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관한 시모음 38)
새해 아침에 /홍수희
내게는 사랑만 남게 하소서
주고서 받을 셈은 잊게 하시고
더 주지 못한 아쉬움만
갖게 하소서.
내게는 사랑만 남게 하소서
받고 싶은 한 마디는 잊게 하시고
주어야 할 한 마디만 내내
기억하게 하소서.
내게는 사랑만 남게 하소서
창가에는 불빛 하나 걸어두게 하시고
문 두드리는 소리 행여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내게는 사랑만 남게 하소서
현란한 겉치레의 행적(行蹟)보다는
관심의 작은 몸짓 하나가
부디 기적의 시작임을 알게 하소서.
내게는 사랑만 남게 하소서
격식이나 체면에는 덤덤하게 하시고
진실로 서야 할 자리를 분별하는
견고한 지혜를 허락하소서.
내게는 사랑만 남게 하소서
일상(日常)의 소중함을 알게 하시고
오늘이 곧 영원으로 이어진 길 위에
놓여 있음을 알게 하소서.
새해에는 사랑만 남게 하소서
사랑만이 삶의 이유가 되게 하시고
오직 사랑만이 내게는 하루의
목적이 되게 하소서.......
새해 새날을 열며 /정이산
새해 새날이 밝았다.
새술은 새 부대에 담듯이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새해는 떠오르기보다
지구가 끊임없이 돌아서
매일매일 새로운 태양이
동쪽에서 빛날 뿐이다.
새해는 해 때문이 아니라
지구가 쉼 없이 돌기 때문에
새해가 찾아온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새해는 지구의 공전으로 오듯이
새해는 성실한 자에게 찾아온다.
날마다 새날 새마음 되게 하소서 /안희두
새해 새날 새아침
학교 운동장에
둥근 해가 떠오른다
날이면 날마다
웃음이 뛰노는 운동장에
둥근 해 품에 앉고 달려오는
보람이와 나래 그리고 …
3월에 입학하는 눈꽃과 새봄이도
삼배하며 그려본다
올해는 마주칠 때마다
한 움큼 사랑을 주자
때마다
한 아름 꿈을 주자
헤어질 때마다
가슴 가득 희망을 심어주자
서해, 서산이 아니어도
아파트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밉살스런 영수에게
앙증맞은 지혜에게
다 나누어주지 못한 사랑을, 꿈을, 희망을
첫 다짐을
낙조에 실어 보낸다
날마다 새날 새마음 되게 하소서
새해를 위한 기도문 /안희선
神과 부처 앞에서만 짐짓, 착한 사람이 되지 말게 하옵시고
더욱이, 사람들 앞에서 내가 그 무엇인 척 돋보이게 하지 마옵시고
내가 내 이웃을 위해 행한 義로움과 善함이 없이,
神과 부처에게 자비만 구하지 말게 하옵시고
이웃을 福되게 함이 없이, 내 복만 바라지 말게 하옵시고
다만, 가벼운 영혼의 무거운 罪를 바로 보게하사
오로지 그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게 하소서
차가운 욕망 대신 따뜻한 사랑을 지닌,
눈물어린 한 인간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새해의 소망 /雲谷 오철수
동녘 하늘이
불타고 있다.
검푸른 봉우리를 박차고
붉은 태양은 솟아오르고
어제저녁
바람 많던 바다는
새벽녘에야 파도를 잠재우며
새해, 새 아침을 맞이하는데,
건강한 삶을 만들 고저
행복한 삶을 마들 고저
새벽을 달려온 사람들,
장엄히 솟아오른 태양이시여!
올 한 해는
어렵고 힘든 일보다는
꿈과 소망을 이룰 수 있는
한 해 되게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일들로
웃음 가득한 한 해 되게 하소서.
새해를 맞으며 /장선희
지난 한 해 돌아보며
먼저 자신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하루를 열흘 같이 살고 싶어
시간마다 하는 일 확인하고
존재감에 보람으로 살아가련다
누군가에게 능력을 나누고
필요로 하는 자에게 기쁨을 주는
가치 있는 자리에 있고 싶다
나에게 저울질하는 시커먼 그림자
매일매일 주문을 외워 봐도
이기적인 생각 옴짝달싹하지 않지만
세월에 찌꺼기들을 걸러내 버리고
다시 돌아오는 새해에 승부를 걸며
해와 달과 함께 나란히 발맞추련다
떠오르는 태양 보며 내 모습 떠올리고
힘찬 기운 솟아오르는 새해가 있기에
감사함을 더 크게 가지는 설레임이 온다.
