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0회 한림원탁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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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수) '대체 단백질 식품과 배양육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토론자들이 토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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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대체 먹거리 위한 배양육 기술 현황과 한계 극복은?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으로 인해 전 세계 인구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후 위기 등 여러 환경 변화로 인해서 육류 공급의 한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대체 단백질 생산과 배양육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210회 한림원탁토론회에서는 최신 기법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 생산기술과 배양육 생산의 핵심 기술 소개하고, 관련 규제와 소비자 반향 등을 종합적으로 모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전한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은 “최근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식량 공급 안정성 문제가 흔들리면서 인류의 먹거리와 관계된 다양한 이슈들이 대두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체 단백질 식품과 배양육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노력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관련 규제에 대한 혁신과 허가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이라며 “오늘 토론회가 우리나라 미래 식품산업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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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호 서울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명예교수가 발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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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발효 기법의 대체 단백질과 식품 소재 생산
토론회 첫 순서로 서진호 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명예교수가 ‘정밀발효 기법을 통한 대체 단백질과 식품 소재 생산’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라 농작물 수급 변동성이 굉장히 심하다. 그에 따라서 가격 변동성도 크다. 게다가 천연자원 고갈이 식품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대체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에 따른 기술개발 필요성을 제기했다.
즉 기후 위기에 따른 저탄소 기술과 안정적인 식품 원료 공급을 위한 대체기술 개발이 필요한데, 이에 딱 맞는 기술이 바로 정밀발효 기법이라는 것. 서 명예교수는 “미생물을 최적화하여 식품 구성 요소인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향료 등 모든 종류의 분자를 생산하는 것이 정밀발효 기술”이라며 “정밀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이유는 하나의 미생물을 가지고 하나의 소재를 만드는 것이 기본 원칙이기 때문에 기존의 발효식품과 달리 생산공정 자체를 정교하고 세밀하게 조절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밀발효 기술의 주요 목적 생산물은 대체 육류, 난백, 유단백, 수산단백, 동물성 지방, 식물성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소재 등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미생물을 어떻게 만드느냐이다. 서 명예교수는 “Non GMO 방법으로 미생물을 만드는 것과 합성생물학이나 대사공학, GMO 베이스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있다. 심지어 유전자 편집기술로도 미생물을 만들 수 있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미생물을 가지고 발효 공정을 해 원료가 공급되고, 기존의 식품산업 벨류체인과 연계되면 고품질의 정밀발효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해외 정밀발효 기업의 동향을 보면 콩 유래 헤모글로빈을 미생물을 통해 생산한 단백질이다. 햄버거 패티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서 교수는 “식품산업에도 하이테크에 의한 기술 혁신으로 시장의 판도가 엄청 빠른 속도로 변할 수 있다”며 “배양육 대량 생산용 배지 성분 생산을 위해서 정밀발효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아미노산류, 성장인자, 호르몬류, 비타민류, 폴리아민류 같은 경우를 미생물을 통해 만들어 공급하는 것으로, 여기에 정밀발효 기술이 접목된다면 산업화나 기술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서 교수는 정밀발효 기술을 왜 개발해야 되는지에 대해 “기후 위기에 따른 저탄소 기술 개발과 식품원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대체기술 개발, 소비자 인식 전환에 따른 비동물성 식품 원료 개발 및 공급 등 새로운 식품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즉 미생물 공정 기반의 저탄소 식품 기술 개발로 식품산업의 ESG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식품 원료 소재 생산을 위한 국산화 기술 개발로 국내 고급 일자리 창출과 식품 원료 자급율이 증대된다는 것이 정밀발효 기술의 기대효과가 높은 이유다.
서 교수는 “정밀발효 기술개발이 비동물성 식품원료 소재 공급이라는 메가트렌드 주도는 물론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고, 기존 식품산업 벨류체인을 활용한 미래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테크 기반의 식품산업 창출로 글로벌 시장 진입이 용이하다”며 이를 위해 △정밀발효 산학연정협의체를 구성해서 활동뿐 아니라 정밀발효 기반 생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책 발굴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정밀발효 관련 글로벌 아젠다 발굴과 협력 추진 △(가칭)정밀발효 이니셔티브 예비타당성 조사사업 추진 등 과감한 참여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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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호재 건국대학교 KU융합과학기술원 교수가 발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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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 생산 연구의 글로벌 트렌드는?
