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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엄~~~~~청 길어요ㅋㅋㅋㅋ
그리고 대부분 성균관 원작소설(성균관 유생들의 나날,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 대한 이야기라서
소설보신분이 보시면 좋을것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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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작가님 관련 질문]
Q> 작가님께서는 ‘로맨스의, 로맨스에 의한, 로맨스 독자만을 위한 로맨스’를 쓰고 싶다고 저번 인터뷰 때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럼 작가님께서 정의하는 <로맨스>란 무엇인가요?
A> ‘로맨스=원빈’
여러 매체에서 볼 수 있고, 주위 사람들 모두 알고 있고, 입을 모아 가슴 설레는 매력을 찬양하기 때문에 실제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최면에 빠지곤 하지만, 나의 ‘현실 속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환상’.
Q> 정은궐 작가님께서 처음 로맨스를 쓰기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특별한 계기랄 건 없고, 제가 재미있자고 글을 썼는데, 그게 로맨스였습니다.
Q> 책,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맨스를 많이 다루고 있는데요, 작가님께서는 그 중 어떤 로맨스 작품을 좋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굳이 작품을 꼽기 어려우시다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시는지요? 같은 로맨스라 해도 스타일은 여러 갈래로 나뉘잖아요. 로맨틱 코미디처럼 통통 튀는 게 있는가하면, 정적으로 드라마틱하게 흘러가는 것도 있으니까요.
A> 각 분야마다 선호하는 게 다르지만 대체로 코믹한 걸 좋아합니다.
Q> 현실에서 윤희만을 사랑하는 멋진 이선준 같은 남자 과연 있을까요? 15년 결혼생활 후 깨달은 것은 열 여자 마다할 남자 없다는 결론이거든요.(정말 이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남주 때문에 심란해서 죽겠습니다.)
A> 이선준 같은 남자가 있다면, 이 세상에 로맨스란 장르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겠죠.^^
Q> 『성균관 시리즈』를 보면 사서오경이나 한시 등 고전에 상당히 조예가 깊으신 것 같은데, 혹시 따로 관련 공부를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또, 저 작품들을 쓰면서 혹시 참고하신 서책(?)이 있다면 살짝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전공이 국문과다보니 책을 읽으면서 고전 부분이 나오면 상당히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A> 성균관은 『조선조 성균관의 교원과 태학생의 생활상』이라는 책을 중심으로 했습니다. 이 책은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에서 편찬했는데, 조선 정조 때 ‘윤기’라는 분이 20여 년간 성균관에 유생으로 기거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지은 ‘반중잡영’이란 글을 변역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은 따로 여러 자료를 참고했지만, 상충되는 내용은 최대한 이 책을 우선으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성균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세요.
Q> 작가님의 작품을 모두 읽어보지는 않았으나(구하기가 어렵더군요. 도서관에서 빌리는 것조차도 어려운 게 작가님의 책^^;;) 사극과 현대극을 두루 쓰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중 어떤 것이 더 쓰기 쉬우셨는지, 혹은 더 재미나셨는지 궁금합니다.
A> 『해를 품은 달』 쓸 때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써보는 고전물이기도 했지만, 어려서부터 상상해왔던 것을 글로 옮길 때의 그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행복합니다.
Q> 작가님 궁금증은 인터뷰1에서 거의 대부분 해결되었지만, 다만 작가님의 전공이 무엇인지는 궁금합니다. 혹은 중학교 고등학교 때 취미 같은 것들이요.
A> 하하하. 제 글은 학술서 같이 신뢰감을 줘야만 하는 책이 아니라서, 전공을 알려드리지 않아도 읽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평범하기도 하고……. (중고등학교 때라고 해도)취미에 대해 물으시면 전 또 다시 먼 산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Q> 신비주의를 고수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작가님께서는 신비주의가 아니라고 하셨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신비주의이십니다ㅜ.ㅜ)
A> 신비주의 아닙니다!! 단지 걸오를 닮아서 낯가림이 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을 뿐입니다.
출판사 대표께서 ‘사생활과 글쓰기를 구분하기 위해서’라고 인터뷰했던데, 사실과 약간 다르지만 그럴듯해서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우겨볼까 생각 중입니다.
일반 문학소설이라면 작가 프로필이 중요할지도 모르지만, 우리 장르소설 쪽에는 저처럼 오픈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로맨스 작가인 게 부끄러워서는 절대로 아닙니다. 따로 밝힐 만큼 제 프로필이 남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로맨스 작가입니다. 출간한 책들이 곧 제 프로필이 되고 싶습니다.
Q> 파란미디어를 통해서 작가님께 연락을 할 수 있긴 하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 메일이 전달된다고 생각하니 조금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메일 주소라도 알려주실 생각이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만약 정 작가님의 팬분들이 팬카페를 만든다면 가입하셔서 가끔씩이라도 소식을 전해주실 의향이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작가님과 팬들과의 교류, 너무나 원하고 있습니다!
A> 죄송하지만 메일 주소를 오픈하는 건 조금 곤란합니다. 메일 중에는 욕 메일도 있더라고요.ㅜㅜ 팬카페는 상상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서 쥐구멍으로 들어가 못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여러분이 제게 정말로 원하는 건 재미있는 소설이 아닌가요? 더 재미있는 소설로 교류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를 통하는 게 찜찜하시면 편지를 이용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번거롭겠지만. 지금도 자필 편지를 종종 받고 있거든요. 이건 봉투가 밀봉된 채로 바로 건너옵니다.
아! 덧붙여 인사드립니다. 제가 답장은 못하지만 보내주신 편지와 메일 모두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성스갤에서 보내주신 고혈책자와 선물들도 잘 받았습니다. 선물은 바로 즉시 제 위장에 저장했고요, 책자는 열심히 읽고 있는데 낯선 단어들이 많아서 울고 있습니다. 저 늙었나 봐요.ㅜㅜ 그런데 짤모음은 왜 이렇게 재미있나요? 완전 신기합니다. 신세계를 보는 기분!
Q> 작가님의 또 다른 직업이 있다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저는 책을 읽는 동안 그냥 막연하게 중,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이 아니실까 하는 재미난 상상을 했었답니다. 그런데 여쭤 봐도 안 알려주실 것 같긴 해요.^-^;;
A> 선생님은 아닙니다. 하하. 아~~주~ 평범합니다.
Q> 차기작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현재 집필하고 계신 또 다른 역사 소설은 어떤 내용인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까요? 『성균관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시대극을 준비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이 시대극에서도 『성균관 시리즈』에서 작가님이 보여주셨던 센스(예를 들면 신래침학때의 밀지라던가 가랑-아랑은 정말이지...)를 마음껏 볼 수 있는 건가요?
A> 조선 경종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입니다. 역사적인 인물은 거의 엑스트라 수준이고 주인공을 비롯한 대부분은 가상인물입니다. 실존 인물 중에 그나마 많이 등장하는 건 ‘연잉군’이고요. 분위기는 『해를 품은 달』과 『성균관 시리즈』 중간 정도 됩니다. 출간은 언제가 될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제까지 나왔던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재미를 드릴 수 있기를 바라는 게 제 욕심이지만 어떻게 될지는……. ^^;;
Q> 상반기에 출간된 어떤 로맨스 소설이 『성균관』과의 유사성 논란으로 소란이 조금 있었는데, 혹시 정은궐 작가님도 알고 계신지요. 그때 그 책과 성균관이 유사하다면 양축과 성균관도 유사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금시초문입니다. 제가 알아야 하는 일이라면 출판사에서 말해줬을 텐데, 그러지 않은 걸 보니 별 상관없는 것도 같고요.(물어보니 출판사도 모르는 일이라네요.) 어떤 내용의 책인지 몰라서 자세한 답변은 못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Q> i wish there is an english version of this novel and if there is i would definitely buy it... i know that i would be speaking in behalf of all the sungkyunkwan scandal fans out there who doesn't know how to speak korean, PLEASE PRODUCE AN ENGLISH TRANSLATED VERSION :) PRETTY PLEASE. WE'RE ALL DYING TO READ THE 2 NOVELS :)
I second the motion. Since the drama came out, been searching the internet for it. I hope you could actually translate it. I bet a lot would be interested in this. I'm all for buying this book in English. Thank you!