새해에 보는 당신 /안상균
계묘년 새해 첫 날
조상님 전에 차례를 모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지런한 당신을 본다
희망 없는 호프집
찬란한 눈빛이
잘못 든 꿈속의 몸
뒤척이다
간간이 혀꼬부라진 소리
다 듣고
가난한 살림
이제 더 나아졌겠지
자조하면서
새해에 보는 당신
너무 멋있고
사랑스럽게 보였어
양정역이 가까워지자
아직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새해 첫날 /정상만
새로운 한 해의 돋을볕이
동살의 희미한 빛 속에서 태어나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을 선물하며
또 다른 여정으로 먼 여행길을 떠나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동자를 붉게 물들이며
한 발 한 발 천천히 웃으면서 가라 합니다
마주 잡은 손끝에 따스하게 전해지는 온기를
언제나 나누어줄 누군가가 곁에 있음을 늘 기억하라 합니다
세상엔 나 혼자가 아님을 알기에
오늘도 난 웃을 수 있는 것이라 합니다
미소 짓는 햇살의 따스한 여운들이
한 송이 또 한 송이
세상의 차가움 위에 따스한 꽃을 피워가며
긴 여행길을 함께하며 웃음 짓자 합니다
가슴에 열두 송이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해오름달의 첫 송이가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새해에는 이렇게 살리라 /신성호
있음을 자만하지 않고
없음을 낙심하지 말것이며
하지 못할 일은 시작하지 않고
할수 있는 일을 포기하지 말것이며
사랑할수 없음을 안타까워 하지않고
바라볼수 있음을 기쁨으로 감사하며
가는해를 아쉽고 서운해 하지않고
오는해가 있음을 축복으로 삼으며
많이 있는자를 부려워하지 않고
내게 조금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나 스스로 행복의 기쁨을 꿈꾸며 살리라
새해에는 /전선희
새해에는
희망차고 따뜻한 일들로
세상사람 모두 웃을 수 있는
날들이 많아지길
새해에는
즐겁고 행복한 소식들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날들을 안겨 주길
새해에는
사랑을 전하고 나누는 일로
가슴벅찬 감동의
날들이 많아지길
새해에는
이루고자 하는 소망들로
그 어느 해 보다
밝고 맑은 한 해가 되길
새해에는
내 안에 있는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또 사랑하길
1월 1일 /임후남
살아보니 새해의 다짐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일이었다
하루를 살아내는 일은
매일 눈 뜨면 해야 하는
다짐이었으므로
늙어가겠다고 다짐하는 것처럼
부질없었다
내가 다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나에게
다짐을 보내왔다
하루나 사나흘 지나
한 달이나 서너 달 후
사라질 다짐들
사이에서
올봄 텃밭에는
상추 씨앗이나 좀 뿌리고
가지 모종 세 개,
고추 모종 두 개,
토마토 모종 두 개만
사다 심어야겠다
새해 /장종섭
열두 달의 첫째인
일월이 쌀쌀맞아도
흰 눈으로 감싸는
정이 있어 좋고
떠오르는 해님도
부는 바람도
아낙들 투덜거림도
새것이라서 좋다
이천 십구 년은
사귀어 봐야
알겠지만 그냥
새것이라서 좋다
찬란한 여명의 아침에 /은파 오애수
찬란한 물결이다
칠흑의 수렁에서
은빛 찬란한 여명
동녘에 밝게 빛나
새 아침 여는 태양
어제의 상실된 맘
세월의 강에 던져
새마음로 거듭난
각오에 뿌려주는
금싸라기 희망샘
솨라~ 솨라라라
생명참의 노래로
맘속에 소망의 씨
뿌려져 싹이 난다
찬란한 여명 속에
빛나는 눈동자들
꿈이 꿈틀거린다
푸른 들 향한 외침
야호~ 새 아침이다
꿈이 노래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