감사합니다. 좋은 글
킨더슬리로 가려는데 이렇게 반가운 글이 있다니
혹시 중학생이 학교다니기에도 괜챦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