Yes, us international fans would love to have an English version of the novels so we can read them :)
It would be SUPER EPIC if you could publish the book in ENGLISH! ;)
A> If I could have my own way in this, I would like to do. But It is difficult to answer your request because it is not simple matter to publish the novel of English version. I am sorry for it.
Q> 드라마에서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이 소설의 캐릭터와 잘 맞는다고 생각 하시나요?
A> 드라마의 배우들이 소설의 캐릭터와 맞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들은 드라마의 캐릭터가 더 중요한데, 뜬금없이 제가 소설과 잘 맞는다고 하면 극에 맞춰서 열심히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께 실례가 될 것 같아서 대답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소심소심) 말하고 싶어서 입이 손가락이 근질근질하지만 꾸~욱 참습니다.
Q> 드라마와 원작에서 가장 싱크로가 잘된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을 꼽으라면 누굴 꼽으시겠어요?
A> 음……, 지면의 글자로 표현되었던 인물들이 드라마 구조를 가진 영상으로 옮겨지면 모든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든 변할 수밖에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각색이 되지 않은 인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대사성 영감. 사랑스러워요.^^
Q> 드라마에서 이선준 캐릭터가 원작과 많이 달라졌는데요. 저는 원작의 이선준을 정말 좋아합니다. 작가님께서는 이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요?
A> 제가 좋아하는 글귀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남자의 부드러움은 세상의 모든 부드러움이다.’
언제나 되풀이 되는 무료한 일상, 남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역동적인 감정이 강렬하겠지만,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아주 짧은 순간에 스쳐지나가는 정적인 평화로움이 더 강렬할 겁니다. 그러니 사랑이 주는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도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요?
윤희에게 있어서 이선준이란 존재는 가족 옆에서조차 내려놓지 못한 긴장을 전장 한복판에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선준은 윤희와의 로맨스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재신과 용하와의 우정 관계도 중요한 인물입니다. 이들을 모두 품고 나아갈 수 있는 이 세상의 리더가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춘 부드러운 사람이길 희망하는 개인적인 취향도 반영되었습니다.
드라마는 로맨스를 포함한 장르소설 보다 더 대중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할 만한 내용과 캐릭터로 각색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수정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창조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배우가 가진 매력과 역을 소화하려는 노력 등도 더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드라마 이선준도 원작과는 다른 매력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하나의 소스로 두 개의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Q> 원작가이니 만큼 현재 드라마의 대본에도 개입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드라마의 사건들 역시 작가님의 또 다른 전개인지도 궁금합니다.
A> 드라마와 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도로시 : 항간에 정 작가님께서 당연히 참여하신 걸로 오해들을 많이 하셔서 이 기회에 밝힙니다. 원작 드라마 판권을 계약한 일 외에 정 작가님은 물론 저희 파란미디어도 드라마 관련해서는 전혀 상관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Q> 작가님은 원작자로서 드라마 성스 어떻게 보고 계세요? 드라마화 되면서 새로운 캐릭터도 생겼고 캐릭터 변화도 있고 내용도 많이 바뀌었는데 특별히 맘에 드시거나 혹은 조금 아쉽다 싶은 부분은 없으세요?? 그리고 혹시 『규장각』이 드라마화 된다면 직접 대본 집필해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또 책 속에 많이 나오는 고문들은 어떻게 다 아시나요? 스토리를 생각해 놓으시고 맞는 구절을 찾으시는 건지, 아니면 원래 사서오경 같은 걸 즐겨 읽으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A> 원작자로서가 아니라 순수한 시청자로서 드라마를 즐기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순수한 마음이 되지는 않지만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규장각』이 드라마화 될 가능성은 없겠지만, 된다고 해도 제가 대본에 참여할 생각은 없습니다. 드라마는 그쪽 전문가에게 맡기고, 저는 제 분야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청나라 스파이들의 나날&성균관 시리즈 관련 질문]
Q> 청나라에서 돌아온 후, 잘금4인방은 각각 어떤 직책을 맡게 되나요?
청나라에서 돌아오고 윤희와 윤식이 제자리를 찾은 후 윤희는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하며 지낼까요? 선준의 아내 모모부인으로만 살아가게 될까요?
왕의 성격상 윤희의 재주를 그냥 버려두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윤희 또한 학문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요. 혹시 윤희가 궁에서 왕을 도울 일이 생길까요?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정무의 반응은 어떨까요?
A> 청나라에서 돌아오고 난 이후라고 해도 윤희가 모모부인으로만 살게 된다면 그건 새드엔딩이 아닐까요? 윤희의 행복을 위해 매 시리즈의 끝을 열린 결말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저를 이해해주세요.
청나라에서 돌아온 후, 선준은 잠시 동안 외관직으로 나갑니다. 지방의 외관직이라 해서 좌천은 아닙니다. 규장각에서 거론한 적이 있지만 모든 청요직의 당상관은 반드시 외관직을 거친 자에 한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중앙 정계로 불러들이기 위해 미리 외관직으로 돌립니다. 윤식도 그렇고요. 여기에는 바뀐 윤희와 윤식에게 시간을 더 주기 위한 정조의 의도도 있습니다.
재신은 사헌부 감찰을 맡게 됩니다.(으흐흐) 어떤 의미로는 공포정치의 서막이 올랐다고 할 수도? 걸오가 사헌부로 확정되던 날, 조정이 발칵 뒤집어졌다는 후문이…….
용하는 ‘백수(?)’의 길로 접어듭니다. 정조의 온갖 감언이설에도 꿈쩍하지 않고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서 꿋꿋하게 놉니다. 그러다가 정조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모모부인을 포함한 잘금4인방을 모으게 되자, 용하는 제 친구들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것을 감지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관직을 수락합니다. 이때 용하가 배속 받은 곳은 호조!
Q> 청나라에서 돌아올 때쯤 재신은 대체 몇 살인가요? 늦기 전에 자식은 보아야지요.ㅠㅠ
A> 청나라 체류 기간은 대략 3년입니다. 그런데 재신이 자식을 보기를 바라시는 건가요, 아니면 자식을 보는(or 만드는) 과정을 보고 싶으신가요?^^
Q> 저번 인터뷰에서 다운이와 윤희가 만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만나나요? 윤희가 남장을 했던 사실도 다운이 알게 될까요?
다운이는 모모부인의 시문을 보고 동경하는데 다운과 모모부인은 훗날 만나서 시문을 나누는 사이가 되나요?
A> 다운은 지금껏 서랍에 쑤셔 넣어둔 시문들이 재신이 받은 걸로만 알고 읽어왔습니다. 재신이 청국으로 가고 없는 텅 빈 방에서 다시 그 시문들을 읽으면 전혀 다른 감정들을 깨닫게 될 겁니다. 남편이 누군가를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그리고 첫날밤 왜 그리도 울었는지. 누군가가 남편을 사랑한다는 사실과 남편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사실 중에 어느 감정이 더 아플까요?
먼 훗날 모모부인에게서 시문을 배우면서, 재신이 남긴 시문의 상대가 윤희라는 걸 누가 특별히 알려주지 않아도 느끼게 될 겁니다. 그때 또 한 번 다운은 아플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자세한 건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Q> 다운의 첫 시문이 정말로 그렇게 엉망이었나요. 아니면 재신이가 그저 쑥스러워 그런 거였나요?
