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itor's RooM ]
겨울도 많이 지나갔습니다. 슬슬 봄옷들도 매장에 나오고 있고..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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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엘스트롬 ] MaelStorm
Vol.2 '브로켄 백작'
" 이 곳이야. "
조민의 말에 시선을 돌리던 마이에브는 퀴퀴한 쓰레기 냄새에 미간을 찌푸렸다.
" 쓰레기들을 모아두는 장소라 그런지. 냄새가 심하군. "
마이에브의 불쾌한 목소리에 조민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 밤 9시 30분이니까... '
맞벌이를 하시는 그의 부모님에게 의심받지 않으려면 그들이 퇴근하고 돌아오시는 시각인 10시를 전후로 해서는 돌아가야 했다. 조민은 매립지 관리인이 근무하고 있는 경비실을 슬쩍 보았다. 불이 밝게 켜져 있는 것으로 봐선 이 시간대에 방영하는 TV 오락 프로들을 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흠.. 이런 밤까지 매립지의 관리를 하다니. 성실하신 아저씨구만.. "
" 방해가 되는 인간인가? 조민. "
가벼운 검은색 패딩을 걸친 마이에브의 살기 서린 말에 조민은 손을 내저었다.
' 마이에브가 정말로 게임과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
평소 게임에서 해본 마이에브의 스킬들을 잘 알고 있는 조민이었다. 팬 오브 나이프, 블링크, 크리티컬, 아바타. 유저들 내에서도 S급 히든이라는 소리를 듣는 마이에브가 지금 그 앞에 현신에 서 있는 것이다.
그녀가 블링크를 이용해 관리인에게 소리 없이 접근한 뒤 팬 오브 나이프로 그의 몸을 동강낼 수도 있다고 조민은 생각하고 있었다.
' 아, 그렇군! '
좋은 생각이 떠오른 조민은 마이에브에게 말했다.
" 마이에브, 저기 불빛이 밝게 빛나는 조그만 건물 하나 보이지? "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모습에 확신이 생긴 조민은 말을 이었다.
"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저 건물 안에 있는 관리인을 기절시켜줄 수 있어? 너의 블링크라면... "
찌릿. 순간 몸이 움찔해진 조민이었다. 마이에브가 이상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내가 블링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지? "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의 모습에서 다행이다를 속으로 중얼거린 조민은 시계를 보았다. 9시 43분. 이제 몇 분 남지 않았다. 그는 마이에브를 재촉했다.
" 시간이 없어. 빨리 해 줘! "
" 알았다. 블링크--- "
번쩍-! 이는 짧은 빛과 함께 사라진 마이에브. 조민은 게임 상에서만 보던 기술이 현실로 나타난 것에 대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 이럴 수가... '
요 몇일 사이에 일어나는 거짓말 같은 일들에 조금씩 적응을 해가던 그였지만, 이런 비과학적 현상 앞에서 당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꺼지는 관리실의 불빛.
번쩍-!
" 끝냈다. 도둑이 들었다고 의심하도록 좀 어지럽혀 놨지. "
별거 아니라는 듯이 손을 터는 마이에브. 조민은 씨익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 역시나. 빨리 가자. "
그의 옆에서 같이 걸으면서, 마이에브는 뚱한 표정으로 조민에게 말했다.
" 룬팩트의 느낌이 오는가? "
조민은 고개를 저었다. 그 느낌이라는 것이 뭔지도 모르는데, 알지도 못하는 것이 오는지 안 오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그는 한숨을 쉬면서 여기저기 널려 있는 쓰레기들 사이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 으, 냄새... 내가 뭐하고 있는 건지. '
투덜거리면서 팔찌를 찾던 조민은 불현듯 스치고 가는 생각에 멈추어섰다.
' 진동인가..? '
마이에브를 만나기 이전에 느껴봤던 팔찌의 진동, 그리고 빛. 룬팩트의 신호라고 볼 수 있다면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 싶었다. 단서를 찾은 조민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3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이 넓은 곳에서 팔찌를 찾으려면 그 수밖에 없었다. 마이에브도 그런 조민의 모습에서 눈치를 챘는지 조용히 서서 그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 우웅- ]
' 찾았다! '
조민은 진동이 느껴진 곳을 향해 몸을 돌렸다. 마이에브 역시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런 그들의 눈에 보인 것은.
[ 우웅--- ]
예전의 그 찬란한 빛을 뿌리면서 진동하고 있는 오션블루 빛의 팔찌였다. 다행히 이곳으로 옮겨진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거대한 쓰레기 더미들 밑에 깔려있거나 하진 않은 것이 행운이었다.