두 번째 순서로 배호재 건국대 KU융합과학기술원 교수가 ‘배양육 생산 연구의 글로벌 트렌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현재 인공육, 실험실 배양육, 대체육 등 여러 단어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며 배 교수는 “실험실이나 인공육이라는 단어는 먹으면 안 될 것 같은 거부감을 들게 한다. 그래서 항생제도 안 쓰고 질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표방하기 위해 ‘클린 미트(Clean meat)’라는 단어도 사용됐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잘 쓰이지 않고 있다. 대신에 일단 세포를 바이오리액터에서 배양해 만드는 식품 재료이기 때문에 배양육이라는 단어를 제일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배양육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스테이크와 같은 쇠고기 등심이나 마블링이 좋은 고품질의 고기다. 이를 위해 다학제적인 연구가 많이 진행됐다. 특히 심장이나 다른 근육의 재생을 위한 기술과의 접목이다. 하지만 배 교수는 “재생의학이나 조직공학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 코스트에 대한 생산비에 대한 고려가 없다. 반면에 식품은 단가를 무시하지 못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그런 점을 고려해서 가장 많이 사용된 기술들이 생물고분자소재기술이나 고기 근육조직을 만들기 위한 3D바이오프린팅 기술 등이다”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배양육과 관련해서 최근에 생겨난 키워드가 바로 ‘하이브리드 미트’다. 식물성 대체육에 세포 배양육 소재를 합쳐서 단가를 낮춰 판매하자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어느 정도 주효했다며 배 교수는 “시장 반응 설문조사를 보면 그냥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로 만든 고기에는 약간 거부감이 있는데, 기존 대체육에 배양된 세포가 섞여 있는 것이면 괜찮을 것 같다는 답변이 많이 나왔다”며 “식물성 대체육의 단점은 지방의 맛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정밀발효 기술을 기반한 세포 배양을 통해서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출시되는 제품들이 하이브리드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1년간 배양육을 만드는 과정과 관련된 기술적 변화가 컸다. 세포와 배양액, 지지체기술, 바이오리액터 기술 등이다. 배 교수는 “배양육 세포는 주로 근위성 세포, 배아줄기 세포, 유전자변형 세포들이 쓰이는데, 이것들에 대한 규제는 나라별로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정립되느냐에 따라 배양육 개발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배양액의 구성 성분에 대해서는 각 기업들이 철저하게 비공개로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테이크형 배양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지체 기술이 필수적이다. 여기서 3D바이오프린팅 기술이 주효한데, 지금은 실험실 단계지만 대량생산에도 크게 손색 없을 정도로 기술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대량 배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바이오리액터다. 배 교수는 “효소나 미생물, 동물과 식물의 세포 등 생체촉매를 사용해 생물 체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체외에서 일어나게 하는 바이오리액터 기술은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생산비가 낮아지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세포별로 모듈화가 되면 배양육의 제품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배 교수는 “아무리 배양육이라고 해도 맛이 좋아야 한다. 그리고 생산 단가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이 두 가지를 맞추는 것을 중심으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며 “국가별로 규제도 조금씩 다르다. 미국의 원료 안전성 인증 ‘그라스(GRAS,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법과 유럽식품안전청의 ‘노벨푸드’ 인증 등 법 체제 아래서 규제가 완성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확한 가이드 라인 자체가 나와 있지 않다. 규제(안)이 빠른 시일 내에 세팅되야만, 배양육 시제품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배양육의 나아갈 방향 토론 시간 가져
주제발표 후에는 박용호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하고, 장구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와 조상우 ㈜풀무원/풀무원기술원 P&P개발2실 부사장, 강윤숙 식품의약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김연화 (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등이 패널로 참여한 가운데 현재 산업 동향과 소비자 인식, 관련 법적 규제 장치 등에 대해 살펴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구 교수는 “현재 배양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근육 줄기세포의 대량 배양이다. 근육조직으로부터 근육 줄기세포의 분리는 가능하지만, 분리된 근육 줄기세포가 근관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면서 장기간 배양을 하는 조건 확립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불멸화 세포를 필요로 한다. 최근 연구에서 유전자 삽입 및 억제를 통하여 불멸화가 가능하다는 논문도 보고되기 시작했다”며 “국내에서도 배양육 관련하여 정부와 기업에서 많은 연구개발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식약처에서 명확한 원료가 되는 세포에 대한 기준을 발표하지 않아서 시제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도 과학적 접근으로 세포의 분리 및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확립이 필요하다. 여러 선진국에서는 유전자 변형과 편집까지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상우 부사장은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대체육 가공제품에 ○○○돈가스, ○○○우유와 같이 동물성 제품으로 오인하도록 표현하거나 광고하는 것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갈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체 단백질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식품산업에서도 식물성 대체육과 세포 배양육 기술을 적용하여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한다면 지구온난화를 완화 시킨다는 측면에서 ESG 경영에 이바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안전성을 담보하면서도 인허가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과 학계, 그리고 연구소에서는 안전하면서 경제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강윤숙 식품기준기획관은 “식품의약안전처는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 미생물, 곤충 및 세포 배양물 등의 원료로 제조한 식품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는 관리기준을 신설할 예정이다. 국내외 연구개발과 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여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제품에 대한 안전성 평가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세포배양이나 정밀발효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제조한 원료는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규격 인정 기준’에 따라 인정을 받아야 하며, 신기술 식품원료 인정에 적합한 세부 기준도 마련 중에 있다”며 “앞으로도 식약처는 소비자가 안전한 식품을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고 생산자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규정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연화 회장은 “최근 가치 소비와 함께 ‘비건’ 키워드가 마케팅에서도 소비자를 유혹하여 비건 제품이 곧 ‘친환경’을 의미하는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 하지만 비건 푸드는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 환경과 건강에 무조건 이롭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배양육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미국 FDA가 배양육 닭고기 승인을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배양육을 믿기 시작했다. 그러나 배양육은 소비자가 직접 섭취하는 식품이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배양육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명확한 연구 결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순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