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문학 여름호(2015) 유동삼의 (시조) 끝 수에 이어서 이 글을 넣어주시오.
아파트 이름 (1)
유동삼
버드내 3단지를 ‘Paragon’이 설치고 있다
Paragon은 큰 전구를 글씨 속에 장치하고
파라곤 작은 글씨는 영자 아래서 잠잔다
‘SAMSUNG삼성’을 ‘삼성samsung’으로 한글을 크게 써라
‘藝家예가’를 ‘예가藝家’로 한글을 앞에 써라
서둘러 바꿔야 한다 낯뜨겁지 않은가
햇님은 해님으로 샛뜸은 새뜸으로
고치란 지 몇10년도 더 지나갔다 아주 오래 전
안 고쳐 말이 없다고 그냥 놔 둘 참인가
태평 아파트를 벌말 아파트로
정림동 우성을 수밋들 아파트로
고치면 제대로인데 그냥 두려 하는지
아파트 이름 (2)
각 도시마다 아파트가 자꾸 늘어납니다. 대전에도 목동, 대흥동, 가오동 등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소문입니다. 아마도 서양식 이름이 붙여질 것 같습니다. Paragon, the #, 센트럴파크처럼 읽기도 외우기도 어려운 이름이 붙을 것 같습니다. 아파트도 하나의 상품이니 이름이 촌스러우면 손님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핑계로 건축 허가제가 바뀌어 신고제로 된 이후 서양식 이름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향기로운 도시 만들기 운동에 치명적인 찬물 뿌리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용두동에 미르마을, 샘머리공원에 샘머리아파트, 송촌동 가까이에 선비마을이 우리 시민의 정서에 맞는 이름인데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뀐 이후의 낯선 이름들은 시민 정서와는 관계없이 줄지어 쏟아졌습니다.
목동은 옛날 못이 있었던 못골이 목골로 되었습니다. 못에는 연꽃이 있게 마련이니 ‘연꽃마을’, 대흥동에는 대흥초, 대전중, 대전고가 있는 곳이니 ‘세 별 마을’, 가오동에는 오(午)가 ‘낮 오’이니 ‘한빛 마을’이나 ‘가’가 더할 가 이니 ‘더 좋은 마을’ 등으로 이름을 짓도록 지도 조언해서(건축 업자들을 설득해서) 향기로운 도시 만들기가 잘 먹혀 가도록 하는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외국의 꽃보다 우리 꽃을 앞마당에 가꾸고 나무도 낯선 수입종을 아주 많이 심었습니다. 그런 일이 어쩌다 하나는 몰라도 줄지어 다투어 가며 제멋대로 하는 것을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것 같습니다.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으면 체해서 병이 납니다. 몸에 맞는 음식을 가려서 먹는 일은 슬기로운 일입니다.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그 아파트가 들어선 마을 이름을 먼저 붙이되, 마땅한 것이 없으면 그와 관련된 것을 찾아서 지으면 좋을 것입니다. 노은동보다 노은동과 관련이 있는 열매마을로, 송촌과 관련이 있는 선비마을로 한 것도 슬기롭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는 일은 건축업자 맘대로 건축회사 이름을 붙이는 것보다 민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민이 먼저 민주주의를 몸으로 실천해야 그 도시가 향기로워질 것입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감사
고맙습니다
소중한 옥고
잘 감상 했습니다
행복한 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