A> 재신의 눈에는 정말 엉망이었습니다. 백 개의 글자를 알아도 시 문장 하나를 만들기 힘든 용하 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 재신은 다섯 개의 글자만으로도 서너 개의 시 문장을 만들 수 있는 타고난 문장가입니다. 그러니 5살에 지었다는 재신의 시문보다 훨씬 엉망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Q> 윤희, 다운, 여림의 부인 이렇게 셋이 만나는 일이나, 후에 이들의 모임이 있을까요?
A> 윤희와 다운은 만나지만, 여림의 아내는 이들과 교류가 전혀 없습니다.
Q> 다운이는 재신이 정해놓은 키 재는 선(물론 발뒤꿈치는 세우고)에 도달하는데 성공하나요? 보통 여자들은 월, 월, 월, 월경하면 더 이상 키가 많이 자라지는 않으니까요. 재신 손 기준으로 한 뼘이면 제법 될 텐데... 다운이 키가 안 자라면 초절정섹시미녀 다운에게 반한 걸오는 어쩌나요;;; 오지 말라면서요. 남아일언 중천금이라면서요.ㅋㅋㅋㅋㅋㅋ
A> 발뒤꿈치를 있는 힘껏 다 들어 올린 다운의 키는 재신이 그어 놓은 선에서 딱 손가락 한 마디 아래에서 성장이 멈춥니다.(걸오야, 어떻게 할래?ㅋㅋ)
Q> 덕구아범의 아들 덕구가 대체 윤식이와 어떻게 묶이는 건가요? 여림은 덕구와 무슨 사연이 있어서 그런 반응을 보였던 걸까요? 저는 그것이 무지하게 궁금합니다.
A> 덕구는 여자입니다. 그리고 여림에 대해서는 측은지심(이성의 감정은 아님), 여림의 아내에 대해서는 증오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Q> 윤식은 3인방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요?
A> 짐짝 역할을 합니다. 덕구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뒷목 잡고 넘어가게 만드는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Q> 이건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모르겠어서요.^^;; ‘사신’과 ‘스파이’ 혹은 ‘첩자’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단어 그대로만 본다면야 당연히 큰 차이가 있지만, 조선시대에 그것도 청나라에 왕이 점지해 보낸 인물들입니다. 작가님께서 사신으로 간 것이 아니라고 하셔서 제 머릿속은 혼돈이 일고 있습니다.ㅠ_ㅠ 사신이 해야 하는 일... 표면적으로는 양국의 친밀도를 높이고, 청의 문물을 배워오는 것이겠고, 내면적인 것은 결국 적대국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정세를 파악하는 일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스파이로 보내야만 한 일은 무엇일까 심히 궁금해 미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여림의 의상이 문제가 되어 걸오가 울게 되는 빌미가 되는 것이 내자가 지어주는 옷 때문이라면 역시 스파이로 보내진 것이 맞을 텐데, 일전에 동고놀이로 거지꼴을 하고도 청나라 사신들에게 시를 지어 올린 4인방이었거늘, 사신으로 보내진 것이라면 조선의 사신들이 청나라에서 한복을 입고 지낸다는 게 과연 문제가 되는 사건은 또 무엇인가 싶기도 하구요.
A> ‘스파이’가 중심입니다. 왜 보냈는지가 주요 내용이라 답변드릴 수가 없네요. 다들 영어 제목을 탐탁지 않게 여기시니 이 부분은 저도 재고해 보겠습니다. 어차피 출간할 예정이 없어서 제목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이 없는데 너무들 신경 쓰시는 것 같아서;;;;
[전작 관련 질문]
Q> 『그녀의 맞선 보고서』는 재출간할 생각이 없으신지요? 중고로 나오는 책도 거의 없긴 하지만 엄청난 고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꼭 개정판 내주세요!
A> 재출간할 생각이 없습니다.;;;
Q> 『그녀의 맞선 보고서』의 남자 윤정후, 『해를 품은 달』의 허염, 『성균관』의 이선준은 차가우면서도 오직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너무나 멋진 남자들입니다. 이 캐릭터들이 주위의 특정 인물을 모델로 한 것인지 아니면 작가님의 이상형을 소설 속 캐릭터로 창조해내신 것인지 궁금합니다.(덧붙여 여자 윤정후는 왠지 작가님의 모습일 것 같은데 맞는지요?)
A> 주위에 이런 모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ㅜㅜ 전 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골고루 좋아합니다. 애정이 없다면 캐릭터를 구현해내기 어렵겠죠.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개인적인 이상형을 물으신다면 아직 제 소설에는 등장한 적이 없습니다.
전 여자 윤정후라고 하기에는 눈치가 너무 빠릅니다. 물론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여자 윤정후보다 더 맹하긴 하지만요. 하지만 조금씩 친해지면 걸오와 여림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어쨌든 결론은 여자 윤정후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Q> 『해를 품은 달』 개정판은 현재 수정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나요? 천천히 기다리라는 말씀을 들으면 수정 작업이 길어져 내용까지 바뀌는 게 아닌가,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내용이 바뀌는 건 아니죠?
A> 처음부터 쓰는 거라면 진행 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텐데, 수정이라 감을 못 잡겠습니다. 게다가 다른 일들 때문에 진도도 안 나가고요. 전체 줄거리는 그대로이지만, 중간 중간 세부적인 내용은 바뀝니다.
Q> 『해를 품은 달』을 보면서 공주와 왕세자빈의 위계문제에 대해 의아함이 들었는데, 공주보다는 왕세자빈이 그 위계와 품계가 높습니다. 왕세자빈은 정1품이 아닌 지존의 무품이기에, 공주는 세자빈 앞에서 무조건 몸을 낮추어야하며 공주가 세자빈을 시살하려 했다면 그것은 역모로 치부되어 대비의 비호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이 있어도 절대로 극형을 면치 못했을 것입니다. 왕세자빈이 ‘빈’의 작명을 가지고 있어서 작가님께서 혼동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왕세자빈의 ‘빈’은 내명부 작명직급을 뜻하는 게 아니라 한자 그대로 ‘아내’라는 뜻으로 왕세자의 아내라는 뜻입니다. 정1품이 아니라 중전과 마찬가지로 무품이지요. 공주와 왕세자빈 사이에 있었던 위계에 관련된 일화를 찾진 못했지만, 옹주와 왕세자빈 사이에 있었던 위계는 있습니다. 한중록에 보면 무품 옹주인 사도세자의 누이가 혜경궁 홍씨 앞에서 미쳐 몸을 숙이지 못하고 있다가 대왕대비에게 크게 꾸지람을 듣는 장면이 있습니다. “빈궁이 중하건데 네가 감히 어깨를 나란히 하느냐”라면서 말이죠. 왕세자빈은 무품옹주가 감히 어깨조차 나란히 할 수 없었던 지엄한 존재로 차기 국모였던 것입니다. 개정판에서는 이 부분이 수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A> 님 말씀대로 세자빈이 공주·옹주보다 높은 신분입니다. 내명부 제일 위 무품계에는 공주·옹주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자빈 이상은 내명부에 표기조차 하면 안 되는 높은 신분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연우는 세자빈으로 죽은 게 아니라 처녀귀로 규정되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오해를 하신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 세자의 가례는 간택, 납채, 납징, 고기, 책빈, 친영, 동뢰 등의 절차대로 진행됩니다. 연우는 이 중에 납채만 치르고 죽었습니다. 세자빈으로 책봉 받는 단계인 책빈 절차를 치르지 못했죠. 다시 말해서 세자빈으로 책봉을 받지 못하고 죽었다는 뜻입니다.
간택 때에는 세자빈이 공주에게 절을 올리는 신분으로 있다가, 이 모든 절차가 끝나고 궐에 입궁한 뒤부터는 신분이 바뀌어 공주는 세자빈과 마주 앉지도 못합니다.
