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이달의 훈화-사순 제4주간(3월 14-20일)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법
한재호 루카 신부
한재호 루카 신부는 2002년 제주교구 소속으로 서품 받고
현재 광주가톨릭대학에서 신약성경을 가르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법
세상이 엄청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아니라 손으로 논문을 쓰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컴퓨터로 쓰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먼 길을 걸어 학교 가던 시절이 언제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지금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합니다. 그리고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 날이 머지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온갖 물건을 파는데, 이 회사의 시가 총액이 전 세계 4위일 정도로 규모가 엄청납니다. 언젠가 기자가 이 회사의 CEO인 제프 베조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10년 후에는 무엇이 바뀔 것 같습니까?” 이에 제프 베조스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이 질문보다 ‘10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더 중요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선도하는 회사의 CEO가 변화보다는 변하지 않는 것에 유념한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 회사는 변하지 않는 가치라는 목표점을 상정하고 있었기에 변화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고 그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앞서 나갈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앙인에게 있어서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하느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먹고 살며 그 사랑을 목말라한다는 것, 하느님의 사랑을 통해 우리가 구원받는다는 것 등 헤아려 보면 무수히도 많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세상만을 바라보며 변하지 않을 가치를 놓쳐버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항상 기도 안에서 하느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영원한 진리 안에서 이 세상을 살아갈 때, 우리는 변화의 물결 안에 담긴 하느님의 섭리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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