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서킷 부근에서 타본 투싼ix는 동력 성능에선 상당한 점수를 줄 수 있을 듯하다. 2.0 디젤 엔진은 싼타페보다는 투싼ix에 어울린다. 싼타페는 투싼ix보다 150㎏ 이상 무거운 바람에 2.2L 디젤이 제격이다. 투싼ix 2.0 디젤은 밟으면 밟는 만큼 나가는 여유로운 힘은 아니지만 모자람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2.0 R엔진은 수치상으로 보면 세계 정상급이다. 실제 주행을 해봐도 절대 유럽 메이커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최고출력 184ps, 최대토크 40.0㎏ㆍm라는 점에선 놀라울 수 밖에 없다. 연비도 15.4km/ℓ(2WD 기준)로 최고 수준이다. R엔진은 연료분사에 지연시간이 없는 정밀 연료 분사시스템인 1800바(bar)의 3세대 피에조 커먼레일을 사용했다.통상 폴크스바겐이나 벤츠가 2000바의 압력으로 분사하는 것에 비하면 디젤에서 후진국(?) 이었던 현대차가 이탈리아의 피레조 커먼레일을 수입해 단숨에 따라잡은 셈이다. 최고마력에 대해선 할 말이 좀 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고 할까. 최고마력은 엔진회전수 4000RPM에서 나온다.(184/4,000RPM) 디젤의 경우 사실상 3000RPM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행스럽게 최대토크(kgㆍm/rpm)는 40/1,800~2,500 (A/T 기준)에서 나와 안도감을 준다. 어쨌든 2.0R 엔진의 동력성능은 세계 정상급 부근까지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밸런스가 맞지 않는 차체와 엔진> 문제는 차체와 서스펜션, 엔진과의 밸런스다. 동승한 자동차 전문가의 말이 재밌다. “동력성능은 좋지만 서스펜션이나 차체는 그에 어울리지 않게 물러 시속 60㎞로 코너로 진입해도 급격한 언더스티어를 느낄 수 있다. 왠지 기존 투싼에 돈을 덜 드리고 디자인만 튀게 만는 느낌이 강하다.섹시한 디자인을 차체와 서스펜션이 받쳐주지 못한다고나 할까” 투싼ix는 조금만 급하게 코너를 진입하면 앞바퀴가 출력을 이기지 못해 미끄러지는 언더스티어가 급격히 나타난다. 더구나 현대모비스가 만든 전동모터식파워스티어링(MDPS)은 수입차에 비해 너무 엄격하게 중립감을 요구한다. 코너를 돌아 나와 핸들이 중립으로 돌아올때 자연스럽지 못하다. 또 시속 70㎞만 넘어가면 급격하게 핸들이 무거워진다. 모터제어의 빡빡함이 느껴진다고 할까.2006년 처음 아반떼에 달려 나왔을때 너무 헐거운 MDPS를 가볍게 핸들이 돌아간다며 좋아한 소비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U턴에서 핸들을 다시 복원하는 데 제대로 돌아오지 않아 당황한 경험은 여러 번 있었을 게다. 쉽게 말해 ‘펀 투 드라이브’를 즐기려다보면 급격한 언더스티어에 질겁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냥 조심조심 몰아줘야 한다고 할까. 걱정마시라. 길게 뻗은 미국에서는 투산의 밸런스는 톱 수준일 게다. 길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데는 적합한 수준이다. 한국 지형을 고려하면 ‘글세’라는 답이 쉽게 나온다. LX20 이상 모델에 적용되는 18인치 알로이휠도 진작 나왔어야 한다. 큰 휠에 비해 물렁한 서스펜션은 고민거리다. 투싼ix는 여러모로 숙제를 남겨둔 차다. 파격적인 디자인 변신부터 좋아진 엔진에 맞는 밸런스까지... 놀랍게 진화하는 현대차이기에 다음 신차에는 이런 점들이 충분히 녹아들지 않을까 한다.