이런 절차 때문에 조정에서는 연우의 죽음에 관한 논란이 있었고, 선왕이 처녀귀로 규정했다는 대목이 나왔습니다. 선왕이 규정해버린 것은 곧 법이 되므로 다음 왕이 뒤집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이 부분이 훤의 딜레마이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민화의 벌이 가벼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조선시대에 공주·옹주가 벌을 받은 사례 중에 노비형에 처해졌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역모죄였습니다. 그러니까 훤은 민화에게 역모죄에 준하는 벌을 내린 셈입니다.
제가 소설 내에서 설명이 다소 부족했나 봅니다. 덕분에 이 부분 수정할 때 참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잘금4인방 관련 질문]
Q> 제가 편협해서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규장각』에서 윤희가 조금 얄밉더라구요. 선준은 윤희를 위해서라면 집도 뛰쳐나오고 벼슬도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세인데 윤희는 선준과의 사랑보다 관리가 되고 싶은 열망이 더 강한 것 같아요. 물론 같은 여자로서 평등하게 학문을 배우고 세상을 이끌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선준이 너무 가엾어서요. 작가님은 윤희의 마음이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하세요?
A> 조선시대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규장각까지 가게 되었다면 윤희는 결코 선준의 아내로만 살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고 선준을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둘 다 중요하게 여긴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작가님께서 언급하신 내용 중 선준이 사부학당을 그만두게 된 이유가 궁금하네요, 꼭 알려주세요.
A> 홍국영이 실각하기 전의 일입니다.^^
Q> 『성균관』에서 선준은 귀신을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그것에 관한 에피소드는 없나요? 귀신을 무서워하게 된 계기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어려서부터 그런 쪽으로 간이 작았습니다. 원래 밤에 뒷간 갈 때 윤희를 데리고 간다는 설정이 있었는데 남자주인공의 품위를 생각해서 생략했습니다.
Q> 여림이 홍군회 복수(겸 윤희 수염문제) 때문에 뱃놀이 하겠다고 불렀을 때 재신이 여림이 끼친 해악을 손가락을 꼽아봐서 추가되는 개수만큼 패겠다고 했을 때요.(214쪽) 가랑이 잠시 고민하더니 재신의 손가락 두개를 꼽아주었죠. 가랑이 생각한 두 가지 해악은 무엇인가요?
A> 성균관 비복청에서 걸오와 함께 등목을 하던 여림, 초야를 방해한 불청객 여림.
Q> 선준이 진성 이씨 가문으로 나오던데, ‘진성 이씨’로 한 이유가 있는지요? 노론 가문인 이선준이 이황의 후손인 진성 이씨로 설정한 까닭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짧은 제 소견으로 노론은 서인에서 나왔고 서인은 이이를 그 시작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작가님은 굉장히 많은 자료 수집과 공부 후에 이 책들을 내셨기에 이번에 제 무지함을 좀 없애고자 합니다. 도와주실 거죠? ^^;;
A>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아주 단순하게 이황선생을 좋아해서 진성 이씨로 설정한 겁니다. 그 당시 노론 실세 중에 우봉 이씨가 있었는데 둘 중에서 고민하다가 ‘본관’ 쯤이야 어떠랴 싶어서 써버렸습니다. ‘본관’이나 ‘가문’이란 단어는 ‘문중’이란 단어와 무게감이 다르니까요. 이황 선생의 인격을 선준 성격의 모티브로 삼았다는 의미도 내포했습니다.
그리고 성균관을 쓰고 있을 당시, 조선중기 학자인 허목에 관한 자료를 읽고 있었습니다. 그분 호가 미수(眉叟)였는데, 선준의 호를 따로 짓기 귀찮아서 미수(美水)로 빌려왔습니다. 또 자로 사용한 강무도 빌려온 것인데 누구의 것을 가져온 건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네요. 뇌 세포가 죽어가고 있나 봅니다.
Q> 선준은 궁녀들이 쓴 그 소설을 읽어봤을까요? 윤희가 모모부인으로 불리는걸 알았나요?
A> 선준의 가장 큰 단점이 이런 소소한 주위 일에 깜깜하다는 겁니다. 그러니 소설에 관해 아예 모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모모부인이라고 불린다는 정도만 알지 자세한 소문도 모릅니다.
Q> 선준이 윤식을 혼인날 데리고 나올 때 ‘드러눕기 신공’을 쓰잖아요. 선준이 말하기를 이것은 가끔 써야하는 단점이 있다고 했는데, 그러면 이번 신공을 쓰기 전에 선준이 안방에 드러누운 것은 몇 번이며,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A> 하하하. 선준이 어릴 때도 지금처럼 점잖았던 건 아니어서요. 관례 이후에는 아마 처음이었을 듯.
Q> 걸오가 홍벽서가 된 사연이나 계기를 알고 싶습니다. 그런 위험한 일을 하게 되기까지 큰 고민을 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근수 성격에 재신이 홍벽서인 것을 알았으면 바로 다리를 분질러서라도 못하게 막았을 것 같은데 일이 그렇게 커질 때까지 지켜보고만 있었던 이유가 뭘까요?
A> 걸오가 홍벽서가 된 이유는 그놈 성격 탓입니다. 바보라면 관청과 관리들의 비리를 몰랐을 테고, 비겁했다면 모른 척했을 텐데. 그놈의 ‘욱!’하는 성미 때문에 ‘계획성이라고는 없는’ 홍벽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고민 따위는 개나 줘버려!’, ‘위험? 그게 뭔 뜻이냐?’ 이런 무모한 마인드의 소유자라서 고민하기에 앞서 실행부터 옮긴 녀석이기도 하고요.
근수도 아들을 평생 가둬둘 수만 있다면 패서라도 그랬을 겁니다.^^
Q> 성균관에서 걸오가 집으로도 안 가고 중이방에도 안 들어오는 날에는 어디서 외박을 한 걸까요? 밤새 놀러 다닌 건가요... 후덜덜...
A> 선준이 짐작한 대로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조선을 보았습니다. 들에 눕기도 하고, 나무 위에 몸을 걸치기도 하고, 길 위를 떠돌기도 하면서 갑갑하고 외로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러다가 윤희 같은 백성을 구해주기도 하고요.
Q> 걸오의 형님은 어떤 분이셨는지요? 어떤 이유로 귀양을 갔고 또 죽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혹시 드라마에서처럼 금등지사 문제는 아닌가요?
A> 정조 즉위년에 소론들이 사도세자에 관한 상소문을 올렸다가 처형을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조가 자신의 편이라고 할 수 있는 소론을 자신의 손으로 죽였던, 죽일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었죠. 걸오 형님은 여기에 연루 되었던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당시의 정조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소론의 움직임, 홍국영을 중심으로 하는 노론과 노론 벽파(이정무)의 입장 등에 관해 많은 자료들이 나와 있으니까 읽어보세요. 제가 따로 설명 드리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이 가능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걸오의 형님은 아무래도 노론 대 소론 당파 싸움에서 희생당한 것 같은데, 그때 이정무가 얼마만큼 관여를 했나요? “아비는 아들 하나를 앗아갔는데”라는 근수의 말을 보면 노론의 핵심인물인 정무가 그 일에 큰 관여를 한 듯한데,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관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형의 죽음 때문에 걸오가 그런 성격을 갖게 된 건가요?
A> 걸오는 태어날 때부터 ‘응앵~’하고 울지 않고, ‘염병할!’이라고 했던 것으로 보아 타고난 성격인 것 같습니다.(믿거나 말거나)^^
Q> 걸오는 동정남(?)인가요?-_-;;
A> 이게 왜 궁금하신가요? 하긴, 저도 드라마 걸오가 동정남인지 궁금하긴 합디다. 하하하.(제 궁금증은 유아인 님께 물어봐야 하나요?-_-;;)
Q> 『성균관』은 물론이고 『규장각』에서도 여림에 대한 이야기는 베일에 꽁꽁 싸여있었습니다. 윤희와 선준, 재신의 경우에는 그네들의 집안 사정과 당파가 어느 정도 드러났는데 오직 용하만이 비밀스러운 것 같아요. 이는 의도하신 건가요? 만약 <청나라>를 쓰신다면 용하에 대한 것들이 보다 많이 나올까요?
