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잔하는 동안, 올 거지?
이우디
너 이후 전생이 사라졌다
하루가 와서 그 하루 살아보니
과연 좋다
너 이후 전생이 사라졌다
선뜻 오는 눈이 너라면
너무 좋겠다
겨울이 왔는데 가지 못한 가을밤이 있었지 우린 푸른 별빛에 깍두기 잔뜩 넣고 끓인 라면과 찬 소주를 뜨겁게 나눠 마셨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봄빛으로 무장한 탱탱 불은 라면발이 마삭줄처럼 타고 올라와 가지 못한 진심에 묶였지 경계 없는 하얀 계절이 타이레놀처럼 안심 한 잎으로 피었지
행복이란 걸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오늘 참 예쁘다
ㅡ詩나무 동인지 『PODIUM.2 드림캐쳐』(모던포엠,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