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욕심에 딸둘이 있던 나는 38에 임신을 했습니다.
삼세판이랬는데,이번엔 성공하겠지..하고.
병원에서 하라는 온갖 산전검사 다 해가며 두아이 자연분만으로
잘나았지만 그래도 조심하며 임신을 기뻐했는데..,어찌된일인지
나는 수시로 하혈을 했습니다.
병원에선 노산이라 그러니 쉬라하기만 하고...
점점 나는 힘들어져 설거지하다 기절도 하고
화장실가다 쓰러지기도 하고....힘들어만 갔습니다.
집안 살림은 임신과 동시에 남편의 차지..
술마시고 들어와 밤 12시에도 노래부르며 설거지해주던 남편..
그를 바라보며 난 따뜻한 눈물이 나왔습니다.
6개월이 되어갈 즈음 그날 남편은 회식이 있으니
오늘은 일찍 자라...많이 늦을 것 같아....그리고 11시가 넘어?
다리를 타고 뭔가가 주루룩 흐르는 걸 느꼈습니다.
아이고,내가 실수를 했구나.....
아래를 보던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습니다.
끈적끈적...그건 피였습니다...끝도 없이........
이웃의 도움을 받아 난 종합병원으로 갔고 거기에서야 내가
전치태반임을 알았습니다,완전 전치태반.
옛날,애낳다 죽었다는 소리가 바로 이런 경우랍니다.
그런데 개인병원에선 왜 몰랐을까?
2주 입원후..
몸이 무거워지면서 걸음걷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거짓말보태자면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10분,다시 눕는데 10분...
그 이후로 난 머리한번 내손으로 감질 못했습니다.
한번 감다가 허리아래로 마비가 와서 이웃집 사람 오기까지
꼬박 두시간을 화장실에 있어야 했으니까요.
현관은 늘 열어두고 살았으니까요.
옆으로 내힘으로 눕는다는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한번 마비가 오면 길게는 두시간까지도 움직일 수 없기도 .....
다시 수술실로 들어갈 땐 분만실에 13명이 있었는데
그 많은 의사,간호사들 ...내주위에서만 맴돌았습니다.
출장중이던 남편은 정신없이 올 터...
남은 안되고 가족이 필요하대서 손아래 시누이 급히 왔는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아이는 살리는데
산모는 자신없습니다.혈압,맥박,심장...더 잡아 내릴 수 없으니
여기 사인해 주세요``
시누이 펑펑 우는 소리 들으며 오히려 난 담담했습니다.
다만,아이 셋을 남편혼자 어쩔까?.....그럴뿐...
분만실에서 수술실로 들어가기까지 진통소리한번 들리지 않던 ...
그리고 내가 깨어난건 3일후였습니다.
남편은 나 뭐났어?..물음에 옆 침대를 봅니다.
저..우리 애기 뭐래요?
그랬습니다........어디서 구했는지...........
남편은 내게 농약병 하나를 보였습니다.
너 없으면 난 살 수 없어.............
내 딸은 지금 34개월
한쪽 눈의 시력이 없습니다.
소안구증이라고 정상보다 눈동자 크기가 반입니다.
의안을 했습니다.
그게 없으면 움푹 꺼진 눈이 보기에도 흉합니다.
그런데 그아이가 얼마나 이쁜지..
보는 이마다 미스코리아감이다...합니다.
예, 나를 닮지 않아 너무 예쁩니다.
세 딸 모두 간들간들 어여쁩니다.
..........사랑은 아무도 몰라
둘만이 아는 것.
내가 남편과 울었을 때...
내가 내 아이의 눈을 보며 못먹던 술마시며 잠들어야 했던 그 몇달..
그게 누구의 눈에 보이겠습니까?
사랑을 누구에게 말하겠습니까?
지금 내가 살아가는건 오로지 나의 세 딸과
나를 뚱보라 놀리는 남편의 사랑때문입니다.
그리고 난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고
웃을 수 있는 여유도 가졌습니다.
나.........
사랑을 아는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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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지울 얘 깁니다 ...글쓴이
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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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1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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