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 당시 특기할만한 사실은 토리노 공장에서 벌어진 경영진의 교체였다.
1968년 아르날도 포커는 회사를 떠났고 쟌 파올로 알티니가 생산총괄을 이어받았다.
쟌 파올로 알티니 역시 뛰어난 모델러이자 자동차와 철도의 전문가였으며 1960년부터 회사에 재직하고 있었다.
2년 후인 1970년, 이제 세 번째의 깜짝 놀랄 일이 등장하게 된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요청에 따라 포커는 대외적 명성을 더욱 드높일 카드를 내놓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바로 모두가 기다리던 롤스 로이스였다.
모형화의 대상은 1932년의 럭셔리카인 “팬텀II” 드롭헤드 쿠페였으며
롤스 로이스 본사가 제공한 원본 설계도와 실차 소유주의 협력 덕분에 계획은 현실화 되었다.
포커의 발전은 멈추지 않았고 다시 한번 새로운 기록에 도달했다.
이 놀라운 롤스 로이스 모형은 454개의 고강도 플라스틱, 1054개의 브라스 부품,
430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256개의 기타 재질 부품 등 총 2199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있다.
풍부한 디테일과 다양한 가동 기능은 놀랄만하다. 가히 실제 차량을 그대로 줄여놓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은 완벽히 작동하며 페달 브레이크는 4륜 모두에 작동하고 핸드 브레이크는 후륜에 작동한다.
전기식 전조등은 대쉬보드의 조작으로 실제로 점등되며 구동계는 커넥팅 로드와 피스톤으로 완결된다.
손으로 시동 크랭크를 돌리고 벨트와 기어가 냉각기 팬과 발전기
그리고 자석을 가동시키면 실제 차량의 모든 움직임이 재현된다.
수집가와 판매상들은 그저 입을 떡 벌릴 수 밖에 없었다.
1972년 7월 1일, 네 번째 모델인 알파 로메오 투어링 1932(이전 알파 모형의 배리에이션)의 생산이
거의 완료될 무렵 포커 공장에 심각한 화재가 발생해서 생산량은 반으로 감소하게 되었다.
수개월 뒤 공장은 비아 아다멜로 12번가에 위치한 콜레뇨에서 다시 문을 열었고,
이곳에서 1975년에 출시될 다섯 번째 모델의 생산이 진행되었다.
바로 포커의 또 다른 마법과도 같은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500K/AK” 카브리올레 1935였다.
토리노의 수집가가 소유하고 있던 특별한 견본인 실차가 공장에 직접 도착했고
기술자들이 거의 2년 동안 재현에 필요한 모든 특징을 분석했다.
이 놀라운 모델은 66cm의 길이에2378개의 부품(이는 새로운 기록이다)으로 구성되었으며
실물과 비교했을 때 어느 면에서도 봐도 부족하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이번 제품이 쟌 파올로 알티니의 마지막 작품이었다.
그는 자신의 걸작이 탄생하기 전에 요절하고 말았고, 그의 사망은 회사에게 또 다른 타격이었다.
그러나 코라도 무나토레의 끈기와 또 다른 위대한 모델러인 프랑코 덕분에 포커 임직원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들 수 있었다.
프랑코는 전통을 계승하여 회사의 운영을 지속하는데 공헌했다.
이전 롤스 로이스 모델의 구성을 부분적으로 사용하여 포커는 1977년에 여섯 번 째 모델을 발표했다.
바로 “토르페도 팬텀II 컨버터블”의 모형으로서 코치빌더 트룹&메이벌리가
라지코트의 마하라자를 위해 제작한 유일한 차량을 재현한 것이었다.
포커가 모든 것을 바쳐 만들어낸 이 모델은 72cm길이에 2905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었다.
천을 덧댄 내벽과 진짜 가죽으로 덮힌 푹신한 좌석 등 실내 재현에 특히 공을 들였다.
브란디쪼로 공장을 이전한 포커는 3년 뒤 7번째 모델이자 포커의 황금기에 길이 이름을 남길 부가티를 발표한다.
이 제품은 힘과 정교한 기술이 조합된 환상적인 1933년의 “50T”를 재현했다.
새로운 부가티 모델은 이전 제품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었으며 완벽하게 포커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이 모델을 끝으로 포커는 토리노 시기를 끝내고 리바로시에 흡수되어1981년에 코모로 이전하게 된다.
