⑯ 자아초월의 경지
삶과 죽음 경계 넘어 이렇게 산다
자아 초월을 하게 되면 무엇보다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자기 중심에서 타자 중심으로 바뀌고, 마음이 사랑과 배려, 겸손과 감사함으로 충만해진다고 한다. 이는 자기 중심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타자화하여 바라보는 것이자, 우주적 시각에서 타인과 사물을 객관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자아 초월은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욕망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지며, 자신을 둘러싼 시간과 공간 및 사물을 재정의하면서 주체적인 정체성을 확립하게 한다. 죽음의 불안에서 벗어나고 인생을 새롭게 해석하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선다.
자연의 신비함에 감탄하며,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고독마저 즐기게 된다. 신체적 고통도 초월할 수 있는 지혜가 생겨난다.
이와 같은 자아 초월의 경지에 이르면, 실제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초월적인 삶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이는 노년기의 자아 초월의 지표로서, 나이 들면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지 하나의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노화 증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죽음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자기 중심에서 벗어난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현실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갖는다.
▹꾸준히 자기 반성을 한다.
▹물질에 얽매이지 않는다.
▹역할의 변화를 수용한다.
▹마음을 비운다.
이와 같은 자아 초월 지표는 앞서 언급한 성공적으로 나이 들어가는 문항보다 한 차원 높은 것들이다. 이들 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초월적 삶은 자기 중심적인 에고이즘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보다 자유로운 세계를 추구하며, 물질적 욕망과 죽음의 번뇌에서 벗어나 초연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러한 초월적 삶을 보다 구체화시킨 것은 윤민석이다. 그는 노년초월 이론과 에릭슨의 생애 9단계이론을 중심으로 노화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우주적 차원, 자아 차원, 관계 차원 세 영역으로 나누어 초월적인 삶의 지표를 제시하였는데, 그것을 알기쉽게 재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아래 3개 영역 18개 문항에 O / △ / X 한다. O은 ‘그렇다’, X는 ‘아니다’, △는 중간 정도 그런 삶을 사는 것이다. O가 많을수록 보다 초월적으로 나이 들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X가 많을수록 그저 그렇게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반성적 성찰이 요구된다.
① 우주적 차원
。시간과 공간을 재해석한다.
。과거와 현재라는 경계를 초월한다.
。자신 너머와 접촉하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다음 세대에 기여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죽음에 초연해진다.
。인생에 있어 신비로운 부분을 긍정한다.
。소소한 일상에서도 즐거움을 찾는다
② 자아차원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새롭게 발견한다.
。명상 같은 정신 활동에 관심이 많다.
。자신을 타자화하여 바라본다.
。이기적인 자아에서 이타적으로 변한다.
③ 관계차원
。사람을 선택해서 만난다.
。혼자만 있는 시간을 즐긴다.
。새로운 사회적 역할에 잘 적응한다.
。불필요한 관습을 따르지 않는다.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다.
。옳고 그름을 분명히 인식한다.
。필요 이상의 욕심을 내지 않는다.
이처럼 자아를 초월한 모습은 자기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인생길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안정신의 연구에 의하면, 노인들이 자기 초월에 대한 인식과 경험 여부는 우울감 감소와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성숙한 나이 들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자아 초월을 이루는 것은 나이 들어가면서 해야 할 과제이자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