<세련된 실내공간>
외관보다는 내장은 한결 낫다.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 여럿이다. 현대차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소재만큼은 럭셔키는 안돼더라도 도요타 수준에는 근접한다. 르노삼성까지도 이미 2년전에 채용한 파노라마 썬루프가 이제서야 투싼ix를 통해 도입됐다.천장 전면부를 덮는 블랙컬러의 파노라마 썬루프를 적용해 개방감을 강조했다. 운전석에 앉아 계기판을 들여다보면 물안경을 끼고 스킨스쿠버를 하는 느낌이 난다. 실린더 타입의 클러스터는 실린더보다 물안경에 가깝다. 블루 조명뿐 아니라 잘 다듬어진 계기판 디자인이 젊음과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센터페시아의 마무리 소재나 디자인감각은 제네시스부터 아반떼까지 이어지는 라인이다.4 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휠은 그립감이 좋다. 뒷좌석이 뒤로 젖혀지지 않는 것은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렉서스ㆍ도요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60도 이상 젖혀져 뒷좌석에 앉아 누워서 갈 수 있다. 물론 뒷바퀴로 인해 패키징이 쉽지 않지만 작은부분이라도 정성을 들이는 현대차 엔지니어를 고려해본다면 다음번 신차에는 개선해야 할 요소다. 전체적인 실내공간은 넉넉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다. 4인 가족이 여유롭게 나들이를 즐길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골프백 4개를 실을 경우 보조가방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현대차가 잘하는 편의장치 가운데 하나가 열선이다. 열선 기능은 1열뿐 아니라 2열 시트에도 달아줬다. 14인치 넷북을 넣을 수 있다고 하는 대형 센터 콘솔은 기아차 쏘렌토R에서 왔다. <짚고 넘어가야 할 디자인> ‘움직이는 것 중 가장 아름답다!’ 아무리 광고 문안이지만 이건 넘 심하다. 움직이는 것 중 가장 괴기스럽다. 이것도 넘 심한 혹평이라면 ‘움직이는 것 중 가장 미련이 남는다!’ 이 정도가 좋을 듯하다. 외장 디자인은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현대차는 “유동체의 기하학적인 형상을 모티브로 해 역동성과 볼륨감을 극대화하고, 현대적인 감성을 불어넣어 유연하고 생동감 넘치는 조형미의 외장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어렵고 애매모호한 말로 투싼ix의 디자인을 설명한다. 분명한 것은 컨셉트카 디자인을 거의 대부분 채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완성도는 90%수준이다. 보면 볼수록 덜익는 감자를 먹는 느낌이 난다고 할까. 특히 인테크 그릴 등 앞부분은 인피니티 FX의 흉내를 낸 것 같으면서도 짭은 노즈 때문인지 영 어색하다. 오히려 평범함에 가까운 뒷모습이 더 세련돼 보인다. 세련미라는 것은 튀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게 디자이너를 곤혹스럽게 한다. 투싼ix의 차체 사이즈는 기존 투싼에 비해 전장은 85mm, 전폭은 20mm가 커졌다. 대신 전고는 25mm 낮아져 쿠페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에 가깝다. 앞면이 과격(?)한데 비해 옆면은 너무 얌전하다. 현대차의 특기인 뒷바퀴(C필러아래) 윗부분을 볼록하게 도드라지게 하는 엉덩이 디자인이 없어졌다. 아반떼ㆍ그랜저 등에서 재미를 본 디자인 요소다. 육각형 형태의 ‘헥사고날 그릴(Hexagonal Grille)’은 현대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라고 한다. 그런 헥사고날이 YF쏘나타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디자인에 대해서만큼은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많이 팔면 장땡이다’라는 식의 판단이 더 강한듯 하다. 아우디가 도입해 대성공을 거둔 대형 싱글프레임(보닛에서 범퍼까지 내려오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명확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성공을 거뒀다. 이런 것을 현대차가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조금이라도 잃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너무 아까워한다는 느낌이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갖으려면 일부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개성미를 살리기 위해 도입했다는 ‘Z’형상의 전후 측면 캐릭터 라인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 점은 BMW Z4에서 찾아보시길...
첫댓글 이정도면 혹평인가요?
잘나온듯 ㅋㅋ
기능보다는 디자인만 바꿔서~ 신차로 출고 시키는 느낌이~ 강한거 같아용 ^^ 디자인이라도 어디야~ ㅋㅋ 이쁘긴 이쁘던데 ㅋ
근데 넘 비싼거 같아요... 돈 좀 보태서 윈스톰 사것다. 내라면...
차라리 닛산 로그를 산다, 솔직히 일본차 인정하기는 싫지만 진짜 잘 만든다. 국산차 잽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