A> 용하만이 아니라 윤희, 선준, 재신도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주인공인 윤희만 해도 어린 시절이나 부친을 잃었던 상황 등이 잘려 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선준도 충과 효 사이에서 갈등했다는 말만 나올 뿐 왜, 무슨 계기로 그랬는지, 왕은 이걸 어떻게 알고 있는지, 사부학당을 그만 둔 배경은 뭔지, 이와 맞물려 어떤 과거를 거쳐 왔는지 전혀 다루지 않았습니다. 형을 잃었다는 재신도 넌지시 거론만 했을 뿐 아무 것도 나온 게 없고요.
이 모든 것이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라서 그렇습니다. 저번 Q&A에서도 밝혔듯이 성균관 시리즈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청나라가 나온다고 해도 여림의 과거 이야기는 나오기 힘듭니다. 현재 변해가고 있는 심리 상태만 조금씩 내비치는 정도겠지요.
Q> 용하의 별호 ‘여림’은 구용하 본인이 스스로 지은 것인가요? 별호를 여림으로 붙이게 된 에피소드나 배경이 있다면 꼭 들려주세요.
A> 용하 스스로 붙인 별호입니다. 나머지는 상상하시는 편이 더 야하고 재미있을 듯.
Q> 여림의 현재 아버지는 뭐하시는 분인가요? 양반가여서 대놓고 장사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벼슬은 안 하고 계신가요? 또 여림의 원래 부모와 지금의 부모는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사연으로 양아들로 들어가게 되었는지요?
A> 용하의 친부모와 양부모 모두 ‘인간 같지 않은 인간들’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용하는 수단과 도구에 불과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는 용하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자세한 건 외전에서 밝히겠습니다.
Q> 용하는 왜 돈 이외의 더러운 물건 지니기를 싫어하나요?
A> 탐미주의자라서! 더러운 것은 대체로 아름다움과 거리가 있기에. 유일하게 돈만 용인되는 이유는 세상과 인간(보다 엄밀히 말하면 인간의 본성)을 혐오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좌지우지 하는 돈을 좋아한다고 할까요?^^
Q> 여림의 정보력은 얼마나 광범위한가요?
A> 여림이 어울리는 인간들을 아시지 않습니까? 덕구 아범을 통한 상인들, 이 상인들을 통한 유통망(유통망=정보망). 기녀, 여염집 아낙, 양반 여식 등 가리지 않는 바람피우는 상대들을 통한 은밀한 안방 정보들. 4인방 외의 술친구들을 통한 정치 정보들. 그리고 규장각에서 집에 잘 붙어 있지 않았던 늙은 하녀를 통한 노비들의 정보까지.(황서영의 목도리도 유모의 청탁에서 시작하여 중간의 노비 두어 명을 거쳐 이 늙은 하녀로 이어졌음) 그 외에도 많습니다. 중요한 건, 여러 가지 소문을 분석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여림의 진짜 정보력입니다.
Q> 여림의 재력의 한계는? 한양 땅쯤이야 다 사고도 남을 만큼 부자인 것 같아요.ㅎㅎ
A> 여림의 재력은 청나라로 가는 도중에 조금은 드러난다고 되어있었는데요. 암튼 엄~청난 부자입니다. 여기에는 양부모의 재산도 있지만 용하가 벌어들인 돈도 만만치 않습니다.^^
Q> 여림은 걸오와 선준에게 꾸준히 빨간책을 제공했나요?(하하;)
A> 물론이죠!(두 눈 부릅!) 빨간책이 더 이상 없으면 제 손으로 육담집을 만들어서라도 계속 공급하고, 그걸 재미로 삼을 위인입니다.
Q> 여림의 아내는 어떤 분인가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나요?
A> 얼음보다 더 차가운 여자입니다. 나이 차이는 좀 있습니다.(너무 두루뭉술하게 말씀드리는 건가요? 하지만 외전을 낸다고 생각하니까 조심스러워서요.ㅜㅜ)
Q> 부용화와 여림은 어떤 사이인가요?
A> 예전 Q&A에서 밝혔듯이 성균관에서 규장각으로 넘어가면서 의미가 변하는 것이 있습니다. 부용화(효은)에 대한 여림의 감정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성균관에서는 여림의 첫사랑이 부용화가 맞습니다. 스토리 속에 있는 글자 그대로 읽으시면 됩니다. 부용화는 여림의 존재조차 모르고 여림은 부용화에 대해 집안과 얼굴만 알고 있던 상태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성균관까지만 읽으신 분들은 여림이 부용화를 짝사랑했다고 이해하시면 되고요. 대과에 급제했을 때 아내를 제일 먼저 떠올린 것으로 여지는 남겨두었지만요. 이것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 그렇다고 해도 무방하니까.
규장각으로 가서는 아내에 대한 혼란스런 마음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그런 여림의 감정을 이해하셨다면 성균관에서 부용화에 대해 설명한 이상한 점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여림은 부용화의 얼굴만 알고 있는데, 어떻게 자신의 존재조차 모르는 부용화를 사랑하게 되었을까요? 대화 한번 해보지 못한 부용화에 대해 여림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과연 효은의 것이었을까요?
Q> 질문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이 큰 부분입니다. 나머지 3인방이 용하의 짓궂은 장난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따지고 보면 다 세 명을 위한 일이잖아요. 적에게 아군 옷을 입히라며 만들어준 뱃놀이도 그렇고, 모란각 사건도 그렇고, 자칫하다가 팔자에 없는 장가 두 번 갈 뻔한 거 막아준 건데 선준이나 윤희나 너무 용하의 행동을 장난으로만 치부하는 것 같아요. 그 모든 게 실은 장난만이 아니라 그들을 구원한 것이라는 걸 세 사람은 언제쯤 알게 될까요? 용하는 은근 나대는 성격이면서 이런 건 왜 말 안하고 그저 구박만 받고 있는지요?ㅠㅠ
A> 이것이 용하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무엇보다 용하가 원하지 않습니다. 진짜 장난인 것과 장난을 가장한 도움이 구분이 되면 재미가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Q> 『성균관』 후반부에서 용하가 윤희에게 혹시 운이 좋다는 소리를 듣지 않느냐고 묻는데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또 『규장각』에서도 윤희의 한숨에 혹 가족이 걱정되면 같이 살지 않겠느냐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 선준이 여림 사형께서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리 묻는 게 아니냐 되물었을 때 그냥 한번 물어보았다며 가볍게 넘기더라고요. 정말 그냥 한번 물어본 건가요?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혹 모모부인에 대한 소문이라던가, 윤희의 집을 기웃거리는 시선들에서 감추어주려고?)
A> 딩동댕! 아시면서 왜 물어보세요?^^
Q> 걸오와 여림의 우정 스토리가 굉장히 궁금합니다. 아무리 봐도 전혀 다른 타입의 두 사람이 저렇게 친해진 게 참 신기하단 말이죠. 여림과 걸오는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작품에 조금씩 나타나 있기는 하지만 미처 드러나지 않은 부분들이 정말 궁금합니다.
그리고 한쪽은 일방적으로 달라붙고, 또 다른 쪽은 귀찮아하는 용하와 재신. 이 두 사람은 도대체 어떤 첫 만남을 가졌고 친해...치...친...ㅎ...용하가 벗이라고 부르는 관계로 발전이 된 건가요? 그들의 첫 만남 이야기를 짧게라도 듣고 싶어요.
