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제6장 면역력을 높여 건강하게 사는 생활 습관-❷면역력을 높이는 데는 음식이 중요하다
면역력을 높여 질병의 회복을 촉진하는 데는 식사가 중요한 요소이다. 먹고 마시는 것은 소화 기관을 자극하여 부교감 신경을 활동하게 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암에서 회복된 사람 대부분은 현미나 채소, 생선, 해조류, 버섯 등이 중심인 식사를 하였다. 이 사실로 보아 일본 전통 음식에 면역력을 높이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사와 건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하지만 “육류를 절대로 먹지 않는다”, “현미가 없으면 좋지 않다”, “기름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등과 같이 심한 제한을 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역효과를 낸다. 다음에 열거하는 기본 식사를 유지하며 때에 따라 육류도 맛있게 맛보기 바란다.
■ 현미, 멸치류, 콩류는 영양 만점의 완전식품이다
정제한 흰쌀과 달리 등겨나 왕겨만을 제거한 현미는 발아에 필요한 영양소가 빠짐없이 들어있는 완전식품이다. 식이 섬유가 풍부하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류, 미네랄류 등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가 통째로 꽉 차있다. 면역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현미에 이길 자가 없다.
하지만 현미에도 약점이 있다. 겉껍질이 단단하여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심한 병을 앓는 사람이 먹기에는 부담이 있다. 이때는 5분도로 도정하거나 흰쌀에 몇 할 정도로 현미를 적당히 섞으면 된다.
현미와 함께 머리부터 발끝까지 뼈째 먹을 수 있는 작은 물고기, 작은 새우, 콩류, 참깨도 영양이 풍부한 완전식품이다. 반찬으로 열심히 먹기 바란다.
■ 발효 식품을 적극적으로 먹는다
미생물이 가진 효소(몸속의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물질)의 역할을 이용하여 발효하고 숙성한 것이 발효 식품이다.
발효 식품은 미생물의 생명 활동으로 생겨나는 미네랄이나 비타민,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효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살아있는 식품이다. 누카즈케(단무지 같이 채소 종류를 소금과 쌀겨 된장에 담근 절임 식품), 된장, 간장, 낫토(청국장과 비슷한 일본식 콩 발효 식품) 등을 자유자재로 먹었으면 좋겠다. 발효 식품은 영양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그 나름대로 독특한 맛이 있다. 현미와 궁합이 잘 맞고 식욕 증진에 큰 역할을 한다.
■ 식이 섬유로 장을 흔든다
버섯류, 해조류, 현미 껍질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이섬유(불소화 다당류)는 몸이 소화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장은 어떻게든 이것을 소화하려고 활발하게 움직인다.
장의 기능이 활발해지면 그 자극으로 부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어 면역력이 높아진다. 또 식이 섬유는 장내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없애고 소화를 돕는 유익한 장내 세균을 늘리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식이 섬유를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소화 기관이 힘에 부쳐 기능할 수 없게 되면 변비가 생길 수도 있다. 지나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는 말처럼 분수에 맞게 먹는 것이 기본이다.
■ 신맛과 쓴맛, 매운맛도 필요하다
앞에서 여러 번 말했지만, 우리 몸에는 ‘싫어하는 것에 대한 반사’라는 불쾌한 것에서 벗어나게 하는 체계가 있다.
이런 반사를 관장하는 것이 부교감 신경이다. 신맛과 매운맛, 쓴맛은 몸의 처지에서 보면 불쾌한 것 가운데 하나이다. 매실 장아찌, 식초, 고추냉이 등이 입에 들어오면 이것을 배설하려고 부교감 신경이 바쁘게 움직인다.
파와 고추, 마늘, 생강, 매실 장아찌, 레몬, 여주, 산나물 등도 조금씩 섭취하면 좋다. 너무 많이 먹으면 위장에 부담을 준다.
■ 따뜻한 물을 충분히 마신다
따뜻한 물을 충분히 마시면 비뇨 기관을 자극하고 부교감 신경의 기능을 촉진한다. 특히 고령이 되면 “목이 마르다”는 감각이 없어져 물을 마시지 않아 탈수에 빠질 염려가 있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충분히 마셔라, 마실 물의 온도는 차지 않을 정도의 상온으로 한다. 끓인 더운물이라면 엽차가 좋겠다.
찬물이나 찬 음식은 몸을 차게 하여 장의 움직임을 둔하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여름철 같은 혹서기에 몸에 열이 꽉 들어찼을 때 찬 것을 적당하게 먹는 것은 괜찮다.
목욕한 다음에 찬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 미안하지만 모처럼 따뜻해진 몸을 차게 하는 것은 본전도 못 찾을 것이다. 맥주를 마시려면 냉장고에서 꺼내 20~30분 정도 놓아두었다가 마셔라. 필자도 전에는 차게 한 맥주를 즐겼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상온에 가까운 맥주를 마시려고 노력한다. 알코올을 섭취할 때 중탕한 일본 술이나 매운 소주를 마시면 몸이 확실히 따뜻해진다.
과음은 교감 신경을 긴장하게 한다. 하지만 술은 적당히 마시면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러면 술이 ‘백약의 으뜸’이 된다.
■ 천천히 맛보며 먹는다
씹는 것으로도 부교감 신경이 자극을 받으므로 식사할 때는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먹어라. 잘 씹는 것이 중요하지만 무리하게 수십 번씩 씹을 필요는 없다. 입에서 잘 씹어 된 죽처럼 만들어 위로 내려 보내면 장이 활발하게 일할 필요가 없다. 이러면 결과적으로 부교감 신경을 자극할 시간이 짧아진다.
*위 글은 아보 도오루(安保 澈)의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삶과 지식, 김준영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아보 도오루(安保 澈)는 1947년 아오모리(靑森) 현 히가시쓰가루(東津輕)군 출생, 1972년 도호쿠(東北)대 의학부졸, 나가타(新瀉)대 대학원 의학부 종합연구과 교수(면역학, 의동물학 분야),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면역학자로 주목받고 있음. 1980년 미국 앨라배마대학 유학 중 ‘인간 NK세포 항원 CD57에 모노클로널 항체’를 만들어 냄, 1990년 흉선외 분화 T세포를 발견, 1996년 백혈구의 자율 신경 지배 메커니즘을 해명, 1999년 말라리아 감염의 방어를 흉선외 T세포가 수행함을 발견, 2000년 위궤양의 원인은 위산이 아닌 과립구라는 설 발표, 저서로 〈약을 끊으면 질병은 낫는다〉, 〈암은 스스로 고칠 수 있다〉, 〈의료행위가 병을 만든다〉등 다수.
이 책은 몸속의 면역체계는 녹슬게 버려두고 의사에게 맡기려는 현대인의 잘못된 생각이 병을 만든다고 경고한다. 우리 몸에서 수시로 발신되는 신호를 소중히 여기고 ‘병에 걸리지 않는 생활 습관’과 ‘면역 증진 방법’을 체득하면 치료를 물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만인의 의료 및 건강 지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