포커는 코모에서 페라리 테스타로사, F40, 그리고 포르쉐 911과 같은 현대적인 차량을 발표하지만
이전 제품들이 선사하던 놀라움은 한결 줄어들었다.
1995년 카탈로그의 가운데 페이지에는 제품번호 K62인 페라리 F50의 시제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 제품은 실제 생산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불행하게도 밀라노에서 시제품이 운송차량과 함께 도난 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바로시는 다시 제작을 시작할만한 경제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았다.
1995년의 카탈로그는 신속하게 다시 인쇄되었고
가운데 페이지에는 오직 제품번호 K51인 메르세데스 만이 있었을 뿐 F50의 소식은 찾을 수가 없었다.
리바로시의 부도와 영국회사 혼비에 대한 판매 차단이 겹친 덕분에 포커의 제품 생산과 역사는 종말을 맞게 되었다.
오직 이베이를 통해서만이 포커가 만든 환상적인 모델의 구입 및 판매, 그리고 복원을 위한 부품 수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포커-리바로시 제품 리스트
Classic models
Original Series
• K70 Fiat 130 HP Grand prix de France
• K71 Alfa Romeo 8c 2300 Monza
• K72 Rolls-Royce Sedanca Coupé Phantom II
• K73 Alfa Romeo Spider Touring Gran Sport
• K74 Mercedes Benz500K/AK Cabriolet
• K75 ROLLS-ROYCE Torpedo Phantom II Convertible
• K76 Bugatti 50T
Subsequent variants
• K77 Fiat F-2 Racer
• K78 Alfa Romeo 8c 2300 Monza "Muletto"
• K80 Mercedes Benz 500K "Sport Roadster"
• K81 Alfa Romeo 8C 2600 "Mille Miglia-Scuderia Ferrari"
• K82 Mercedes Benz 540K "Cabrio Special"
• K83 Rolls-Royce Phantom II Ambassador
• K84 Bugatti 50 T Coupe de ville
• K85 Mercedes Benz540K "Classic Roadster"
• K86 Bugatti 50T Surprofilé
• K88 Fiat F-2 Racer
• K89 Alfa Romeo 8c 2300 Coupé Elegant
• K90 Mercedes Benz 540K "Rumble Seat"
• K91 Mercedes Benz 540K "True Roadster"
• K92 Alfa Romeo "Dinner Jacket"
• K93 Mercedes Benz 500K/AK Cabriolet
• K94 Mercedes Benz 540K Cabrio Special
• K95 Mercedes Benz 540K "Rumble Seat"
Trucks
• K79 Volvo F-12 Turbo Truck
• K87 Volvo F-16 Globetrotter
Prestige series
• K30 Porsche 911
• K31 Porsche 911
• K31 Porsche 911 "Silver Plated" Exclusive Limited Edition
• K31 Porsche 911 Cabrio" Limited Edition
• K32 Porsche 911 "Yellow" Limited Edition
• K33 Porsche 911 "Blue" Limited Edition
• K34 Porsche 911 "Red" Limited Edition
• K35 Porsche 911 "Racing" Limited Edition
• K51 Ferrari Testarossa Coupé
• K52 Ferrari Testarossa Spider
• K53 Ferrari Testarossa Coupé "Black Star"
• K54 Ferrari Testarossa Spider "Sportster"
• K55 Ferrari F40
• K56 Ferrari F40 "Yellow"
• K57 Ferrari F40 G.T
• K58 Ferrari F40 G.T
• K62 Ferrari F50 (not taken into production)
한편, 1972년 아르날도 포커는 Ar-Po(ARnaldo POcher) 브랜드를 설립했고
1989년에 비극적인 사고로 사망할 때 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다.
Ar-Po는 1975년에서 1989년에 걸쳐 루가노의 메트로폴리탄 및 MCA와
다수의 주목할만한 합작을 통해 주석 합금으로 모형 철도에 필요한 액세서리를 생산했다..
다수의 철도 모형 생산 이후, Ar-Po는 1:8 스케일 자동차 모델에 대한 오래된 열정을 되살려서
1981년에 1907년 베이징-파리 장거리 랠리에 참가했던 저 유명한 이탈라 그랑프리를 발표했다.
저명한 토리노의 모델러이자 아르날도 포커의 사위인 아델모 카날리의 도움으로 이 모델의 생산이 실현되었다.