A> 특별하게 재미난 사건을 통해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정식으로 대면한 건 성균관에 들어와서 라서……. 기대하시는 것보다는 재미없을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ㅜㅜ
Q> 걸오와 여림은 대물과 가랑이 성균관에 들어오기 전부터 알아온 오래된 친구 사이인데 걸오는 여림의 가정사를 전혀 모르나요? 여림의 부인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건가요? (여림 성격에 딱히 말할 것 같진 않지만)
A> 전혀 모릅니다. 용하가 재신의 집 위치도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서로에 대해 시시콜콜 몰라도 친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사정까지는 몰라도 재신은 용하가 모르는 용하의 무의식 표정을 본 적이 있습니다. 윤희가 규장각에서 봤던 표정보다 더 깊은 곳에 버려져 있던 표정이었죠. 그래서 재신은 묻지 않고 용하가 자신의 주위를 서성거리는 것을 내버려두었습니다.
Q> 『성균관』에서 재신이가 무슨 짓을 하든 딱 그대로 돌려준다고 했더니 용하가 이때다 하고 찐하게 키스했잖아요. 윤희 때문에 되돌려 받을 ‘뻔’했던 그 사건은 어떻게 됐나요? 남아일언중천금 안 지키면 미운데 재신이도 남아로 태어나서 한번 말한 건 지켜야죠. 그래서 그 약속은 지켜졌나요? 너무너무너무너무 궁금해서 밤에 잠도 안 옵니다. 해결 좀 해주세요.
A> 아직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림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하.
Q> 『성균관』의 ‘산학동아리’는 규장각 각신이 된 후 더 이상 모이지 않았나요? 같이 산학하는 거 보기 좋았는데. 청나라 가면서도 4인방이 근근이 산학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A> 산학 동아리 멤버 중에 아직까지 성균관에 있는 유생들이 있어서 무리입니다. 하지만 산학은 선비에게는 교양이기 때문에 재신을 제외한 다른 세 사람은 각자 계속하고 있습니다. 뭐, 여림은 교양으로 산학을 하는 게 아니지만;;
Q> 산학동아리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건 여림과 윤희입니다. 선준은 머리 싸매고 제 오답을 다시 푸는 장면이 등장했죠. 그래서 당대엔 최고의 수재인 선준이지만 그가 현대에 태어났다면 수학 밝히는 서울대엔 못 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여림이 수학 영재로 분류돼 훨씬 더 화려한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요?(지송, 지가 중딩 딸이 있는 관계로ㅋㅋ)
A> 여림은 넷 중에서 어학(청국어)도 가장 뛰어납니다. 그러니 현대에 태어났으면 정말 제 세상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하지만 선준도 워낙 암기력이 뛰어나고 노력형 인간이라 사법고시쯤은 통과하지 않았을까요?^^
Q> 『성균관』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또 캐릭터는 어떻게 구상하셨나요? 롤모델이 있었다면 누구인가요?
A> 성균관 시리즈는 크게 정조의 최장기 인재 육성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 성균관은 인재 발굴, 규장각은 인재 교육 단계입니다. 청나라는 인재 훈련, 그 다음 시리즈는 인재 실전 투입……;;;(아악! 돌 던지지 마세요.)
제 구상과는 상관없이 정말 성균관까지만 쓰고 끝내려고 했습니다. 그 뒤는 저 혼자만의 즐거움으로 남겨두려고 했는데.ㅜㅜ 어쩌다보니 규장각도 나왔지만 청나라부터는 죄(?)를 뉘우치는 마음으로 저 혼자 상상하겠습니다.
아무튼 야심차게 찍은 잘금 4인방이 말도 더럽게 안 듣고 제멋대로라서 정조가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다는 게 전체 시리즈의 줄거리입니다.
그리고 조선시대는 사색당파 싸움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세대 간의 갈등(『성균관』), 관청 간의 갈등(『규장각』) 등도 공존했었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엉? 다른 인물들은 두고라도 용하가 세대 간의 갈등을 드러낸 적이 있었나?’라고 질문하신다면, 그렇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비록 짧기는 했지만 상업과 관련해서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사고방식, 변화된 세계관을 이야기 한 적 있습니다.
용하가 세 사람에게 해줬던 이소경 귀신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오래전에 고전 책에서 이 이야기를 읽고 두 진사가 사이에 두고 서로 껴안으려고 했던 예쁜 선비가 여자였으면 재밌겠다고 생각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그렇게 상상만 하고 지나쳤는데, 성균관이란 공간을 쓰게 되었을 때 제일 먼저 그 귀신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이것이 성균관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캐릭터 별로 롤모델은 따로 없습니다. 단지 잘금 4인방과 정조의 관계는 정약용과 정조의 관계를 롤모델로 했습니다. 성균관에서 정조의 나이가 서른 즈음이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시간 배경이 정조 6~8년 정도라는 의미였습니다.
정조는 다른 왕들에 비해 성균관에 유독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중 6~10년 사이에 보다 그렇습니다. 정조에게 이 시기가 어떤 의미였는지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왕으로 즉위하여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홍국영 뒤에 숨어 때를 기다리다가 홍국영을 쳐낸 후, 정치 정면에 자신을 드러낸 그 시기. 무언가를 해보고자 하는 패기가 넘치던 시기. 그래서 세력, 즉 자신의 사람이 필요했던 시기. 그렇기에 인재가 필요한 단계를 넘어 절박하기까지 했던 시기.
영웅은 시대가 만든다고 하지요? 정약용이란 인물도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뛰어난 인재였기에 정조의 눈에 띈 것이 아니라, 정조가 절박하게 원했기 때문에 정약용이란 인물이 만들어진 거라고. 인재를 갈구했던 이러한 바탕을 『성균관』의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잘금 4인방이 성균관을 나간 직후 정약용이 성균관에 들어왔다고 설정했었습니다.
예전에 밝힌 적이 있지만, 저는 캐릭터를 설정할 때 특정 연예인이나 실존하는 사람을 떠올리지 않고 그림으로 상상합니다. 그걸 글을 쓰기 전에 실제로 그림으로 그려둡니다. 생김새부터 시작해서 동작, 버릇 같은 것도 전부.
윤희 같은 경우는 태어날 때부터 남장을 한 게 아니고 어쩌다 한번 씩 남장하다가, 본격적으로 남장만 하고 살게 된 건 성균관에 들어갈 때부터였기 때문에 행동에 여성적인 버릇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그림마다 갓을 당겨 얼굴을 가리거나,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거나 하는 동작들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선준은 버릇 같은 것이 거의 없다보니 뒷짐 지고 있는 그림의 빈 공간에 ‘군더더기 동작 절대 X’라고 써두기도 했고요.
용하는 가끔씩 튀어나오는 냉소적인 표정을 가리기 위해 화려한 부채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모든 그림에 접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손동작 화려’라는 글자도 넣어두었고요.
재신이 문제였던 게 선준과 용하에 비하면 자신의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어린애 같은 인물이라 동작도 다양하고 버릇도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윤희, 선준, 용하의 그림을 합친 수보다 재신의 그림 수가 많아졌;;; 결코 재신을 그리는 게 가장 재미있어서 그렇게 된 건 아니……ㄹ지도;;
Q> 홍벽서로 몰려 갇혔다 풀려난 선준은 윤희와의 재회 후 둘만의 거사(?) 치르기 위해 비복청에 갔다가 목욕 중인 여림과 걸오를 만나는데요. 둘은 왜 이때 비복청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던 거죠? 이때 이미 윤희와 선준의 사이를 알고 방해하려고 했던 것인가요?
A> 여림이 둘 사이를 방해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여기에 숨은 뜻은 윤희의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서였고요. 물론 걸오는 아무 것도 모르고 여림에게 끌려간 겁니다.