빠르게 달려간 조민은 팔찌를 집어들어 먼지를 털어내었다. 그는 팔찌 바로 옆에 쌓여있는 5m 높이의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 한숨쉬었다.
" 후우.. 저런 것 밑에 깔려 있었다면... 어찌될 뻔 했을까. "
" 조민, 잠깐. "
기뻐하는 조민을 두고 마이에브가 낮게 속삭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이상한 점을 느낀 조민은 긴장하고는 소리를 죽였다. 관리인이 깨어난 것인가? 마이에브는 조민의 옆에 있는 5m 높이의 쓰레기 더미를 날카로운 눈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 무슨 일이야? "
" 쓰레기들이, 자기네 멋대로 꿈틀거릴 수 있나? "
" 말도 안되는 소리지. "
" 그럼 저건 뭐지? "
마이에브의 말에 쓰레기 더미를 유심히 살펴본 조민. 그는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쳤다. 마이에브의 말대로, 쓰레기 더미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사람이 호흡하는 것처럼.
" 대체 저게 뭐지? "
계속해서 꿈틀거리고 쓰러지는 쓰레기 더미들. 놀라움에서 이제 호기심으로 변한 조민과 마이에브는 자리에 꼼짝하지도 않은 채 그것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5m에 달하던 쓰레기 더미가 무너지면서 검은색 인영이 튀어올랐다. 그 모습에 놀란 조민은 마이에브의 뒤로 숨었고, 마이에브는 무기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전투 준비를 했다.
긴장한 그들 앞에 나타난 검은 인영. 조민은 달빛에 비춰지는 정체 불명의 쓰레기괴물(?)의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
' 저건...? '
믿을 수 없게도, 쓰레기더미를 뚫고 나타난 것은 그가 카오스 게임을 할 때 즐겨하던 주캐릭터, 브로켄 백작이었다.
" 으허, 답답해 죽을 뻔 했군! "
마이에브와 조민의 얼빵한 시선을 느끼지 못한 건지, 쓰레기 더미 위에서 브로켄 백작은 창백한 손으로 그의 갑주에 묻은 각종 쓰레기들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게임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훨씬 멋진 갑주를 입고 있는 어둠의 기사, 브로켄 백작.
" 아니, 네놈들은? "
깜짝 놀란 백작의 외침에 마이에브와 조민도 굳어버렸다. 잔뜩 긴장한 그들에게 허벅지에 매달린 멋진 문양의 검집을 쥔 브로켄이 소리쳤다.
" 내가 숨은 곳까지 찾아오다니, 적이 분명하겠군. 데스칼리버로 응징해주겠다! 차앗! "
데스칼리버. 브로켄 백작의 궁극 기술. 스턴효과가 있는 검이지만 그것이 실제로 나타났을 때는 어떤 형태를 가질지는 조민도 알 수가 없었다. 단지 브로켄 백작이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영웅이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을 뿐.
" 피해, 마이에브! "
멋진 자세로 검을 휘두를 듯한 백작의 기세. 눈을 질끈 감은 조민과 마이에브는 한참이 지나도 어떤 변화가 보이지 않자 이상함을 느끼면서 브로켄 백작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 비춰진 것은, 창백한 얼굴의 브로켄 백작이 허둥대면서 쓰레기 더미를 파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 이런 젠장, 내 검이 어디로 갔지? 잠을 자는 사이에 어디로 사라진거야! "
" ..... "
" ..... "
열성적으로 쓰레기를 파내던(?) 브로켄 백작이 혼이 나간 듯한 조민과 마이에브의 모습을 보고는 소리쳤다.
" 자네들, 미안하지만 내 검 찾는 것을 도와주지 않겠나? "
' 완전.... 바보잖아? '
조민의 상상을 깨버린 현실의 브로켄 백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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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쓰레기 매립지가 무척 크다고 하더군요. 빠른 업로드로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 |
첫댓글 ㅋ 아쉽군 님도 항가항가 한번 가시져
항가항가는 직접들 하시는게...후훗
브로켄은 자주나오는군 ㅋㅋ 항가항가 기대하겠음. 이런 전개라면 내 머릿속엔 이미 쉽게 상상이...
나도 먼가 상상이 ㅇㅇ.... 항가항가항가항가항가
ㅋㅋㅋㅋㅋ 불쌍한 블켄인가 칼없음 스턴 않대여 ?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블켄 개굴욕 ㅋㅋ 칼찾아죵
잘쓰셧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