이탈라 그랑프리는 1983년에 생산이 시작되었고
Metrop-ArPo (Metropolitan - Arnaldo Pocher)라는 브랜드로 조립 킷이 출시되었다.
이 놀라운 모델은 57cm 길이에 약 600개의 주석, 브라스 , 구리, 고강도 플라스틱, 알루미늄,
그리고 가죽 부품으로 구성되었고 350개 라는 한정된 수량만이 생산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모델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심각하고도 해결 불가능한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주석으로 된 모든 부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돌이킬 수 없이 손상되거나
종종 그 자체의 무게 또는 가공으로 인해 도중에 부서지곤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이 제품은 결국 “스스로” 망가져 버리고 말았다.
모든 주석 부품을 실리콘 고무로 틀을 떠서 폴리우레탄 레진과 화이트메탈(작은 부품)로 복제하는 것만이
이 아름다운 모델을 원형 그대로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었다.
참고 문헌
내용 중 많은 부분은 다음의 자료에서 발췌하였다.
• ACI NEWS n. 4 dell’Ottobre 2003 di Edoardo Massucci, pag. 32;
• Antonio Sartori Borotto del Gruppo Fermodellistico Feramatoriale di Trento;
• Modelli in Europa n. 98 dell’Ottobre 1975, pag. 13;
• Modelli e Collezioni n. 110 del Marzo 1977, pag. 17;
• Mini Auto Sprint del Novembre 1981, pag. 53;
• Mini Auto Sprint del Febbraio 1980, pag. 46;
• Mini Auto Sprint del Febbraio 1979, pag. 9;
• Auto Modeller di Maggio 1981, pag. 68;
• Quattroruotine n. 3 del 1987 di Edoardo Massucci, pag. 22;
• Quattroruotine n. 190 del 1995, pag. 45;
• Quattroruotine n. 4 del 1987, pag. 4;
(끝)
첫댓글 어휴..상당히 길었네요. 임의로 구분한 뒤 부제 역시 맘대로 붙여봤습니다..^^ 허접하지만 번역기 돌린거 보단 나으려니 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역시 너무 재미있는 내용인지라 즐겁게 번역해씁니당~
바쁘실텐데....정말 감사합니다~~~~~모형하는 특히 오토모형을 하면서 포커에 대한 애착이 한층 더 가는것 같습니다 ^^
별말씀을요..저도 덕분에 포커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어씁니다..^^
포커에 이런 역사가 있었군요. 많은 내용을 번역하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
저도 포커의 역사가 이렇게 긴 줄은 첨 알았습니다~ 이런 자료가 있다는 걸 첨 알려주신 시시해님께 오히려 감사드려야할듯..^^
어흑.. 예전에 고등학생때 팬텀2 컨버터블을 만들다가 포기하고 다시 삼촌에게 빠꾸시킨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리베로시라는 회사가 어떤건지도 모르고 사람 잡는다는 생각에 열만 받아서 보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숩습니다. ㅠㅠ
삼촌님께 다시 어떻게 안될까요 굽신굽신
ㅎㅎ 어떻게 될 물건이었으면 저도 달려가서 받아왔을것 같습니다. 17~8년 쯤 전에 만들다가 부품들은 안들어맞고, 문짝부품 두개 사이에 펠트 샌드위치 해서 물려넣고 나사 조일라면 나사가 짧아서 자꾸 팅겨 나가고... 극악인 휠에서 철사 하나하나 놓고 림을 샌드위치 해서 또 철사 엇갈려 놓고 또 림 놓고... 한시간 걸려서 휠 하나 스포크 다 자리 잡고 림에 나사 박으면 나사 헛돌고.... ㅡㅡ;;; 휠에서 두어달 고생하다가 보내버렸습니다. ㅠㅠ 삼촌은 그당시 하시던 모형점이 망해서... 아무튼 그렇습니다. ^^;
아마 지금 다시 잡으시면 제대로 만들어주실거 같은데요...참 아쉽습니다..^^
이세타님 접니다.너무 좋은 내용의 글입니다.매끄러운 번역으로 읽기도 쉽고요.(하긴 책도 쓰시는데 이정도야...,^^)시시해님과 이세타님 덕택에 유익한 글 보고갑니다~~~
앗..리벤트로프님 여기서 뵙네요!^^