Q> 선준과 윤희의 사이를 용하가 알게 된 것은 폭포에서의 일 이후이지요? 그렇다면 걸오는 언제 그 사실을 알았나요?
A> 용하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 건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요, 폭포에서 깊은 사이가 된 건 즉각 알아차렸습니다.
걸오는 폭포에서의 일은 눈치재지 못했습니다, 끝까지. 단지 동물적인 감각 때문에 이유도 모른 채 더러운 기분은 느꼈습니다.
Q> 윤희와 선준은 폭포에서의 그일 이후 우례를 치를 때까지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나요?
A> 초반에는 여림의 활약(윤희의 임신을 막기 위해)으로, 후반에는 과거 준비로 인해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Q> 정조가 갑작스럽게 성균관 장치기 때 나타났을 때에도 규장각 각신이 일정 빼느라고 고생했을까요? 여림은 친시 일정 빼느라고 막 화를 냈었잖아요.
A> 장치기놀이에 나타난 건 미리 일정을 뺀 것이 아니라 정조의 즉흥적인 움직임. 이후에 규장각이 아니라 승정원에서 일정 조율하느라 관청 사이에서 등골이 터졌습니다.
Q> 『성균관』 끝부분에서 정조가 이선준을 사은사 수행원으로 혼자 보내는 것보단 4인방을 함께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한 후 4인방을 규장각에 내정했는데, 그때 벌써 4인방이 청나라에 갈 거라고 생각해 놓으신 건가요? 『성균관』을 처음 읽을 때는 그것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규장각』을 읽은 후 다시 보니 청나라에 대한 언질이 『성균관』에서부터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A> 네, 처음부터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관련 질문]
Q> 『규장각』 84쪽에서 이정무가 윤희보다 나은 계집이 장안에 널렸다고 했을 때 임씨부인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되묻자 이정무가 대답을 ‘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그게 이정무와 임씨부인의 만남(인터뷰1)과 관계있는 건가요? 임씨부인이 그 아이와 같은 여인은 없습니다. 이는 대감이 더 잘 알고 계실 테지요. 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A> 임씨 부인과는 아무 상관없고요, 글자 그대로 이정무의 주관적인 감정을 제외한 객관적인 시선을 말합니다.
Q> 황 판교가 이후에 윤식이 필체를 보고 전에 알던 김윤식과 청나라에서 돌아온 후의 김윤식이 다르다는 걸 알아채지는 않을까요? 두 사람의 필체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황 낭자가 알아챌 정도로 다르기도 하고 황 판교는 왼손 명필 여자라는 조합도 알아낸 사람이니까요.
A> 네, 얼굴이 아닌, 필체를 보고 알아챕니다. 그 뒤의 소동은 상상해 보시길…….
Q> 『규장각』 2권에서 윤희가 기생인 척 가랑을 구해서 데리고 나갔을 때, 윤희는 가채며 옷, 화장을 어떻게 해결한 건가요? 빌렸다고 했는데 어찌 된 것인지요? 훔친 건가요?
A> 윤희가 있던 기생의 방에서 ‘몰래’ 빌렸습니다. 그 후 용하의 손을 빌려 ‘몰래’ 돌려줬습니다.
Q> 윤식과 서영의 첫날밤에 서영은 윤식 남매의 비밀을 알고 모든 오해를 풀었나요? 서영과 윤희는 친해지나요?
A> 물론입니다.
Q> “너도 오경만 들여다보느냐?” “아닙니다. 전 사서도 좋아합니다.” “왜?” “사서는 꼭 가랑형님의 목소리 같아서요.” 이 부분에서 가랑형님 목소리 같은 게 대체 뭔가요? 사서오경이 뭔지를 모르니 감이 안 와요.
A> 혹시 폭포에서 떨어진 후에 윤희가 선준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시나요? ‘남녀의 정욕은 하늘이 품부한 것이고 ~ 본성은 어길 수 없다.’ 여기에 힌트가 있습니다.
Q> 『규장각』 끝에서 청벽서가 규장각으로 가게 되었잖아요. 규장각으로 가고 나서의 강정주의 생활과 생각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조금은 반성하게 될까요?
A> 저는 규장각이 절대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청벽서도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청벽서가 잘못했다면 홍벽서도 똑같이 잘못한 거니까요. 입장과 생각이 달랐을 뿐입니다. 그러니 굳이 반성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규장각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는 할 겁니다.
Q> 『규장각』에서 황씨의 느릿한 시간에 존재하는 재신의 얘기를 듣는 다운이 언젠가 자기 나이와 같은 열네 살의 낭군과, 지금의 낭군을 만나겠지란 기대를 했는데, 결국 만났나요? 황씨가 계속 더 아이일 때의 재신의 이야기를 반복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그 부분 보면서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만날 수는 있을까? 하며 혼자 궁금해 했답니다.
A> 열네 살 때는 못 만나고, 재신이 청으로 가고 난 후에 열여섯 살이 된 다운이 열여섯 살의 낭군과 만나게 됩니다.
Q> 『규장각』 말미에서 보면 윤희가 여자인 걸 걸오와 용하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또 가랑이 알고 있었다고 하잖아요. 언제쯤 알게 된 건가요?
A> 규장각에서 초야 때 걸오의 반응을 통해서. 눈치 못 채면 바보죠.(고로 윤희는 바보)
Q> 열고관 서책정리 이후로 4인방이 ‘전의 규장각 관원이 정리해 둔’ 개유와 총록 외우기에 도전하는데요, 혹시 그 관원이 장 박사인가요? 『성균관』 1권에 보면 장 박사가 각신이었다가 성균관 학관으로 오게 되잖아요. 장 박사라면 뭔가 안 그래도 어려운 내용의 책일 텐데 그걸 더 어렵게 요약해두었을 것 같은데요.ㅎㅎㅎㅎㅎ
A> 다른 관원들이었습니다. 전의 규장각 대교+급하게 안경 벗던 검서관.(규장각에 한 번 등장했던 인물인데 원래는 자체 캐릭터도 있고 비중도 있었는데 분량 상 삭제했습니다)
Q> 『규장각』 2편의 351~352페이지에 보면 임금과 선준의 대화중 이해가지 않는 게 네 가지가있는데요.
1. “다른 관청이 경계하지 않고 ~ 경계를 늦추지 아니할 것이옵니다.”라는 선준의 말 뒤 왕이 선준이 보았던 방향으로 움직였는데 선준이 본 것은 정확하게 무엇인가요?
A> 궐내각사와 궐외각사. 그러니까 조선의 모든 행정기관.
2. 선준이 본 것을 본 왕의 눈동자는 왜 심하게 흔들렸나요?
A> 선준의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개혁의 성격을 짐작했기에.
3. “너도... 꿈을 꾸고 있느냐? 선준아, 너와 나는 꿈을 꾸는 것이냐? 꿈만 꾸는 것이냐? 이대로 꿈만 꾸다가 끝날까, 두렵지 않는냐?”라고 왕이 말하였는데 여기서의 꿈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며, 이 꿈은 왕과 선준이 똑같이 지향하는 꿈인가요, 아님 서로 다른 꿈인가요?
A> 동상이몽. 지금은 같은 꿈을 꾸는 것 같지만 훗날 뚜껑을 열어보면 큰 틀은 같으나 디테일한 부분은 다른 꿈입니다. 아직은 서로 같은 꿈이라고 믿고 저 혼자 상상하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4. 다음 장에 임금이 “만약에 ~ 없다. 노론인 네 손에 소론인 두 녀석을 쥐어 주마.”라고 했는데 그 소론들은 누구이며 왜 그 두 소론을 주신다고 한건가요? 혹시 그 중 한 명이 청벽서인 정주인가요?
