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어떻게 하면 그래픽을 잘 합니까?"
"2D 그래픽과 3D 그래픽의 차이가 뭡니까?"
"미술학원을 가야 하나요? 그래픽 학원을 가야 하나요?"
필자가 그래픽을 공부하겠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듣는 한결 같은
말이다. 이유인즉, 막상 그래픽을 전공한다는 사람에게도 '당신이
전공하는 그래픽이란 것이 뭐요?'라고 묻는다면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일' 정도로 대강 설명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그보다 더 명쾌한
답은 없다고 본다. ^^;;;
하지만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 도구의 차이일 뿐 창조력의
차이로까지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왜냐면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란 대답을 하는 사람들의 말
속에는 그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재마다 다양한 차이를
보이며 미술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하나의 작품 세계를 창조해 낸다.
때문에 컴퓨터도 미술 소재의 한 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속에서 컴퓨터라는 도구의 획기적인 가능성과 무한성을 무시할 순
없지만, 여느 미술 도구와 견주어 보았을 때 컴퓨터란 녀석 역시 표현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컴퓨터 그래픽에 대한 막연한 환상
부터 깨고 나서 이 강좌를 들어야 하겠다.(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컴퓨터 그래픽이란 컴퓨터를 통해 특정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을 배재한,
컴퓨터를 직접 활용한 창작 작품을 의미한다.)
우선 컴퓨터 그래픽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 보았으면 한다. 무턱대고
컴퓨터로 된 그림 하나를 두고 '이것이 컴퓨터 그래픽이요!'라고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작품 하나가 개념의 전부를 설명할 순 없다...)
컴퓨터 그래픽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이미지나 형태 즉 시각적 요소를
디지털화 시킨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단어... 바로 <디지털>!
현대의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아날로그 생명체인 인간들은 막상
디지털이란 무엇인지도 모르고서 그 속에서 숨쉬고 있을 때가 있다.
굳이 알려들지 않아도 그저 굉장히 편리한 디지털이란 녀석 때문에...
디지털이란 "어떤 자료를 수치로 바꾸어 처리하거나 숫자로 나타내는 것"
을 뜻한다. 디지털의 사전적인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게임 그래픽을
공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컴퓨터 그래픽은 그 자체가 무한한 숫자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빛의 삼원소? 그 빛의 삼원소인 빨강, 파랑, 초록을 어느 정도 수치로
얼마 만큼 내비추느냐에 따라 우리 눈에 시각적으로 보이는 색깔이
차이나는 것이다. 그 정신없는 숫자의 배열에 따라 우리 눈은 움직이는
캐릭터를 보고, 뛰어다니는 메카닉을 보고, 날아다니는 총알들을
보면서 컴퓨터에게 재미나게 속아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작 모니터
내의 모든 입자들은 아날로그에서 처럼 변이하거나 움직이지 않지만,
디지털이기에 마음껏 활동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그 가장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그래픽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디지털이란
숫자 "1"과 "0"의 조합이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1은 전기가 들어왔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0은 전기가 꺼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 움직이는 그래픽이 있다.{예1}
각 장면마다 1이 켜져있는 자리가 모두 다르다. 이것을 2차적으로
배열해서 우리는 정지해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각 장면을
같은 위치에서 보게 된다면 숫자 1은 조금씩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마치 토끼와 거북이의 거북이마냥 1칸씩 말이다.
만약에 이것이 아날로그로 형상화 되려면... 맨 앞 자리에 있는 숫자
1은 바로 오른쪽의 숫자 0하고 9번에 걸친 자리 바꿈을 해야지만
"장면9"의 결과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예2}
{예2}
scene1.100000000
1: (이봐 나랑 자리 좀 바꾸지 그래?)
오른쪽 0: (맨입으루?)
1: (아이... 그러지 말고 함 바꿉시다~)
오른쪽 0: (대신 오늘 저녁식사 책임져? ㅡㅡa)
1: (까짓거...^^; 암튼 있다 봅시다! 수고~)
scene2.010000000
1: (거참 언제 저기까지 가나...ㅡㅡ; 어이~ 형씨! ^^;;;)
오른쪽 0: (뉘슈?)
1: (자리 좀 바꿉시다~)
.
.
.
이처럼 숫자 1은 아날로그식으로 하자면 위치를 이동해야 한다.
형태의 변이가 아닌 물체의 이동으로... 뭐... 원한다면 형체의 변이를 통해
옮겨갈 수도 있지만... 가장 아날로그적인 것은 "이동"하는 것이다.
자! 그럼 우리의 디지털은? 디지털의 어원인 digit은 재밌게도...
사람의 손가락이나 동물의 발가락이라는 데에서 유래했다.
(필자의 주특기가 샛길 관광이다...ㅡㅡ; 흔히 이럴 때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을 많이들 쓰는데... 특정 지역을 가지고 자꾸 갈구지 말자.
그래도 이런 이벤트가 있어야 잡지식이 많아진다...^^;)
아무튼... 이 디지털은 앞서도 설명했던 것과 같이... 물체의 이동이나
변이가 아닌... 숫자의 변화일 뿐이다. 내가 "켜!"하면 켜고 "꺼!"하면
끄니... 말은 정말 잘 듣는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 모니터 등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가시적으로 나타날 때는 그 저변에 숨겨진 0과 1의
디지털 군단을 눈치채기 어렵다. 간혹 화면을 확대해 보려고 돋보기로
유심히 뚫어져라 쳐다봐도... 거기에 숫자는 없다...ㅡㅡ;
자~ 그럼 어떤 이미지나 형태 즉 시각적 요소를 디지털화 시킨 그 컴퓨터
그래픽이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냐? 바로! 디지털의 코란이며 디지털의
메카이며, 디지털의 성서이며, 디저털의 성소인... 컴퓨터가 이루어내는
것들 중에!~ 그림 및 영상을 토해내는 것을 의미한다는 결론이다!
컴퓨터를 사용자가 이용하여... 혹은 컴퓨터에 입력한 수치를 통해 컴퓨터 스스로...
도형이나 화상 등의 데이터들을 생성, 편집, 출력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컴퓨터 그래픽"인 것이다. 어렵나? 안 어렵다고 본다...ㅡㅡ;
가장 짧게 이야기 해서... 앞서 말했듯이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
바로 컴퓨터 그래픽인 것인 셈이다...ㅡㅡ;
하아지이마아안! 그래픽이라고 다 같은 그래픽은 아니다!
이토록 컴퓨터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그림 데이터에도 노는 물이
다른 종족들이 있다... 쿠쿠쿠... 그 조직에 대해선 다음 강좌에 밝히기로 하겠다!
치천사의 그래픽 강의... 왠지 재밌어지면... 질문 마구마구 날려도 좋다!
(팬레터도 사양 않는 치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