A> 홍벽서인 재신과 청벽서인 정주. 노론인 선준에게 이 두 소론을 살려달라고 부탁한 겁니다. 이것은 정조가 했던 선준의 개별 교육이기도 했습니다. 선준은 조정으로부터, 정치로부터 몸을 숨기려고 하던 인물입니다. 죄인의 아들이라는 자신의 존재와 위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자신이 조금만 흔들려도 사람들의 목숨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그러한 선준의 두려움을 알기에 정조는 정치가 사람을 죽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그런 능력이 선준에게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자 합니다.
정조가 선준에게 하는 말들을 잘 살펴보시면 다른 인물들과는 차별되는 명령을 내리고 있음을 느끼실 겁니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끝마쳤습니다.
정성껏 대답하려고 노력했는데 마음에 드시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이렇게 따로 글을 시작한 건 여림 외전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먼저 출판사에서 밝혔다시피 여림 외전을 쓰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송중기 님께 폐가 될 것 같아서 안 쓰려고 했는데, 혹시 칼 들고 찾아와주시지 않을까 하여,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습니다. 칼이 아니라 더한 걸 들어도 좋으니 찾아만 와주신다면 여림 외전이 아니라 여림 할아비 외전인들 못 쓰리;; 제 주소 모르실 텐데, 걱정입니다. 불쾌감을 속으로만 삭이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곤란한데-_-;
막상 쓰기로 하니까 고민이 많습니다. 여림 외전은 로맨스 소설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분들은 읽기 힘든 스토리거든요. 내용도 별거 없는데ㅜㅜ;; 도로시 님이 속지에 크게 경고문을 넣어줄 테니까 걱정 말라고 하셔서 넘어갔습니다.
(도로시 : 첫 페이지에 이렇게 넣을게요. “달달×100하고 후끈-_-한 로맨스 소설에 거부반응이 있으신 분은 롸잇나우 책장을 덮으시길 권고합니다.”라고요.)
다음 고민이 이렇게 쓰게 될 줄 모르고 ‘19금 붉은색 띠지’를 둘러야 할 거라며 뻥을 쳤던 과거입니다. 이 입이손가락이 방정입니다.ㅜㅜ(다들 실망 하실 거야;;울먹울먹) 이 부분도 도로시 님이 속지에 경고문을 넣어주시기로 약속하셨습니다.
(도로시 : 두 번째 페이지에는 그럼 이렇게 넣을게요. “그렇다고 정말 19금을 기대하시는 분도 책장을 덮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요.”라고요.) 경고문으로만 책 한 권 만들 듯;;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제가 분명히 3년 안에는 쓰기 힘들어요, 라고 말했는데, 3년 안에는 출간하겠다고 했다니…….(철푸덕)
(도로시 : 어, 전 분명히 3년 안이라고 그렇게 들었는데요? 정말이에요, 정말정말정말!!! 이제와 물러드릴 수도 없어요!!)
어쨌든 열심히 쓰겠습니다! 3년 지나서건 3년 안이건 반드시 출간하도록 노력할 테니까 기다려주세요. 대신 기대는 아주 조금만 해주세요.^^;;
여러분, 사랑합니다.♡
정 작가님 인터뷰 Q&A 2탄을 준비하며 저도 설레고 행복했습니다. 정 작가님의 팬 여러분께서 얼마나 좋아하실지를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저도 편집자이기 이전에 정 작가님의 (계 탄?)팬이잖아요.^^
먼저 말씀드렸듯이 <여림 외전>에 포함될 질문들에는 최대한 간단하게 답변하셨어요.
그리고
질문 중 출판사에서 대답할 부분이 있어 따로 말씀드릴게요.
Q> 신문에 『해를 품은 달』이 곧 드라마로 방영될 것이라는 기사가 실렸어요. 이게 사실인가요?
A> 네 사실입니다. 2011년 드라마 방영 예정이고요. 제작사는 <겨울연가>, <찬란한 유산> 등을 제작한 팬엔터테인먼트입니다. 『해를 품은 달』 개정판은 수정 작업이 끝나는 대로 출간 일정 잡아서 말씀드리겠습니다.
Q> 작가님께서 편집장 인터뷰를 통해 『성균관 시리즈』 3편을 준비 중이라고 하셨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이것이 사실인가요? 작가님께서 직접 쓰신 글과는 다른 것 같아서요. 곧 <청나라 스파이들의 나날>이 출간될 거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A> 그 기자분이 착각하신 것 같습니다. (자칭 컴맹인)정 작가님께서 힘들게(?) 글자색도 바꾸고 진하게 해달라고 요청까지 하신 일인데, 정 작가님 메일 포스팅에서 그 부분을 빼고 이해하신 것 같습니다. 작가님 말씀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 “계획이 없으니 제발 기다리지 말아주세요엉엉!!”이었지요.
출처- 파란미디어(http://paranbook.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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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림 외전이 나온다니요!!! 기다리겠어요 작가님 ㅋㅋ
너무 재미있어요 ㅎㅎ
재밌게 잘 봤어요..그리고, 여림외전이라니~^^
언제요 언제요 언제요 언제요 언제나와욧 ! 당장 롸잇나우 !
그래서 결론은 청나라스파이들의 나날은 안나온다는 거죠? 이 딸리는 이해력같으니라고 !
여림외전! 우왕!!!!!
여림 외전이라도 감사하지요~그러나 기간이..........ㅠㅠ
여림~ 캐릭터 너무 좋음..ㅠㅠㅠ 빨리 나오라!! 롸잇 ㄴ ㅏ!!!!!!!!!!우!!!!!!!!!!!!!!
오~ 외전 좋네요~
해를 품은 달 이라는 작품은 읽어본 적은 없지만, 왠지 로맨스라니 재미있을 것 같아요~
겨울연가, 찬란한 유산 제작사라고 하니 근거없는 믿음도 가구요 ㅋㅋ 잘 읽었습니다~!!
여림외전 완전 좋아여!!ㅎㅎ
여림 외전♡ 나오면 꼭 사고 말겠어요ㅎㅎ
여림외전 꼭 사겠습니다 ㅋㅋㅋㅋ
여림 외전!!! 엉어유ㅠ3년이 넘어서라도 기다릴꺼에요 ㅋㅋ
하하. 작가님이 중기님을 좋아하시나봐요. 중기님이 찾아와주길 바라신대요. ㅋㅋ 너무 재밌으신 분이네요. ^^
여림 걸오 키스씬이 보고싶은데,, 드라마에선 안하겠죠?? ㅋ
전 이거 말고 다른 인터뷰를 봤었는데ㅎㅎ거기에선 독자분들이 거의다 용하와 그의 부인에대한 이야기로 가득 하더라구요ㅎ
그런데 작가님께서 용하는 아내를 사랑하지않은 날은 단하루도 없었데요ㅎㅎㅎ그런데 다른사람들의 마음은 그렇게 눈치가 빠르면서 자기 마음만 눈치를 못채는것이라고 하시더라구요ㅎㅎ
기대기대되네요~ㅠㅎㅎㅎ
우와! 여림 외전은 나오고 청나라는 안나오는게 결론이지요?!
3년이든 30년이든 기다리겠습니다! 규장각 읽으면서도 여림부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면 싶었는데 나온다니 기뻐요!
청나라가 안나온다는 것이 안타깝긴하지만요ㅜㅜ 기다리겠습니다!ㅎㅎㅎ
작가님도 여림을 좋아하시는군요 ㅋㅋ 그럼요,, 칼을 들고라도 중기님 찾아오면 무조건 써야죠!! 성균관 시리즈의 팬으로서 다루어지지 않은 여림의 베일에 쌓인 이야기가 너무 너무 궁금했는데 외전이 나온다니 정말 기대되네요!! 하루 빨리 보고 싶어요~~
여림의비밀이참궁금하야요ㅠㅠ여림부인진짜궁금한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